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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23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10.18 11:03
조회
28
추천
1
글자
6쪽

17. 돌비 마스터 - 3

DUMMY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입니다.”


안젤라는 그야말로 동화책에 나오는 공주를 표현하려 노력했다. 보석이 박힌 아름다운 드레스가 입혀져 있고, 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쓸어내려 D컵은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을 풍만한 가슴 앞을 구불구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허리 부분을 날씬하게 한다는 것이 그만 욕심이 과한 나머지 힘 조절에 실패하여 돌이 너무 많이 깨져나갔다. 겨우 손목만 한 둘레밖에 허리가 남아있지 않기에 터질 듯한 가슴과 대조되어 완전 기형적인 몸매로 변해버렸다. 아마도 조만간 허리가 똑 부러질 것만 같았다.


“사랑에 빠진 연인입니다.”


마스터를 비롯한 모든 이의 시선이 티앤 단까오의 작품에 내리 꽂혔다. 그것은 저 유명한 다비드상을 조각한 르네상스 시절의 미켈란젤로가 작업했다고 해도 믿어질 정도로 완성미가 흐르는 훌륭함 그 자체였다.


빵모자를 쓴 소년이 케이크 한 조각을 긴 생머리의 소녀에게 바치자 그녀가 한 입 베어 먹는 장면이었는데 손동작과 얼굴 표정, 하물며 먹음직스러운 케이크까지 모든 것이 생생하고 완벽하게 묘사되었다. 돌로 표현되었다는 것이 도저히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소녀의 머리 위에 앉은 작은 새가 마치 지금 여기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생동감 있게 여겨졌다.


뭐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한 아름다움에 마스터를 비롯한 모두가 힘차게 손뼉을 치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아버지와 아들입니다.”


이안이 천을 내리자 온화한 인상의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번쩍 들어 올려 활짝 미소 짓는 작품이 드러났다. 티앤 것만큼 완벽하진 않았지만 나름 잘 표현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보기 좋았다. 수진은 아버지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과 그리움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노력과 수고에 모두들 진정 어린 박수를 쳐 주었다.


우란은 옥수수 따는 농부를 조각했고, 해마는 바위에 앉은 아름다운 인어의 모습을 나타냈다. 드디어 수진의 차례가 되었다. 천 끝을 잡았지만 내리기를 주저하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서 마스터가 쳐다보다 물었다.


“어디 몸이 불편한가유?”


“아니오. 마지막 손질 중에 예쁜 머리띠를 조각한다는 것이 그만.. 그래서.. 그것이..”


“어서 천을 내려보셔유.”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그녀가 천을 잡아당겼다. 순간, "악" "헉" "켁" 놀라며 경악한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그랬다. 여전사의 머리부터 엉덩이 위까지 상체의 오른쪽 절반이 우지직 깨져 나가 버린 것이었다. 비뚤비뚤하게 손질된 갑옷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문양이 새겨져 있고, 한 손에는 삼지창이 들려있어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러나 그 옆의 딱 절반이 사라지고 없었다. 안젤라의 비웃는 소리가 그녀의 귀에까지 또렷이 들려왔다. 그녀는 순간의 실수로 망치를 세게 때려 작품을 망쳐버린 자신의 오른손을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마스터의 두 눈이 점점 휘둥그레졌다. 그 모습에 그녀는 앞으로 들이닥칠 비웃음과 조롱을 보지 않으려고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마스터가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그녀의 작품으로 달려와 빙빙 돌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그것을 향해 두 손을 정열적으로 뻗으며 무척 감동한 목소리로 외쳤다.


“아, 이런 예술적 가치를 지닌 걸 본 게 얼마만인지. 아주 훌륭해유. 추상적이면서도 형이상학적인, 그러면서 뭔가 끓어오르는 내면의 절규와 분노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구만유.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는 명작이어유. 분명 자신도 모르고 있는, 어떤 내재된 예술적 감각이 시켜서 이리 훌륭하게 표현된 것이구먼요. 아주 수고했어유. 최고여유.”


그의 격찬으로 수진의 기분이 최하에서 최상으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수직상승했다. 그녀는 아까까지 스스로 실수라고 자책하고 있었지만, ‘예술적 가치를 지닌, 추상적이면서도 형이상학적인,’ 표현들이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최고라고 칭찬해 주었으니 그걸로 된 게 아닌가?


게다가 그는 이 분야의 마스터이자 전문가이지 않는가 말이다. 표정이 잔뜩 굳어지는 안젤라를 보고 그녀는 속으로 고소했다.


이리하여 수진의 조각품이 정원이 완성된 후 제일 좋은 자리에 놓이기로 결정되었다.


세상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한번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고 수천 년 동안 그리 전해져 내려오지 않았겠는가?



그날 밤 늦은 시각, 카할의 방에서 이안과 카할이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소곤거리는 말소리는 작았지만 간간히 “망치”, “축제”, “학”, “거인”, “결투”란 단어가 속삭여졌다. 서로 의견이 틀어지면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돌아다니며 상대방을 향해 목소리를 높일 때도 있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이 흐른 후 겨우 결론을 낸 그들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였다. 그들의 굳게 닫힌 입술과 잔뜩 힘이 들어간 눈동자에서 흡사 전쟁터에 나가 싸우기를 앞둔 전사가 내뿜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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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1 1 10쪽
72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8 1 10쪽
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9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3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2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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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5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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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2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4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4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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