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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35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12.21 10:19
조회
81
추천
1
글자
8쪽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DUMMY

그는 블랙수트가 봉인에서 풀려나오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했던 것이다. 이안과 수진은 잠시 할 말을 잃어버렸다. 특히 이안은 약 8개월 전에 마왕이 봉인에서 풀려났다는 것, 그리고 풀려나자마자 바로 힘을 사용하였다는 점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눈치였다.


그들의 머릿속이 뒤죽박죽해진 가운데 손오공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를 감시하기로 약속한 기간이 훨씬 넘어버렸는데 아무도 구하러 와주지 않았어. 아무도. 그러니 그가 이미 탈출한 마당에 나를 풀어주겠다고 한 약속이 유효하기나 하겠냐고? 그를 감시하려고 만든 이곳의 목적도 이제 무의미해진 거나 마찬가지잖아?

하지만 난, 이미 죗값을 다 치렀어. 여기서 이렇게 계속 기다리고 있으라고? 흥, 만약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면? 에이씨, 난 탈출해야겠어. 너희가 도와주지 않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콱 죽어버릴래.”


그는 깨진 거울 조각 중 날카로운 끝을 가진 것을 집어 들어 손목의 동맥 위로 갖다 대었다. 그리고 단호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순간 수진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지 마, 제발. 우리가 도와줄게.”


“정말이지? 정말 내가 탈출하도록 도와줄 거지?”


“그럼, 그러니까 어서 그걸 치워.”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냉큼 뒤쪽으로 던졌고 그것은 난간기둥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졌다. 의기양양해진 그가 이안을 향해 큰 소리로 물었다.


“너도 날 도와줄 거지?”


“글쎄. 근데 마왕이 봉인에서 풀려나서 어디로 갔는지 혹시 알아?”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아?”


손오공은 인내심이 거의 바닥에 달했는지 짜증스럽게 대답했다. 그러나 자신의 절박한 상황을 곧 인지하고 그들 앞 난간에 매달려 다시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발 날 좀 풀어줘. 좋아, 내가 먼저 제안을 하지. 만약 탈출을 도와준다면 너희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어.”


이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가운데 손가락 두 개를 펴 그의 앞에서 흔들어대며 대꾸했다.


“우리는 두 명이니까 소원 두 가지는 들어줘야 해. 각자 하나씩 말이지. 안 그럼 절대 안 도와줄 거야.”


“알았어, 알았어. 두 가지 다 들어줄게. 제발 날 두고 떠나지만 마.”


“그럼 첫 번째 소원은 너랑 나랑 생각이 같은 거지?”


이안이 그녀를 쳐다보며 묻자 그녀는 고개를 강하게 끄덕였다. 그녀는 손오공에게 첫 번째 소원을 말했다.


“딥언더니아로 돌아가야 돼. 우리를 그곳으로 데려다줘.”


“딥언더니아라, 근데 한눈에도 너희들은 전혀 딥언더니아인이 아닌데? 뭐, 어쨌든 알았어. 너희들을 그곳으로 데려다 주지. 자, 그럼 이제 나 좀 도와줘.”


“우리가 어떡하면 되는지 알려줘.”


이안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이 정자에는 마법이 걸려있어. 지붕 좀 봐봐. 남색 기왓장에 하얀 글씨가 잔뜩 적혀있지? 바로 여기에 갇힌 자가 꼼짝 못 하게 능력을 사용 못하도록 억누르는 주문이야. 그래서 지붕 아래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이 나무 기둥들에도 다 주문이 적혀있어.

그러니까 밖에서 이들 중 하나를 깨뜨리면 되는 거야. 내가 보긴 기둥보다 기왓장 한 장을 깨뜨리는 게 가장 안전하고 좋을 것 같은데. 글씨 하나만 깨져도 여기 전체에 걸린 마법이 풀릴 거야.”


수진은 회랑을 달려 쇠창살문 밖으로 나가 작은 돌 여러 개를 주워왔다. 그리고 기왓장을 향해 그것들을 힘껏 내던졌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한 걸까? 기왓장 표면에 아주 작은 흠집만 파였을 뿐 금도 가지 않았다.


