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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우주에서 돌아오는 중 ☽

굴참나무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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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웃별
작품등록일 :
2016.01.25 14:04
최근연재일 :
2016.02.0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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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656

작성
16.01.3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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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9. 목각인형의 비밀 (4)

DUMMY


현관문을 열자 여러 종류의 꽃에서 나오는 복합적인 향기에 머리가 맑아진다. 아침보다 놀랍게 싱싱해져 있다. 같은 꽃이어도 누군가의 죽음과 연관된 꽃다발일 때와 각자의 자리에 재배치되어 스스로 물을 빨아올릴 때의 향기는 이렇게 다르다. 존재의 의미가 달라지면 내뿜는 숨결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도 재배된 꽃들의 특징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싱겁다고 할까,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리듬의 음악 같다고 할까.

사람을 위해 재배된 꽃들은 스스로 향기보다는 시각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이들은 색상에 더 신경을 쓴다. 곤충을 불러들일 필요가 없어 페로몬 화합물을 쏘아댈 필요도 없고 해충을 제어하기 위해 독소들을 합성해낼 필요도 없으니 그 향기는 밋밋해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이들은 색상을 향기로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지고 있다.


나는 축축한 가방을 현관에 내려놓고 손을 꼼꼼하게 씻고 세수를 하고 구강세정액으로 입을 헹군다.

호박마차를 나와 버스정류장까지는 재이의 우산을 함께 쓰고 왔다. 재이의 우산은 작았고 습한 날이라 농밀하게 닿는 재이의 체취는 꽤나 자극적이었다. 때때로 어떤 냄새들은 머릿속을 외설스러운 생각들로 가득하게 한다. 본인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냄새들은 냄새의 주인에 비교적 충실하다. 그녀는 서서히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고 있는 중이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아직 아니었다.


“나는 좌석버스를 타면 되는데 너는 집에 어떻게 가?”


“여기에서 멀지 않아. 지하철을 타도되고, 택시를 타도 금방이고.”


“그럼 거기까지 내가 바래다줄게. 지하철역이나 택시 정류장까지. 너 우산도 없잖아. 아니면, 근처 카페에라도 들어갈까? 비가 그칠 때까지.”


“나는 지금 아무 것도 마시고 싶지 않은데.”


호박마차에서 디저트로 마무리한 뒤라 정말 아무 것도 마시고 싶지 않았다. 퐁당 오 쇼꼴라의 풍미가 입 안에서 점점 잦아들어가는 여운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내가 두 잔 마실게, 넌 그냥 비가 그칠 때까지 앉아만 있어.”


재이답지 않게 집요한 목소리가 끈적거리는 거미줄처럼 얼굴과 목에 엉겨 붙었다. 뭔가를 감추고 있는, 그래, 상대방이 눈치 채지 않게 어느 카페에 이벤트 신청을 해놓고 우연을 가장해 그 카페에 들어가기만 하면 지금까지의 잘못이나 무례함 따위는 모두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그런 종류의 목소리였다.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끈적이는 그물에 걸려든 곤충처럼 망설이고 있을 때 재이가 농담처럼 피식피식 웃으며 말했다.


“널 잡아먹으려는 게 아냐.”


재이는 침묵이 주는 무게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간적인 작은 틈새가 벌어지면 서둘러 막아버려야 책임을 다했다고 느끼는 것이다.


“사실은 나한테 화가 난 거지? 내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했다가 뒤늦게 나타났기 때문에······. 그리고 네가 유정휘 씨의 손자라는 걸 내가 알아 버려서······.”


화가 난 것은 내가 아니라 재이였다. 그녀는 내게 화가 났다기보다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화가 난 사람을 달래는 방법을 알지 못해 그냥 잘 가라고 말하고 돌아섰다. 노여움은 스스로 합성한 기분인 만큼 본인이 삭혀야 한다. 재이는 나를 붙잡아 미안하다고 하며 광택이 없는 검은 포장지에 싼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진짜 생일선물이야.”



소파에 앉아 재이가 준 상자를 열어본다. 작은 카드에는 ‘생일 축하해. 너에게는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시트러스 계열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면 네 생애의 첫 향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고르고 골라 겨우 선택한 거란다. 마음에 들기를 바래. J.’ 라고 적혀있다.

‘중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을 여러 각도에서 해석해보았지만 부정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남들에게 조롱당해 구겨졌던 한 부분이 조금 펴지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재이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 해도 내가 향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사람들은 향수에 그럴듯한 수식어를 붙여 몸에 뿌리지만 그것들은 ‘음미’하기에는 너무 강렬하고 쉽게 상한다. 그러니까 각자의 고유한 체취와 결합하면서 그 덧뿌려진 냄새들은 변형된다. 꽃에서 나오는 향기가 생령이라면 향수는 유령이다. 재이는 어떤 마음으로 향수를 고른 걸까? 내게 향수가 어울린다고 생각한 걸까? 단지 ‘처음으로’ 내가 받을 만한 걸 고른 걸까? 향수가 진짜 생일선물이라면 붉은 리본을 단 볼펜은 농담이었던 걸까?



