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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dyHwang 님의 서재입니다.

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4,189
추천수 :
75
글자수 :
241,822

작성
19.01.25 15:21
조회
50
추천
1
글자
7쪽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DUMMY

그는 앞으로 푹 숙였던 몸을 의자 등받이에 똑바로 기대어 제법 위엄 있는 자세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의 태도가 점잖게 변하자 아이들은 내심 불안해졌다. 도대체 왜 저러시는 거지?


“그 일은 다시 떠올리기도 싫다. 너희가 추락했다는 말을 듣고 내가 그제 저녁 만찬을 걸렀다는 사실은 모르겠지? 내 목을 걸고 맹세하건대 정말로 쿠키 부스러기 하나 먹지 않았단다. 그래, 그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어.

그래서 버핏에게 너희가 멀쩡히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도끼로 목을 후려칠 정도로 기뻤다. 진심을 다해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조상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지. 거의 기적 같은 일이었기 때문이야. 그래도 거기가 그놈이 추천한 가장 안전한 광산이라고 해서 보낸 것이었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놈 마스쿠도 마찬가지이고.

너희에게 끔찍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 정말로 미안하다. 딥언더니아의 왕으로서 감사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아닙니다. 보다시피 저희는 괜찮으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이안은 잔에 남은 마지막 한 모금을 냅다 마신 후 냅킨으로 거칠게 입을 닦으며 대답했다. 어서 여길 뜨고 싶다는 무언의 표시였다. 그런데 왕은 모르는지 아님 알고도 모른척하는지, 문을 향해 그의 잔을 다시 채워오도록 명령을 내렸다.


잠시 뒤 붉은 피가 가득 담긴 잔이 대령했다. 이안은 별로 마시고 싶지 않아 그것에 입도 대지 않았다. 갑자기 입맛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병사가 나가고 주위에 그들밖에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한 왕은 이번엔 수진에게 몸을 숙여 나지막이 물었다.


“근데 말이야, 내가 정말로 궁금해서 그러는데. 한 가지만 알려주면 안 되겠니? 어떻게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말이야. 물론 그는 뱀파이어이고 너는 오나시아 출신이니 어떤 뛰어난 능력이 있겠지만. 하지만 말이야. 지하의 깊은 광산에서 추락한 후 그렇게 살아 나온다는 것이, 어허, 이런이런. 너희들이 죽었어야 했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야. 암, 그렇고말고.

그냥 객관적으로 보기에 아무리 훌륭한 마법사조차 광산에서 길을 잃고 추락해서 살아 나온 자가 거의 드물거든. 아마 너희가 최초일 거다. 우리가 딛고 있는 바닥의 저 밑, 더 깊은 지하의 어둠 속에는 유미르가 만든 기괴한 뭔가가 마구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야.

그런데 그런 곳을 다친 데도 없이 아주 멀쩡히, 것도 이틀 만에 살아 돌아왔으니 너무 신기하고 궁금하지 않겠니? 그러니 나에게만 몰래 이야기해주렴. 우리 사이의 비밀로 할게.”


이안과 수진은 서로의 눈치를 살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왕은 더 은밀하고도 약간 위협적인 어조로 은근히 물었다.


“혹시, 누군가가 너희를 돕지 않았니?”


두 명의 가슴이 바늘에 찔린 것처럼 뜨끔했다. 그러나 손오공이 자신의 존재를 비밀로 해달라고 미리 부탁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빨리 그럴듯한 변명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이안은 머리를 수십 번 굴려봤지만 적당한 구실이 떠오르지 않았다.


침묵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톰펌 왕의 눈길은 점점 더 의혹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저희가 딥언더니아로 타고 왔던 마법양탄자가 있거든요. 그것의 이름은 ‘파란총알’이죠. 광산에서 추락하여 엄청난 양으로 흐르던 수맥에 빠졌어요. 둘 다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바다같이 넓은 지하 호수였죠. 때마침 제가 주머니를 뒤지니 그것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타고 날아왔어요.”


그녀의 설명을 들은 이안의 입가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꽤 괜찮은 설명이었기 때문이다. 왕은 그녀의 설명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쳤는지 인상을 찌푸린 채 실망스러운 얼굴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검은 눈은 아이들의 표정과 눈을 뚫어지게 살피고 있었다. 마치 거짓말을 탐지하는 레이더가 그의 눈 속에 장착돼있기나 한 것처럼.


“오호, 마법의 양탄자라면 충분히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 아주 좋은 방법이기도 해. 때마침 그것을 지니고 있었다니 준비성이 철저한데. 양탄자는 접어도 꽤 부피가 클 텐데 말이야. 여태까지 그걸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말은 내 생애 처음 들었다. 네 옷의 주머니는 그렇게 큰가 보지?”


그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녀의 주머니를 훑어보며 물었다. 그녀는 아차 싶어 눈을 더 동그랗게 뜨며 얼떨결에 외쳤다.


“아, 그러고 보니 제가 깜빡 잊었는데 그때 핸드백을 매고 있었거든요. 방수도 되고 가벼운 빨간 핸드백이에요. 지원 아저씨께 선물로 받은 거죠. 신기하게 아무리 큰 물체도 그 안에 다 들어가요. 양탄자 정도는 거뜬히 들어...”


“잘 알겠다. 괜한 말을 꺼내서 너희를 불편하게 만든 것 같구나.”


왕이 그녀의 말을 끊자 그녀는 당황하여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잔에 남은 맥주를 한 입에 다 털어버린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들도 그를 따라 의자에서 엉거주춤 일어났다.


“오늘 내가 한 질문은 더 이상 신경 쓰지 마렴. 어쨌든 무사히 돌아왔으니 잘된 거지. 자, 이제 나도 일하러 가고 너희도 캠프 일정을 이어가야지. 다음번에 또 보자고. 그리고 이거.”


그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어 그들에게 하나씩 건네주었다. 쇠로 만들어진 반지였다. 반지 한가운데에 하얀 수정이 붙어있었다. 그들이 착용하기에 많이 커 보였다.


그러나 막상 그녀가 손가락에 끼우자 반지 테두리가 스스로 줄어들어 딱 맞는 사이즈로 변했다. 왕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반지의 사용법을 직접 알려주었다.


“이건 램프 반지란다. 반지의 수정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봐라, 환한 빛이 사방으로 퍼지지. 어둠 속에서 이것만 있으면 활동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왼쪽으로 돌리면 꺼지고. 이건 너희한테만 주는 특별 선물이야.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와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지. 잘 간직했다가 요긴하게 써.”



이안과 수진은 소금궁전에서 나와 푸다크 별궁을 향해 걸어갔다. 커다란 바위가 그들의 어깨를 내리누르는 듯 발걸음이 무겁고 기분도 착 가라앉았다.


“저기 이안, 왕이 손오공의 존재를 아는 게 아닐까? 누구의 도움을 받았냐고 직접적으로 물어봤잖아?”


“아마 아닐 거야. 손오공이 가둬진 이후 개미조차 보지 못했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아무도 그가 있는 곳으로 오지 않았다는 거지. 그러니 왕도 그의 존재를 모를 거야. 오나시아에서만 알고 있을 거 같아. 아마 그가 말한 의미는 우리가 깊은 지하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어둠의 존재들을 만났는지 묻는 것이었을 거야.”


“지하의 어둠 속에 누워있는 '이미르'인가 '유미르'인가 그거?”

삽화 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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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29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1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8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8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6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2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59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0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1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3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0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3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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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1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1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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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8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4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4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1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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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3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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