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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막

2회차 빌런의 헌터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하늘사막
작품등록일 :
2022.08.15 18:07
최근연재일 :
2022.11.01 13: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494,50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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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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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7 13:00
조회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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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글자
11쪽

48. 최초의 SSS등급 헌터.

DUMMY

**


지연과 마주했다.


“기프트가 검로라고?”

“네, 적을 상대할 가장 최적의 공격 루트가 가상의 선으로 보여줘요.”


그거라면 나도 알고 있다.

난 이를 사선(死線)이라고 불렀다.

어디를 어떻게 공격해야 적을 빠르게 죽일지 알려줘서 그랬다.

하지만 검을 주로 쓰는 지연이 입장에선 검로라고 부르는 것도 틀리진 않아 보였다.

어차피 기프트 이름을 결정하는 건 기프트 보유자 마음이니까.


“그래서 용건은?”


지연이를 부른 건 내가 아니다.

부탁할 게 있다며 그녀가 직접 찾아왔다.


“현장에 나가고 싶어요.”

“헌터로 활동하고 싶다는 말로 들리는데, 제대로 들은 것 맞지?”

“네.”


이렇게 자기주장이 강했던가?

처음 사무실에 왔을 때, 그 소심했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상진이가 허락했고?”

“네, 대표님 옆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할 거라면서, 헌터 일 배울 거면 대표님에게 배우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녀석이 이렇게 말했다니, 이거 더 부담스럽다.

하지만 상진이 녀석까지 허락했는데, 위험하다고 거부할 생각은 없었다.

나중에 지연이 성장해 상진이를 지켜줄 수도 있는 것이니.

나로서는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일.


“그러자.”

“감사합니다!”


장비는 이미 상진이가 만들었다고 한다.

내게 보여줬던 갑옷, 사실은 지연이를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얻은 결과라고 했다.

인마, 나도 좀 그렇게 생각해 주지 그러냐?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더니.’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좀 서운하긴 하더라.


**


“네 전력이 국가급이라는데?”


요즘 언론에서 다루는 소식 대부분이 나와 관련된 정부였다.

뉴질랜드 사태나 국내 사건들은 전부 단신으로만 다뤘다.

그러며 언론은 존재하지도 않은 헌터 등급을 만들어 날 띄우기 바빴다.

G급이라나?


“G? 이건 무슨 등급이냐? 갓?”

“God는 아니고, Government의 G야. 뉴질랜드를 점령한 거대 불개미 떼를 말살한 게 너니까 그렇지.”

“government면 정부 아니냐? 국가는 Nation이고.”


배움이 짧아,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싶어 물었는데, 상진이 대답이 의외였다.


“내심 God를 갖다 붙이고 싶은데, 그건 너무 말도 안 되니까 Government라고 한 거지. 말장난 몰라? 말장난?”

“쓸데없는 짓은, 그냥 멸망 등급이나 만들 것이지.”


몬스터 등급, 뉴질랜드 사태로 다시 속도가 붙긴 했지만, 이전이라면 진작 마쳤을 일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건, 내가 너무 많이 관여한 탓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내가 관여한 것으로 그 피해를 줄였으니, 그럼 된 거였다.


“네가 정말 멸망급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 말고 몬스터 등급 말하는 거야.”

“오호라, 알았어.”

“알긴 뭘 알아?”

“그런 게 있어 인마. 네가 요즘 크게 활약한 덕분에 이 형도 노는 물이 달라졌거든. 높은 데서 자꾸 찾아와서 귀찮아 죽겠다. 할 일도 많아 죽겠는데.”

“얼씨구?”


아버지의 후광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파주에서 힘 좀 쓰는 헌터 사무실이 됐다.

그동안 여러 의뢰를 통해 인맥도 넓혔다.

그런 와중 내가 뉴질랜드 사태를 종식해버렸으니, 사무실의 위상이 달라졌다.

나 하나로 대형 길드가 안 부럽다나 뭐라나.


