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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14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06.15 10:41
조회
51
추천
1
글자
7쪽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DUMMY

그날 오후, 침묵을 지키는 복도로 되돌아온 참가자들은 교실 문이 닫힌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오전에는 분명 닫혀있던 그 옆의 문이 살짝 열려있었다. 문 안쪽은 방이 아닌 동굴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안과 카할이 앞서 들어가고 나머지는 그 뒤를 따랐다.


혼자 꼴찌로 걷던 티앤 단까 오는 바로 앞에 있는 안젤라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완전히 무시한 채 걷기만 했다. 무안해진 그가 그녀를 지나쳐 때마침 혼자가 된 수진을 발견하곤 그녀 옆으로 재빨리 다가갔다. 동굴은 아이 두 명이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너비였다.


노란 빵모자를 푹 눌러쓰고 수진의 어깨까지 오는 키를 가진 티앤 역시 참가자 모두가 입은 아방가르드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왕허준 다음가는 똥배가 불룩 튀어나와있었다. 그는 초록 쫄바지의 뒷주머니로 손을 집어넣어 휘젓더니 뭔가를 꺼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슬그머니 건네주며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것 좀 먹어볼래? 내가 집에서 가져온 젤리사탕이야.”


수진의 손바닥 위로 붉은 줄과 하얀 줄이 엉켜있는 한입 크기의 네모난 사탕들이 놓였다. 그녀는 고마움을 표시하고 얼른 하나를 입에 넣었다. 부드럽게 녹는 것이 여태껏 먹어본 사탕과는 확연히 달랐다.

입안에서 5초 정도 흐르자 굳어있던 체리 크림과 우유 크림이 서서히 녹으면서 캐러멜처럼 끈끈한 액체로 바뀌더니 곧 쫄깃쫄깃한 젤리로 바뀌었다. 체리의 달콤함과 우유의 고소함까지 더해져 아주 맛있었다. 다 씹어 먹은 그녀가 금세 나머지를 다 먹어버렸다.


기분이 좋아진 티앤 단까오는 뒷주머니를 탈탈 털어 자신의 입에 젤리사탕 두 개를 넣고 나머지 세 개를 그녀에게 몽땅 주었다.


“우리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사탕이야. 집에서 만들어 파는 건데 내 이름을 붙여 ‘티앤단까오 젤리사탕’이라고 부르지. 어때? 맛있지? 내가 많이 가지고 왔으니까 종종 나눠줄게.”


그들은 나란히 걸었다. 회색 암벽의 길목마다 횃불이 띄엄띄엄 걸려있었지만 그다지 밝진 않았다. 불현듯 그녀는 바깥세상의 햇빛이 무척 그리워졌다. 그러고 보니 딥언더니아에 온 후 지금껏 해를 보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물씬 솟아나는 밝음에 대한 그리움을 잊기 위해 그녀는 마지막 사탕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아껴가며 질근질근 씹고 있는데 그가 올려다보며 친근하게 물어왔다.


“근데 아까 말이야, 왕비가 절망감에 자살을 시도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거야?”


“글쎄, 그냥 떠오른 거야.”


“혹시 사랑을 해 본 적 있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앞서가고 있는 이안의 뒤통수를 슬그머니 쳐다보았다. 그리고 멋쩍은 표정을 지은 채 수줍은 어조로 대답했다.


“아직은.. 없는 거 같아. 티앤 너는?”


“난.. 해본 적 있어. 근데 아쉽게도 케이크를 주지 못했지.”


그의 목소리는 점점 꺼지더니 얼굴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었다. 이해가 전혀 안 된다는 눈빛을 쏘아 보내는 그녀를 향해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스위티니아'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나 고백을 할 때 정성을 다해 구운 케이크를 내밀어. 꽃 대신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종류로 말이지. 그래서 그 사람이 케이크를 먹으면 허락하는 거고 먹기를 거부하면 깨지는 거야.”


“아주 로맨틱하다. 나도 나중에 꼭 하나 받아봤으면.”


