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26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09.14 14:13
조회
82
추천
1
글자
6쪽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DUMMY

푸다크 별궁의 중앙홀로 돌아온 수진은 바로 그의 방을 찾아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차갑고 쌀쌀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랫동안 쓰지 않은 방처럼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잘 정돈되어 있었다. 침대를 포함하여 어디 하나 흐트러진 곳이 없었다. 그녀는 난장판이 된 자신의 방을 떠올리며 살짝 부끄러워졌다.


그녀가 소파에 걸터앉는 동안 그는 책상 서랍에서 낡고 오래된 수첩 하나를 꺼내어 그녀에게 내밀었다. 이미 앞의 여러 장은 뜯겨나갔고 종이는 누렇게 변색된 상태였다. 그녀가 수차례 그것을 뒤져보았지만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또다시 화가 난 그녀는 수첩을 세게 흔들어대며 그에게 불평을 쏘아댔다.


“이게 뭐야? 아무것도 적힌 게 없는데. 계속 나 놀리는 거야?”


“아, 깜빡했어.”


그는 수첩을 빼앗아 뒤로 몇 장 넘기더니 빈 페이지의 왼쪽 가장자리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녀 앞으로 다시 들이밀었다.


“엄지손가락에 침을 발라서 여기, 내 손가락이 가리킨 곳에 찍어.”


“더럽게 꼭 그렇게 해야 해?”


“그래야 너도 샌드펜으로 쓰인 편지를 읽을 수 있단 말이야.”


그녀가 혀끝으로 엄지손가락 지문 부분에 침을 바른 후 도장 찍듯이 꾹 눌렀다. 침이 종이에 스며들자 아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빈종이 위로 검은 글씨들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그 과정을 신기한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히든벅이 이안에게 보낸 답장이었다. 사슴이 어떻게 편지를 썼는지 우리로선 알 길이 없지만 각자의 상상에 맡기고 싶다.


그녀는 다 읽고 난 후에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아 여러 번을 더 읽어야만 했다. 그리고 보충설명을 원하는 시선으로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럼 내가 아까 교실에서 하던 이야기가 맞은 거잖아. 그들은 백골단이었어. 근데 아까 왜 그렇게 한 거야? 뭐, 아직 잠이 덜 깨었다고? 내가 얼마나 무안했는지 알기나 해?”


“아까는 정말 미안해. 근데 그럴 수밖에 없었어. 아직 아무도 '마왕 블랙수트'가 탈출한 사실을 모르니까. 한번 떠올려봐! 네가 백골단을 목격했다 하니까 그들이 보인 반응들을. 다들 네가 농담이나 잠꼬대하는 줄로 여겼잖아. 당분간 이 사실은 우리만 아는 비밀로 붙여야만 해.”


그녀의 시선이 여전히 수첩에 집중된 채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기 적혀있듯이 마왕이 탈출했다고, 마왕이? 내가 오늘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그는 지하에 영원히 봉인되어있는 게 아니야? 근데 어떻게 탈출한 거지? 히든벅이 괜히 농담한 것 아니야?”


“아닐 거야. 무미건조한 그가 절대 샌드펜으로 그런 농담을 적어 보냈을 리 없어. 정확이 어떤 증거를 갖고 있는지 편지에서 알 순 없지만 분명 뭔가 일어나고 있는 거야. '블랙수트마키아' 이후 사라졌던 백골단을 오두막에서 우리가 직접 목격했었던 사실도 그렇고.


생각해봐! 그들이 한밤중에 그렇게 급히 이동한 이유가 탈출한 마왕과 연관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떠올려봐! 예전 키릴장막으로 향했을 때 이전에 없던 낭떠러지가 생겨났었지? 왜, 기억 안 나? 대나무 바구니를 타고 건넜던 곳 말이야. 내가 짐작하건대 그의 탈출로 인해 발생한 지진으로 그곳 지형이 바뀐 거 같아.”


“그렇지만 여기 편지에선 그 외에 별일이 안 생겼다잖아. 마왕성에 불이 계속 꺼져있다고 하고. 아마 전쟁에서 진 끔찍한 기억 때문에 ‘하하호호히히’에서 그가 영원히 도망쳤을 수도 있지 않겠어?”


그녀의 말에 그는 책상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곧 번쩍 뜨더니 고개를 내저으며 그가 입을 열었다.


“아냐, 그렇지 않을 거야. 그는 분명 다시 돌아올 거야. 복수를 하기 위해 여기 브라잇 동맹에 꼭 돌아올 거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거 아니니?”


이안이 다시 고개를 강하게 내저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방안을 서성거렸다. 그리고 걸음을 멈칫하더니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녀를 항해 물었다.


“대답해봐. 3,000년 전 블랙수트가 누구한테 져서 여태까지 봉인되어 있었던 거지?”


“브라잇 동맹한테 진 거라며?”


“맞아. 더 정확하게는 동맹을 대표하는 일룸니아의 '이안1세'와 겨루다 진 거지. 둘은 당시 악과 선을 대표하는 존재였으니까. 사실 동맹국들은 전쟁에서 이긴 후 마왕을 죽이자는 의견을 내놨다고 해. 하지만 이안1세의 심한 반대로 실행될 수 없었지. 결국 그의 제안에 따라 마왕을 얼음 안에 산 채로 봉인해버린 거야. 살아있는 채로 말이야. 너무 끔찍하지 않니?

근데 그가 그것을 깨고 드디어 밖으로 나왔어. 자, 만약 네가 그라면 누가 제일 먼저 떠오르겠어?”


“당연히 '이안1세'이지. 그자 때문에 긴 시간 동안 그렇게 갇혀 있었던 거니까.”


“맞아. 이안1세는 오래전에 돌아가셨지만 아직까지 그의 피를 잇는 일룸니아 왕가가 있어. 그러니 제일 먼저 누구한테 복수하려 하겠어? 당연히 일룸니아의 왕이겠지. 난 이미 죽은 것으로 되어 있으니까 지금 왕좌에 앉아있는 제임스를 해치려 할 거야. 근데 아직까지 별 소식 없이 조용하잖아.”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그거야! 마왕은 그냥 떠난 거라고. 아마 앞으로도 절대 안 나타날 거야. 다시 봉인될까 봐 무서워서 복수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할 거라고.”


“수진, 넌 상황을 참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좋은 의미야, 나쁜 의미야?”


그녀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묻자 그는 재미있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다가 본래의 냉정한 표정을 되찾았다.


“둘 다야. 히든벅이 여기에 쓴 것처럼 미리 불안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수진, 난 계속해서 불길한 예감이 들어.”


“불길한.. 예감이라니?”


“브라잇 동맹과 다크 동맹의... 전쟁이 다시 일어날 것 같아.”

삽화 2.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5 [THE END] 19.11.22 41 1 7쪽
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1 1 10쪽
72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8 1 10쪽
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9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5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9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5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3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1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2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4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4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