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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다크 히어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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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작품등록일 :
2021.12.16 12:26
최근연재일 :
2022.05.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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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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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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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1화. 사냥개 (4)

DUMMY

강수가 반지하방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 출입구 뒤에 숨어 있던 모야모가 강수의 목에 와이어로 만든 올가미를 걸어서 잡아당겼다. 그런데 강수가 와이어를 손으로 잡아당기자 실처럼 툭 끊어졌다.

당황한 모야모가 MK3 군용칼을 잽싸게 꺼내서 휘둘렀다. 인터내셔널파 이백 명이 휘두르는 사시미 앞에서 털끝도 다치지 않았던 강수이다. 모야모가 휘두르는 군용칼쯤은 가볍게 피하며 주먹을 날렸다.

모야모가 강수의 주먹을 맞고 붕 날아서 벽에 처박혔다. 육박전에서는 절대로 밀리지 않는 모야모가 단 일격에 쓰러진 것이다.

“모야모!”

장쿠가 소리치며 강수를 향해 산탄총 방아쇠를 연속으로 당겼다.

탕! 탕! 탕!

고무탄이 소나기처럼 강수를 향해 쏟아졌다. 연속으로 날아간 고무탄이 강수의 가슴팍에 명중했다. 강수가 움찔하며 뒷걸음쳤다.

근거리에서 고무탄을 가슴팍에 맞으면 심장이 파열된다. 충격을 먹은 강수가 가슴팍을 보니 피멍이 들어 있었다.

“뭐야, 너희들?!”

강수가 장쿠를 노려보며 괴성을 질렀다.

산탄총을 맞고도 끄떡없다니!

“록산, 지원해!”

장쿠가 무전을 치며 산탄총을 발사했다. 강수는 쏟아지는 고무탄을 맞으며 황소처럼 밀고 가서 장쿠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그 순간 쪽창이 깨지며 돌멩이 같은 것이 반지하방 안으로 떨어졌다. 강수가 돌아보았다. 강수의 발뒤꿈치에 또르르 굴러온 그것은 섬광탄이었다.

펑! 섬광탄이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순식간에 반지하방 내부는 백색의 빛으로 가득 찼다.

강력한 폭음 때문에 강수의 귀에서 피가 조르르 흘러나왔다. 그리고 섬광탄이 뿜어내는 빛 때문에 강수는 망막이 손상된 것처럼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허둥거리는 강수의 관자놀이에 FN509 권총이 겨누어졌다. 권총을 겨눈 자는 록산이었다.

“캡틴, 쏴버려요!”

어기적거리며 몸을 일으킨 모야모는 외쳤다.

넘버36의 뇌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천회장의 주문이었다. 록산은 강수의 관자놀이를 겨냥하던 총구를 빠르게 이동시켜 어깨를 겨누려고 했다.

그러나 강수의 움직임이 빨랐다. 록산이 총구를 내리는 0.01초의 순간. 그 찰나에 강수는 몸을 돌리며 록산의 가슴팍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퍽! 해머로 맞은 것처럼 큰 충격에 록산은 뒷걸음쳤다.

강수의 신체적 능력에 경악한 록산이 다시 권총을 겨누었다. 하지만 강수가 순간이동하듯 민첩하게 다가와 록산의 손에 들린 권총을 움켜잡았다.

그때 장쿠가 달려들며 산탄총 개머리판으로 강수를 내리찍었고, 모야모는 군용칼로 강수의 허벅지를 겨냥했다.


칙칙 스팀을 뿜어내며 다림질하던 세탁소 주인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를 따라부르다가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갔다.

“뭐가 이리 시끄러워.”

세탁소 주인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반지하방 쪽창을 보았다.

반지하방 쪽창 밖으로 장쿠의 오른쪽 다리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러더니 다시 쑥 끌려 들어가며 외마디 비명이 토해졌다.

잠시 후에는 모야모의 상체가 쪽창으로 튀어나왔다가 쑥 끌려 들어갔다. 이윽고 강수가 내지르는 괴성이 주택가 골목을 뒤흔들었다.

