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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180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08.23 11:18
조회
47
추천
1
글자
8쪽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DUMMY

파자마 파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어느새 깨어난 안젤라가 이안 옆으로 다가와 자신이 졸았던 의자로 그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티앤에게서 노란 액체가 든 잔들을 다시 받아와 오붓하게 마셔댔다. 그러나 그녀가 기대한 바와는 달리 둘 사이에 그리 대화가 있지는 않았다.


수진은 카할을 옆에 끼고 앉았다. 그리고 아까 이안과 무슨 대화를 했는지 캐기 위해 이런 말 저런 말 횡설수설, 열심히 머리를 짜내어 말을 붙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한 마디도 넘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화딱지가 나서 초콜릿 케이크를 한 접시 더 먹기로 결정했다. 스트레스에는 역시 단 것이 최고이지 않은가?


그녀는 입을 삐죽거리며 테이블로 쿵쿵 다가갔다. 세상에나, 허준은 그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못한 채 계속 머물러 있었나 보다. 그의 삼겹살이 그새 오 겹으로 늘어나 있었다. 가파른 디저트 산도 완만하게 반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그런데 케이크를 먹던 그녀의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다. 과식을 했음에 틀림없었다. 그녀는 배를 부여잡고 살며시 빠져나와 자신의 방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배 신호가 점점 강렬해왔다. 방문을 닫지 않은 채 바로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래도 화장실 문은 닫고서 일을 보고 있었다.


“끼이익~”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을씨년스럽게 들려왔다.


‘사방이 막힌 지하 별궁에서 문이 저절로 닫힐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진 않을 텐데, 누굴까?'


그녀는 문 쪽으로 먼저 시선을 두며 화장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런데 앞에 뭔가가 서 있었다. 그녀는 순간 공포에 휩싸여 큰 비명을 내질렀다.


“저리 가! 어떻게 들어온 거야!”


방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머리통이 세 개에 뱀 꼬리를 가진 검은 개였다. 아니 개라기보다는 거의 망아지 크기라고 할 수 있었다.


새빨갛게 이글거리는 여섯 눈동자의 시선들이 마치 그녀의 몸을 관통할 것처럼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그것의 세 개의 입들이 동시에 쫙 찢어지자 날카로운 이빨들을 드러내며 그르렁거리는데 마치 청동 기구를 서로 문지를 때 나는 소리와 비슷했다.


그녀의 온몸으로 소름이 쫙 끼쳐왔다. 근데 소리를 듣는 순간 갑자기 몸이 마비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바로 뒤에 있는 화장실로 피하지도 못한 채 공포 가득한 눈으로 개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오후엔 학에게 잡혀갈 뻔했는데 이젠 개에게 물려 죽겠구나. 내가 살면서 무슨 그리 큰 잘못을 했다고?’


무서운 와중에도 너무 어이가 없어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손가락을 꼼지락해보았다. 다행히 움직여지긴 했다. 마비가 된 것은 아닌가 보다. 그대로 화장실로 돌진해 문을 닫고 숨어버릴까?


그녀는 머릿속으로 여러 번 시도했지만 번번이 자신이 등을 보이는 순간 저것이 확 덤벼드는 결말로 끝이 나곤 했다. 자신의 등짝으로 달려들어 물어뜯고 피가 사방에 튀는 것으로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던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비참하게 살이 찢겨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패닉 상태가 되어 땅에 뿌리를 박은 나무처럼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개의 커다란 입 세 개가 둥글게 찢어지더니 그녀를 향해 히죽히죽 웃어대는 게 아닌가? 그리고 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댔다. 마치 그녀를 환영한다는 듯이 말이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어 소매로 눈을 비빈 후 다시 쳐다보았다. 여전히 자신의 눈에는 웃는 낯으로 보였다.


