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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내가 죽어 소금에 절여지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5.11 16:04
최근연재일 :
2022.11.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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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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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426화 – 절반의 실패와 더불어 남겨진 유산이 이룩한 진보

DUMMY

“진 국상 풍방은 물러나라! 물러나라!”


“악독한 죄인을 벌하자!”


성벽같이 드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대궐과도 같은 저택의 밖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비단 그 기반이 삼보 일대일지언정 장안성 내에 가장 크고 화려한 저택의 주인을 엄벌하길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엔 비단 민초들만이 끼어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특히나 지난날 풍방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여 큰 피해를 입었던 사족의 이들이 휘하의 오수병까지 이끌고 나타나 기어코 그가 머무는 저택 전체를 포위하기에 이르렀다.


“그대가 저지른 살육에 신음하는 사족의 이들이 몇인가! 짐승과도 같은 이여! 그대는 기어코 여불위와 같은 악으로서 전란으로 인해 피폐해진 이 나라를 집어삼키려 한 대역죄인인즉! 그대든 순순히 그 죄를 인정하고, 반정의 주모자로서 마땅히 그 업을 짊어지고 옥사로 압송되어야 할 것이다!”


와아아아아아아-


이에 수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호응하니 가히 그 열기가 저택을 집어삼킬 듯 드높이 솟아오른 파도와도 같았다.


“아, 아! 잘 들리시오? 이 사람은 지난날, 학종 어르신의 곁을 지킨 무명의 선비이올시다! 보시다시피 이리 부상을 입었지만은, 그 부상으로도 끊어낼 수 없는 것이 이 가슴 속에 끌어오르는 의기이니.......”


“저기, 잠깐! 근데 이게 맞는 거요?”


제법 입심을 놀릴 줄 아는 이들의 연설에 주변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고 이 혼란한 시기 적게나마 알량한 이름 한번 날려보겠다고 모여든 이들의 말, 말, 말들이 그리 모여든 이들의 가슴을 움켜줬다.


물론, 아직 선비의 탈을 온전히 벗지는 못한지라 미숙한 단어 선택하며, 처음부터 공격적이고 직설적이며 자극적인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딴에 밑밥이자 기본 소개요, 사유랍시고 구구절절 깔고 들어가는 것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 덕에 저 냥반 아는 것 많네, 참 맞는 소리 하네, 그래도 뭔가 께름칙한데, 저것도 앞선 놈들과 별 다를 바 없는 것 아니여? 하는 다양한 평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다들 변질이 되었군. 본디 유학을 비롯한 제자백자의 풍토는 이게 아니야.”


물론, 이를 지켜봄에 이러한 모습을 좋지 않게 보는 이들도 있었다.


“저희가 늙은 거겠지요.”


“그도 아니면, 유학조차 저 민중에게로 넘어갔거나.”


“어쩌면 저게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교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애당초 유학에서 떨어져 나간 공화주의자 놈들이 이 땅에 지옥을 만들어놓은 게 얼마 전이거늘, 그리 변질된 작태가 이리 유학에 들러붙은 것을 좋게 본다고?”


“몇 마디 말에, 누가 더 많은 인기를 끄느냐 안 끄느냐. 적어도 이로서 어려운 말만을 주구장창 늘어놓진 않게 되었습니다.”


“모자란 것들이 배움이 없기에 못 알아먹는 게지.”


이는 다름이 아닌 그간의 세월 노구를 이끌고 이 모든 것을 지켜봐 왔던 여러 학파의 원로들.


철저한 사농공상의 사회질서와 엘리트주의를 비롯한 교화라는 소명 의식.


이들은 자신들이 남겨진 세상 속 계승되어온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유지와 보존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있었다.


“글쎄요, 그도 그렇겠지만 뭐 이 또한 차차 나아지겠지요.”


“어림없는 소리 못해도 백년은 걸려.”


“그 또한 나쁘지 않을 일이지요.”


“나쁘지가 않아?”


“들려오는 풍문에 이 모든 난국을 정리한 가 문화가 사태를 수습하면서 이 난세가 못해도 백년은 갈 것이라 예언했다 하니, 그동안은 마냥 심심하진 않겠습니다. 변해가는 어린 것들, 죽을 때까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은 나날이니 이 얼마나 좋습니까?”