궁금증이 가득한 눈으로 쪽창을 바라보던 세탁소 주인은 자신도 모르게 살금살금 반지하방 쪽으로 다가갔다.

그때 탕! 탕! 탕! 총성이 연속적으로 들렸다.

화들짝 놀란 세탁소 주인이 황급히 폰을 꺼내 112로 전화를 걸었다.

“경찰! 경찰, 총소리가 났어요! 빨리 여기로 출동하세요!”


반지하방에는 장쿠와 모야모가 신음을 토해내며 쓰러져 있었다. 강수는 권총을 쥔 록산의 팔을 비틀어서 잡고 다른 손으로 록산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록산이 모든 힘을 다해 총구의 방향을 강수에게 겨누며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총알은 강수의 귀 옆을 스쳐 뒤쪽 벽에 박혔다.

“누구냐, 너?”

강수가 록산의 목을 조르며 노려보았다.

“넘버36!”

그 누구에게도 항복하지 않았던 록산은 GIGN 군용칼을 꺼내서 휘둘렀다. 그러자 록산의 목을 조르던 강수가 록산의 팔을 움켜잡으며 군용칼을 뺏었다.

“두 번 안 묻는다. 누구야, 너?”

록산이 대답하지 않자, 흥분한 강수가 군용칼을 록산의 목에 찌르려고 했다.

“죽이지 마요!”

소주를 사 온 봉순이 강수 뒤로 다가오며 외쳤다.

“이것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잖아!”

“그래도 죽이지 마요. 죽이면 강수 씨는 끝이야.”

봉순이 강수를 말리려고 했지만, 강수는 흥분한 감정을 군용칼에 담아서 록산을 겨누었다.

그때 출입구 밖에서 토토가 강수를 향해 40밀리 유탄발사기를 쐈다. 탕! 묵직한 강질 고무탄이 날아와서 강수의 머리를 강타했다. 충격을 먹은 강수가 뒷걸음치며 중심을 잡지 못했다.

“강수 씨!”

봉순이 달려와서 강수를 부축했다. 강수의 코에서 시뻘건 피가 흘러내렸다.

“경찰들이 옵니다.”

토토가 쓰러진 모야모를 일으켜 세우며 소리쳤다.

블랙맘바 팀원들이 강수를 노려보며 뒷걸음쳤다.


저 멀리서 들리던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고 총소리를 듣고 몰려온 주민들의 발이 쪽창을 통해 보였다. 이윽고 경찰들의 발도 보였다.

“저기야, 저기. 반지하방!” 세탁소 주인이 경찰들을 향해 다급하게 외쳤다.

경찰들이 권총을 앞세워 조심조심 반지하방으로 향했다. 반지하방은 초토화되어 있었다.

“어디로 갔어?”

고무탄을 발견한 경찰들이 반지하방을 수색하다가 뒷문으로 나갔다.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올라간 경찰이 저 먼 곳을 보았다.

“뭐야, 저거?” 경찰이 믿기지 않는 듯 손으로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저 멀리, 초승달이 떠 있는 주택가에 강수가 봉순을 들쳐 안고 옥상과 옥상 사이를 건너뛰면서 사라지고 있었다.


***


강수의 능력을 한 번이라도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다.

“그 새끼 완전 괴물입니다.”

모야모도 그렇게 말했다.

블랙맘바 팀원은 강도 높은 훈련과 수많은 실전을 경험한 최강의 군인들이다. 그런 그들이 민간인 강수에게 처참하게 당했다.

쓰라린 패배에 록산은 80도짜리 보드카를 목구멍에 털어 넣었다.

“어떻게 할 거야?” 장쿠가 록산에게 보드카를 따라주며 말했다.

록산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대답할 수가 없었다.

“클라이언트 요구 무시하고 그냥 죽여 버리죠.”

찢어진 어깨를 보드카로 소독하던 모야모가 성질난 목소리로 말했다.

