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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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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1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08.1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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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DUMMY

실크롱의 오전 강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입장할 때 그의 왼손에는 어제와 같이 기다란 수염이 둘둘 말려 있었다. 그는 교실 중간에 위치한 책상 위로 올라가자마자 수염 더미를 풀면서 바닥에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살짝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은 그는 오른손으로 수염 속을 뒤졌다. 쇳조각 분필이 나왔다. 그는 그것으로 허공에다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다크 동맹 / 브라잇 동맹


그는 분필이 들린 손을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동작을 멈추더니 꾸벅꾸벅 졸았다. 갑자기 고개가 푹 떨어졌다. 몰래 자다가 들킨 사람처럼 그는 화들짝 놀라 깨어났다.


“흠흠, 오늘은 전쟁에 대해 이야기나 해볼까? 흠흠, 우선 마왕 블랙수트가 이끈 '다크 동맹'에 대해 알아보자꾸나. 흠흠. 다른 건 몰라도 그래도 이 방면이 너희에게 가장 친숙하겠지? 흠흠, 다크 동맹에 포함된 괴물들을 아는 자?”


수진을 제외한 대부분이 손을 번쩍 들었다. 각자 알고 있는 답을 크게 외쳤는데 목소리들이 서로 섞이어 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실크롱은 이 뜨거운 열의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커다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그들 중 그나마 덜 열성적으로 손을 든 우란 미스가를 짧은 마디의 손가락으로 콕 찍어 대답할 기회를 주었다. 그녀가 수줍은 어조로 대답했다.


“이마 중앙에 눈이 하나만 달린 거인 ‘키클로프스족’이요.”


“맞다, 흠흠, 거인족들은 대부분 다크 동맹에 들어갔지. 흠흠. 키클로프스 말고 또 다른 거인족을 아는 사람? 흠흠. 아마도 딥언더니아 출신인 카할이 잘 알 거 같은데.”


“백 개의 팔을 가진 ‘브리아레오스족’과 입에서 불을 품어내는 ‘티폰족’, 그리고 눈이 마주치면 바로 몸을 마비시켜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외눈의 소유자 ‘발론’이요.”


자신감 넘치는 카랑카랑한 그의 대답에 실크롱의 얼굴이 더욱더 활짝 펴지었다.


“그래, 흠흠.. 딥언더니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게지. 흠흠.. 왜냐면 거인은 이곳 동화책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이거든. 히히히.”


그가 낄낄거리자 턱밑에 붙은 수염들이 위아래로 뱀처럼 꾸불거렸다. 수진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같이 따라 웃었으나 그녀에게는 다 외계어로 들려올 뿐이었다.


그는 ‘다크 동맹’과 ‘브라잇 동맹’ 사이로 수직선을 길게 그어 칠판을 이등분하더니, ‘다크 동맹’ 제목 아래로 ‘거인족 - 키클로프스, 브리아레오스, 티폰, 발론’을 차례로 써 내려갔다.


“흠흠, 딥언더니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화책 제목이 뭔지 아나? 바로 "키클로프스와 키키"야. 흠흠, 내용은, 흠흠, 딥언더니아 소년 ‘키키’는 어느 날 산에서 외눈박이 거인 키클로프스를 만나지. 흠흠, 그들은 일주일 동안 함께 모험을 한단다. 흠흠, 부모님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서로 아쉬운 작별을 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나지. 흠흠, 그러나 동화책은 동화책이야. 흠흠, 사실 키클로프스는 난폭하고 잔인하다고 알려져 있다.


