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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30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10.04 14:33
조회
41
추천
1
글자
8쪽

17. 돌비 마스터 - 1

DUMMY

캠프 참가자들은 위원장의 안내에 따라 푸타크 별궁 밖으로 나왔다. 소금궁전의 앞을 지나 왕의 두상이 올려 진 제단들이 있는 도로 옆으로 들어섰다. 두 줄짜리 파란 타일이 깔린 샛길이었다. 길은 여러 번 커다란 바위벽을 지나쳐갔고, 어느 정도 걸었나 싶은 느낌이 났을 때 한창 정신없이 바쁜 공사장에 도착하였다.


30명 정도의 딥언더니인들이 끌과 망치를 들고 허연 소금암석에 매달려 열심히 깨뜨리고 다듬는 중이었다. 돌을 깨트리는 망치와 서로 고래고래 질러대는 외침 소리로 엄청 시끄러워 막 도착한 그들의 정신이 다 몽롱해질 정도였다. 암벽을 안으로 파서 완성해가는 중이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그 용도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는 참가자는 없었다.


위원장이 허연 먼지가 풀풀 일어나고 돌을 깨느라 암석이 튀는 공사장 한가운데에 그들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눈에 힘을 주어 기웃기웃 주변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불안스레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무슨 공사를 하는 건가요?”


“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난장판이지만 나중에는 아주 아름다운 지하 정원이 들어설 겁니다. 에이취(H)~”


카할의 질문에 대답을 하다가 위원장이 재채기를 했다. 그는 넓은 옷자락으로 코와 입을 바로 가리었다. 그만큼 돌 부스러기, 분진, 먼지가 천장과 벽에서 떨어지거나 바닥에서 모락모락 풍기며 떠오르고 있었다. 그에게 전염이 되었는지 해마와 왕허준, 수진이 여러 번 재채기를 따라 했다.


먼지 나는 이 난장판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지, 위원장의 눈동자 안에서 빨리 안 나타나는 그 누군가를 증오하고픈 시뻘건 화염이 활활 타올랐다. 게다가 발까지 동동 굴렀다.


“정원이라면, 꽃도 피고 나무도 있는 그런 정원을 말하는 건가요?”


이안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지만 주위가 시끄러워 그의 귀에까지 들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에게서 아무런 대꾸가 없자 수진이 살짝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제야 그는 질문이 떠오른 듯 입을 가리던 옷자락을 옆으로 살짝 치우며 재빠르게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여전히 저 너머의 누군가를 향하고 있을 뿐 조금도 옆으로 돌려지지 않았다.


“우리가 보통 지상에서 보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질지는 잘 모르겠군요. 하지만 이들이 위대한 건축가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지요. 분명 브라잇 동맹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것이 완성될 겁니다. 대충 보기에 저기는 탑과 기둥 위에 장식 조각을 하고 있고, 저기는 연못을 만들고 있는 것 같은데요. 나중 완성되면 어떤 모습일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위원장은 더 이상 기다리기 싫어졌는지, 그들에게 미리 답사해보라는 말만 남기고는 어디론가 급히 걸어갔다.


난장판 한가운데 남겨진 참가자들을 각자 뿔뿔이 흩어졌다. 곧 그들은 건축 장인들이 돌을 반죽처럼 부리는 현란한 솜씨에 완전 정신이 홀리게 되었다. 아마도 장인의 머릿속에는 이미 설계도가 완벽히 내장되어 있어서 돌 위에 스케치를 하지도 않고도 손이 가는 데로 두들기고 다듬어갔다.


처음 보기엔 그저 망치로 정신없이 막 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곧 정교하면서도 훌륭한 작품들이 끌 밑으로 요술처럼 펼쳐지자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중 수진이 가장 넋을 잃은 채 입을 헤 벌리고 쳐다보았다. 기둥에다 망치질을 하면 한 그루의 나무가 뚝딱 조각되었고, 또 뚝딱 하면 우아한 탑이 올라갔다.


우연히 고개를 쳐든 그녀가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다들 저 위 좀 봐봐!”


