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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706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5.25 12:50
조회
548
추천
2
글자
20쪽

22. 인맥(2)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강남 거리.

이곳은 큰 기업들의 본사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 독보적인 빌딩을 본사로 소유한 그룹이 있다.

기린아 그룹.

회장은 황영빈.


이 본사 건물 회장실에 지금 황영빈 회장과 윤이선 이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것은 정자추에 관한 이야기였다.


“으으음······. 그렇게 조건을 맞추어 주었는데도 내 마음대로는 되지 않는 건가?”

“죄송합니다. 제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좀 더 신경 써주게! 윤 이사!”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황영빈 회장은 책상 위의 서류에 결재를 끝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금 그라이 아이라는 별칭까지 있는 정자추를 내 휘하에 끌어들이지 못하면 언젠가는 정자추가 나를 저격할 날이 올 거야. 난 그런 식으로는 운명하고 싶지 않네.”


창문 밖의 거리를 내다보는 황영빈 회장.

하얀 구름이 조용히 푸른 하늘을 떠다니고 있다.


“내가 가진 야망을 모두 실현하기 위해서도······.”


윤이선 이사가 와인을 따라 가지고 황영빈 회장에게 주었다.


“내가 세운 회사가 독보적이고 유일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정자추는 꼭 내 진영으로 끌어들여야 하네! 윤 이사!”

“잘 알겠습니다! 회장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푸른 하늘을 나는 새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황영빈 회장.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정자추를 끌어들일 수 있을까······?”


*****


정자추는 무역회사의 사장인 허동훈의 부탁으로 조직의 두목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직의 두목은 경호가 엄중하다고 했다.

교회에 오는데도 조직원들이 둘러싸고 있고 무장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자추는 2,200미터 지점에 있는 한 모텔의 옥상에 있었다.

목표가 올 교회 사이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어 저격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많은 수의 조직원이 조직의 두목을 위한 경호에 동원된다면 인의 장막에 가려 다른 조직원을 맞출 수도 있었다.


그래서 이 높은 모텔건물의 옥상을 저격 장소로 택한 것이었다.

드디어 교회에서 예배할 시각은 11시.


조직의 보스는 10시 50분에 온다고 허동훈 사장이 말했다.

자동차에서 나오고 교회 입구로 들어가는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만이 주어진 저격 시간.


잠시 후 조직의 보스가 탄 외제 차가 도착했다.

앞뒤에는 모두 4대의 검은 자동차가 거리가 가깝게 바싹 정차했다.


외제 차에서 조직의 보스가 내렸다.

그와 동시에 앞뒤의 자동차와 미리 와 있던 조직원들이 우루루 몰려왔다.


그들은 두목의 경호를 맡은 조직원들.

그런 조직원들의 경호를 맡으며 조직의 두목이 교회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 5분.

이미 조직원으로 둘러싸여 스코프에도 목표인 두목과 조직원이 겹쳐 보였다.


정자추는 숨을 멈췄다.

그리고 스코프 안의 조준선이 조직의 두목과 일치되는 순간!


[탕!]


M-200 체이탁에서 발사된 총탄이 쏜살같이 날아갔다.


[슈우우욱!!]


“억!!!”


조직의 두목이 쓰러졌다.


“두목님이 쓰러졌다!”

“어디냐?!”

“어디서 쏜 거야?!”


조직원들은 쓰러진 자기 두목을 감싸고 사방으로 총을 겨누었다.

교회에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저놈들 뭐야!!!”

“경찰 불러!!!”

“왜 아침부터 총질이야!!!”


여기저기에서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고 조직원들은 위축되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정자추는 모텔의 옥상을 떠났다.


*****


강북의 어느 공원에 있는 노상 카페.

정자추가 파라솔 아래 기다리고 있자 어느 신사가 큰 007가방을 들고 맞은 편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부탁한 일을 들어주셔서.”


그 신사의 목소리는 조용했다.