“천회장은 싸구려 클라이언트가 아니다. 블랙맘바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클라이언트 요구대로 반드시 생포해서 넘겨야 한다.”

보드카를 연거푸 마시던 록산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하긴 사냥이 너무 싱겁게 끝나면 재미없지.”

장쿠도 록산의 말에 동조했다.

“근데 넘버36, 민간인 맞습니까?”

토토가 의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움직이는 속도가 상상 초월이었잖습니까.”

“토토 말이 맞아. 움직임으로 봤을 때 군사 훈련을 받은 애는 아닌 것 같은데, 너무 빠르고 파워가 세.”

장쿠가 토토의 말에 동조했다.

“SAS 쪽 애들이 약물 먹고 파워 증진한다는 소문이 있잖습니까. 넘버36도 그런 놈 아닙니까?”

록산의 눈동자에 호기심과 결기가 가득했다. 절대 패배를 용납하지 못하는 록산이다.

“모야모, 장비 세팅 해. 넘버36은 생포한다.”

블랙맘바 팀원들이 넘버36을 생포하기 위한 2차 작전에 돌입했다.


***


세탁소 주인과 동네 사람들은 경찰들이 돌아간 후에도 반지하방에서 벌어졌던 사건에 대해서 한참이나 숙덕거리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가로등마저 껌뻑거리다 잠이 들고, 완전한 어둠이 내려앉은 어두운 골목에는 황량한 바람이 불었다. 반지하방 깨진 쪽창으로 쓰레기가 날려 들었다.

반지하방으로 몰래 들어온 봉순은 숨겨둔 은행 통장과 다마스 열쇠를 챙겨서 밖으로 나가려다 뒤돌아보았다. 돈 벌어서 처음으로 산 옷장과 손수 만든 협탁이 박살 나서 실내는 난장판이었다. 2년 동안 살았던 초라한 집이지만, 막상 떠나려니 봉순의 눈에 눈물이 어른거렸다.


봉순과 강수는 다마스를 타고 서울 도심을 달렸다. 두 사람의 마음과 달리 서울은 오색불빛으로 휘황찬란했다.

“나더러 넘버36이랬어.”

강수가 무거운 침묵을 깨며 말했다. 봉순은 코피를 닦는 강수를 곁눈으로 보았다.

“코피가 안 멈춰요?”

“응.”

강수는 봉순이 준 티슈로 코를 막으며 계속 말했다.

“넘버36 인식표 번호를 알고 있다는 건 나를 알고 있다는 건데······ 걔들이 누구라고 생각해? 인터내셔널파 똘마니들은 아니잖아.”

봉순은 선뜻 대답할 수가 없었다.

고무탄을 쏘면서 강수 씨를 잡으려 했던 그자들은 강수 씨와 연관된 마약 조직이 아닐까? 봉순은 그렇게 추론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추론을 강수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


다마스는 한참을 달린 끝에 서울 외곽에 자리한 자그마한 자동차 공업사에 도착했다.

“이기 누꼬. 차사장 아니가. 차 수리하러 오라카이. 오면 공짜라카이 오도 안 하고.”

공업사 손사장이 봉순을 반갑게 맞이했다.

“죄송해요. 너무 늦은 시간에 왔죠?”

“괜찮다. 차 어디 탈 났노? 퍼뜩 손 봐줄게.”

“그게 아니라······ 좀 어려운 부탁이 있어서······”

봉순이 말꼬리를 흐렸다.

“뭐꼬? 퍼뜩 말해라. 암만 어려워도 차사장 부탁은 들어줘야제. 내가 차사장한테 신세 진 것도 있는데.”

“오늘 밤 안으로 차 도색 좀 할 수 있을까요?”


봉순이 손사장과 인연이 닿은 것은 1년 전이었다. 손사장은 공업사 뒤쪽에 딸린 작은 방을 노름꾼들에게 빌려주고 하루 오만 원씩 방값을 받아서 아들 학비를 대고 있었다.

노름꾼들은 처음엔 작은 판돈으로 용돈이나 따 보려고 재미 삼아 화투를 시작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판돈은 커졌고, 재미 삼아 쳤던 화투는 목숨 걸고 치게 되었다.