그들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깜짝 놀라 저마다 떠오르는 감탄사를 쉴 새 없이 내뱉었다. 천장에서 뜻밖의 신기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장인들이 높은 천장에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 채 일을 하고 있었다. 천장에 매달려 있으면서도 마치 바닥인 것처럼 편안히 걷거나 앉거나 서 있었다. 그래도 역시 중력의 영향으로 가끔씩 주머니에 넣었던 사탕이나 물건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기도 했다. 일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그들의 긴 머리카락과 수염은 단단히 따서 양 옆으로 고정시켰고, 너불거리는 옷자락도 끈으로 잘 고정시켜 작업에 거추장스럽지 않게 했다.


아이들이 천장에 몰두해 있는 사이, 수염과 머리는 허옇게 세었지만 주름 하나 없이 빤빤한 얼굴을 가진 장인이 벽 옆에서 손을 흔들어대며 그들을 불렀다.


"어이, 외국인들. 여기 좀 보지? 어이, 신기한 거 좀 구경할래?"


그들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하자 그는 마치 묘기라도 부릴 듯한 태세로 느릿느릿 소금 벽에 발 한 짝을 갖다 댔다. 그러자 신발이 쩍 하고 벽면에 붙었다. 나머지 신발도 벽에 갖다 대자 딱 붙었다. 그의 몸이 평행을 유지하며 옆 벽을 똑바로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인간 스파이더맨이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마치 지상을 걸어가듯 몸을 똑바로 세운 채 바닥과 수평으로 걸으며 지구의 중력을 거스르고 있었다.


그들은 환호성과 박수갈채로 그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었다. 그는 그들 머리 위쪽의 천장을 한 바퀴 돌아서 반대쪽 벽으로 걸어 내려왔다. 그리고 별일 아니라는 듯 두 손바닥을 위로 쳐든 채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는 조금도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달려오자 그는 씽긋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 난 이제 천장으로 가서 ‘해’와 ‘달’을 조각해야 해. 내가 어떻게 올라갔냐고? 바로 이 신발 때문이지. 이걸 신으면 절대로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아. 아무리 높은 절벽도, 울퉁불퉁한 곳에서조차 디딜 수 있는 작은 면만 있다면 딱 붙어서는 절대 떨어지지 않지. 그리고 뾰족한 창끝을 밟아도 절대 신발 밑창을 뚫을 수 없어. 그래서 우리가 저 높은 천장에서 자유자재로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거야.”


그제야 참가자들은 그와 장인들이 신고 있는 신발이 보통 딥언더니아인이 신는 장화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여자의 플랫슈즈를 닮은 검은 신발은 앞코가 둥글고, 신으면 발가락만 가린 채 발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위원장이 노란 곱슬머리와 노란 수염을 함께 말아 양 옆으로 삐삐처럼 땋은 딥언더니아인과 함께 나타났다. 딥언더니아인은 나이가 상당히 많아 보이는 인상과 달리 목소리는 젊은이 못지않게 아주 카랑카랑하고 힘이 넘쳤다. 그가 활기찬 표정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시유. 나는 딥언더니아 건축석공 장인협회 회장 ‘돌비’라고 합니다유. 그냥 ‘돌비 마스터’라고 불러주시유. 나이는 230살로 한창 좋은 때이지만 일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지라 이곳 정원 작업의 책임을 도맡아서 지시만 하고 있지유.

오늘부터 여러분을 아름다운 건축과 석공의 세계로 인도하고 참여시킬 테니 잘 부탁합니다유. 스톰펌 왕의 명으로 여기 정원에 놓을 조각품들을 여러분이 직접 맡아 총 이틀 동안 작업을 하게 될 거구먼유. 그럼 내 소개는 이만하고, 따라오슈. 이제 당신은 가도 되유. 괜히 여기 있으면 귀찮고 방해만 되니 말이어유.”


위원장은 마치 그 말을 절실히 기다렸다는 듯 그들에게 인사 비스므리한 거 하나 없이 부리나케 자리를 떠나버렸다. 아니, 초스피드로 도망쳐갔다.


돌비는 그들에게 머리 중앙 꼭대기에 조그만 우산이 달린 안전모를 하나씩 돌렸다.


“천장 작업장을 지나가다 운 나쁘게 돌이 떨어져 다치게 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유. 조심하슈.”


안전모를 쓴 그들은 먼지가 폴폴 나고 조그만 돌덩이와 재가 떨어져 내리는 건설현장을 지나갔다.


천장에서 “조심해!”라는 말이 들리고, 곧 허준의 우산 위로 주먹만 한 돌덩이와 재의 비가 우르르 떨어져 내렸다.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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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2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40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3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9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5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5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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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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