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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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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6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11.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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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DUMMY

이안이 입을 열기 바로 직전이었다. 카할이 재빠른 동작으로 소파 곁으로 다가가더니 한쪽 무릎을 바닥에다 꿇고 앉았다. 왕을 우러러보며 비장하면서도 강단있는 목소리로 그가 또박또박 말했다.


“저희가 오늘 왕을 뵈러 온 이유는 거인들에게 빼앗긴 토르의 망치 때문입니다.”


“토르의 망치? 안타깝게도 그것은 현재 여기 딥언더니아에 없지. 그래 뭘 더 말하고 싶은 게냐? 이제 너도 알았으니 온 딥언더니아인이 아는 건 시간문제이겠구나.”


왕은 왜 비밀을 누설했냐는 듯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이안과 수진을 째려보았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들도 카할의 양 옆에 똑같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안이 살며시 고개를 들더니 대담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간청하였다.


“왕이시여. 저희가 요툰하임으로 가서 토르의 망치를 되찾아오겠습니다.”


그 말을 듣자 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가만히 서 있었다. 곧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무섭게 화를 내며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입에서 침까지 마구 발사되어 그들의 머리 위로 부슬비처럼 떨어져 내렸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제정신들인 게야? 요툰하임이 무슨 아이들 동화책에 나오는 곳인 줄 알아?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하는 말이더냐?”


“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르의 망치는 이곳 딥언더니아 왕국에 속한 것입니다. 마왕 블랙수트가 탈출한 이상, 성물을 ‘다크 동맹’인 악의 무리 손에 더럽히게 둘 순 없습니다. 누군가가 결국 해야 할 일이라면 저희가 하겠습니다. 가서 그것을 꼭 되찾아오겠습니다.”


“대답한 이안은 들으라. 나는 결코 허락해줄 수 없다. 그곳으로 가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어. 죽으러 가는 길이란 말이다. 게다가 너희는 아직 어리다. 앞으로 살날이 창창히 남은 이들에게 그런 무거운 임무를 지어주다니, 나 자신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도다.”


“왕이시여. 제발 허락해 주십시오.”


카할이 애절한 목소리로 간청하며 이마를 바닥에 바짝 숙여 절을 했다. 수진도 자동적으로 그를 따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은 고개를 힘껏 내저으며 거부의사를 표할 뿐이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왕의 코와 입에서 짐승이 내뱉는 것 같은 거친 숨소리가 튀어나와 방안 가득 울려 퍼졌다.


그는 한동안 씩씩거리며 아무 말도 잇지 못하다가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자 이안을 향해 물었다.


“하나만 더 묻겠다. 요툰하임으로 가기 위해 너희가 전에 지하에서 발견한 그 문으로 들어가려는 것이냐? 내가 쇠말뚝과 쇠사슬을 풀어 문을 열어주고 너희가 들어가면, 안에서 거인이 귀여운 표정으로 웃음을 띠며

“어서 오세요, 귀여운 손님. 힘드실 텐데 자, 여기 찾으시던 망치 대령했습니다.”라고 할 것 같으냐?

이 바보들아, 거인이 얼마나 크고 무시무시한지 알기나 하느냐? 난 아직도 여전히 그날의 악몽을 꾼단 말이다. 악몽을 꾸고 난 다음날 아침마다 지하로 내려가 사슬과 말뚝을 수차례 확인하고 또 확인한단 말이야. 그런데 그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지금 확실히 알려주겠다.

만약 너희가 거기로 가겠다고 한다면 들어간 후 문은 바로 닫히고 이전보다 더 단단히 봉쇄될 것이다. 재수가 없어 안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절대로 열어 줄 수 없느니라. 알겠느냐? 그 안에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단 말이야. 아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니 다시는 그 일을 입에 담지 말거라.”


“안심하십시오. 문을 열어달라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다른 방법으로 요툰하임에 갈 것이거든요.”


이안의 말에 그의 눈이 왕방울 만하게 커졌다. 더불어 샤를르 리의 보라색 눈동자도 호기심에 보석처럼 빛이 났다.


“도대체 어떻게 간다는 것이냐?”


“학을 타고 날아갈 것입니다.”


“뭐, 하악?”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오자 왕의 말문이 턱 막혀 발음까지 이상하게 꼬여졌다. 그의 목에서 침이 꼴깍 삼켜지는 소리만 들릴 뿐 사위가 고요해졌다. 이어 카할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보충설명을 이어갔다.


“전설에 따르면 학의 둥지가 요툰하임 숲에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흰 학을 타고 그곳으로 갈 예정입니다.”


“너는... 너는... 그 전설이 확실한 정보라고 믿고 있는 것이냐?”


'이런 바보 천치들 같으니라고.'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눈에서 불꽃이 튀고 부르르 떨려오는 왕의 목소리에 카할은 잠시 머뭇거렸다.


순간 머리 뒤통수로 집채 만 한 파도가 불현듯 강타해오는 것만 같았다. 그의 눈앞이 멍해졌다. 그러고 보니 그와 친구들은 단순히 그것이 사실일 수 있다는 가정을 믿고서 여태껏 일을 진행시켜왔었던 것이다. 증명할 수 없는 오래된 전설이라는 전제를 까맣게 잊어버린 채 말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만약 진짜로 갔는데 전혀 다른 곳이라면?


