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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44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10.05 11:16
조회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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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10. 석탄 광산 NO. 5 - 1

DUMMY

두 마리의 아나콘다 조각상이 서로 으르렁대며 천장을 휘젓고 다녀 식사를 마친 아이들에게 돌가루를 뿌려대던 시각이었다. ‘침묵을 지키는 복도’ 입구에서 한참을 들어가 왼쪽 벽의 한 문이 갑자기 덜커덩 소리와 함께 밖으로 확 열리었다. 차가운 지하 바람이 밖으로 새어 나오자 문이 계속해서 삐걱거렸다. 주변에 움직임이 없을 때는 기름을 아끼기 위해 복도에 띄엄띄엄 설치되어있는 횃불들은 자동적으로 꺼지었다.


바람이 잦아들자 문의 움직임은 거의 멈추었다. 복도의 횃불 조명도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모서리가 마모되어 갈라진 그 문안의 실내는 끝없이 펼쳐진 어둠뿐이었다.


불현듯 안에서 여섯 개의 붉은 광선이 저 멀리서부터 나타나더니 빠르게 문 쪽으로 내달려왔다. 그리고 밖으로 파닥 튀어나왔다. 그것은 거슬리게 헐떡거리며 복도 안쪽을 따라 바람처럼 달려 사라졌다. 횃불들이 순간적으로 빛나다 확 꺼지며 따라 달렸다. 문이 스스로 닫히었다. 복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차가운 정적과 어둠에 잠기었다.



캠프 오후 일정은 '침묵을 지키는 복도'의 입구에서 왼쪽으로 열세 번째 문이었다. 특별히 사복이 허용된 이 시간에는 아이들이 답답한 단체복에서 벗어나 잠시 편안해질 수 있었다.

문 안은 컴컴한 동굴로 이어졌는데 어제 수정동굴로 향하던 때보다 분위기가 더욱 으슥했다.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너비에, 초가 넣어진 불투명한 유리 램프가 천장에 드문드문 걸려있어 꽤나 어두웠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안으로 들어가자 점차 넓어지며 바닥에 석탄재가 묻어 나오기 시작했다. 곧 사방이 석탄재에 둘러싸였다. 검은 바닥에 트랙이 깔려있었는데 나가는 출구를 막고 서 있는 검은 천 장막 아래로 쭉 이어져갔다. 장막은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거렸다.


맨 앞면에 자동차라이트처럼 빛이 쏴지는 램프를 장착한 낡은 나무 수레 두 대가 트랙 위로 올려 져 있었다. 수레의 뒤쪽 정 중앙에는 아주 기다란 쇠막대기가 왼쪽으로 60도 정도 기울어진 채 딱 고정되어 있었다. 수레 왼편으로 나있는 문은 바깥으로 활짝 열려져 그 아래로 나무 계단이 땅까지 내려왔다.


신이 난 아이들이 계단을 올라 수레 안으로 들어갔다. 의자로 보이는 긴 널빤지 두 개가 서로 마주 보며 양쪽에 놓여있었는데, 그 위로 손을 낄 수 있는 커다란 쇠고리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박혀있었다. 뒤에 놓인 또 다른 수레의 내부 역시 앞의 것과 똑같았다. 아이들은 수없이 오르내리며 떠들고 웃는 등 부산스레 구경하였다.


“뚜벅 뚜벅 뚜벅”


그들이 들어왔던 동굴 쪽에서 신발 굽 소리가 나더니 낮은 흥얼거림이 같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청력이 예민한 뱀파이어인 이안과 안젤라가 먼저 알아차렸고 곧 다른 이들도 움직임을 멈추고 그들이 주시하는 곳을 같이 응시했다.


소리는 점점 커지면서 입을 크게 벌린 괴물처럼 생긴 그림자가 바닥과 벽면에 길게 늘어진 채 다가오고 있었다. 왠지 무시무시했다. 겁에 질려 바라보는 그들의 얼굴은 하얗게 변해갔다. 하지만 곧 모습을 드러낸 괴물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자그만 키에 착한 인상을 가진 딥언더니아인이었다.


그는 앞면에 빛이 반사되는 찌그러진 놋대야를 뒤집어쓴 모양의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카할보다 조금 더 큰 키에, 검은색 반팔 티와 검은색 멜빵 청바지를 입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검정 고무장화를 신고 있었다. 장화와 옷 여기저기에 검은 재가 한 움큼씩 묻어있었지만 색깔 때문인지 그렇게 티 나지는 않았다.

얼굴에도 재가 묻었는데 시커먼 그의 손이 얼굴을 만질 때마다 점점 더 검게 변해갔다. 노란 수염을 두 갈래로 나뉘어 가지런히 따서 묶었고 재를 뒤집어쓴 머리카락은, 아마도 노란색인 것 같았지만, 꽉 묶어 등 뒤로 내려놓았다. 왼쪽 어깨에는 그의 키만 한 곡괭이가, 오른쪽 어깨에는 키만 한 삽을 짊어지고서 황금 눈동자를 반짝이며 천천히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수레에서 재빨리 내려와 그의 앞에 모여들었다. 그는 어깨에 짊어온 도구를 땅에 내려놓은 후 우렁찬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네었다.