“에잉, 미친 작자 같으니. 비단 음양가나 잡가의 이들도 아니고 왕사의 무리에 속한 이가 이를 인정하면 어떻게 해?”


“인정하지 않는다고 변하지 않은 세상이 아니질 않습니까? 그나저나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딴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민초를 바탕으로 집권한 공화주의자들, 저 서역에서 건너온 학문에 물든 유종의 변절자들을 그리 욕했는데, 이제와 이를 겪은 우리 세대들조차 이러고 있으니, 이제는 유학의 가치를 보존하려면 되려 백성에게 들어달라 청하고 매달려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효렴의 주객이 바뀐 게지. 이제는 저들이 우리를 천거하는 모양새니까.”


“예, 이제는 우리가 저들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러한 이들조차 인정을 해야 할 정도로 변하고 변한 세상이었다.


이들은 이미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고, 이것이 기존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만들어내니, 바야흐로 사대부들이 직접 군중 앞으로 나와 펼치는 연단 정치, 유세화 정치는 지난날의 경험을 토대로 더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상이 추락하고 그간 외면하여 비참한 현실만이 남겨진 이곳에서 시대적 진보는 기어코 실패한 것이라고만 생각되었는데, 의외로 그 속에서도 시대적 진보를 상징하며 살아남은 유산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들을, 이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궐과도 같은 풍방의 저택 안에서 확인한 두 사내의 감회는 실로 남다르다 할 수 있었다.


“가치가 없다면 사라졌겠지요. 그러나 가치가 있었기에 그에 남겨진 것들이 저리 살아남았습니다.”


“놀라운 일이지, 반 정도는 폐하의 계산이, 바램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니까.”


가후, 그리고 관녕.


작금의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실로 오묘하면서도 격정적이었다.


그토록 우려하고 걱정했던, 그러면서도 대저 왜 이를 강제로 밀어붙였는지 몰랐던, 그 와중에도 철저하게 이를 외면한 채 내버려두고 방관했던, 기어코 암중에서 이 모든 것을 주관했던, 오직 포홍만이 이해할 수 있었던 그림들과 그 너머를 본의 아니게 자신들도 보게 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장막을 들추고 미래를 엿본다더니, 그 주사위를 던지는 신의 놀음이, 이 땅의 이들이 발도 들이지 못할 경계 너머에서의 신선놀음이, 그 이해 못할 역할극의 끝이 결국 이것이었나?”


특히나 가후의 경우, 희열일지 거슬림일지 모를 표정으로 그 얼굴이 간혹 찡그러지는 떨림을 표출했는데, 이는 비단 그의 몸속에 자리한 감각의 소용돌이가 너무나도 거대했기 때문이었다.


일찍이 그 뜻을 따르긴 하였으나, 반신반의했던 것은 마찬가지요, 결국 그 실패한 과업의 끝에, 그에 따른 수습과 뒤처리를 위해 자신이라는 대상을 관리자로 남겨둔 것이라 여겼다.


그렇기에 군부통치가, 군사정권이 들어섰고, 그에 따른 예비 후보군이자 다음 순번이었던 관녕이 준비된 것이었는데, 그리 모든 것이 정리되는 줄 알았는데, 그런 자신의 앞에 펼쳐진 풍경이 그 너머로 들려오는 이들의 우렁찬 함성이 어떠한가?


- 우리는 군부를 지지한다! 이 정부가 지난 정권이 저지는 실수를 수습하길 원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묻길 원한다!


- 대저 언제까지 우리의 폐하를 기다릴 셈이냐! 아닌 말로 폐하께서도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저 먼 서역 땅에서 외적과의 전쟁에 한창이거늘, 그런 폐하가 아니 계신답시고 이대로 손 놓고 가만히 있을 것이냐!


- 나는 지금 들어선 이 군부 놈들도 믿지 못하겠다! 진정성을 보여라! 외척이라고 봐주지 말고, 붙잡아 압송하여 엄벌을 가해라!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고, 더 나은 삶을 보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라! 지난 공화정의 실패를 답습한다면 나는 그대들을 지지하지 않겠다!


살아있다.


죽지 않고 살아있다.


“변했군.”


