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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막

2회차 빌런의 헌터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하늘사막
작품등록일 :
2022.08.15 18:07
최근연재일 :
2022.11.01 13:00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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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50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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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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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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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9. 최초의 SSS등급 헌터(2)

DUMMY

“이렇게 되면 다른 나라에서 더 가만히 있지 않겠는데요?”


박주우의 표정이 진중해졌다.

뉴질랜드의 거대 불개미만 생각하고 왔는데, 그 이전에도 내 활약상이 더 있었기 때문일 터.

그렇다고 내 가치를 재고할 이유가 있나?


“스카웃 요청이요?”

“네. 이거 우리 쪽에서도 바빠지겠습니다.”


상진이와 박 주무관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나야 몰랐던 사실, 넌지시 물었다.


“상진아, 정말 그런 시도가 있었어?”

“뉴질랜드에서 네 정체가 알려지며 미국, 일본, 중국, 영국 이렇게 네 국가가 접근했지. 내가 그들 상대한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난 불개미 잡는다고 힘들었거든?”

“인마, 그것 때문에 더 힘들었다는 말이잖아. 내가 불개미 부산물 처리 문제로 얼마나 할 일이 많았는데. 그것들까지 찾아오니 돌아버리겠더라. 진짜, 내가 공격형 기프트라도 하나 있었으면 다 가만 안 뒀어. 다 다리 몽둥이를 부러트려 버렸지.”


상진이가 땀방울 하나 없는 이마를 닦으며 뭔가 뿌듯한 듯 말하는데, 난 전혀 모르는 사실이었다.

그래도 녀석 선에서 조용히 커트한 것 같다.

근데 뉴질랜드에 있던 나에게 오면 될 것이지, 뉴질랜드는 위험해서 올 용기가 없었나?

역시 없었겠지?


“굵직한 나라들은 그렇지만, 자잘한 나라는 저희 쪽에서 커트한다고 힘들었습니다. 이런 사실도 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상진··· 부장님.”

“네. 그랬죠.”


직책이 잘 생각나지 않았는지 조금 전 상진이 전한 명함을 슬쩍 살피는 박지우다.


“강진혁 헌터님이 국가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시고, 한 부장님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시니 두 분이 진정한 이 시대의 영웅이십니다. 하하하.”


저 듣기 좋은 말, 듣고 싶은 말만 하는 것이 지난날 박지우의 주특기였다.

봐라, 저 한심한 상진 녀석이 혹한 얼굴을.

웃기네.


“그렇다고 영웅씩이나. 그나저나 여기 이 페이지를 보면 SSS등급을 위해 새로운 혜택이 신설된 것···.”


그러더니 한참을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한다.

물론 박지우 옆에 있던 실무진들도 간간이 의견을 내놓는다.

근데 난 모르겠다.

애초 세금 관련해서도 불만 없었고, 그건 SSS등급이 된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엄한 곳으로 새는 것만 아니라면 국가를 위해 사용될 돈이니까.

솔직히 세금을 내니 내가 한국 소속인 것도 같고.

전에는 이런 것도 없이 모두가 날 멀리했다.

물론 그럴만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어떻게 SSS등급 혜택에 대해서 만족하셨습니까?”

“당장 이것만 보고는 모르죠. 저희도 변호사와 전문가들 의견도 청취하고 해야죠.”


내가 아는 사람 중 그런 전문가들이 있나 싶다.

아버지와 거려 삼촌 정도?

나름 베테랑들이니 의견을 듣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네. 더 살펴보시고 부족한 부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가감 없이 조금 전 드린 연락처로 연락해주십시오. 제 직통 연락 번호입니다. 꼭 반영할 수 있게 힘써보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벼운 악수와 함께 박지우를 비롯한 관리청 직원들이 떠났다.

앞으로 박지우와 그 팀이 날 전담한다는데, 상진이도 회사 대관 업무를 전담하니 둘이 만나 알아서 하겠지.

난 모르겠다.


“크흐흐, 야 이거 보면 앞으로 우리가 내야 할 세금···.”

“됐고, 내가 해야 할 의무만 말해.”