흠흠, 다음으로 인기 있는 동화책은 "브리아레오스는 아이들과 잘 놀아요."란다. 흠흠, 8명의 아이를 가진 가난한 부모가 옥수수밭과 광산으로 일하러 가기 위해 집을 비워야만 하자, 백 개의 팔을 가진 거인 브리아레오스가 유모로 자청해 들어오지. 흠흠, 그의 수많은 팔에는 기저귀, 동화책, 우유병, 찐 옥수수, 장난감 등이 한가득 들려있어 아이들의 무섭도록 계속되는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주었단다. 흠흠, 밤늦게 부모가 돌아왔을 땐 8명의 아이들이 아주 편안히 거인의 팔에 기대어 잠을 청하고 있었다는 아늑한 결말로 끝나지. 흠흠, 너무 감동적이지 않니? 흠흠, 부모들이 이 책을 아주 좋아한다고 하더구나, 흠흠흠흠흠흠.”


말을 한꺼번에 많이 해서인지 그는 잔기침을 길게 했다. 잠시 말을 쉬는 사이 카할이 손을 번쩍 들었다. 실크롱이 허락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동화책 "키클로프스와 키키"에서 키클로프스는 양치기여서 치즈와 우유를 먹고살잖아요. 그래서 길을 잃은 키키에게 자신이 만든 치즈를 나누어주고요. 키키가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어디선가 등장해 단숨에 그를 구해주지요.

아마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양을 치고 사는 거인이 그렇게 난폭하거나 잔인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흠흠, 이게 문제야. 흠흠, 아니지 저들을 나무랄 수는 없지. 흠흠, 다 작가와 과대마케팅으로 홍보한 출판사 잘못이야. 흠흠, 잘 들어라. 흠흠, 그것은 아이들 구미에 맞게 쓴 동화란다, 허구라고.


흠흠, 만약 너희가 3,000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블랙수트마키아 전쟁에서 직접 그것들을 두 눈으로 목격했더라면, 흠흠, 당장 그 책들을 다 불 질러 버렸을 게다. 흠흠, 내가 브라잇 동맹사에 손을 얹고 장담하지.


그럼, 흠흠, 말 나온 김에 진짜 현실에서의 ‘키클로프스’를 자세히 알아볼까? 흠흠, 그들은 평소 양을 치고 야생식물과 양젖을 먹으며 살았다고 하지. 하지만 우리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단다. 흠흠, 바로 그들이 사람고기에 맛을 들였다는 거야.

흠흠, 그래서 종종 인간들을 사냥했지. 흠흠, 그들은 동굴에서 살았는데 큰 돌로 입구를 막아 사냥한 인간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가뒀어. 흠흠, 그리고 배가 고프면 한 명씩 바위에다 집어던져 두개골을 깨뜨리고 뇌수를 터트린 후 팔다리를 쭉쭉 찢어먹었단다. 흠흠, 내장, 살점, 골수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후루룩 들이켰지.

흠흠, 어떻게 이런 괴물이 작은 아이와 나란히 앉아 오손도손 치즈를 나눠먹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니? 흠흠, 그에겐 그저 한입거리도 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실크롱은 마치 자신이 그 거인이나 된 것처럼 갈기갈기 손으로 찢는 시늉과 후루룩 삼키는 소리를 일부러 요란스레 냈다. 아이들은 공포에 질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입이 벌어지고 숨을 멈추었다. 카할의 자긍심 가득했던 표정도 금세 두려움으로 물들어졌다.


실크롱은 앞에 앉은 순수한 이들을 놀리기라도 하듯 비웃음으로 찌그러진 입술을 벌리었다. 웬일인지 버릇처럼 내던 흠흠 소리를 내지 않은 채 다음 문장을 매끄럽게 뱉어냈다.


“요툰하임, 그곳은 블랙수트마키아 이전부터 거인족들이 살던 곳이지. 마법양탄자도 가기를 거부한다는 그곳은 가본 자가 매우 드물어서 아직도 위치는 잘 모른단다.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요툰하임의 우거진 숲은 매우 원시적이고 불가사의하여 어두운 마법이나 이상현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하지.


하지만 불운하게도 거인족들은 다크 동맹의 주군 블랙수트와 함께 전쟁에서 거의 전멸을 당했어. 흠흠, 그러니 요툰하임에서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만 셈이지.”

삽화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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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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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2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1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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