“맞다. 이따 정부에서 사람 보낸단다. 헌터 관리청이다.”

“거기에서 왜?”


헌터 관리청에서 날 볼 일이 있나?


“등급 조정. 전세계에서 누구보다 먼저 SSS등급을 만들고 싶은 것 같다.”

“언젠 G급이라며.”

“그건 언론이 만든 거고. 있지도 않은 등급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한 거지. 거긴.”

“등급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중요해, 인마. 당장 세금이!”


녀석이 버럭 소리치는 모습 오랜만에 본다.

그래, 돈 중요하지.

줄인 세금으로 우리 직원들 월급이나 팍팍 줘야겠다.

어차피 나중엔 종이 쪼라기에 지나지 않을 테니.

있을 때 인심 쓰는 거지 뭐.


“알았어. 오면 말해.”

“그리고 고맙다. 지연이 받아줘서.”

“됐고 꺼져.”

“새끼, 부끄러워하기는.”


부끄러워하긴, 인마.

그냥 부러운 거지.

지연이에게서 잠자리 갖다가 각성했다는 말을 들었을 땐, 내가 더 놀랐다.

회귀 전 그런 일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 대상이 내 옆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녀석 정력이 남다른가?’


이전엔 그런 느낌 못 받았다.

아마 그땐 여자친구가 없어서겠지.

되돌아오고 나서 알아가는 것이 많다.

근데 이건 알고 싶지 않은 문제인데.


**


세 명의 관리청 직원이 대표실로 들어왔다.


‘박지우?’


“헌터 관리청, 인재 담당 과장 박지우입니다.”


역시나 내가 아는 박지우가 맞았다.

내가 기억하는 놈의 기프트는 웨어 비스트, 종족은 박쥐였다.

녀석은 필요에 따라 간에도 붙고 쓸개에도 붙었다.

세상 참 편하게 사는 놈이었다.

그런 비상한 능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내가 마지막으로 상대한 멸망급 괴수, 불사조를 죽여달라며 말년에 제주도에서 괴수들과 친구 먹고 살고 있던 날 찾아온 인간이었으니까.

물론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녀석이 오면 반가웠다.

멸망급 빌런인 날 찾아와 세상에 대한 정보를 간간이 알려준 녀석이었으니.

하지만 그 이전에 녀석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생존자들 사이에서 나와의 친분을 핑계로 이런저런 갑질을 일삼았다고 들었다.


“강진혁입니다.”

“하하하. 정말 반갑습니다.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일도 바쁜데, 거두절미하죠. 우리.”


이런 내 말에 상진이가 옆구리를 살짝 찔렀다.

반면 박지우는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하하하. 젊어서 그런지 실용적인 성격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용건만 간단히 전하겠습니다. 저희 헌터 관리청에서는 강진혁 씨를 한국 최초의 SSS등급 헌터로 공인하기로 했습니다. 여기 헌터증과 SSS등급 헌터의 혜택이 적힌 책자입니다. S등급과 다르게 새로운 혜택이 많으니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플라스틱 헌터증 하나와 100페이지는 될 것 같은 책자였다.


「강 진 혁

등급 : SSS등급

소속 : 대한민국」


빡빡머리 시절 찍은 사진과 함께 간단하게 이름과 등급, 소속이 적힌 헌터증이었다.


“그런데 한국에 SS등급 헌터가 있기는 합니까?”

“자격 요건을 충족한 S등급 헌터를 대상으로 조건에 부합하는지 심사 중입니다.”


그 말은 아직 SS등급도 없는 상황에서 SSS등급 먼저 발급했다는 말이 됐다.

급하긴 진짜 급했나 보다.


“이건 네가 살펴봐.”

“알았어.”


난 헌터증만 챙기고 책자는 상진이에게 밀었다.

세금 아끼고 싶다는 녀석이니, 잘 알아보고 필요한 혜택이라면 알아서 챙길 것이다.


“흠흠, 저희가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뺄 것 없이 말씀하세요. 듣고 해줄 수 있는 건 해줄 테니까요.”


