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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210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8.09.21 16:46
조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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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DUMMY

'전쟁'이란 단어에 그녀의 온몸이 바싹 얼어붙었다.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보던 바로 그 전쟁을 말하는 건가?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광란과 폭력이 당연시되는, 매우 비정상적이고 이성이 결핍된 그런 전쟁 말이다. 그 끔찍한 악몽이 아름다운 이곳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그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복잡한 생각들이 마구 부어지기 시작했다. 이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위로 쓰러지더니 이내 두 손안에 얼굴을 파묻고 체념을 늘어놓았다.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몰라. 어차피 난 죽을 걸로 되어 있으니 이대로 조용히 있으면. 전쟁이 일어나면 제임스가 동맹을 이끌고 전면전을 치르게 되겠지. 난.. 그냥 끝날 때까지 이렇게 숨어 지내면 되는 거야.”


그의 말에 그녀가 깜짝 놀라 바로 반색을 표했다.


“그냥 숨어있겠다고? 넌 브라잇 동맹이 지든 이기든 상관없단 얘기야?”


“...........”


“여기 '딥언더니아'가 처참히 멸망당하더라도 모른 척할 거냐고? 너의 왕국 '일룸니아'는 또 어떻고?”


그녀의 온갖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아무 말도, 아무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잠시 후 손이 내려지자 그의 얼굴에는 세상의 온갖 고민을 짊어진 고행자의 늙어버린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그는 겨우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었다. 수진은 처음 보는 그의 절망한 모습에 어쩔 줄 몰랐다.


“난... 아직 마왕에게 대적할만한 힘이 없어... 난 3,000년 전의 위대한 왕 이안1세가 아니라고. 아직 어리고... 내가 동맹을 이끈다면 마왕과의 전쟁에서 분명 지고 말 거야. 난 겁이 나.... 오히려 어른인 제임스가 전쟁에 더 맞을지도.

아마도 내가 뱀파이어로 변하고 죽은 걸로 숨어 지내는 비참한 상황에 빠진 것도 다 그런 신의 뜻일 수도.. 있지 않겠어?”


"신의 뜻이라니, 그 따위 말이 어디 있어?"


그녀의 눈썹 끝이 찍 올라가더니 째리는 눈초리로 그를 매몰차게 쏘아붙였다.


그의 약해진 모습에 그녀는 슬슬 화가 나려 했다. 그는 두려워하고 있었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최악으로 예측하고, 일룸니아의 왕자로 태어나 자연스레 부여된 커다란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고만 했다. 자신의 노력으로 상황을 바꾸려 하기보다 그저 타고난 운명이나 숙명으로 모든 걸 돌리려 했다. 직접 싸워보지도 않은 채 떠오르는 변명을 지껄이며 자꾸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그건 비겁한 행동이었다. 올바르지 않은, 씩씩하지 않은, 한마디로 수진의 마음에 참으로 안 드는 자세이고 태도였다. 항상 듬직하게 앞에서 이끌어주던 그에게 이런 약한 면이 있을 줄이야.


그런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었다. 마왕 블랙수트가 그렇게나 두려운 존재인가? 그렇게 강력한가? 잘 알지 못해서 자신이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그녀는 침대로 다가가 그의 옆에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의 두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은 후 두 눈을 감았다. 그녀의 낭랑한 노래가 방 안에 그윽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


“보지도 알지도 못할 우리의 앞날

좋은 결말일지 나쁜 결말일지 우리는 전혀 모르네.

그런데 지금 그것이 중요할까?

이 순간 우리가 함께 있는 데 말이지.


두려운 미래여, 그대는 나를 절대 파괴하지 못하리.

무서운 예측이여, 그대는 나를 끝내 삼키지 못하리.


우리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고

신은 절대 우리를 버리거나 떠나지 않으리라 굳게 믿는다면

스스로 창조한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려는 그의 뜻대로 다 이루어지리라.


지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떨며 서 있지만


참고 견디며 희망을 꿈꾼다면

어디선가 밝은 빛이 새어 들어와 우리를 인도할 거야.


참고 견디며 희망을 꿈꾼다면

누군가가 커다란 손을 내밀어 우리를 끄집어내 줄 거야.


그리고 이런 말이 들릴 테지.

담대해지라고. 용기를 가지라고. 절대 너희를 버린 적이 없다고.


아, 나를 버리지 마오. 제발 우리를 버리지 마오.

우린 그저 반짝이는 희망을 꿈꾼 잘못밖에 없다오.”


************************************************************


이것은 그녀의 엄마가 그녀가 어릴 때 불러주었던, 그리고 외할머니가 어릴 적 엄마에게 들려주었던 노래였다.


노래가 끝난 후에도 그녀는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눈도 어느새 감겨 있었다.

그들을 둥글게 감싸주는 잔잔한 램프의 불빛이 고요한 방패가 되어 '불안'이라는 파도에 휩쓸려버리려는 그들을 지켜주었다. 그들의 마음속에 서서히 평안과 위안이 솟아났다. 담대한 마음을 점차 회복했다.


문 밖에서 발걸음 소리와 접시들의 달그락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원래의 표정으로 되돌아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매우 명랑한 목소리로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점심시간이네. 우선은 잘 먹고 봐야겠지?”

삽화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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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30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2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9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9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7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60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1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2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4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1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4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2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2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1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9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5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5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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