“수진, 너는 분명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아름다운 케이크를 받게 될 거야. 내가 장담해.”


그녀의 머릿속으로 빨강, 하양, 분홍 장미꽃잎으로 덮인 3단 높이의 초콜릿 케이크가 두둥실 떠올랐다. 그런데 그때였다. 앞에서 내지르는 아이들의 탄성에 그만 그녀의 장밋빛 환상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카할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외쳤다.



“세상에나, 이게 다 뭐래?”


놀랍게도 그들이 도착한 곳은 수정 광산이었다. 온 벽과 천장, 바닥 여기저기에 박혀있는 다양한 크기의 수정 결정체들이 겉으로 모습을 드러낸 채 은은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파란색 수정도 있고 보라색 수정도 있고 하얀색, 노란색 등 색깔도 가지각색이었다. 아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구경하거나 어루만지기도 하고 깨진 조각들을 줍는 척하며 몰래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광산 한쪽 끝에 위치한 물웅덩이 수면 위로 잔잔한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물살이 점점 거세지고, 파도가 철썩거리며 휘몰아치고 나서야 그들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하였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왕허준이 수정을 한 움큼 바지 주머니에 숨겨 넣고는 도망칠 준비를 했다. 수진과 우란도 냉큼 이안과 카할 뒤로 몸을 숨겨 불안스레 주시했다. 안젤라와 티앤 단까오, 해마는 파란색 수정결정체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기둥 뒤로 몸을 숨긴 채 곁눈질로 수면을 바라보았다.


곧 거대한 검은 물체가 웅덩이 밖으로 후다닥 뛰어올랐다. 얼마나 세게 뛰었는지 물이 사방팔방으로 튀며 가까이 서 있던 이안과 카할, 수진과 우란에게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꺄아악, 왕자 살려!”


왕허준이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검은 물체의 한 부분이 고무줄처럼 길게 쭉 늘어나더니 달리는 그의 배를 단번에 휘감았다. 그는 잡혀있는데도 계속 헛발질을 하며 벗어나려 애를 쓰자, 공기를 빼내는 듯 우렁찬 목소리가 검은 그림자 안에서 흘러나왔다.


“어디로 도망치려는 거냐? 이 엄마젖도 못 뗀 겁쟁이야.”


쩌렁쩌렁한 호령 소리에 막 도망치려던 아이들은 제자리에 돌처럼 굳어졌다. 하얀 대령 모자를 비스듬히 머리통에 눌러쓴 대왕문어가 흐느적거리며 웅덩이 앞에 서 있었다. 그림자에 가려졌던 진한 자주색 문어의 어마어마한 몸통과 그 옆으로 쉴 새 없이 흐느적거리는 무지막지한 빨판 다리들을 본 아이들이 다시 도망치려고 했다.


긴 자주색 다리들이 사사삭 다가와 덮치며 그들을 쓱쓱 낚아채갔다. 대왕문어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가 내뱉는 시끄러운 연설을 끝까지 다 들어야만 했다.


“메리슨 폰데 캠프에 온 겁쟁이들을 환영하는 바이다. 나는 '옥토스 대령'이다. 어릴 적, 인간들이 깊은 바다에 버리고 간 핵폐기물에서 나온 방사능에 노출되어 이렇게 몸이 커지고 성격이 아주 더러워졌다. 그러니 내 성질을 건드리지 말도록.

오늘 내가 맡은 임무는 제군들을 딥언더니아의 숨겨진 보석섬으로 데리고 가서 무사귀환 시키는 것이다. 모두들 나의 명령을 잘 따르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고, 말을 듣지 않으면 이 구덩이에 처박아 물귀신으로 만들 것이다. 알겠나? 소리가 작다! 알겠나?”


“네!”


그들은 힘껏 소리쳐 대답했다. 방사능에 오염된 문어라니 그의 뇌라고 정상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돛새치처럼 빠르게 일렬로 정렬한다. 실시!"

삽화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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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2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1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2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4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4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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