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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다크 히어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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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작품등록일 :
2021.12.16 12:26
최근연재일 :
2022.05.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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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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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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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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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9화. 사냥개 (2)

DUMMY

블랙맘바 팀원들이 록산을 보자마자 “캡틴!”하며 남자의 뜨거운 포옹을 했다.

“관광은 어땠어?”

록산이 호리호리한 체형에 수제양복 올밴킹 슈트를 멋지게 빼입은 토토에게 물었다.

“서울은 사람들이 너무 빨리 걸어요. 완전 전쟁 같습니다. 정이 안 가요.”

토토의 대답에 떡 벌어진 어깨에 우락부락하며 낡은 리바이스를 입은 모야모가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가씨들이 예쁘잖아. 나는 서울에 눌러앉아서 살고 싶어.”

“장쿠는?”

“미세먼지가 많다는 정도.”

“고향이 동두천 아닙니까? 가보셨어요?”

“나의 고향은 전쟁터야.”

장쿠는 토토에게 대답하고 록산을 보았다.

“이번 임무는 뭐야?”

“간단해. 경찰청 서버 해킹할 수 있지, 토토?”

“식은 죽 먹기죠.”

말을 끝내자마자 토토는 춘천경찰서 서버를 해킹했다.

강수가 펫 헤븐 화장터에서 탈출한 후 춘천에서 경찰에게 쫓기던 CCTV 화면을 캡처해서 얼굴을 확대했다.

“이 아이 찾아서 데려가면 끝입니까?” 모야모가 너무 싱겁다는 듯 록산을 보았다.

“그래.”

“딸랑 하난데 뭐하러 나까지 불렀어? 혼자 작업하지.”

장쿠의 얼굴에도 실망감이 가득했다.

“이번 작전 끝내고 한국에 뿌리내리자.”

록산의 말에 “한국에 뿌리내린다구요?” 블랙맘바 팀원들이 동시에 놀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L&D에 이용당하면서 언제까지 떠돌이로 돌아다닐 수 없잖아. KD그룹 천회장 손잡고 우리도 사업체 만들어서 정착하자. 동남아, 중국 쪽에 국정원 애들이 하지 못하는 사업이 많으니까.”

록산이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나이도 꾸역꾸역 먹어가는데 정착해야죠. 나는 캡틴 의견에 찬성.” 모야모가 손을 번쩍 들었다.

“캡틴이 하면 따라가야죠. 나도 찬성.”

토토까지 찬성했지만, 장쿠는 대답하지 않았다.

“장쿠, 니가 싫다면 한국 떠난다.”

록산의 말에 장쿠는 한참을 뜸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한국에 도착할 때부터 왠지 기분이 찜찜해.”

“이유는?”

“모르겠어. 근데 록산, 네가 하면 나도 해야지.”

“어디서부터 시작합니까?”

모야모의 질문에 록산이 토토에게 시선을 옮겼다.

“사냥감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 CCTV 해킹해.”


***


인터내셔널파 똘마니들이 입원한 병원에는 산타가 나타날 것을 대비해 형사들이 잠복하고 있었다.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는 시각에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는 산타였다.

“장강수 어디 사냐?”

“형님!”

깁스를 한 30살 비계가 놀란 듯이 소리를 지르자, 산타가 입을 틀어막으며 병실 밖을 살폈다.

잠복하며 꾸벅꾸벅 졸던 형사가 병실 쪽을 슬쩍 보더니 다시 팔짱을 끼고 잠을 청했다.


병실에서 소리 없이 빠져나온 산타와 30살 비계는 옥상에서 담배를 피웠다.

“산타 형님께서 희강이 형님을 담그셨다구요?”

30살 비계가 담배 연기를 빨아당기려다 놀랐다.

“복수한 거다. 복수! 구양길 보스 재낀 놈이 용희강이니까.”

“그건 알지만······”

“보스께서 당했는데 너흰 용희강을 인터내셔널파 보스로 떠받들었다. 내가 너희한테 그렇게 교육시켰어?”

산타의 질책에 30살 비계가 머리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형님.”