안달을 내며 펄쩍 뛰던 손오공은 그녀의 시도가 계속 실패하자 절망스러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이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그녀를 막아섰다.


“마법이 생각보다 강해. 더 센 도구로 해야겠는데.”


이안은 자신의 품에서 마법지팡이를 꺼내 앞으로 똑바로 들고 주문을 외웠다.


“플라잉이글드래곤, 쇠망치로 변해라!”


지팡이 앞부분이 점점 부풀어지더니 쇠망치 머리와 손잡이로 변했다. 쇠망치를 든 그가 멋진 점프력을 선보이며 정자의 지붕 위로 살짝 내려앉자, 손오공은 좋아라하며 박수를 쳤다. 쇠망치가 기왓장 글씨 위를 힘껏 내려쳤다.


그런데 이럴 수가, 망치가 기왓장에 닿기 일보직전에 갑자기 "펑" 하는 불꽃이 일면서 그가 저 멀리로 튕겨져 나갔다. 그는 쥐 석상에 몸을 부딪쳐 바닥으로 떨어졌다. 수진은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며 그에게 달려갔다. 그녀가 다가서기 전, 다행히 그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손오공은 그가 무사하다는 것을 알고 안심했지만 시도가 또다시 실패했다는 사실에 비통해하여 아우성을 쳤다.


“아이고, 난 이제 여기서 갇힌 채로 죽겠구나. 마법지팡이도 소용없으니 이를 어쩌누? 아무리 복숭아 몇 개를 훔쳐 먹었기로서니 이렇게 가혹한 벌을 주다니. 이제 어쩌누, 어쩌누?”


그의 울음보가 터져 나왔다. 점점 흐느낌이 심해졌다. 나중엔 아예 주저앉아 바닥을 치며 대성통곡하였다. 그런 그를 아이들은 그저 안타깝게 쳐다볼 뿐이었다. 그뿐 아니라 자신들도 이곳에서 나갈 길이 소원해진 것만 같았다. 이안은 안타까운 미안함을 느꼈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 담담히 그에게 물어보았다.


“정말로 미안한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 같아. 우린 딥언더니아로 가야 하는데 혹시 여기서 나가는 길을 알아?”


손오공은 이미 모든 것을 다 체념한 상태라 더 이상 말을 이을 힘조차 없었다. 그러나 그들이 최선을 다했음을 알기에 겨우 입을 열었다.


“나가는 길은... 나도 몰라. 여기 올 때 자루 속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길을 보지 못했거든. 어차피 내가 여기서 나가게 되면... 땅위로 날아오르려 했을 뿐... 정확한 길은... 나도 몰라.”


그들은 손오공처럼 그만 제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이대로 이곳에서 소리 소문 없이 죽어야 하나? 그녀는 순간 너무 겁이나 이안의 손을 붙잡고 아무 말조차 하지 못한 채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그녀의 등을 토닥거리며 달래던 그의 눈에 바닥에 떨어져 있는 기왓장 가루가 마법처럼 들어왔다. 그의 눈앞으로 번개가 번쩍 치고 지나갔다. 그는 급히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아까 네가 돌을 던지니까 기왓장 표면에 흠집이 생겼었지?”


“응. 근데 깨지지는 않았잖아. 우리도 여기서 죽는 거야, 이안?”


“아니야. 우린 나갈 수 있을 거야. 해결방법이 방금 떠올랐거든. 혹시 내 생각이 맞다면.”


이안은 근처에 있는 조그만 돌을 주워 기왓장을 향해 힘껏 던졌다. 그것이 돌에 맞아 아주 조금 살짝 파였는데 주문이 써진 하얀 글씨 바로 옆이었다. 그는 이제 됐다며 손오공을 불렀다.

그는 바닥에 드러누운 채 세상만사 다 귀찮은 듯 살짝 뜬 한쪽 눈으로 이안을 향하여 힘없이 고개를 돌렸다.


“너를 빼낼 수 있는 방법이 생각났어.”


“그게 뭐야? 뭐냐고?”


그는 벌떡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이안이 있는 난간 쪽으로 부리나케 달려왔다. 그의 얼굴 털은 눈물 콧물이 다 뒤섞여 엉망진창이었다.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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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2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4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40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3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9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7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8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9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2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5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5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9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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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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