정부가 주는 혜택은 공짜가 아니었다.

당연히 그만한 일을 해야 했다.

그게 멸망급 괴수 처리만 있다면 좋겠지만, 이리저리 얼굴마담 세우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일까지 휘둘릴 생각은 없었다.


‘괴수 상대하는 것보다, 사람 상대하는 게 힘드니 원.’


만약 그런 일로 불만을 보인다면, 골렘을 암살자로 보내는 수밖에.

몇 번 그러다 보면 내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될지 몰라도,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골렘 이거 편하고 좋네.’


회귀 전에도 이 능력이 있었다면 세계 최강의 빌런이...

쓸데없는 욕심을.

그때 상진이의 목소리가 빌런의 유혹에 빠지려는 날 건졌다.


“재앙 3급 이상 몬스터가 등장할 시 너에게 최우선권을 주겠다고 해? 근데 이거 너한테 너무 무리한 요구 아니냐? 재앙 3급 이상이라니.”

“아냐, 오히려 그 부분은 내가 바라는 바야. 솔직히 얻을 게 많거든.”


다른 자잘한 몬스터 처리하기보다, 재앙 3급 이상, 멸망급 괴수를 처리하는 건 내가 더 바라는 일이었다.

마력석과 기프트, 그리고 괴수의 시체를 전부 내가 먹을 수 있을 테니.

솔직히 괴수 시체보다 마력석과 기프트가 난 더 욕심났다.

하지만 그건 모두 내 개인적인 이득, 사무실을 운영하고 직원을 부리려면 괴수 부산물은 필수였다.


“그래? 네가 불만 없다면 이건 넘어가고. 앞으로 국가 존폐를 위협하는 몬스터의 등장 시, 제 일선에서 사냥을 지휘 감독? 해야 하고. 동맹국의 지원 요청이 오면 정부의 판단에 따라 협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라는데?”

“강제 동원까지는 아니군. 내게 지휘권도 있고.”


누군가의 명령을 듣는 건 불쾌한 일이었다.

그게 나보다 약한 녀석이라면 특히.

이런 면에서 지휘권은 상당히 메리트가 있었다.

물론 그것도 다른 헌터들이 내 말을 따를 때의 이야기.

말을 듣지 않는다면 함께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사냥에 방해가 된다면 그들의 앙탈을 들어줄 생각 같은 건 없었다.

지위와 무력으로 찍어누르는 수밖에.

근데 분신과 함께 전투하면 다른 헌터들을 지휘할 정신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건 역시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좋겠지. 가령 아버지같이 경험이 풍부한 사람에게.’


“응. 그런데 여기 동맹국의 지원 요청 건 있잖아. 이걸 정부가 판단한다는 건 너한테 독소조항 같은데.”

“정부도 남는 게 있어야겠지. 공짜로 인력 파견하는 것보다 그걸 이용해 챙길 수 있는 건 챙기는 게 좋겠지. 그건 우리가 직접 나서는 것보다 정부에서 움직이는 게 모양이 좋을 거야. 넌 그냥 뒤에서 그들을 조정하면 되는 거니.”

“그럴 수 있을까?”


박지우와 대화할 때는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뭐지 이 자신감 없는 말투는?


“내가 뒤에 있는데 뭐가 걱정이냐?”

“뭐, 우리 대표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걱정 마, 내가 뒤에서 든든히 지원할 테니까.”


녀석이 씩 웃는다.

이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어? 여기 부산물 판매에 대해서 정부가 지정한···.”

“그건 수정해라.”

“역시 그러는 게 좋겠지?”

“외교적인 부부만 정부에게 양보하면 됐지, 내 밥상에 공짜로 숟가락 올리는 거 별로거든.”


내가 차린 밥상이었다.

나 먹으려고.

특히 기프트 강탈의 주요 제물인 마력석과 골렘 생성의 주재료인 뼈는 누구에게도 팔 생각이 없었다.

이걸 정부가 관여하는 순간 일은 꼬였다.


“나도 그래.”

“무엇보다 내가 사냥한 몬스터 부산물에 대한 판매 여부는 내가 결정해.”