“안녕? 나는 딥언더니아에서 최고의 광부로 꼽히는 ‘마스쿠’야. 오늘 나와 함께 광산으로 가서 반나절 동안 열심히 석탄과 광물을 캘 예정이란다. 운동도 되고 일도 하니 아주 뜻깊은 경험이 될 거라 믿는다. 미리 기쁜 소식 하나 알려주자면 자신이 캔 석탄과 광물 하나는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단다.”


거친 숨소리가 간간히 섞이어 말을 마친 그의 얼굴 표정은 재에 가려져 명확히 알 순 없었지만 방긋 웃는 눈꼬리만으로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는 노래를 다시 흥얼거리며 땅에 내려놓은 도구를 번쩍 한쪽 어깨에 짊어지고 첫 번째 수레로 다가갔다.


수레 왼쪽 문 밑에 달려있는 나무 계단의 제일 아래 발판을 앞으로 잡아당기자 평평하게 일자로 펴지면서 위로 들어 올려졌고, 그 뒤로 도구들을 잔뜩 실은 비밀 짐칸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것을 안에다 집어넣은 후 일자로 펴진 판자를 아래로 내려 뒤로 접으며 밀자 다시 계단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카할을 향해 명령을 내렸다.


“최대 5명까지 탈 수 있으니 너희들은 뒤에 있는 것을 이용하도록 해라. 너, 저거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알고 있지? 딥언더니아인은 아기 때부터 광산 수레 운전법을 배우니까. 양쪽 균형을 맞춰 앉히고 잘 따라오렴.”


카할 옆에 섰던 수진과 우란, 티앤 단까오는 그의 뒤를 따라 다음 수레로 갔다. 이안도 그들을 따라가려는데 마스쿠가 큰 소리로 그를 불러 세웠다.


“어이, 너는 여기 타. 저긴 딱 4명이어서 양쪽 균형이 맞는다고.”


오른편 의자 맨 앞에 앉은 안젤라가 자기 뒤로 와 앉으라며 이안에게 손짓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무시하고 왼편 의자의 해마 뒤로 가서 앉았다. 못마땅한 표정으로 그녀가 입을 삐죽거렸다. 마스쿠는 이안 뒤에 앉아 60도로 기울어진 쇠막대 끝을 잡았다. 뚱뚱한 왕허준이 안젤라 뒤에 앉자 수레의 무게 균형이 얼추 맞춰졌다.


카할의 수레에는 그와 티앤 단까오가 왼편에 앉고 오른편으로 수진과 우란이 나란히 앉았다. 카할 역시 마스쿠처럼 제일 뒤에 앉아 자신 뒤로 뻗어진 쇠막대기 끝을 잡았다. 즉 거기가 수레의 조종석 자리라 할 수 있었다.


“카할, 정말로 운전할 수 있니?”


수진이 펄럭이는 장막을 쳐다보다가 반신반의의 근심 어린 표정으로 뒤돌아 물었다.


“걱정하지 마. 우린 어릴 때부터 광산을 방문하기 때문에 수레 운전은 기본이야. 얼마나 쉬운데? 네게 지금 가르쳐 줄 수도 있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이것은 브레이크거든. 이것을 똑바로 들어 올리면 브레이크가 빠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지. 방향은 어차피 트랙을 따라가니까 따로 신경 쓸 필요는 없고, 그때그때 트랙을 조정하는 리본만 잡아당기면 돼.”


“간단하네. 근데 리본은 안 보이는데 어디 있는 거야?”


“교차점에서 나타날 거야.”


마스쿠가 몸을 돌려 출발해도 되냐고 묻자 카할이 기분 좋게 오케이를 외쳤다. 브레이크에 손을 댄 체 그는 앞 뒤 수레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의자 사이에 낀 쇠고리들 보이지? 수레가 달리는 동안 꼭 잡고 있어야 한다. 트랙이 울퉁불퉁한 곳에서는 차체가 많이 덜컹거리고 유턴하다 잘못되면 밖으로 튕겨날 수 있거든. 튕겨나가면 바로 저승행이니 거 알아서들 하라고.

그럼 출발해볼까? 어이 거기 운전수, 내가 떠나고 10분 뒤에 출발하도록. 그리고 교차점에서 2번 트랙으로 맞춰 놓을 테니 따로 만질 필요는 없을 거다. 잘 알겠지만 리본은 절대 건드리지 마라. 그럼 다들 이따 만나자꾸나. 오늘도 안전운행!”


그가 브레이크를 들어 올리자 앞 수레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수레는 검은 장막 뒤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이어 함성과 처절한 비명소리가 메아리처럼 뒷수레까지 들려왔다.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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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5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2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4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7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40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3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40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9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7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2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8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9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60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2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5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5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9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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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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