산타가 30살 비계를 노려보다가 담배를 바닥에 버리고 발로 비벼껐다.

“장강수, 그 새끼 사는 곳 알지? 모든 게 그놈 때문인데, 내가 사시미 담근다. 그놈 사는 곳이 어디야?”

“형님, 경찰들이 눈 시뻘겋게 뜨고 형님 찾는데 복수는 나중에······”

“그 새끼 어디 사냐니까? 빨리 말해.”

“형님, 복수는 포기하십시요. 장강수, 그 새끼 완전 괴물입니다.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아니에요.”

“뭐? 복수하지 말라?”

“예. 복수하지 마십시요. 형님께서 저한테 청출어람이라고 하셨잖습니까. 기억하시죠?”

“그래. 니 칼솜씨는 누구한테 밀리지 않지.”

“근데 제가 사시미질 해도 그 새끼한테 씨도 안 먹혔습니다. 저만 사시미질 했겠습니까? 형님 앞에서 쪽 팔려서 말하기가 좀 그렇지만······ 우리 애들 동시에 사시미질 했습니다.”

“일 대 이백으로?”

“예.”

“니들이 동네 양아치야?” 산타가 30살 비계의 귀싸대기를 후려쳤다.

“죄송합니다.”

산타는 또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뻑뻑 빨아당겼다.

200 대 1의 싸움에서 그놈이 이겼다니!

30살 비계가 산타의 눈치를 살피다가 계속 말을 했다.

“형님, 제가 야매로 성형하는 곳을 아는데, 거기서 성형부터 하시죠?”

“성형?”

“예. 성형하셔서 짭새들 레이다에서 피하는 게 급선무 아니겠습니까? 지금 짭새한테 달려버리면 복수고 나발이고 다 물 건너가고, 빵에서 죽을 때까지 콩밥이나 먹어야 합니다. 평생 콩밥 먹기 싫으면 성형하고 후일을 도모했다가, 형님 좋아하는 빨간 양복 뽀대 나게 입고 장강수 그 새끼 배때기에 사시미 쑤셔 넣으십시요.”

30살 비계는 멧돼지 관상이지만 머리는 여우다.

산타의 마음속에 잔잔한 갈등이 일어났다. 30살 비계의 말대로 성형해서 경찰의 레이더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일 수도 있다.

“청담동에 양닥터라고 메스질 잘하는 야메 있습니다. 거기서 성형 받으면 짭새들도 모를 겁니다.”

“야메에서?”

산타가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야메지만 몇 년 전까진 정식 의사였습니다. 영화배우 류효신 보조개 성형하다가 강간했고, 그게 뽀루 나서 의사 면허 날렸지만요. 면허 날리기 전에는 청담동에서 짱짱하게 잘 나갔었습니다.”

“그래?”

“일단 형님 코 좀 세우고 광대뼈에 필러 좀 넣고 구레나룻 수염 심어서 기르면 완전 180도 판갈이 하는 겁니다.”

산타가 잠깐 고민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너, 내 신조가 뭔지 알지?”

“못 먹어도 고 아닙니까.”

“그래. 못 먹어도 고다. 사나이답게 직진. 장강수 그 새끼가 암만 괴물이라도 목숨은 하나야. 내가 자폭하면 그 새끼 골로 보낼 수 있어. 우리 인터내셔널파 박살 낸 그 새끼 골로 보내고 나도 자폭한다. 사나이답게.”

“와, 진짜 산타 형님 똥고집이네.”

“이 새끼가! 너 방금 뭐라고 씨부렸어?”

“짭새들이 레이다 끄고 잠잠해지면 그때 가서 복수하시고, 우리 인터내셔널파부터 재건해서 배사장 아가리에 들어간 사업장 되찾으십시요.”

사업장이 배사장에게 넘어갔다니! 산타의 눈빛에 분노가 이글거렸다. 그것을 포착한 30살 비계가 계속 말을 했다.

“산타 형님 아니면 누가 우리 인터내셔널파를 이끌겠습니까? 보스 없이 우왕좌왕하는 우리 애들 생각하십시요. 걔들이 누구를 믿고 따르겠습니까? 이제 산타 형님밖에 없습니다.”