나로서는 그다지 큰 의미를 두고 뉴질랜드에 다녀온 게 아닌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많이 다른가 보다.

정부가 대놓고 말을 걸치려는 걸 보니.

하긴 한 발만 걸치고 있어도 떨어질 콩고물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리고 세금 아낀 만큼 몬스터 고아들 지원하는 데 써.”


직원 복지도 복지지만, 당장 미래의 인재도 선점해야 했다.

사무실, 언제까지 나 혼자 끌고 갈 수는 없을 테니까.

아니, 혼자 끌고 갈 수 있으려나?

골렘을 부하로 부린다면 가능할 것도 같지만, 인간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었다.


“고아?”

“그래. 그들이 원한다면 교육이든 훈련이든 부족하지 않게 지원하고. 재능이 있다면 파주로 불러들이고.”


필요하면 전 재산을 쏟아부어서라도.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몬스터가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안전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 좀 변했다.

이전이라면 이런 걱정도 안 했을 텐데.


“이거 들으면 우리 지연이가 좋아하겠다! 안 그래도 지연이가 자기 나온 보육원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지원하고 있었는데···.”


이 새끼는 역시 푼수다.

이건 안 변할 것 같다.

나쁜 건 아니니 지원해 줘야지.


“필요한 돈은 내가 벌 테니까 충분히 지원해. 이왕이면 보육원을 이 근처로 옮겨도 되고.”

“고맙다. 인마. 넌 역시 좋은 녀석이었어.”


이 녀석에게 좋은 녀석이라는 말을 들으니 좀 기분 나쁘다.

얄미워서 그런가?


**


정부는 세계 최초 SSS등급 헌터의 등장이라며 언론을 이용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물론 SS등급도 없는 마당에 SSS등급이 말이 되냐는 반대 여론도 있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당장 내가 뉴질랜드에서 보인 활약은 증거가 명백했기 때문이다.


“취재 열기가 장난 아니다.”


상진이 말처럼 사무실 앞으로 백을 헤아릴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박지우 주무관으로부터 이와 관련해 정부 발표가 있을 거란 이야기는 사전에 들었지만, 이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릴 줄은 몰랐다.

사무실 앞을 찾은 취재진은 한국 언론만이 아니었다.

이에 언어 천재 수지 장이 나서 교통정리에 나섰다.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이지만, 저걸 왜 하지?

난 인터뷰할 생각 같은 건 없는데.


‘하도 욕을 먹어서 말이지.’


회귀 전 내 악명의 절반은 언론이 만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착한 놈이었던 건 아닌데, 대놓고 나쁜 놈이 된 건 언론 탓이 컸다.

이걸 핑계라고 대는 건지 나도 우습긴 하다.

빌런이면 그냥 다 나쁜 놈인데.


“응, 안 할 거야.”

“누가 뭐래?”

“그걸 바라고 수지 씨 내보낸 거 아니야?”

“들켰냐?”


뻔뻔한 놈.


“넌 내가 SSS등급 카드치기로 딴 것 같냐? 사무실에서 떠드는 게 문 하나에 막혔다고 안 들렸겠냐?”


자기들 사이에서는 조용히 말한다고 했겠지만, 다 들렸다.

이미 인간 중 가장 강한 육체를 지닌 나다.


“왜? 사람들 궁금해하잖아. 나서서 몇 가지만 말해줘도 되잖아.”

“응, 필요하다면 입장문만 언론에 배포하면 돼. 귀찮게 언론 인터뷰할 게 아니라. 그리고 내가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언론에 끌려다닐 이유는 없어. 갑은 우리야. 정신차려 한 상진.”

“그래. 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


상진이 얼굴에 자신감 한가득 품고 대표실을 나선다.

너무 뽐뿌가 지나친 게 아닌가 싶지만, 알아서 할 거란 생각에 믿기로 했다.


‘범죄라···.’


상진이에게 했던 말 중 걸리는 건 이거다.

생각해보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래도 걸린 건 없으니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걸리면.


‘나 없이 멸망급 괴수들 막을 거야?’