세탁실에 들어가 입고 있던 옷을 하나씩 벗어 세탁기에 넣고 세제를 넣은 후 버튼을 누른다. 욕조에 물을 채우는 동안 벌거벗은 채 집안을 서성인다. 커튼은 활짝 열려있다. 시신경이 피곤한 날이 아니면 보통 커튼은 닫지 않는다. 어차피 이곳은 초고층아파트의 상층. 엿볼 사람도 없고, 엿볼 수도 없다.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신 뒤에 가장 먼저 바뀐 습관이다.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몸으로 집안을 어슬렁거리고 있으면 한 마리 야생 동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미류가 들으면 비웃을지도 모른다. 규칙을 깨트렸다고 하는 게 고작 벌거벗고 집안을 어슬렁거리는 일이야? 라며. 하지만 이렇게 몸에 걸친 것을 벗어던지는 것만으로도 내가 학습한 모든 규칙들, 언어를 포함해서 습관, 가치관, 문화와 야만을 구별하는 모든 기준들을 처음으로 되돌려놓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내가 감히 상상도 해보지 못한, 나로써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어딘가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여기까지만이다. 지금 붙들고 있는 일상을 놓아버리면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들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버릴 것만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엔트로피는 커진다. 그만큼 무질서해질 확률이 커진다는 뜻이다. 거기에 어떤 노력을 가하지 않는 한 질서정연한 모습은 끝내 되찾을 수 없다.

끝없는 불면의 밤에 쫓겨 하루하루가 머나먼 여행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일상인 것이다. 집 안에는 오랜 세월에 걸쳐 할머니가 이루어놓은 한결 같은 질서가 있다. 이 집에 있는 동안만큼은 할머니의 질서대로, 마치 집의 일부로 존재하는 가구나 소품들, 식기들처럼 나는 스스로 어디에 있어야 할지, 무얼 해야 할지를 안다.

머지않아 이 집을 떠날 것이다. 할머니의 유언장에는 이 집을 처분해야할 이유와 엄마의 집으로 들어가기를 희망하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물론 이 집을 떠나는 것과 엄마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것은 내가 선택하면 된다. 엄마의 집은, 할머니와 엄마와의 차이만큼이나 다른 질서가 적용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언젠가 할머니가 진 할머니에게 ‘그곳은 사람의 집이 아니라 들짐승의 집’이라고 하는 말을 엿들은 적이 있다. 적어도 할머니가 보시기엔 꽤 무질서한 것임에 틀림없다.



욕실로 들어가려고 할 때 인터폰이 울렸다. 8시 27분이다. 호박마차에서 식사를 한 날은 보통 10시가 다 되서 집에 오곤 했는데 오늘은 꽤 일찍 돌아왔다. 일찍 이라고는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금, 이런 시간에 방문객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가슴이 조금 울렁거렸다. 한 순간 그게 미류였으면 하고 기대를 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미류는 불쑥불쑥 집에 찾아왔다. 집안일을 봐주시던 아주머니는 친구가 놀러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믿었지만 할머니는 다르게 생각하셨다. 사전 연락 없이 불쑥 나타나는 것은 민폐였고 더구나 올리비아의 ‘방종함’을 물려받은 미류 때문에 나까지 무례해지는 건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곳으로 이사 온 뒤에 할머니는 이 아파트의 시스템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다. 사전연락 없이, 혹은 거주자와 함께 오지 않은 방문객은 일단 관리소에 몇 호실 손님이라고 알려야 한다. 그러면 관리인이 인터폰을 넣어 확인을 한 뒤에 들어올 수 있다.

어찌되었든 미류가 아무 때나 나타났던 건 아득히 먼 어릴 적 이야기이고, 미류는 이 집을 모른다. 나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나타날 때까지 학교에서 무조건 기다리는 것뿐이다. 미류는 더 이상 어딘가에 같이 가야한다고 떼를 쓰는 꼬마가 아니다.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고집을 피우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토록 오랜만에 재회를 했건만, 예전에 내가 훌쩍 이사를 왔던 그 집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가르쳐주지도 못한 채 그냥 헤어졌던 것이다. 그건 내 책임이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인터폰을 받자 관리인이 방금 할머니에게 배달된 꽃이 있으니 가지고 오겠다고 한다. 나는 내일 내가 가지러 내려가겠다고 말하려다가 목말라할 꽃들을 생각하며 그럼 문 앞에 놓아두시라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의 이름은 우현이다. 왼쪽 가슴에 달린 이름표에 그렇게 적혀있다. 기우현. 경비원을 포함해 고객관리센터에 직원들이 몇 명 있지만 2년 전에 들어온 우현은 다른 직원들에 비해 부담스러울 만큼 친절하다. 가끔 사적인 일을 묻기도 해서 할머니는 썩 좋아하지 않으셨다. 나도 그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의 크고 검은 눈동자가 나를 보고 있으면 내 가슴은 무섭게 떨린다. 꼬이고 뒤틀리고 튕겨나가고 요동치는 무엇인가가 우현을 감싸고 있어 나는 그의 기분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그것이 나를 무섭게 한다. 그에게서 발산되는 냄새는 아득히 먼 곳에 위치한 어느 행성 같다. 머리 위에 항성을 세 개 정도는 두고 있는 습하고 덥고 검은 행성. 그의 입과 코와, 땀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속을 들여다보기에는 대기층이 너무 탁하고 두텁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며, 결례를 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를 피해왔다.