“동칠아.”

“예, 형님.”

“나는 보스가 되겠다는 생각은 꿈에서도 안 해봤다. 구양길 보스를 하늘같이 보필해서 인터내셔널파 사업이 짱짱하게 번창하길 바랬을 뿐이다. 보스가 나한테 산타라는 이름도 지어주고, 내 사시미 기술에 진심으로 감탄하시는 게 감사해서 목숨 다 바쳐 충성하겠다는 생각만 했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나더라 인터내셔널파 보스가 되라구? 니 말이 눈물 날만큼 고맙지만, 나한텐 보스 자리에 앉을 능력이 없다.”

“산타 형님, 방금 형님께서 말씀하시는 게 보스의 인품 아니겠습니까. 형님께선 사시미질 잘하시고, 충성심 있고, 애들 진심으로 아끼고······ 조폭 보스가 그거면 충분한 거 아닙니까? 사법고시 시험 치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에 나서는 것도 아닌데.”

“내가 인터너내셔널파 보스가 된다······.”

산타가 중얼거리다가 동이 트는 동쪽 하늘을 보았다. 발갛게 떠오르는 태양이 산타의 욕망 같았다.

“해가 뜨는구나. 동칠아.”

“예, 형님.”

“양닥터한테 전화 넣어라. 얼굴 판갈이 할 사람 있다구.”


***


은행 잔고가 빵빵하면 사형도 면하는 세상이다.

돈 벌자.

봉순은 강수와 함께 봉순 클리닝을 다시 시작했다.

자살한 지 한 달 만에 시체로 발견된 은행원의 집이었다. 강수는 악취와 구더기 때문에 연신 구역질하며 투덜거렸다.

“완전 빡 돌겠네. 내가 냄새에 예민한 거 알면서······. 은행원은 왜 자살했대?”

“스트레스로 자살했대요. 영업실적 못 올려서.”

“그렇다고 자살하냐, 사내새끼가. 스트레스 안 받는 회사가 어디 있어?”

“자살한 은행원 청송 골짜기에서 인서울해서 대학 나오고, 극심한 취업난에 250대1의 경쟁률 뚫고 은행에 입사했대요.”

“250대1?”

“공시 준비하는 친구들한테 한 달 내도록 밥도 사주고, 혼자 취직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던 그런 친구였대요. 착한 사람들이 원래 영업하고 안 어울리잖아요.”

“죽을 만큼 힘들면 은행 때려치우든가. 자살은 왜 하고 지랄이야. 부모님도 계실 건데.”

“실적 못 맞춰서 짤렸대요. 대학 등록금 융자에 월세에 당장 돈 들어갈 데는 많고,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힘들었나 봐요. 자존심도 상하고. 그니까 강수 씨도 냄새난다고 구시렁거리지 말고 돈 법시다.”

“돈, 돈, 돈. 개도 안 먹는 돈. 현상금을 노리든가, 탐정해서 돈 벌면 되잖아. 우리 다른 일 하자, 제발.”

“닥치고 일합시다. 몸이 힘들어야 마음이 편해요.”

“나 안 해. 내가 왜 니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해야 하는데?”

강수는 손에 든 빗자루를 내동댕이쳤다.

“빨리 빗자루 잡아요.” 봉순이 흘겨보았다.

“우리 계약 끝났잖아. 니가 내 신분 알아줬으니까 이제 끝난 거 맞잖아.”

“그래서? 뭐? 어쩌라구요? 빨리 빗자루 잡아요.”

봉순의 도끼눈에 강수는 꼬랑지를 내리고 빗자루를 잡았다.


***


해가 저물어갈 때 강수와 봉순이 탄 다마스가 반지하방 앞에 정차했다.

“동거하는 거야?”

대머리가 홀라당 까진 세탁소 주인이 다림질하다 말고 봉순을 향해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냐. 척 보면 아는데. 여자가 조신해야지. 결혼 전에 동거하면 여자만 손해야.”

