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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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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694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4.17 12:50
조회
477
추천
6
글자
9쪽

12. 한물간 연인(1)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해운대.

모래사장의 모래가 저녁노을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마치 다이아몬드가 뿌려져 있는 것 같다.


분홍빛의 노을이 내 앞으로 비춰온다.

황금과 주황으로 물들어가는 바다.


하아! 하아!


내 귀에 정체불명의 소리가 들린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하악! 하악! 누가 도와줘요!!”


여자 목소리다.

몹시 지친 것 같다.


[턱턱!! 턱턱!!]


여자가 모래사장 위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뒤로 누군가가 뛰어오고 있었다.


“거기서! 헉헉!”


따라오는 것은 남자였다.

붉은빛 노을이 그들을 감쌌다.


1분도 못 되어 남자가 여자를 따라잡았다.


“잠깐 기다려 봐! 소서라!”

“쫓아오지 마!!”


소서라를 뒤쫓아오던 남자는 소서라의 어깨를 잡고 옆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모래사장 위로 넘어지는 소서라.


남자가 근육이 솟아오른 팔로 소서라의 몸을 내리누르고 외쳤다.


“소서라!! 내 마음 알지?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응?”

“이거 놔! 저리 가!”


소서라가 몸부림치며 남자에게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도대체 너를 버리고 빨치산이 된 그 녀석을 왜 못 잊는 거야? 주시민 그 녀석보다는 내가 낮잖아?”

“아윽! 저리 비켜!”


소서라는 남자의 무게에 짓눌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반항해도 소용없어! 이 해변은 지금 휴업상태야! 아무도 안 와!”


몸부림치는 소서라는 뇌리에 호신술 강사에게 배운 호신술이 생각났다.

그녀는 배운 호신술을 이용해서 동작을 취했다.

힘차게 무릎을 위로 올려 찬 것이다.


“악!!”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모래사장을 뒹구는 남자.


소서라가 재빨리 벌떡 일어나 다른 곳으로 뛰어 달아났다.


“소서라! 거기서! 아이 구구!!”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소서라가 사라질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한참을 꼼짝 못 하는 남자.


그때 내가 그 남자의 앞에 도착했다.

나는 그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내 그림자에 그 남자가 고개를 위로하고 쳐다보며 말했다.


“넌 뭐야? 응?”


그 남자는 내 얼굴을 보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는 얼른 일어나 마치 내가 따라오지 않는가를 걱정하듯 뒷걸음질을 하다가 뛰어서 도망갔다.


“젠장! 저 녀석은 뭐야?”


그 남자는 혼잣말을 하면서 사라졌다.

나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


누군가 내 방문을 노크했다.

택배원이었다.


“정자추 씨 되시죠? 여기 영수증에 사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나는 택배물건을 받아 방으로 들어왔다.

이 방은 내가 한 달간 임대했다.


이번에 나를 고용한 것은 해운대 주둔 사령관이다.

내가 훈련소에 있을 때의 교관이었다.

그는 나에게 필요한 것을 이 방의 주소로 택배를 이용해 보내주겠다고 했다.


목표는 빨치산의 정보원이다.

이름은 주시민.


남북통일전쟁이 났을 때는 이미 북한에 포섭되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이 전쟁에서 승리하자 자수하지 않고 땅굴로 나온 북한군을 따라 빨치산이 되었다고 한다.


사령관은 주시민을 체포하여 군사재판정에 세우고 싶어 했다.

그에게 지목되어 반동으로 죽은 사람과 총살당한 병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는 사람이라 자기에게 와서 여러 차례 사정했지만, 이미 이곳 빨치산은 여러 차례 국군하고 총격전도 벌였다.


더구나 빨치산이 삐라를 통해 주시민을 인민의 영웅이며 구국의 용사로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거기에다 그 삐라를 보고 빨치산에게 찾아간 사람까지 있다니 군을 이끄는 사령관으로서는 주시민을 그냥 둘 수 없었다.


결국, 이곳 사단장인 사령관은 군단 사령부에서의 의논 끝에 주시민을 사살하기로 했다고 한다.


목표인 주시민이 사살되면 방송에서는 그에 관한 소식이 나오고 국군이 빨치산 토벌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내 옛 교관이었던 사령관은 소서라라고 하는 여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소서라는 바로 주시민의 연인이라고 한다.


소서라는 아직도 주시민을 잊지 못하는 것 같지만, 빨치산이 된 주시민으로부터는 지난 2년간 어떤 연락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해운대에 있는 군 정보국에서 주시민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빨치산에 있던 북한군이 귀순하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했다.


바로 연인인 소서라를 주시민이 데려간다고 한다는 정보다.