목욕을 하면서 집안의 공기 일부가 순환하는 것을 느꼈다. 물론 그럴 수는 없다. 욕실의 문은 닫혀있다. 그러나 온 몸에서 긴장감이 펄서처럼 발생된다. 육중한 현관문은 닫히면 자동으로 잠기는 시스템이다. 우현이 복제한 카드, 혹은 아파트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만능 카드를 가지고 있고,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올 사람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욕실 밖에 침입자가 있는 것 같아 한없이 불안하다. 집 안 공기가 순식간에 확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욕조에서 나와 재빨리 가운을 걸친 순간 손잡이가 돌아가고 문이 열렸다. 수증기들이 열린 욕실 문을 통해 급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그리고 욕실 입구를 막고 검은 행성이,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들을 머리에 이고 밀도가 높은 습한 대기 아래에 서 있는 것을 본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열기로 들끓는 목소리를, 나는 들을 수 없다. 이미 그의 목소리는 말의 의미를 잃고 말았다. 그가 어떤 말을 해도 내 귀에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불에 달구어진 조약돌이 의식의 장(場)에 연기를 내뿜으며 마구 떨어질 뿐이다. 부탁, 너는, 얘기, 않을, 널, 내가, 그,······ 전혀 의미를 전하지 못하는 그의 목소리의 파편들이 내 몸을 찌른다.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아무렇게나 손을 뻗어 닿은 비누를 움켜잡고 우현을 향해 힘껏 던진다. 비누가 다윗의 돌멩이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그러나 향도 색도 엷어진 보라색 라벤더 비누는 우현의 오른뺨을 때리고 가벼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질 뿐이다.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우현이 다가온다. 내 몸은 이미 두려움으로 한없이 응축되어 납작해져버렸다. 스스로의 질량에 못 이겨 압사를 당할 것만 같다. 용암과도 같은 뜨겁고 끈적이는 입김이 내 몸 속에 고통스럽게 파고든다. 내 등에 산맥처럼 돌출된 작은 등뼈들이 허물어지는 것을 느낀다. 차라리 두통을 앓다가 죽는 편이 나을 것이다. 고통과 절망과 수치심으로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피부에 작은 돌기들이 일어난다. 지금까지의 어떤 보호막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아챈다. 경비 기능이 해체된 이 아파트는 부끄러움만 남은 흉물일 뿐이다. 이 세상에 나는 혼자인 것이다. 세상은 저 아래에서 줄곧 검은 입을 벌리고 내가 잡고 있는 것을 놓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 힘이 빠진 순간 나는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리는 것이다.

찢어질 듯한 고통과 함께 절박감이 심장을 죄고 숨을 틀어막는다. 짐승 같은 커다란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 검은 행성을 둘러싼 대기의 유독성물질에 그가 스스로 중독되어 쓰러져 버리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간절히.


윙윙거리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귓가에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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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7. 최초의 기억 (2) +6 16.02.06 537 6 17쪽
24 16. 최초의 기억 (1) +8 16.02.06 408 6 15쪽
23 15. 공중의 방 (2) +6 16.02.04 522 6 7쪽
22 기억의 원소 #8 +6 16.02.04 828 6 10쪽
21 14. 공중의 방 (1) +4 16.02.03 424 5 12쪽
20 기억의 원소 #7 +6 16.02.03 449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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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2. 진실의 파편들 (2) +10 16.02.02 433 7 26쪽
17 기억의 원소 #6 +10 16.02.02 517 7 10쪽
16 11. 진실의 파편들 (1) +10 16.02.02 381 7 24쪽
15 기억의 원소 #5 +8 16.02.02 405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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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기억의 원소 #4 +8 16.02.01 609 9 10쪽
» 9. 목각인형의 비밀 (4) +9 16.01.30 423 10 13쪽
11 기억의 원소 #3 +12 16.01.30 333 8 10쪽
10 8. 목각인형의 비밀 (3) +11 16.01.28 363 8 13쪽
9 7. 목각인형의 비밀 (2) +12 16.01.27 522 8 14쪽
8 6. 목각인형의 비밀 (1) +6 16.01.27 288 9 9쪽
7 기억의 원소 #2 +14 16.01.27 43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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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억의 원소 #1 +10 16.01.25 535 1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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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새들의 군무 (2) +8 16.01.25 759 1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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