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193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08.30 15:31
조회
31
추천
1
글자
5쪽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DUMMY

다음날 아침,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수진이 초췌한 모습으로 아침식사에 나타났다. 그런데 그녀뿐 아니라 다들 하나같이 보통 때 모습들 같지 않았다. 눈이 퀭하고 몸은 어딘가 괴로워 보이는 것이, 피부는 푸석한 데다가 식사도 거의들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안젤라는 배를 움켜쥔 채 피가 든 잔을 한 모금도 잘 넘기지 못하고 내려놓곤 했다. 입 앞으로 자주 손을 갖다 대는 것으로 보아 속이 몹시 안 좋은 모양이었다.

왕허준은 소화불량에 걸려 과자 하나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쩔쩔매더니 배가 또 아프다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이십 분 후에야 나왔다.

우란은 헛트림을 계속하면서 뜨거운 차만 들이켰고, 그나마 좀 나아 보이는 해마는 옥수수 수프를 겨우 입에 떠 넣고 있었다.


티앤 단까오가 그중 멀쩡해 보였는데 다른 이들의 상태에 죄책감이 들었는지 빵을 조금 뜯는 것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쳤다.


하룻밤 사이에 열 살은 더 먹은 듯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해진 카할과 눈이 퀭해져 좀비 같은 모습의 이안이 구석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수진이 다가오자 황급히 대화를 멈추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고 따질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기에 그녀는 그냥 모른 척 빈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앞에 놓인 수프를 떠먹기 시작했다.


식사시간이 끝나갈 무렵 도착한 버핏 위원장은 아이들의 상태가 확연히 안 좋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아니, 갑자기 왜 다들 이런 겁니까? 어젯밤 무슨 일었나요?”


하지만 아무도 티앤 단까오의 파티에 대해 발설하지 않았다. 위원장은 가장 상태가 안 좋은 허준 옆으로 다가가더니 손으로 그의 눈꺼풀을 들어 올리기도 하고, 혀를 내밀어 보라는 등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위원장은 곧 혀를 쯧쯧 차면서 홀을 나가버렸다.


잠시 후 조그만 항아리를 들고 다시 나타났는데 아이들에게 한잔씩 따라주며 어서 마시라고 했다. 고동색의 걸쭉한 액체였는데 약간 달달했지만 꽤나 비릿했다. 그는 항아리를 옆에다 내려놓고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캠프가 이틀밖에 남지 않은 관계로 이번에는 그냥 모른 척 넘어가기로 하겠습니다. 다들 숙취음료를 마셨으니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에 별 무리가 없을 겁니다. 폐회식이 있을 때까지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런 취한 모습으로 왕 앞에 서지 말란 말입니다. 저의 명예를 지켜주실 거라 굳게 믿습니다.”


위원장이 항아리를 들고 홀을 나가려 하자 이안이 재빨리 뛰어나갔다. 그는 위원장을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꺼내었다. 전해 들은 위원장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서둘러 침묵을 지키는 복도로 향하였다. 이안도 따라갔다.



곧 비실비실 하던 아이들의 몸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숙취음료의 놀랄만한 효과를 경험한 이들의 말소리로 금세 별궁은 평상시처럼 활기차고 시끄러워졌다. 또한 그들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음식도 어느 정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이는 그 음료의 재료에 대해 궁금해했지만 수진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예전 잠수시럽 일도 그렇고, 그냥 모르고 있는 편이 약일 때가 있는 법이었다. 속이 아주 편하다 할 수 없는 지금이 바로 그때인 것이다.


그러나 왕허준은 재료를 알고도 안 가르쳐주려는 카할에게 끈끈이처럼 붙어 재촉하더니 결국 구석에서 혼자 다 듣고 말았다. 그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었다. 그리고 몇 분 후 입을 오물오물하며 바닥으로 토를 쏟아내었다. 눈살을 찌푸린 수진은 거 보라는 듯, 자신의 현명한 처사에 흡족한 눈치로 저도 모르게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위원장과 이안이 다시 홀로 되돌아왔다. 그런데 이안의 표정이 무척이나 당황한 듯, 안 그래도 좀비 같은 창백한 얼굴이 완전 투명하게 질려있었다. 화가 많이 난 듯 위원장은 식탁 곁을 쌀쌀맞게 지나치며 중얼거렸다. 그의 어조는 불만으로 가득했다.


"다들 왜 이러는지 일을 알아서 만들어요, 만들어. 하다하다 이젠 낙서 청소까지 해야 해?”


이안은 다가오다가 우뚝 멈춰 서서 그녀에게 혼자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그녀가 다가가 물었다.


“얼굴이 왜 그래? 어젯밤 이야기는 잘했어?”


“나 좀 따라와 봐.”


그들은 종종걸음으로 침묵을 지키는 복도로 향하였다. 액상젤리 벽을 통과한 그녀가 앞을 바라본 순간 “앗!” 진저리를 쳤다.


복도 양쪽 벽면의 모든 문 위로 하얀 세모 표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한참을 지나가도 표시는 계속해서 나타났다. 이대로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느낌조차 들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결국 그들은 걸음을 멈추어야 했다. 그리고 서로 아무 말도 하지 못 한 채 우두커니 앞을 향하였다. 그렇게 한참 동안 그들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삽화 3.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5 [THE END] 19.11.22 40 1 7쪽
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0 1 10쪽
72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8 1 10쪽
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29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8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8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6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59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0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1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3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0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3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1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1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0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4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4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1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3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3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