지금 빨치산은 인원 부족으로 활동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과 함께.


지금 여기 해운대 곳곳에는 방송국에서 온 기자들이 몰래 숨어있었다.

군단 사령부가 시킨 것이지만 빨치산 토벌뉴스의 방송은 대한민국의 안정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이곳 사령관으로부터 택배가 도착했다.

아마도 택배 차량도 택배원도 군 정보원이나 군인이 위장한 것일 것이다.


지금 노크를 하는 택배원도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택배원이 전달해준 택배물건을 받아들고 방으로 들여놓았다.


택배 안에 들어있는 것은 이번에 사용할 저격 소총인 K-14였다.

K-14는 유효거리 800미터, 무게 5.3킬로그램, 10발들이 탄창을 가지고 있었다.


부품은 12배율 스코프와 소음기가 따로 들어있었다.

그리고 도청장치.


도청장치는 소서라의 방에 장치되어 있었다.

방에서 나는 소리와 전화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창문 밖 길 건너편으로 소서라의 방이 보인다.

그녀는 지금 침대에 앉아 바닥으로 시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하늘로 시선을 돌리고 다시 방안으로 눈을 돌렸다.

그녀의 손에 반짝이는 금반지가 하나 보였다.


그녀는 금반지를 보다가 얼굴을 가렸다.

우는가?


*****


소서라가 시장길을 걷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그녀를 보고 쑥덕인다.


“빨치산의 연인이라며?”

“저 여자의 연인인 빨치산 때문에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하네.”

“왜 같이 가지 않았지?”

“빨치산이 연인이 공산주의에 눈이 멀어 버리고 같다고 하는군.”

“조심해야겠어. 언제 빨치산이 된 연인이 내려와 우리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해를 입힐지 몰라!”

“무엇보다 저 여자의 연인은 사람을 여러 명 헤치고 도망간 자니까.”


소서라의 그 속을 지나가고 있었다.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그녀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정자추는 그녀를 미행하면서 사령관의 이야기를 생각했다.


“주시민이 소서라와 연예한 기간이 얼마나 됩니까?”

“군 정보국의 말로는 빨치산을 따라가기 전날에도 커피숍에서 같이 있었다고 하더군.”

“음······.”

“하지만 여자를 생각해 볼 필요는 없네. 이미 2년이나 지났으니까! 버린 거야. 그녀의 근처에 나타날 리가 없어.”


그러면서 사령관은 가방 하나를 정자추에게 내밀었다.


“3억이네. 이외에 내 권한으로 훈장도 주겠네. 훈장을 받으면 연금도 받을 수 있네.”

“좋습니다.”

“고맙네. 난 주시민 같은 조국을 모르는 이기주의자는 환영하지 않네. 잘 처리해주게. 정 소령.”


정자추의 시선에 소서라가 보였다.


“저기 이 고추하고 생강, 브로콜리를 주세요.”

“저리 가! 너의 그 못된 빨치산 연인 때문에 내가 아는 사람의 가족이 죽었어! 그러니 썩 물러가!!”

“······.”


시장 상인이 그녀에게 물건을 판매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녀는 그대로 방향을 돌려 다른 곳으로 갔다.


시장을 본 후 그녀는 파트타임으로 동네 마트에서 카운터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 소서라를 관찰하는 것으로 주시민의 행동을 예측하려 했다.

내 예상으로는 주시민은 소서라를 다시 찾아온다.


어느 날 소서라가 있는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하며 그녀를 관찰하고 있는데 사령관이 자기 참모를 보냈다.


나는 그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사령관이 나에게 연락할 때 보낼 사람이라고 말했으니까.


“사령관님이 걱정하고 계십니다. 주시민이 나타나지 않을 곳에 계속 계신다고. 그리고 군 정보국에서 주시민은 이미 다른 곳에 있는 빨치산으로 넘어갔을 것 같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사령관님께서 지금 그 정보를 확실히 알아보고 계십니다.”


민간 복장으로 위장한 참모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음 말을 했다.


“그러니 만약 그 정보가 사실이면 그곳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시라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갔을 것 같다’는 건 가짜 정보일 확률도 있다는 것이지.”

“그렇기는 하지만······.”

“요즘 군 정보국은 성실하지 않군. 미확인 정보를 확인된 정보처럼 알려주다니.”

“맞는 말씀입니다만······.”

“사령관님께 내 예감이 적중할 것 같다고 전하게.”


참모가 정자추의 말을 듣고 약간의 물건을 골라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마트를 나갔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 희한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카운터의 소서라가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는 금반지를 만지며 회상에 잠기고 있다.

연인 주시민과 함께 있었던 시간에 대한······.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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