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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25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11.09 15:01
조회
44
추천
1
글자
8쪽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DUMMY

이안은 햇빛이 비치는 울창한 숲을 헤치며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산을 다 오르자 정상의 나지막한 작은 평지가 나타났다. 그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뽕나무 한그루가 서 있었다. 하늘과 사방을 향해 가지들이 쭉쭉 뻗어나가며 달린 무성한 잎 때문에 주변의 평지 대부분은 그 그늘에 묻힐 정도였다.


‘이상하네. 왜 저 나무가 낯설지 않은 거지?’


그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뽕나무 둥지를 타기 시작했다. 보통 때 같으면 뱀파이어의 능력으로 손쉽게 오를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은 어찌 된 영문인지 그 능력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두 팔과 두 다리로 둥지를 얼싸안고서 있는 힘껏 올라타야 했다.


그런데 점점 위로 오를수록 머리 쪽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것이었다. 고개를 들어보았지만 수북한 뽕잎에 가려져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나무 둥지의 중간쯤 오르자 머리카락이 탈 것만 같이 무척 뜨거워졌다.


잠시 쉬었다가 조금씩, 또 조금씩 계속 올라탔다. 둥지의 2/3쯤 도착했을 때 그가 입고 있던 후드티의 모자 끝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덜컥 겁이 났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된다는 점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곧 열기는 정말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화끈해졌다. 그의 머리카락에 불이 붙더니 순식간에 얼굴로 확 번져왔다. 공포에 휩싸인 그는 크게 비명을 내지르며 팔을 휘두르다가 잡고 있던 둥지를 놓치고 말았다. 미끄러졌다. 아래로 추락하는 가운데 그의 팔과 다리가 허공에서 마구 허우적거렸다.


“악, 안 돼, 안 돼!”


그는 잠꼬대를 하며 벌떡 깨어났다. 몸을 일으키는데 젖은 옷과 머리카락에서 차가운 물이 또르르 떨어져 내렸다. 물가 옆 뭍이었다. 그는 제자리에 앉아 두 손으로 젖은 머리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석탄재 묻은 옷을 훑어보며 혹시 불에 데었거나 이상한 데는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다행히 모든 게 정상이었다.


‘꿈이었구나. 그런데 이렇게 생생하다니.’


그는 고개를 들어 어두컴컴한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 초가 흐르고 나서야, 그와 수진이 광산에서 추락해 지하수맥에 휩쓸렸다는 사실이 번뜩 떠올랐다. 여기는 잔잔한 지하 호수 같았다.


‘수진은 어디 있지?’


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는 열 걸음 너머의 물 위에 등을 대고 얼굴은 천장을 향한 채 둥둥 떠 있었다. 그는 헤엄쳐 다가가 그녀의 목을 손으로 감았다. 그리고 뭍으로 끌고 나왔다.


다행히 그녀는 숨을 쉬고 있었다. 안심을 한 그가 그녀 옆으로 쓰러져 누웠다. 그의 눈앞이 말 그대로 컴컴해졌다.


‘이제 어떡한담. 마스쿠나 수색대가 구조하러 여기까지 찾아올까? 여기서 어떻게 나가지?’


한참 동안 고민하던 그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계속 그렇게 궁리해봤자 뾰족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의 불길이 그의 몸과 마음을 강하게 휘감았다.


때마침 불이 켜진 안전모 하나가 물 위에 둥둥 뜬 채 저 앞에 나타났다. 그는 잽싸게 다가가 그것을 낚아채었다. 그와 그녀의 것 중 하나일 것이다.


그는 그녀를 흔들어 깨웠다. 천천히 눈을 뜨며 일어난 그녀는 앉은 채 아까 그가 그랬던 것처럼 주위를 둘러보았다. 공포에 찬 표정으로 바뀐 그녀가 겁을 잔뜩 집어먹어 어쩔 줄 몰라 했다.


“우리... 이제 어떡해, 이대로... 죽는 거야? 이안?”


“우선 여기서 나가야 해.”


“기다리면 아마 구조하러 올 거야. 그냥 라이트를 켠 채 그대로 있자. 응?”


그녀는 안전모를 자신의 머리에 바짝 쓰면서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그는 단호히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수맥을 따라 너무 멀리 떠밀려 온 거 같아. 게다가 우리가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어. 이 넓은 지하에서 우릴 찾기가 그리 쉽겠어? 기운 있을 때 출구를 찾아봐야 해.”