당연히 해줄 수 없는 건 못 해준다.

국가에 바라는 게 있다면 꿇고 들어가겠지만, 딱히 바라는 게 없었다.

솔직히 이전처럼 데면데면하게 지내면 좋겠는데, 권력 잡은 놈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걸 아니 일단 들어보기는 할 것이다.


“그럼 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중국과 미국 쪽에서 강진혁 씨와 접촉을 시도하는 기류가 보여 급하게 준비한 것이라 부족한 것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 살펴보고 필요한 게 있으면 가감 없이 알려주시면 심사를 거처 가부간의 판단을 내리겠습니다. 당연히 심사 결과에 대해서는 결정 즉시 알려드릴 테고요.”


내가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는 걸 막고 싶다 이 말이군.


“정부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잘 알았습니다.”

“하하하.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혹시나 정부에 불만이 있다거나, 그래서 국적을 바꾸고 싶다거나 하신 건 아니시죠?”

“딱히 없네요. 지금처럼 데면데면한 사이면 좋겠습니다. 누가 위에서 귀찮게 오라가라하는 건 질색이라서요.”


쓸데없이 이리저리 부르는 건 딱 질색이었다.

회귀 전엔 그래서 쳐죽인 인간들이 한 트럭이 넘었다.


“번거로운 걸 싫어하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조금 더 세심하게 강 헌터님을 배려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아니,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게 아니라니까 그러네.

그냥 관심 두지 말라는 건데.


“하지만 멸망급 괴수를 처리할 때는 제가 우선권을 줬으면 합니다.”

“멸망급이라면···.”

“중국의 돌원숭이, 일본의 유키온나, 뉴질랜드의 여왕불개미를 말하는 겁니다.”

“멸망급, 멸망급이군요. 그것들이. 근데 위험하실 텐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박지우가 적잖이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게 꾸며낸 얼굴이든 아니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라고 준 SSS등급 아닙니까?”

“마,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놈들을 혼자 상대하는 게 가능하시겠습니까? 당장 뉴질랜드만 해도 영연방 연합 헌터팀···.”

“거길 정리하고 온 게 저입니다.”

“그렇지요. 맞습니다. 원하신다면 강진혁 헌터님이 불편하지 않게 저희 헌터 관리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딱 그 부분에서만 적극적이면 됩니다.”

“네? 네. 무슨 말씀인지 인지했습니다.”


눈치 빠른 박지우가 내가 원하는 답만 쏟아냈다.

흐름이 좋다.


“덧붙여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나타난 멸망급 괴수를 사냥하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랍니다.”

“타국에 나타난 멸망급 괴수까지 말입니까? 이건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강력한 헌터의 존재가 국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버린 지금이었다.

그렇다 보니 타국으로 파견 보낸 헌터가 죽어버리면 남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됐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타국에서는 자국에서처럼 적극적으로 타국의 스카웃 시도를 차단하기 힘들었다.

그런 탓에 여러 헌터들이 귀화한 사례가 많았다.

박지우의 말도 그런 게 한몫했을 것이다.


“박 주무관님 말씀처럼 정말 위험했으면 좋겠군요.”

“네?”


“이 새끼 변탭니다. 위험한 걸 즐기는.”


상진이 이렇게 말하며 내게 윙크한다.

뭐? 변태? 변태는 너지 변강쇠 같은 새끼야.

하지만 녀석의 말을 들은 박지우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뭐지? 둘 다 변태인가?


“정말 위험한 곳을 말씀하신거군요. 정 원하신다면···. 그런데 앞서 말씀하신 돌원숭이와 유키온나는 왜 언급하신 겁니까? 설마 강 헌터님께서 이것들을 정리하신 건 아니시죠?”

“왜 아니겠어요. 우리 진혁이가 저와 함께 중국 여행 가서 제 아버지와 구현오 구성 부회장님을 구하며 겸사겸사 돌원숭이 대장을 처리했고, 또 지난겨울 연휴에는 여자친구도 없어 일본으로 솔로 여행을 가서 유키온나를 처리하고 온 것 아니겠습니까?”