카할뿐 아니라 수진과 이안도 당황하여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였다. 그들의 등골이 오싹해지고 머릿속이 백지처럼 하얗게 바래졌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나 보다. 전설과 동화가 ‘진짜 그럴 수 있을 거야.'란 순진함과 순수함으로 여러 겹 포장되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무조건 믿어도 될 만한 사실이나 정보로 싹 둔갑해버렸으니 말이다.


왕이 씁쓸한 눈초리로 그들을 쳐다보다가 이내 탄식했다.


“아,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전설만 믿고 그곳에 가겠다니? 참으로 무책임하기 짝이 없구나.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놈들이니 겁이 없어 그렇겠지. 그만 되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 집어치우고 어서 돌아가 잠이나 더 자도록 하여라. 이건 왕으로서 명령이다.”


“하하하, 왕이시여, 아쉽게도 그 전설은 전혀 헛소리가 아닙니다.”


혼자 살며시 미소를 짓던 샤를르 리가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그의 움직임은 다람쥐처럼 민첩하면서 뱀처럼 유연하고 기린처럼 우아했다. 처음부터 유난히 이안을 주시하던 그가 여전히 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옥구슬 같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 전설은, 왕에게는 참으로 애석하게도 이들에겐 참으로 희망적이게도 사실입니다. 이곳으로 매년 날아오는 학들은 ‘거인의 목욕탕’이라 불리는 폭포 너머의 요툰하임 숲에 살고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학을 이용해서 간다면 분명 그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전혀 무책임하거나 말도 안 되는 계획은 아닌 게지요.”


“자네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나? 직접 그곳에 가 보았나?”


“아니오.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목격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망치를 빼앗아간 사악한 거인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군요. 요툰하임은 굉장히 방대한 지역이거든요. 어쨌든 저에게는 이들의 방법이 꽤나 괜찮게 들리는데요. 얘들아, 그러면 말이다. 그곳에 도착한 후에 어떻게 망치를 찾을 계획인지 한번 물어봐도 될까?”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중요한 점은 거인에 비해 저희가 덩치가 작으니 몰래 숨어 다니기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그쪽 상황을 봐가며 다음 계획을 세울 겁니다.”


이안이 그를 똑바로 응시하며 답하자 그의 보라색 눈동자가 더욱더 반짝거렸다. 이안은 아까부터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그가 점점 불편해지던 중이었다. 마치 그의 의중을 알아차렸다는 듯이 그가 재빨리 시선을 돌려 왕에게로 향하였다.


잠자코 듣고 있던 왕의 표정은 다행히 아까보다 조금 누그러져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걱정이 가시지 않는 듯 이젠 타이르는 어조로 아이들을 구슬리기 시작했다.


“너희들의 결심은 잘 알겠다만 아무리 봐도 안 되겠구나. 용사도 감당하기 힘든 거인을 어찌 너희 같은 애들이 대항할 수 있겠느냐? 까딱 발각되는 날엔 바로 그들의 밥이 되어 버리고 말 텐데. 이미 지하 감옥의 그 난장판을 목격했기에 무슨 말인지 잘들 알겠지? 요점을 말하자면, 망치는 이제 그만 잊어버려라.”


“허락을 안 하신대도 저희는 꼭 갈 겁니다. 이미 저와 이안은 결정을 내렸으니까요.”


카할의 간청은 왕에게 거의 반 협박조처럼 들려왔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불쾌히 여기지 않은 채 혼자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그때였다. 옆에서 침묵을 지키던 수진이 중대한 결심이라도 한 듯 주먹을 꼭 쥔 채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주변 분위기보다 더 무겁게 깔리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저도 같이 갈 예정이니 그리 아시옵소서.”


“뭐라? 수진 너도 말이냐?”


사색에서 깨어난 왕이 화들짝 놀라 숨을 몰아쉬며 말하였다. 남자아이들이야 그나마 이해가 간다만, 약해 보이고 별다른 능력도 없어 보이는 그녀가 영 미덥지 않다는 표정으로 변하였다. 이안과 카할은 아까부터 꾸역꾸역 참아왔던 불만이 순간 터져버렸는지 무서운 눈길로 그녀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냥개가 몰아 짓듯 그녀를 꾸짖었다.


“넌 도움이 아니라 방해만 된다니까.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이안, 네 걱정이나 하지 그래!”


“수진, 너한테는 너무 위험해. 이안이야 뱀파이어니까 잘 안 죽을 거고, 나야 체구가 작아서 잘 안 들킬 거야. 그런데 너는 아니야. 그냥 여기 남아 있어. 그게 진정으로 우리를 도와주는 거야.”


“카할, 만약 너희들만 간다면 나 혼자 학에게 잡히든 매달리든 어떻게든 따라갈 테니 그렇게 알아!”


계속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그녀와 그런 그녀를 말리려고 진땀을 흘리는 두 아이들. 그들 사이의 실랑이를 왕은 의자에 앉은 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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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1 1 10쪽
»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9 1 10쪽
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2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4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40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3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9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7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8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9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2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5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5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9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5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3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1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2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4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4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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