“여긴.. 보다시피 지하 호수야. 물과 우리가 있는 이 조그만 섬 밖에 아무것도 없다고. 혹시 지금 마법 지팡이 갖고 있어? 플라잉 뭐라는 주문이라도 외워서 우리 좀 밖으로 내보내 달라고 해봐, 어서.”


“탈출이나 순간이동은 그 주문 갖고 불가능해. 예전에 히든벅이 내뱉은 여의주가 있음 모를까.”


"너도 어서 뱉어봐!"


"그게 쉬운 일인 줄 알아? 엄청난 내공과 수련을 거친 자만이 뱉을 수 있는 거야. 난 당연히 할 수 없지!"


“그럼 어떡해?”


그녀는 울상을 지으며 칭얼거렸다. 잠시 후 그의 눈빛이 불현듯 반짝거렸다. 한 가닥 희망을 붙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가 물었다.


“혹시 지금 파란총알 갖고 있어?”


“광산 간다고 해서 핸드백 안 갖고 왔지. 하필 이럴 때 없다니.”


매우 안타까운 어조로 거의 울음을 터트리기 일보직전인 그녀를 내버려둔 채 그는 섬 꼭대기 위에 서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가 흥분한 목소리로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수진, 저쪽 좀 모자로 자세히 비춰 봐봐! 호수 맞은편 왼쪽 제일 끝에 말이야.”


안전모를 쓴 그녀의 얼굴이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섰다. 그러나 호수가 너무 넓어 모자의 라이트가 끝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그녀 눈에 뭔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암튼 너무 작았다. 그러나 그는 아주 확신하는 말투였다.


“저기 바위에 돌계단이 나 있어. 그 앞 물가에 배가 묶여있고. 분명 누군가가 저기 있다는 증거야. 가보자.”


“이런 곳에 누가 있다는 거야? 잘못 본거 아니야?”


“내 눈엔 보인단 말이야. 그만 징징대고 어서 가자. 어서, 수진.”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물속으로 들어가려 하자 그녀는 예전 인당수 일이 문득 떠올랐다. 마음을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또다시 다짜고짜 들어가려 하다니. 그녀는 짜증이 격하게 몰려와 무섭게 그를 쏘아붙였다.


“마법지팡이는 폼으로 들고 다니니? 이럴 때 그 잘난 마법으로 배 좀 이리 불러봐. 타고 가면 될 거 같은데.”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품 안에서 지팡이를 꺼내 저 멀리 바위 쪽을 향해 마법을 걸었다.


“플라잉이글드래곤, 배는 이리로 와라!”


처음엔 그것이 꿈틀대었다. 그러나 바로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가 두 번, 세 번 계속 외워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배는 그대로 거기에 있었다. 그가 상황을 전해주자 그녀는 다시 울상이 되어 심하게 불평했다.


“지팡이가 병난 것 아니야? 왜 잘되던 마법이 안 돼?"


“묶여 있는 것 같아. 더 이상은 못 오네.”


"그럼 어떡해, 저기까지 어떻게 가냐고?”


“그만 좀 징징대. 더 이상 재고의 여지가 없어. 헤엄치는 수밖에.”


그들이 있는 섬에서 목적지까지는 아주 멀었다. 그만큼 호수가 크고 방대하여 마치 바다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정말로 다른 대안이 없자 그녀는 모자를 벗고 물에 들어갈 준비를 하려 했다. 그때 그녀의 머릿속으로 번쩍 번개가 쳤다.


“이안, 이 안전모 좀 확대시켜봐. 예전 대나무 바구니 생각나지? 그때처럼 확대해서 타고 가자!"


"잘 되려나?”


"빨리 해보기나 해!"


"플라잉이글드래곤, 우리가 탈 정도로 커져!"


그는 그것을 전해 받아 거꾸로 물에 띄운 후 지팡이로 마법을 걸었다. 그것이 탈 수 있을 정도로 확대되었다. 모자는 양쪽으로 좀 기우뚱했지만 헤엄치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방법 같았다. 그는 자신의 지팡이를 커다란 노로 변신시켰다. 안에 탄 후 그가 뒤에서 힘차게 노를 저었다.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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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9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5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9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5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2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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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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