새끼, 말 참 이쁘게 한다.

솔로 여행? 그냥 여행이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어째 여자친구 있다고 기고만장하는 것 같다.


“이거 공개해도 됩니까?”

“진혁아, 공개해도 되냐?”

“말은 네 녀석이 다 해놓고 그건 왜 나한테 물어?”

“하하하. 그런가?”


언제까지 비밀로 할 생각은 없었다.

언제고 내 능력이 확실해지면 공개할 생각이었다.


‘그게 지금이지.’


지금 공개한다고 해서 딱히 나에게 해가 될 건 없어 보였다.

골렘과 현재의 능력이면 어떠한 외압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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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 미국의 요청.+(공지) +19 22.11.01 5,154 137 12쪽
49 49. 최초의 SSS등급 헌터(2) +7 22.10.29 4,931 171 11쪽
» 48. 최초의 SSS등급 헌터. +8 22.10.27 5,123 172 11쪽
47 47. 장수지. +3 22.10.25 5,266 178 12쪽
46 46. 귀국. +7 22.10.22 5,752 190 11쪽
45 45. 골렘 생성. +9 22.10.20 5,751 195 12쪽
44 44. 아론 로저스. +7 22.10.18 5,912 188 12쪽
43 43. 군체의식 +8 22.10.15 6,047 193 11쪽
42 42. 거대 불개미(2) +2 22.10.13 6,137 178 11쪽
41 41. 거대 불개미(1) +2 22.10.11 6,422 179 12쪽
40 40. 뉴질랜드(2) +4 22.10.08 6,836 185 11쪽
39 39. 뉴질랜드(1) +2 22.10.07 6,853 174 11쪽
38 38. 지연. 22.10.05 7,151 179 11쪽
37 37. 새세상희망교회. +4 22.10.04 6,993 180 12쪽
36 36. 임해술. +5 22.09.30 7,747 202 12쪽
35 35. 뒷정리. +6 22.09.29 8,058 196 11쪽
34 34. 조성수의 빙결. +3 22.09.28 7,972 208 12쪽
33 33. 연말은···. +3 22.09.27 7,905 195 11쪽
32 32. 유키온나. +2 22.09.24 8,078 205 11쪽
31 31. 강중건의 행보. +4 22.09.23 8,077 213 11쪽
30 30. 커플. +2 22.09.22 8,325 186 12쪽
29 29. 일본의 대응. +1 22.09.21 8,764 194 11쪽
28 28. 악연. +4 22.09.20 8,585 202 11쪽
27 27. 맞는 것 같네. +3 22.09.17 9,123 213 12쪽
26 26. 아는 것 이상. +1 22.09.16 8,947 209 12쪽
25 25. 살라맨더 대검. +2 22.09.15 8,986 198 11쪽
24 24. 헌터 축제. +4 22.09.13 9,265 203 12쪽
23 23. 부채감. +3 22.09.10 9,598 211 12쪽
22 22. 첫 의뢰. +1 22.09.08 10,088 224 12쪽
21 21. 분신의 쓰임. +11 22.09.07 10,169 218 13쪽
20 20. 만연각. 22.09.06 10,219 211 12쪽
19 19. 지켜보는 시선. +2 22.09.05 10,508 222 12쪽
18 18. DM. +5 22.09.03 11,090 210 11쪽
17 17. 조성수. +3 22.09.02 11,207 220 12쪽
16 16. 분신의 첫 활용. +8 22.09.01 11,295 2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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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균열. +2 22.08.29 12,198 2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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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아공간 기프트. +11 22.08.19 14,341 288 12쪽
4 4. 중국 여행. +9 22.08.18 15,408 245 12쪽
3 3. 상진이의 전역. +15 22.08.17 17,312 289 12쪽
2 2. 멸망급 빌런. +10 22.08.16 19,131 310 11쪽
1 1. 회귀. +19 22.08.15 23,590 3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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