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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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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2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11.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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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DUMMY

어느새 샤를르 리가 그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 상체를 아래로 숙여 그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상황이 아주 재미있게 돌아가는군요. 왕이여,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심이 어떻겠습니까?”


왕은 아이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매우 소곤소곤하게 대답했다.


“농담하지 말게. 자네도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 많은 수의 군사들조차 거인 하나 앞에서 쩔쩔매었는데 저런 애송이들은 어떨 거 같나? 안 봐도 그림일세. 들키자마자 바로 죽음이야. 아니, 들키기 전에 거인을 보고 바지에 오줌을 싸거나 거품 물며 기절하고 말걸. 암, 그렇고말고.”


“오히려 저들의 수가 적은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거인들 몰래 망치만 훔쳐갖고 나오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들과 싸우러 가겠다는 것도 아니고요. 아이들이니 어른보다 훨씬 민첩할 겁니다.

지나간 이야기로, 간달프 마법사가 모은 반지원정대에서 보잘것없는 민첩한 호빗 둘이 그 누구도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한 임무를 완수하지 않았었습니까? 이번 일도 저들 주장처럼 충분히 승산 있습니다.”


왕이 연신 주저하며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그가 더욱 달콤한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가끔 어른이 해결 못하는 문제를 아이가 해결한다고도 하지 않습니까? 왜 그럴까요? 그건 그들이 우리보다 생각을 적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린 생각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간단히 해결할 문제도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풀어나가려 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단순합니다. 우리가 보기엔 무모해 보이지만 의외로 그게 먹힐 때가 종종 있거든요.

이번에도 전 같은 경우라고 사료됩니다만. 더군다나 허락을 못 받아도 무조건 간다며 저리 생고집 부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냥 보내주시지요.”


왕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입장을 정하였다. 그는 눈을 감았다 번쩍 뜨고는 이제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헛기침을 하자 아이들이 말싸움을 멈추고 그를 주목하였다. 짧고 굵은 한마디가 그의 수염 사이로 새어 나왔다.


“허락하겠노라.”


그들은 언제 말싸움을 벌인 적이 있었는지 다 잊어버렸다는 듯, 서로의 팔을 부여잡으며 기뻐하였다. 그리고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깊숙이 숙여 감사함을 표시했다.


왕은 의자에서 일어나 그들 앞으로 다가오더니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으며 직접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모두의 오른손을 자신의 손바닥 아래에 모아 겹쳐놓고는 엄숙하고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맹세를 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은 결코 가벼운 임무가 아니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야. 우리 딥언더니아를 위해, 아니 브라잇 동맹을 위해 큰 용기를 낸 너희들에게 진심으로 감동받았다. 오히려 나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럽구나.

딥언더니아의 왕으로서 너희들의 이름은 딥언더니아 왕국뿐 아니라 브라잇 동맹 역사의 한 페이지에 위대한 영웅으로 기록될 것임을 브라잇동맹사에 손을 얹고 맹세하겠노라. 고맙다. 정말 고마워.

그리고 또 하나, 망치를 가지고 꼭 살아서 돌아오라. 이건 왕으로서 내리는 무조건적 명령이다.”



‘메리슨 폰데 캠프’의 폐막식이 열리는 날이 되었다. 지난 열흘 동안의 추억과 기억이 아이들의 눈앞에서 동영상처럼 흘러 지나갔다. 행사는 소금궁전 앞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지금 그곳은 준비로 한창 바빴는데 케이크와 파이, 과자가 테이블 위에 잔뜩 차려져 있고, 개막식 때 한 번 본 적이 있는 황금 연단이 번쩍이며 또다시 놓여있었다.


참가한 아이들은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서로의 손을 붙잡으며 그동안 쌓인 추억들을 이야기했다. 서로 웃기도 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특히 수진이 그들 중 제일 많이 눈물을 보였다.


그녀가 안젤라와도 그럴듯한 작별인사를 나누고 난 후 고개를 돌리는데 문득 왕허준이 그녀의 눈에 밟히었다. 롤리마을의 이상민을 쏙 닮은 아이. 그러나 아무도 다가와 그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고, 그 또한 먼저 다가가 말을 걸지 않았다. 혼자 뚱한 표정으로 테이블 앞에 서서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진 나머지 그녀는 얕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다가갔다. 마지막을 좋게 헤어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많이 아쉽네. 그동안 좀 더 잘 지낼 걸 그랬다. 그렇지?”


그녀가 아쉬움 어린 표정으로 그의 옆에서 나긋이 말했다. 그런데 그의 반응이 아주 가관이었다. 그녀 쪽으로 아예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무시하며 묵묵히 먹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다시 작별인사를 건네자 그는 귀찮다는 듯 홱 자리를 피하더니 연단 쪽으로 가 버리고 말았다. 그녀의 얼굴이 울긋불긋 해지고 속에서 열불이 났다. 왜 먼저 인사를 하자고 했는지 후회막심이었다.