그는 무역회사를 하며 이번 일을 부탁한 허동훈 사장이었다.


“이제 놈의 조직에서 검은돈을 세탁해달라는 이야기는 오지 않습니다. 하하하!”

“내가 부탁한 것은?”


허동훈 사장은 가지고 온 큰 007가방을 탁자 밑에서 정자추 쪽으로 밀었다.

정자추도 자신이 가져온 같은 007가방을 허동훈 사장에게 밀었다.


허동훈 사장에게 받은 007가방을 살짝 열어 확인하는 정자추.


“음······.”

“말씀하신 대로 30억 원을 현금으로 준비했습니다. 외국 돈도 된다고 하셔서 달러와 파운드, 프랑화도 넣었습니다. 요즘은 환율이 높으니 바꾸실 때 손해는 안 보실 겁니다.”


허동훈 사장이 정자추에게 말했다.

정자추는 일어서려다가 허동훈 사장에게 질문했다.


“혹시 이 사람을 아나?”


정자추가 내민 것은 한 장의 명함이었다.


[인사담당 이사 윤이선.]


허동훈 사장은 명함의 이름을 보다가 눈이 커졌다.


“이 이름은!”


정자추를 올려다보는 허동훈 사장.


“강남에 본사가 있는 기린아 그룹의 이사입니다.”

“기린아 그룹?”

“네! 기린아 그룹의 회장은 황영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단히 큰 회사입니다!”

“황영빈 회장······.”

“기린아 그룹의 황영빈 회장의 개인 재산만 9,000조 원이 넘습니다. 그룹의 재산은 5경이 넘고요. 그룹에 속해 있는 3,000개 이상의 회사는 다국적 기업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많은 회사를 비밀리에 사들이고 있지요.”

“······.”

“아마도 거대 기업 소리를 듣는 기업들은 모두 기린아 그룹의 소유가 확실할 겁니다.”

“······.”

“그리고 황영빈 회장은 매년 각국의 선거에도 2,000조 원에 이르는 엄청난 정치 자금을 기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

“그러니 황영빈 회장은 경제와 정치를 모두 손바닥에 아우르고 있는 것이지요!”

“······.”


잠시 말이 없던 정자추는 허동훈 사장에게 물었다.


“황영빈 사장은 본사에 있나?”

“저도 모릅니다.”


대답을 들은 정자추는 그 자리를 떠났다.


*****


지하 시장에 온 정자추.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한 사람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하 시장의 골목으로 가니 거기로도 따라오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시각에는 아무도 없는 주차장이 있는 길로 갔다.


따라오는 그림자.

나무 뒤에 숨은 정자추는 그림자가 다가오자 뒤에서 그를 붙잡았다.


그 그림자는 발버둥을 쳤으나 이내 정자추인 것을 알고 말을 걸어왔다.


“당신이 저번에 저격수인 중공인과 대화를 나눴다는 그 사람이요?”

“······.”

“당신에게 의뢰할 것이 있어 따라온 것이요!”


그 사람은 정자추는 자기의 이야기를 했다.

자기는 작은 중소기업의 사장인데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을 기린아 그룹에게 빼앗겼다고 했다.


기린아 그룹의 회사가 비슷한 기술을 다른 곳에서 구입한 다음 자기들 기술을 베꼈다고 법원에 제소했다고 한다.


거기다 기린아 그룹의 황영빈 회장이 자신의 인맥인 판사와 검사, 변호사를 동원하는 바람에 재판에 처참하게 패하고 항고 소송 신청은 기각됐다고 한다.


결국, 소송에 패해 특허권을 뺏긴 사장은 지금 정자추 앞에 있는 것이다.


“황영빈 덕분에 내 회사는 애써 개발한 기술을 뺏겼소! 부탁이오! 기린아 그룹의 회장 황영빈을 이 세상에서 제거해 주시오!”