똑같은 소리, 돌고 도는 뻔한 메아리, 외치면 외칠수록 점점 힘이 빠지는, 외면했던 현실이 점점 더 자라나는 그 순간에도 기어코 이를 외면한 채, 제 보고픈 것만 보며 그 끝을 향해 달려가는 막연한 추종자요, 희망과 긍정, 낙관론에 도취된 약쟁이들이, 눈 뜬 장님이,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자들이, 제 머리가 달려있는 것조차 잊어버린 듯, 스스로 사고할 줄 모르고 살던 그 목 없는 짐승들이 달라졌다.


“주체성을 가진 인간이 책임 의식을 지닌 채, 밖으로 나왔다. 실패한 자들의 목소리요, 나약한 이들의 목소리이자, 버려지고 남겨진 이들의 한스러움이라 의미 없을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 속에서 자연스러운 변화에 맞물려 새로운 흐름이 들어섬과 동시에 그 주변으로 모여든 이들이 어느덧 조금씩 흐르며 커지는 거대한 순환의 묘리를 이루어냈다.


“가히 오르지 못할 곳을 올라서려 하며, 기어코 이를 올려다보고 그에 손가락질을 하며 되려 이상한 것을 묻고, 마냥 하나되지 않은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오만하냐고 함은 그럴 수가 없다.


“이를 향해 되묻고 의구심을 가지며 판별하고 확인하는 것은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다.”


허면 어디 안전뿐인가?


“이들은 보신과 더불어, 그 일신의 안위와 더불어, 스스로의 운명을 더 나은 쪽으로 이끌기 위해 이를 자신들을 위한 쪽으로 끌어당긴다.”


그렇기의 가후의 얼굴에 마치 전기가 오른 듯, 순간순간 일그러지는 찡그림을 더했다.


지난날의 청렴을 비롯한 상호 견제와 고발을 비롯한 송사 등, 시대 변혁의 순간순간에 들어섰던 파편화된 모습들이 하나 되어 실패 이후로 또다시 뭉쳐 그에 엇비슷한 모습을 갖는 듯 보이나 이는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르며, 실패한 이상 속에서도 살아남은 것들이 있다. 그것이 그다음 세상을 떠받드는 기반이 되어 이제는 현실로 기울어진 무게추를 짊어지는 최소한의 기둥이자 필수적으로 깔아야만 하는 주춧돌이 되었다.”


놀랍게도, 세상은 진보했다.


그리고 이는 엄밀히 말해 자신이 예측하고 바라던 그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막상 그 뚜껑을 열고 보니 이 모든 게 제가 기획과 연출 모두를 도맡은 역할극을 무대로 올렸기에 나타난 결과였다.


그러나 되려 그것이 제 의지가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고 나니 제 의지가 그 무형의 올가미요, 그물이자, 실타래에 더한 희열과 거슬림을 느낀다.


마치 운명처럼, 지난날 하늘에 대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았을 때처럼, 마치 그 결과를 알고 있던 것처럼, 이미 다 알면서도 굳이 이를 변수와 함께 내던지는 주사위 놀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던 그때처럼.


“실로 장기판 위의 장기짝이 된 것도 오랜만이로군. 알고는 있었지만, 이를 몸소 체감하고 나니 이거야 원.”


마치 모든 것이 장난과 같고 그 모든 것이 농락이요, 우롱과 같다.


“그땐 반쯤 농으로 한 말이었는데 이제는 진짜 신들이 사는 상천(上天)으로, 인간 세계의 끝인 서쪽 너머 신의 세계로 가게 생겼으니, 이거야 원.”


그렇게 가후는 존중과 존경을 담아, 그 너머의 희열과 거슬림을 담아, 서쪽을 향해 가볍게 목례를 하듯 그 고개를 숙여 보였다.


“이렇게 되면 미노타우르스란 이름의 흰 짐승, 백우의 의미를 또 다른 쪽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지 읂가?”


서토를 상징하는 흰색, 때 묻지 않은 본질을 상징하는 흰색, 이 진나라를 상징하는 흰색, 그러한 진나라를 상징하는 흰 짐승. 누구는 그것을 새하얀 범을 말하고 누구는 그것을 새하얀 이리라 말하나 그 둘 모두는 실상 왕이요, 군림하는 자이자, 통치하는 자요, 포식하는 자로서 두려움과 위엄이 공존하는 이를 뜻하기에 위정자를 뜻하고 이끄는 자를 뜻하니, 그 특색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가정 맹어호라, 그들의 정치는 실로 호환이니 좋게 말하면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이요, 나쁘게 말하면 호랑이에게 물려가는 것이라.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 장단이 극명하다 할 수 있을 터.


