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17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11.23 11:17
조회
75
추천
1
글자
6쪽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DUMMY

잔잔한 수면 위로 거꾸러진 놋대야 모양의 안전모 배가 서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것의 앞으로 강한 헤드라이트가 뿜어져 나왔다. 움푹 파인 대야 몸통 부분 주위로 작은 물결을 일으키며 그것은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철렁철렁 부딪치는 물결소리만이 주변에서 들려오는 유일한 소리였다.


목적지까지 절반쯤 왔을 때였다. 배의 뒤편이 살짝 들리더니 여러 번 빙 도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수진은 노가 휘젓는 물살에 휩쓸려 그런가 보다 했지만 이안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는 호수 밑에서 뭔가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희미하게 감지할 수 있었다. 아마도 뱀파이어의 발달된 오감 능력 때문이리라.


그가 살짝 뒤를 돌아보았다. 어둠 속에서 뭔가 번쩍거렸다. 그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절대 티를 내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다시 뜨고 열심히 쳐다보았다.


미끄럽고 매끈한 피부의 머리통이 저 뒤 물결 위로 서서히 떠오르며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러나 두 눈까지만 수면 위로 드러낼 뿐 더 이상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다. 그것의 머리통이 거의 그들이 탄 배의 두 배만 했다. 파충류처럼 일자로 생긴, 반짝거리는 두 눈동자가 그들을 노려보며 조용히 따라오고 있었다. 안 그래도 겁을 집어먹은 그녀를 더 이상 자극하기 않기 위해 그는 일부러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행히 빛이 켜진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것이 도발만 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목적지까지 안전히 도착한다면. 그걸로 끝이니까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목적지에 거의 도착하자 그녀의 눈에도 바위에 난 계단과 나룻배 한 척이 명확히 들어왔다. 그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아까 그 괴물은 이미 수면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그제야 안심을 한 그는 계단이 있는 곳까지 조용히, 아주 조심스럽게 노를 저었다.


나룻배는 낡았지만 물이 새지 않고 나무판자가 튼튼하여 타도 그런대로 버틸 수 있을 정도였다. 물이끼가 끼어 푸르죽죽하게 변색된 밧줄이 매어 있었다. 그는 마법으로 노의 너비를 조금 더 확대하여 나룻배 머리 부분과 계단 사이에 얹어 다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먼저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가 건넌 후 노는 다시 지팡이로 변신시키고 안전모 역시 원래 크기로 축소시켰다. 그녀의 머리에 씌어주기 전, 그는 안전모의 대부분을 손바닥으로 문질러 라이트가 사방을 비추게 하였다. 바위를 파서 만든 계단은 경사가 너무 심해 두 손을 발처럼 이용하여 기어 올라가야 했다. 더군다나 군데군데 푸른 이끼가 덥수룩이 끼어있어 매우 미끄러웠다.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물에 빠지면 안 돼.”


그는 그녀에게 여러 번 주의를 주었는데 아까 뒤따라오던 그 정체불명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백 개는 넘을 계단을 다 오르고 나니 인위적으로 만든 동굴이 나타났다.


그러나 주위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사람이나 동물이 사는 흔적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앞장서고 그녀가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천장은 높아지고 너비는 점차 넓어졌다. 하지만 살아있는 존재가 남길 수밖에 없는, 생명체가 흘린 자그마한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이렇게 계속 가도 되나?’


그녀는 마음속으로 걱정이 일었지만 여기서 징징대어 봤자 별 소용이 없을 것이기에 꾹 참았다. 자신이 이렇게 겁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직면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낯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상황이 위태로워지고 목숨이 달리면 체면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질지도 모른다. 울든가 징징대든가 자지러지든가, 사실 그게 공포와 두려움에 대한 인간의 본성인 '겁'을 드러내는 솔직한 표현이지 않은가?


얼마 동안이나 갔을까? 그는 불현듯 멈춰 섰다. 그녀는 그만 그의 등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다.


“왜 멈춰서는 거야?”


“쉿, 조용히 해봐.”


그가 귀를 쫑긋 세우더니 그대로 몇 초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급히 뛰어 들어갔다. 그녀도 덩달아 뛰었다. 얼마 안가 평범한 인간인 그녀의 귀에도 누군가의 애절한 외침이 뻐끔뻐끔 들려오기 시작했다.


“누가 나 좀 여기서 빼줘! 누구 없어요? 제발 나 좀 구해줘!”


외침은 동굴 끝에 달린 쇠창살 문 안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수진의 엄지손가락만 한 두께의 쇠창살이 스무 개정도 박혀있는 사이로 실내가 들여다보였다. 거대한 석상들이 양쪽으로 나란히 배열되어 세워진 회랑이 문 뒤로 길게 펼쳐져 있었다.

그 끝에 정자가 하나 있었다. 외침 소리는 그 안에서 들려왔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소리의 주인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사람의 말을 내지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적잖이 안심이 되는 그들이었다.


그녀가 닫힌 문을 앞으로 밀어보았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안까지 나서 같이 밀어보았지만 약간 밀리는 소리가 날뿐 전혀 열리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문 밑으로 주먹 크기의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가 순수한 뱀파이어의 힘으로 그것을 깨부수려 여러 번 시도했다.


다 실패하자 마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하는 사이, 그녀는 옆으로 비켜서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우연히 가장자리에 놓인 돌을 앞으로 살짝 찼는데, 아니 바로 그 밑에 열쇠 하나가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그것을 주워 자물쇠 구멍에 넣고 돌리었다. 찰칵하더니 문이 열렸다.


그러자 정자 안에서 나던 외침 소리가 한층 더 커지고 요란스러워졌다.


"문을 열었네? 빨랑 오지 않고 뭐해! 어서, 나 좀 구하라고. 여긴 너무 답답해! 어서 빨랑 와!"

삽화 3.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5 [THE END] 19.11.22 40 1 7쪽
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1 1 10쪽
72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8 1 10쪽
71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6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3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6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2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1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9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7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2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4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4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