그러면서 그는 지갑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가 건네주는 것을 정자추가 받아 펼쳐보니 액면가 5억 원의 양도성예금증서(CD) 3장이었다.


“꼭 부탁······.”

“황영빈이 어디에 있는지 아나?”

“!!!······!!! 받아 주는 거요? 아! 황영빈은 지금 강원도의 산장에 있소! 앞에 큰 호수도 만들어져 있고 3층이나 되는 산장도 1,000평이나 되는 대지 위에 세워져 있소!!”


정자추는 그에게서 받은 15억 원의 양도성예금증서를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지하 시장을 떠났다.


*****


강원도의 황영빈 회장의 산장.


“뭐라고?! 정자추가 날 제거하라는 부탁을 받아들였다고?”

“네! 그렇습니다! 회장님!”


윤이선 이사가 죄송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지하 시장에서 알아낸 정보라 누가 정자추에게 의뢰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양도성예금증서 15억 원이라는 의뢰비만······.”

“15억이라고?????”


황영빈 회장은 기가 막혔다.

자기 개인 재산만 9,000조 원이 넘고 그룹의 재산은 5경 원이 넘는다.

그런데 겨우 15억 원?????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럴 수가!!!!! 겨우 그 금액에 나를······.”


황영빈 회장은 어지러움을 느끼며 책상을 두 손으로 짚었다.


“이런······. 먼저 새치기를 한 녀석이 있었군. 망설이지 말고 빨리 정자추의 손을 잡아야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시겠······.”

“정자추가 움직이기로 한 이상 이제 시간은 없다! 막을 방법이······.”


황영빈 회장은 자기가 있는 산장을 지키고 있는 자기 그룹 산하의 경비업체를 생각했다.


무장은 되어 있었다.

그것도 최신으로!


하지만 정자추의 저격 솜씨를 따라갈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하면 서재를 돌아다니는 황영빈 회장.


“아!!”


그는 무엇인가가 생각났는지 눈을 번쩍 떴다.


“그 방법이 있었지!!”


황영빈 회장은 스마트폰을 들고 전화부 아이콘을 터치했다.


“그라이 아이 정자추를 막을지도 모르는 방법이!! 그 사람이라면!!”


상대의 전화벨이 울렸다.


*****


호수에 요트들이 떠 있었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알맞게 불어 요트를 타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호수 주변에는 고급 자동차와 고급 요트가 즐비했다.

이런 곳에 내 예금을 해킹한 기린아 그룹의 회장 황영빈의 산장이 있다.


내가 한참 운전을 하고 가는데 내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왔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우우우우웅!]


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전화번호는 아무도 모르는 번호였다.


안다면 한종학 통합수사본부장 정도.

나는 도로 한쪽으로 차를 세우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나? 그라이 아이. 아니 정자추 소령······.”


나는 눈에 힘이 들어갔다.


‘이 목소리는!!’


“소령. 나는 조금 전에 내가 아는 사람과 전화통화를 했네. 그 사람이 누군지는 소령이 더 잘 알고 있을 거네. 왜냐하면, 소령이 지금 목표로 삼고 있는 자니까······.”


나는 놀라는 감정이 약간 생겼다.


‘최우선 대통령······. 왜 전화를 했지?’


대통령 최우선의 말은 계속되었다.


“정자추 전 소령! 지금 즉시 기린아 그룹의 황영빈 회장을 자네의 목표에서 삭제하게! 2시간을 주겠네! 그 안에 강원도에서 나가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경찰들이 자네만을 추적할 걸세!”


최우선 대통령이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했다.


“나도 그런 사태를 바라지 않네. 자네라면 이제는 알지 않나? 그때 내가 경찰서에서 왜 자네에게 그랬는지를······.”


나는 과거 국방부 장관이었던 자의 말을 듣기만 했다.

자기가 곤란하다고 나를 감옥에 넣으려는 것을 이해하라고 한 자!