그러자 그녀의 마음은 얼마간 안심이 되었다. 정말로 모를 일이었다. 머릿속으로 도망 계획이 다시금 떠올랐다. 희망이 새롭게 생긴 지금, 화장실로 무사히 피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돌연 그렇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놀라운 눈초리로 계속 그것을 주시할 뿐이었다.


개는 뱀 꼬리를 살살 흔들어대며 반갑다는 몸짓으로 서서히 다가왔다. 그녀의 바로 앞까지 왔지만 물거나 공격을 할 의사는 전혀 없어 보였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이 그것의 가운데 정수리 하나에 거의 닿을 랑 말랑한 순간이었다.


“수진, 안에 있어?”


이안이었다. 이어 그가 세차게 문을 두들겼다.


그러자 개는 몸을 돌려 문을 향해 소름 끼치도록 사납게 짖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란 그가 바깥에서 마법지팡이로 나무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경악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렇게 흉측하게 생긴 것은 생전 처음 보았던 것이다. 개의 세 머리통이 그를 향해 갈기갈기 물어뜯을 듯 무섭게 짖어대었다. 그것은 부들부들 떨며 단번에 그를 덮칠 태세로 온 몸을 잔뜩 낮게 수축시켰다.


곧 개가 그를 향해 무섭게 돌진해갔다. 꼬리에 달린 뱀의 입이 위아래로 쫙쫙 찢어지며 독니들이 크고 흉물스럽게 드러났다. 뱀파이어의 잽싼 동작으로 그는 문 옆으로 가까스로 몸을 피하였다.


그것은 더 이상 그와 상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지나쳐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가 그 뒤를 쫓아갔다. 그들은 침묵을 지키는 복도로 향하였다. 복도를 달려가는 그들 옆으로 횃불들의 불빛이 누가 더 빨리 달리나 시합이라도 하듯 따라잡으며 평행으로 달리었다.


개는 바람과 같은 속도로 복도 왼쪽에 열려있던 한 문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새빨간 여섯 개의 눈의 광채가 뒤돌아보는 가운데 문이 빠르게 닫히었다.


늦게 도착한 이안은 닫히는 문틈으로 그것의 붉은 눈들을 마지막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그는 손으로 밀어 안으로 어떻게든 들어가 보려 했지만 그를 우습게 여기라도 하듯 문은 그대로 닫혀버렸다. 그가 아무리 밀거나 손잡이를 돌리고 지팡이로 때려 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이안은 마법지팡이를 분필로 바꾸어 문 겉에다가 세모 표시를 하였다. 다음에 다시 찾아올 작정이었다.


그는 씩씩거리며 수진에게 되돌아왔다. 그녀는 여전히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침대 위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는 다급히 그녀 곁으로 다가와 이리저리 살펴보며 물었다.


“어디 다치지 않았어?”


“괜찮아. 물려고 하진 않았어. 화장실을 나와 보니까 방에 있는 거야. 열린 문으로 들어온 거 같아. 그런데 나를 해칠 의도는 없어 보였어. 오히려... 웃어줬어.”


“웃었다고? 지금 제정신이야? 딱 봐도 그건 일반 개가 아니었잖아? 괴물이었어.”


“나도 이해가 안 돼. 하지만 나에게 웃어줬어.”


“미치겠네.”


그는 방 안을 걸어 다니며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자 그녀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다시 손을 얹고 말했다.


“아마 티앤의 음료수 때문일 거야. 알코올이 들어갔는지 다들 점점 취하는 것 같더라고. 내가 도망친 문에다가 표시를 해놨어. 내일 위원장에게 말해볼게. 쉬어.”


그는 아까 부순 문을 다시 마법으로 고쳐주고 나갔다. 밖에서 방문이 열리지 않는지 단단히 확인하고 나서야 그는 자신의 방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샌드펜을 이용하여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들은 또 한 번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는 괴로운 밤을 보내야만 했다.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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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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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4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29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1 1 5쪽
»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8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8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6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2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59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0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1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3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0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0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3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3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1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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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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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4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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