그때도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기자들의 소리, 상진이 사무실을 나간 것 같다.

그리고 무언갈 나눠주는 건지 이곳저곳에서 자신들도 달라고 소리친다.


‘언제 입장문을 만든 거야?’


이렇게 준비성이 철저한 녀석이었나 싶다.

그나저나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시끄럽기만 하고 괜히 사무실에 나온 것 같다.

어차피 작업장은 거대 불개미로 인해 다른 작업은 생각도 못 했다.

당분간은 사냥을 쉬기로 했다.

대신 그 시간 지연이의 수련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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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 미국의 요청.+(공지) +19 22.11.01 5,154 137 12쪽
» 49. 최초의 SSS등급 헌터(2) +7 22.10.29 4,931 171 11쪽
48 48. 최초의 SSS등급 헌터. +8 22.10.27 5,122 172 11쪽
47 47. 장수지. +3 22.10.25 5,266 178 12쪽
46 46. 귀국. +7 22.10.22 5,752 190 11쪽
45 45. 골렘 생성. +9 22.10.20 5,751 195 12쪽
44 44. 아론 로저스. +7 22.10.18 5,912 188 12쪽
43 43. 군체의식 +8 22.10.15 6,047 193 11쪽
42 42. 거대 불개미(2) +2 22.10.13 6,137 178 11쪽
41 41. 거대 불개미(1) +2 22.10.11 6,422 179 12쪽
40 40. 뉴질랜드(2) +4 22.10.08 6,836 185 11쪽
39 39. 뉴질랜드(1) +2 22.10.07 6,853 174 11쪽
38 38. 지연. 22.10.05 7,151 179 11쪽
37 37. 새세상희망교회. +4 22.10.04 6,993 180 12쪽
36 36. 임해술. +5 22.09.30 7,747 202 12쪽
35 35. 뒷정리. +6 22.09.29 8,058 196 11쪽
34 34. 조성수의 빙결. +3 22.09.28 7,972 208 12쪽
33 33. 연말은···. +3 22.09.27 7,905 195 11쪽
32 32. 유키온나. +2 22.09.24 8,078 205 11쪽
31 31. 강중건의 행보. +4 22.09.23 8,077 213 11쪽
30 30. 커플. +2 22.09.22 8,325 186 12쪽
29 29. 일본의 대응. +1 22.09.21 8,764 194 11쪽
28 28. 악연. +4 22.09.20 8,585 202 11쪽
27 27. 맞는 것 같네. +3 22.09.17 9,123 213 12쪽
26 26. 아는 것 이상. +1 22.09.16 8,947 209 12쪽
25 25. 살라맨더 대검. +2 22.09.15 8,986 198 11쪽
24 24. 헌터 축제. +4 22.09.13 9,265 203 12쪽
23 23. 부채감. +3 22.09.10 9,598 211 12쪽
22 22. 첫 의뢰. +1 22.09.08 10,088 224 12쪽
21 21. 분신의 쓰임. +11 22.09.07 10,169 218 13쪽
20 20. 만연각. 22.09.06 10,219 211 12쪽
19 19. 지켜보는 시선. +2 22.09.05 10,508 222 12쪽
18 18. DM. +5 22.09.03 11,090 210 11쪽
17 17. 조성수. +3 22.09.02 11,207 220 12쪽
16 16. 분신의 첫 활용. +8 22.09.01 11,295 223 12쪽
15 15. 기프트 융합. +2 22.08.31 11,457 218 12쪽
14 14. 리치. +8 22.08.30 11,575 239 11쪽
13 13. 균열. +2 22.08.29 12,198 212 11쪽
12 12. 분신, 이거 못쓰겠는데. +6 22.08.27 12,595 23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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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아공간 기프트. +11 22.08.19 14,341 288 12쪽
4 4. 중국 여행. +9 22.08.18 15,408 245 12쪽
3 3. 상진이의 전역. +15 22.08.17 17,312 289 12쪽
2 2. 멸망급 빌런. +10 22.08.16 19,131 310 11쪽
1 1. 회귀. +19 22.08.15 23,590 3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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