내 가족을 북한 특수 부대에게 죽게 내버려 둔 자!!


나는 아직 이 자를 용서하지 않았다!!


과거 최우선 국방부 장관이었고 현재는 대통령인 자와의 통화는 계속되었다.


“황영빈 회장이 자네에게 제안했다는데······. 그것은 좋은 조건이네. 받아들이게!”


압력을 행사하는 건가?

그런 수법이 나에게 통할 거라 봤단 말이군!


“나는 자네가 그 조건을 받아들이고 황영빈 회장과 손을 잡기를 바라네. 나는 이제까지 자네가 이 나라에서 한 활동을 모두 알고 한종학 본부장으로부터 보고 받았네! 그럼 기대를 하고 있겠네.”


전화통화가 끝났다.

나는 스마트폰의 전원을 껐다.


*****


날이 저물어 밤 9시가 되었다.

호수에는 달이 떠올랐다.


기린아 그룹의 황영빈 회장은 서재에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윤이선 이사도 맞은편 소파에서 탁자에 놓인 전화만을 바라보았다.


“전화가 갔을까요?”

“이제는 기다리는 방법이 최고의 방법이네.”


황영빈 회장은 곳곳에 설치한 CCTV에서 보내온 영상을 보고 있었다.

경비업체의 경비원들이 기관단총을 들고 순찰을 하는 장면은 누가 보더라도 믿음직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라이 아이라는 별칭까지 지닌 정자추에게 저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아마도 금세 방법을 찾아내 맡은 일을 수행할 것이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탁자 위의 전화벨이 울렸다.

황영빈 회장은 번개처럼 손을 뻗어 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각하! 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황영빈 회장의 눈에 눈물이 생겼다.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사용하시라고 이미 자금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하하하!”


짧은 통화 후 전화를 끊는 황영빈 회장.

그의 입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으하하하! 으하하하하하!!!!!!!!!”


그 웃음에 윤이선 이사의 운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그 의미를 안 윤이선 이사가 탁자 위에서 물을 따라 급히 마셨다.


“잘 됐군요! 회장님!! 하하하!!”


황영빈 회장이 웃음을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와인병을 꺼냈다.

그리고 두 개의 컵에 와인을 따랐다.


황영빈 회장은 한 컵을 윤이선 이사에게 내밀었다.

그리고서 닫혀있던 서재의 창문을 열어젖혔다.


넓은 베란다가 보였다.

베란다에서는 언젠가 기린아 그룹의 돈으로 만든 인공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 얼마나 시원한가!! 하하하!!”


큰 숨을 들이쉬는 황영빈 회장.

옆에는 윤이선 이사가 있다.


“정자추도 놀랐을 거야! 한 나라의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었느니!! 하하하하하!!! 정만 놀라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

“분명히 그랬을 겁니다!!”

“수고했네! 윤 이사! 자! 건배!!”

“네! 회장님! 건배!!”


하늘의 달을 바라보는 황영빈 회장.

이렇게 밝은 달은 처음 보았다.


“이제 하루라도 빨리 그라이 아이 정자추를 손에 넣을 방법을 생각해 내야 돼!”


정말 기대가 되었다.

정자추의 일류 저격 실력이 자신을 위해서만 발휘되는 순간이!!


그러다 문득 인공호수 위에 뜬 달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웠다.

숲과 호수가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이제껏 몰랐다.


“아름답군! 정말! 아름······. 응?!”


황영빈 회장의 눈이 커졌다.

그것은 달그림자 위로 요트 한 척이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이 시각에도 요트를 타나???”


요트는 멀리 있어서 작게 보이는 바람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요트를 바라보는 황영빈 회장.


그때!


[탕!!]


총성이 울려 퍼졌다.


*****


한종학 통합수사본부장에게 보고를 받는 최우선 대통령.


“뭐라고?! 황 회장이 죽어!!”

“네. 각하. 어젯밤에 산장에서······.”