강수가 세탁소 주인에게 성큼 다가갔다. 나이 먹었다고 여자한테 막말 지껄이는 세탁소 주인에게 짜증이 났다.

“아저씨.”

“왜?”

“병원 가보세요.”

“정신병원 가서 검사받아 보라고? 그렇게 말할 거지? 젊은 사람이 유머 감각이 없어.”

“아뇨. 아저씨 피 냄새가 보통 사람하고 달라요.”

강수가 세탁소 주인의 손가락을 보았다. 칼에 베였는지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폐암 걸린 사람은 피 냄새가 다르대요. 인터넷 보니까 탐지견들이 피 냄새 맡고 폐암 환자 찾아낸다고 하던데요, 아저씨도 폐암 걸렸을 수도 있어요. 피 냄새가 다르니까.”

강수가 돌아서자, 세탁소 주인이 삿대질하며 성질을 냈다.

“저, 저, 저 새끼가 재수 없게. 니가 개새끼야? 내 피 냄새 맡고 암 걸렸는지 알게!”


강수와 봉순은 세탁소 주인을 뒤로하고 반지하방으로 향했다. 반지하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강수가 봉순의 팔을 잡았다.

“봉순아 내가 속이 너무 울렁거려서 알코올 좀 마시면 좋을 거 같은데. 니가 서비스로 참이슬 한 병만 사다 주라.”

봉순이 흘겨보다가 “좋아요. 끝까지 청소했으니까.”라고 말하며 마트로 향했다.

봉순을 보며 미소 머금던 강수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반지하방 안에서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7천 원짜리 싸구려 탁상시계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태그호이어 같은 스위스제 고가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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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닥치고 쓰레기 (4) +2 22.02.06 160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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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닥치고 쓰레기 (1) +4 22.01.18 182 10 11쪽
34 34화. 도망자 (3) +7 22.01.17 167 14 11쪽
33 33화. 도망자 (2) +4 22.01.16 175 14 12쪽
32 32화. 도망자 (1) +7 22.01.15 171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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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사냥개 (3) +5 22.01.13 179 17 11쪽
» 29화. 사냥개 (2) +2 22.01.12 187 16 12쪽
28 28화. 사냥개 (1) +3 22.01.11 216 20 11쪽
27 27화. 넘버36을 수거하라 (3) +4 22.01.10 218 23 11쪽
26 26화. 넘버36을 수거하라 (2) +4 22.01.09 220 23 11쪽
25 25화. 넘버36을 수거하라 (1) +3 22.01.09 231 21 12쪽
24 24화. 대룡병원 (2) +4 22.01.08 235 25 12쪽
23 23화. 대룡병원 (1) +3 22.01.07 251 24 11쪽
22 22화. 동업자의 배신? +3 22.01.06 271 26 12쪽
21 21화. 살모사의 독 (2) +5 22.01.05 290 25 12쪽
20 20화. 살모사의 독 (1) +6 22.01.04 278 25 12쪽
19 19화. 성난 황소 (2) +4 22.01.03 290 24 11쪽
18 18화. 성난 황소 (1) +8 22.01.02 326 28 11쪽
17 17화. 조폭의 왕 (5) +6 22.01.01 332 31 12쪽
16 16화. 조폭의 왕 (4) +7 21.12.31 339 30 12쪽
15 15화. 조폭의 왕 (3) +6 21.12.30 347 28 12쪽
14 14화. 조폭의 왕 (2) +5 21.12.29 370 29 13쪽
13 13화. 조폭의 왕 (1) +5 21.12.28 407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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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미녀와 괴물? (2) +6 21.12.22 751 37 12쪽
5 5화. 미녀와 괴물? (1) +7 21.12.22 877 43 12쪽
4 4화. 넘버36의 부활 +11 21.12.21 982 46 12쪽
3 3화. 실험체 넘버36 +14 21.12.20 1,049 60 12쪽
2 2화. 대가리에 총 맞고 +10 21.12.20 1,210 63 12쪽
1 1화. 개 같은 상황 +21 21.12.20 1,754 8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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