그렇다면 그러한 서토를 상징하는 흰색, 때 묻지 않은 본질을 상징하는 흰색, 이 진나라를 상징하는 흰색, 그러한 진나라를 상징하는 다른 흰 짐승은 어떠한가?


뿔이 있는 짐승은 상승의 기운이 있고, 뿔이 없는 짐승은 하강의 기운이 있다.


그렇기에 뿔 없는 범이 위에서 덮쳐 이를 찍어 짓눌러 소멸시키려는 것이고, 그에 뿔 있는 소가 이에 저항하여 밀어내고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범은 이 땅에서 제일 크고 높은 산의 왕이요, 천하를 다스린다.


소는 이 땅에서 제일 작고 낮은 땅의 노예요, 천하를 다스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매양 범이 소를 사냥하며 물어 죽일 수 있냐 함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니 이는 달리 말해 위정자들 앞에 대항하는 백성이라.


순박한 기질에 그 코가 꿰여 다스림을 받아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언제고 제 잡아먹고 착취하며 부리는 이가 주인임에도 그에 군말 없이 복종하며 그 우직하고 느린 걸음으로 따르는 것이 그들이라, 그 숭고한 가치를 앎에 스스럼없이 몸을 내던져 타인 앞에 희생의 가치를 아는 것도 그들이라.


그러나 때론 그 위정자들마저도 곤란케 하며 이들의 처지를 어찌 다룰 줄 모르기에 그저 어떻게든 엇나가지 않도록 최대한 가둬두기만을 바랄 뿐, 그렇기에 막연한 울타리도 아닌 미궁을 준비하는 것일지라, 그래서 종잡기 힘든 괴물이요, 신과 함께 얽혀 왕을 곤란케 하는 것일지라.


“어쩌면 신과 인간을 노래하는 그 이면에 위정자와 백성이 있는지도 모르지. 그렇기에 들으라, 천의가 민의를 대변하며 민의가 천의를 대변한다 하는지도 모르지.”


느릿하면서도 우직한 그러면서도 우렁찬 소 울음소리가 어찌 울리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고 판별된다면.


그것이 역사고 선악이며 명군과 암군의 기준이요, 선정과 치세요 악정과 난세라면, 그들이 어떠한 소리를 내느냐가 그 모든 것을 논하고 정하며 어찌 끝맺을지를 정하는 것이라면.


실로 그렇다면.


“아직 나는 온전히 이에 동의할 수 없다. 목동 없이 스스로 이끌리지 못하는 것들의 소리에 마냥 기울인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으니, 도리어 그들이 주인 없이 살아가는 길들여지지 않은 것들마냥 제 갈길과 앞길에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비단 제 사는 울타리와 무리 그 주변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너희가 기어코 너희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네가 아닌 이들을 위해 스스럼 없이 뛰어든다면 그땐 인정해주지. 이전처럼 멋대로 제물을 점지하며 애먼 하나를 희생시켜 그 모두의 알량함을 도모하던 그 시절, 그대로를 내버리지 못한다면 그때까지는 반쪽으로 남을 것이니 온전해지지 못할 것인즉, 지켜보겠다.”


그렇게 하나의 새장을 두고 얻어낸 결과물에, 하나의 새장을 열어 얻어낸 변화에 가후는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에 비해 여전히 그 주변을 물들이며 메아리처럼 울림을 제공하는 소 울음소리에, 이들이 외치는 백성의 소리에 되려 감격하고 감화된 이는 따로 있었으니,


“보고 있는가, 진밀? 기어코 자네가 세상을 이리 바꿨으이. 그 고집이, 그 노력이 마냥 세상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었어.”


그리고 그러한 가후의 곁에는 눈시울이 붉어져 있음에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는 관녕이 있었다.


“자네가 심은 씨에서 자라난 싹이 자라나 그리 결실을 맺고 죽었네. 그 결실이 이 땅에 또다시 새로운 싹을 틔웠지.”


그리고 이는 비단 그러한 진밀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된 그만의 슬픔이자 그만의 안녕이며 그만의 위로였다.


“그 속에서 나는 희생이요, 구속 없는 선택에 따른 자의로운 이들의 결의를 다시금 빛나게 할 것이야. 그 목소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어디 한번 끝까지 가볼 생각이네.”