“으음! 정자추인가······.”

“그렇습니다.”

“결국, 설득해서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실패인가?”

“제가 더 설득해보겠습니다.”

“아니야. 됐어. 그대로 두게.”

“네? 네······.”


한종학 통합수사본부장이 대통령집무실에서 물러가고 난 후 의자에 기대는 최우선 대통령.


“결국, 날 용서해주지 않는군. 정자추 소령······.”


최우선 대통령의 눈에는 깊은 후회가 서렸다.


*****


어느 날의 신문.


[우리의 통일전쟁 영웅 정자추 씨가 행방불명!!!]

[우리 신문의 기자에 의하면 정자추 씨는 서울의 자택에서 사라진 지가 몇 달이나 지난 것으로 밝혀졌다.]

[군 소식통에 의하면 정자추 씨는 만주에서 귀국 후 빨치산 퇴치에 관한 국군의 일을 도왔다고 한다.]

[경찰은 이웃들을 대상으로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나는 이런 신문을 읽으며 공원의 벤치 의자에 앉아 있다.

그날 황영빈 회장을 제거하고 나는 정신없이 자동차를 몰아 여기까지 왔다.


최우선 대통령과의 통화 때문이다.

그 내용은 내게 한 일방적인 협박이었다.

물론 내가 그 정도의 간지럽지도 않은 협박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 대통령이 내게 한 일에 대해 자신의 당위성만을 주장했을 때.

통일전쟁 중 내 가족에 대한 보호를 무책임하게 한 것에 대한 말이 일언반구도 없을 때.


나는 황영빈 회장에게 겨눠야 할 M-200 체이탁의 총구를 그에게 겨누고 싶었다.


내 집······.

내 가족······.


모두가 부서졌다.

그리고 지금은 가족 모두가 생각났다.


목표인 황 회장을 제거하고 나는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차의 방향을 황 회장을 제거한 시점에서 최우선 대통령이 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을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만을 믿고 있을 국민들.

국민들에게 최우선 대통령은 통일전쟁을 치른 경험자이자 희망이었다.


무엇보다 전쟁을 치른 후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나라의 운영을 잘해왔다.

전쟁 후에 있을 거라던 무법자의 시대도 없었고 위기를 느낄 정도의 혼란도 없었다.


전 국방부 장관인 최우선 대통령은 능력이 좋았다.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국정을 운영했다.

높이 평가될 만했다.


목표인 황 회장 제거 후 차를 몰고 도착한 곳은 만주가 보이는 두만강 가였다.

6년 동안 있었던 저곳이 바라다보인다.


저곳에 있을 때는 다시 내 나라에 돌아오기 위해 노력했다.

가짜 주민등록증과 여권까지 마련해 놓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최우선 전 국방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 대통령을 향한 분노와 불신이 타올랐다.


저격수로서 훈련으로 이미 사라진 감정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그때 누군가 나를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 보려는데 두만강 가의 나무들 사이에서 내가 아는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엘프인 세이리아였다!

이제 만날 수 없을 거라던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내가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는 사이 그녀는 내 옆에 와서 앉았다.

공원의 벤치 의자에 앉은 두 사람.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그녀가 내 어깨에 기대왔다.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


나는 세이리아를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바람을 느꼈다.

바람에 일어난 세이리아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에 닿는 것이 느껴진다.


“당신은 여기에 있기를 싫어하는군요.”

“······.”

“당신을 바라는 사람도 많은 텐데······.”

“······.”

“당신의 슬픔을 알지만, 당신이 사라진 슬퍼할 사람들은 어찌할 건가요?”


나는 세이리아의 말에 내가 사라지면 슬퍼할 사람이 누군가를 생각해보았지만 생각나는 사람은 떠오르지 않았다.


“당신이 여태까지 도와주고 부탁을 해준 사람들이지요. 그 사람들이 슬퍼할 거예요.”

“그 사람들이 왜?”