‘저러니 누가 좋아하겠어.’


그녀가 겨우 화를 삭이고 있는 데 케이크 먹기를 막 끝낸 티앤 단까오가 총총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는 단번에 그녀를 껴안았다. 그녀는 좀 놀랐지만 그동안 들었던 정 때문에 어색한 티를 내지 않았다. 그가 포옹을 풀고 생크림과 아몬드가루가 잔뜩 묻은 입을 오물조물 움직였다.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다. 근데 폐막식 후에 누가 마중 나오니?”


“아무도 안 와. 난 ‘학 쫒아버리기 축제’까지 참가하고 떠날 거야.”


“와, 대단하다. 너 혼자서?”


“아니.... 이안이랑 같이. 잠시 카할의 집에서 머무를 거야.”


“진짜 재미있겠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문득 눈빛에 차가운 기색이 싹 지나가며 그의 안색이 바뀌었다. 그의 입술이 퉁 내밀어진 것으로 보아 화가 나거나 좀 삐진 것도 같았다. 그녀는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어 그의 시선을 슬슬 피하며 주위를 바라보았다. 어색함을 피해줄 뭔가를 찾아야만 할 것 같았다.


그때 짜잔 하늘이 도우시사, 뭔가 일이 터지었다.


연단 옆으로 어느새 다가온 초록 악사들이 시끄럽게 나팔을 불기 시작했던 것이다. 행사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주위가 부산스러웠다. 흩어져 있던 군중들이 자동적으로 연단 주위로 몰려들었다. 수진도 앞으로 따라나서려 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순간 티앤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낚아채었다. 그리고 그의 쪽으로 강하게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녀는 예상치 못한 억센 힘에 휘둘려 그만 뒤로 휘청거리었다. 균형을 잡은 후 심히 놀란 표정으로 그녀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는 또다시 보고야 말았다. 그의 검은 두 눈동자 안에 한순간 소용돌이치는 특별한 섬광을 말이다. 그는 매우 확신에 찬 표정으로 그녀에게 살짝 몸을 기대며 중얼거렸다.


“우린 꼭 다시 만날 거야.”


악단의 팡파르가 시끄럽게 터져 나옴과 동시에 소금궁전의 대문이 활짝 열리었다. 스톰펌 왕과 버핏 위원장, 실크롱, 마스쿠, 블랙 아이런, 돌비 마스터 외에 여러 관계자들이 안에서 한 줄로 나란히 걸어 나왔다.


단정히 빗겨진 붉은 머리와 잘 다듬어진 수염, 황금 왕관과 은 갑옷을 두른 왕이 황금 도끼를 흔들어대며 준비된 연단 위로 올라가자, 따라오던 관계자들이 연단 뒤를 빙 둘러서서 아이들 쪽을 바라보았다. 음악인지 소음인지 모를 곡이 길게 연주되었다.


연주가 끝나자 연단 바로 옆에 서 있던 위원장이 몇 발짝 앞으로 걸어 나오며 큰소리로 외쳤다.


“아쉽게도 벌써 헤어질 시간이 되었군요. 이번 캠프에 비록 8명밖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브라잇 동맹’이란 이름하에 모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는 바입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메리슨 폰데 캠프가 다시 개최될 수 있었던 데에는 딥언더니아 왕국의 위대한 스톰펌 왕의 깊은 관심과 따듯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그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힘차게 보냅시다. 거기 이안과 카할, 그만 수군거리고 나처럼 열렬히 박수 좀 치지 그러시오?


또한 여러분을 지도해주신 강사님들에게도 애정 어린 박수를 보내지 않으시렵니까? 짧은 기간이었지만 딥언더니아 왕국에 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리라 확신합니다. 캠프 위원장으로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불상사도 있었지만 (그는 도끼눈으로 수진과 이안을 살짝 째려보았다) 다 잘 해결되어 이렇게 폐막식까지 무사히 진행될 수 있었던 점 무척이나 기쁘고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10년 뒤에 캠프가 다른 동맹국에서 (이때 그는 오나시아 왕자 허준을 향해 표 나게 눈을 깜빡거리며 눈짓을 쏘아 보냈다. 그러나 왕자는 봤는지 아닌지 알 수 없도록 고개를 반대로 돌린 채 철저히 무시하였다. 기분이 팍 상한 위원장이 찡그린 표정으로 말을 더듬으며) 개..최...개최될 수 있도록 저 또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인생은 어찌 보면 짧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길다고도 하죠. 앞으로 우리가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지만 만약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가족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눕시다. 왕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수료증을 수여할 것입니다. 제가 호명하면 단 앞으로 나오세요. 카할 캐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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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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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5 [THE END] 19.11.22 40 1 7쪽
»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1 1 10쪽
72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8 1 10쪽
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6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59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0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3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3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1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1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0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1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3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4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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