작가의말

노트북 수리와 더불어 겨우 돌아왔습니다. 여러 일들도 많았는데 그래도 다행이 어떻게든 살렸네요.


밑 단락은 추후에 수정할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허나 우선 너무나도 공백이 길었기에 이리 먼저 올려봅니다. 이 또한 아직까지 반쪽짜리네요.


여러분들은 꼭 노트북 이상하면 바로바로 고치러 가시길 바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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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429화 – 그때에 이르러 그 모든 것이 다 상처투성이에 불과하겠지 22.11.09 533 5 18쪽
429 428화 – 나아감에 그 끝엔 오직 영광뿐인 상처뿐이 없나니 22.11.05 159 3 15쪽
428 427화 – 각자가 바라보는 그 너머의 세상, 그 끝을 향해서 22.10.29 158 3 21쪽
» 426화 – 절반의 실패와 더불어 남겨진 유산이 이룩한 진보 +1 22.10.22 173 4 16쪽
426 425화 – 백성이, 기득권이, 사족이, 관료가 아닌 군대가 국가의 주인이 되어야 옳다 +2 22.10.05 196 3 21쪽
425 424화 – 실패한 시대의 이면, 이를 뛰어넘을 또다른 시대적 일면 22.10.04 162 5 21쪽
424 423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3) +2 22.10.03 162 3 24쪽
423 422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2) +1 22.09.28 163 3 20쪽
422 421화 – 미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 날개의 그것과는 사뭇 같은 이야기(1) +1 22.09.22 209 4 21쪽
421 420화 – 이는 공화정의 몰락인가 그도 아니면 크레타의 몰락인가 22.09.21 150 2 23쪽
420 419화 – 전조의 낙양과 다를 바 없이 붕괴하는 장안 +1 22.09.20 150 4 20쪽
419 418화 – 부패할 수 없는 자의 시대가 저물면 철혈의 재상이 집권할 시기가 찾아든다 22.09.19 157 4 24쪽
418 417화 – 마총 전투의 승리와 그 이후의 옹주 +2 22.09.15 169 3 21쪽
417 416화 – 마총 전투 22.09.15 152 2 22쪽
416 415화 – 전국책을 품에서 놓지 않은 남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2) 22.09.13 159 3 19쪽
415 414화 – 전국책을 품에서 놓지 않은 남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1) 22.09.07 209 4 27쪽
414 413화 – 승천을 해야만 하는 용의 운명 22.09.06 156 4 19쪽
413 412화 – 진한대전의 시작과 용의 출현(2) +3 22.09.04 168 5 22쪽
412 411화 – 진한대전의 시작과 용의 출현(1) 22.09.04 173 4 23쪽
411 410화 – 진한대전의 의의 +2 22.08.31 202 3 21쪽
410 409화 – 읍참진밀(2) +2 22.08.26 215 5 16쪽
409 408화 – 읍참진밀(1) 22.08.25 165 3 20쪽
408 407화 – 익주 재일의 기재 22.08.18 187 4 21쪽
407 406화 – 전쟁과 복수를 천명한 양치기 소년의 결의 +2 22.08.17 174 5 28쪽
406 405화 –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천명 22.08.14 162 4 23쪽
405 404화 – 그 정치와 전쟁의 사이, 조위와 유범의 출사표 22.08.12 155 4 25쪽
404 403화 – 진밀과 이권은 품 안의 비수요 전장의 방패이자 정치이며 전쟁이다 22.08.10 169 4 20쪽
403 402화 – 그 와중에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은 그들이 자리하고 있는 익주만의 사정이었다 +2 22.08.09 160 4 26쪽
402 401화 – 같은 꿈을 꾸는 자들을 위한 희생양과 대공황 22.08.06 180 3 22쪽
401 400화 – 실로 위험한 이들이 동화 같은 꿈을 꾸었다. 그것도 같은 꿈을 꾸었다. +2 22.08.05 191 5 19쪽
400 399화 – 복수를 천명한 양치기 소년은 들개를 이리라 속이며 이 땅에, 이 나라에 전쟁이 필요한 이유를 설 22.08.03 196 5 21쪽
399 398화 – 대나무를 입에 문 이리는 복수를 위해 누군가 던져주는 쌀밥을 씹는 들개가 되었다 22.08.02 194 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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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394화 – 밀감과 감, 검독수리와 크고 원대한 꿈을 품은 제국 22.07.20 195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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