나는 알 수 없었다.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세이리아가 정령 마법으로 만든 기억을 내 앞에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보였다.


모두 저격과 격투······.

그런데 그 장면이 지나간 다음 나에게 부탁한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이 신문을 보고 TV 방송을 보면서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밝은 표정과 희망이 생겼다는 얼굴들.


내가 한 일이 이런 의미가 있었나!

돈 받고 한 일인데 나만을 위한 헛된 일은 아니었구나!


거기에는 최우선 대통령도 보였다.

후회하는 모습이 보였다.


“결국, 날 용서해주지 않는군. 정자추 소령······.”


그가 자기 잘못을 알았던가?


“하하! 별일이군!”


나는 뜻밖의 사실을 알고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세이리아도 웃고 있었다.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세이리아의 말이 맞았다.

나는 나를 괴롭게 했던 일에서 탈출했다.


전쟁영웅이 몰래 암살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잠재의식에서 고민하던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것도 정해진 하늘의 운명일 것이다.

내 눈앞이 밝아졌다.


이 나라를 떠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이리아가 보여주는 장면이 변했다.


내 가족들이 살아있는 것이 보였다.

모두 밝게 웃고 있었다.


“하하하!!”

“호호호!!”


그 웃음소리에 나도 따라 웃었다.

그때 내 스마트폰이 울렸다.


내가 전화를 받자 슬퍼서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정자추 씨죠? 부탁합니다! 저 좀 구해주세요!!”


나는 세이리아가 보여주는 장면과 세이리아를 보며 대답했다.


“네. 그 부탁을 받아들이지요. 목표는 누굽니까?”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제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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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5. 터널(1) 17.05.01 416 3 8쪽
47 14. 인질 정자추(3) 17.04.28 498 3 14쪽
46 14. 인질 정자추(2) 17.04.27 462 3 9쪽
45 14. 인질 정자추(1) 17.04.26 463 4 9쪽
44 13. 뿌연 하늘(4) 17.04.25 500 4 12쪽
43 13. 뿌연 하늘(3) +2 17.04.24 500 5 8쪽
42 13. 뿌연 하늘(2) +4 17.04.21 556 5 8쪽
41 13. 뿌연 하늘(1) +2 17.04.20 573 5 9쪽
40 12. 한물간 연인(3) +2 17.04.19 549 6 13쪽
39 12. 한물간 연인(2) 17.04.18 462 4 7쪽
38 12. 한물간 연인(1) 17.04.17 478 6 9쪽
37 11. 용의자(4) 17.04.14 443 4 11쪽
36 11. 용의자(3) 17.04.13 496 4 7쪽
35 11. 용의자(2) 17.04.12 432 4 11쪽
34 11. 용의자(1) +2 17.04.11 458 6 7쪽
33 10. 천당의 진리 교(6) +2 17.04.10 480 5 9쪽
32 10. 천당의 진리 교(5) +2 17.04.07 522 6 12쪽
31 10. 천당의 진리 교(4) 17.04.06 449 4 7쪽
30 10. 천당의 진리 교(3) 17.04.05 443 5 9쪽
29 10. 천당의 진리 교(2) 17.04.04 478 4 7쪽
28 10. 천당의 진리 교(1) 17.04.03 529 5 8쪽
27 9. 만남(2) 17.04.01 526 5 13쪽
26 9. 만남(1) 17.03.31 539 7 10쪽
25 8. 프리랜서 사진가(4) 17.03.30 597 6 11쪽
24 8. 프리랜서 사진가(3) 17.03.29 586 5 11쪽
23 8. 프리랜서 사진가(2) 17.03.28 623 5 8쪽
22 8. 프리랜서 사진가(1) 17.03.27 667 8 9쪽
21 7. 배신자(3) 17.03.25 743 7 14쪽
20 7. 배신자(2) 17.03.24 778 6 10쪽
19 7. 배신자(1) 17.03.23 897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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