이 노름판에는 마흔 살을 갓 넘은 봉씨가 있었다. 성씨 그대로 노름꾼들에겐 봉이었다. 그끄저께 딸내미 대학 등록금 천만 원을 잃고, 그저께는 적금해지한 3천을 잃고, 어제는 대출한 6천을 잃었다.

밑천이 없어진 봉씨는 돈 대신 칼 한 자루를 주머니에 넣어왔다. 그리고 화투패가 돌 때 그 칼을 꺼내서 노름꾼들을 향해 휘둘렀다.

“개새끼들아! 니들 짜고 치는 고스톱이지!”

3일 만에 1억을 날려 먹은 봉씨는 눈깔이 뒤집혀서 칼을 휘둘렀다. 노름꾼 3명이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손사장이 경찰을 불렀을 때는 봉씨마저 칼로 목을 그은 후였다.

봉순은 이틀 동안 피가 낭자한 공업사를 청소했다. 그리고 손사장은 방을 빌려준 죄로 벌금 삼천오백만 원을 내느라 청소비를 두 달 후에 지불했다.


강수와 봉순은 다마스를 도색하는 손사장의 작업 소리를 들으며 쪽잠을 청했다. 봉순은 몸과 정신이 극도로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다마스를 도색하는 건 추적을 뿌리치는 임시방편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강수는 어느새 잠이 들었다. 코피를 흘린 탓인지 낯빛이 창백했고, 꿈을 꾸는지 눈꺼풀이 요동쳤다. 그러다 강수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벌떡 일어나서 봉순을 응시했다.

“봉순아······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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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닥치고 쓰레기 (1) +4 22.01.18 181 10 11쪽
34 34화. 도망자 (3) +7 22.01.17 167 14 11쪽
33 33화. 도망자 (2) +4 22.01.16 175 14 12쪽
32 32화. 도망자 (1) +7 22.01.15 171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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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사냥개 (3) +5 22.01.13 179 17 11쪽
29 29화. 사냥개 (2) +2 22.01.12 186 16 12쪽
28 28화. 사냥개 (1) +3 22.01.11 216 20 11쪽
27 27화. 넘버36을 수거하라 (3) +4 22.01.10 218 23 11쪽
26 26화. 넘버36을 수거하라 (2) +4 22.01.09 220 23 11쪽
25 25화. 넘버36을 수거하라 (1) +3 22.01.09 230 21 12쪽
24 24화. 대룡병원 (2) +4 22.01.08 235 25 12쪽
23 23화. 대룡병원 (1) +3 22.01.07 251 24 11쪽
22 22화. 동업자의 배신? +3 22.01.06 271 26 12쪽
21 21화. 살모사의 독 (2) +5 22.01.05 290 25 12쪽
20 20화. 살모사의 독 (1) +6 22.01.04 278 25 12쪽
19 19화. 성난 황소 (2) +4 22.01.03 290 24 11쪽
18 18화. 성난 황소 (1) +8 22.01.02 325 28 11쪽
17 17화. 조폭의 왕 (5) +6 22.01.01 332 31 12쪽
16 16화. 조폭의 왕 (4) +7 21.12.31 339 30 12쪽
15 15화. 조폭의 왕 (3) +6 21.12.30 347 28 12쪽
14 14화. 조폭의 왕 (2) +5 21.12.29 370 29 13쪽
13 13화. 조폭의 왕 (1) +5 21.12.28 407 26 12쪽
12 12화. 현상금 사냥꾼 +4 21.12.27 413 28 12쪽
11 11화. 반은 찢고, 반은 밟아서 +7 21.12.26 441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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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삼육 씨 +5 21.12.23 639 36 11쪽
6 6화. 미녀와 괴물? (2) +6 21.12.22 751 37 12쪽
5 5화. 미녀와 괴물? (1) +7 21.12.22 876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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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대가리에 총 맞고 +10 21.12.20 1,209 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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