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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717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4.18 12:50
조회
462
추천
4
글자
7쪽

12. 한물간 연인(2)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깊은 밤.

정자추가 사령관에게서 온 택배의 물건을 살려보고 있다.


12배율의 스코프와 총열을 조립했다.

그리고 지금 개발 중이라는 총탄을 살펴보았다.


은빛으로 빛나는 총탄.

별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왠지 신무기 같다고 할까?

느껴지는 느낌이 다르다.


‘신형 K-14인가······.’


총을 자세히 살피다가 총신에 열을 배출하는 구멍이 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열이 많이 나는 초기 시험용인가······.’


사령관이 시험용이라고는 안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시험용 버전의 신형 총기였다.

총탄도 내가 보지 못한 종류다.

그리고 총탄에 대해서는 신형이라고 말해주었다.


“대단한 총탄이야. 자네도 확인해보면 깜짝 놀랄 거야.”


사령관의 말을 생각하며 총기를 더 살펴보았다.

스코프에 무언가가 장치되어 있었다.


작은 부품이었다.


‘이것도 신형 총기에 사용되는 신형부품이군.’


나는 K-14를 들고 통일전쟁 때를 회상했다.

그때 이 K-14를 들고 적의 장군을 저격했을 때를 말이다.


나무 그림자가 진하게 떠 있는 수풀 밑에 참호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적을 기다렸다.

2명의 병사가 있었는데 그들은 내 위치가 발각되지 않게 자신의 위치를 적이 알게 하는 것이 일이었다.


그것은 소리가 큰 총을 사용하거나 자기가 있는 위치를 드러내며 달아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내가 겪은 전쟁은 이런 역할을 하는 병사들의 목숨 건 노력이 모여 승리하는 것이었다.


인민군의 막사에서 별을 단 장군이 나오는 것을 저격하고 병사들이 제 역할을 하면 나는 같은 자리에서 다른 지휘관이나 정치장교를 다시 저격했다.


실로 같은 자리를 재활용하는 작전이 아닐 수 없다.

적격할 수 있는 좋은 자리는 사실 찾기가 힘들다.


그 때문에 이런 역할을 하는 병사들이 필요했다.


지금 내 방에는 커튼이 내려져 있다.

커튼을 열면 방안의 불빛 때문에 건너 건물의 방에 있는 소서라에게도 내가 보일 것이다.


나는 K-14를 창문 아래 벽에 세워놓았다.

그리고 커튼 일부분을 열고 소서라가 있는 방을 살폈다.

커튼은 열려있지 않았다.


나는 스마트폰의 도청수신 앱을 켜서 머리 옆에 두고 자리에 누웠다.

소서라의 방 안에 도청장치를 해두었다.


주시민은 소서라에게 나타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스마트폰에 도청장치를 통해 들리는 소리가 들리게 해주었다.


스마트폰에서 책장을 넘기는 소리, 물을 따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외에는 기대하는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다시 커튼을 살짝 열어보니 소서라의 방에 불이 꺼져 있었다.

거리는 가로등과 고요로 가득 찼다.


*****


며칠 후 아침.

내가 모카 빵으로 아침 식사를 때우고 있을 때였다.


건너편의 소서라가 달걀을 삶아서 접시에 담고 우유를 담은 컵을 탁자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양새를 했다.


입술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기도를 하는 모양이었다.

무슨 내용의 기도일까?


나는 커피를 입으로 가져갔다.

소서라는 기도를 끝마쳤는지 삶은 달걀의 껍데기를 벗겨내고 우유와 함께 먹었다.


오전 10시 소서라가 방을 나갔다.

나는 그녀를 미행했다.


그녀는 마을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가 벤치에 앉았다.

그것을 보고 있는데 사령관의 참모로부터 문자가 왔다.


[주시민이 포항 교외에 있다는 정보가 군 정보국으로부터 들어왔습니다.]

[확실한 정보인가?]

[지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정보활동이면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첩보일 뿐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서라는 벤치에서 한동안 앉아 있다가 해변으로 이동했다.

바닷물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내 망원경에는 그런 소서라의 모습만이 보였다.

아직 주시민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소서라의 표정이 변했다.

무언가를 생각했는지 웃고 있었다.


아마도 빨치산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주시민과 같이 있었다니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시민이 사라졌을 때를 생각하는 건가?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끼고 날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이 젖어 갔다.

하늘에서도 천둥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해변으로 몰려오는 파도도 점점 소서라 가까이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는 앉은 채로 있었다.


모래사장이 비에 젖어 점점 어두운색으로 변해가고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는 금반지를 보고 있었다.


주시민이 빨치산으로 넘어가기 전에 주었다고 사령관이 말한 것이 생각난다.

“6.25 전쟁 때 빨치산도 금반지나 패물을 주고 북으로 넘어갔다고 할머니께 들은 적이 있지. 그런데 지금도 금반지를 주고 오지도 않을 거면서 자기 옛 연인을 지금까지 기다리게 하고 있네! 이건 자기만 생각하고 있으라고 완전히 방치하는 거야!”


이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비는 계속 내렸다.

빗속에서 적의 지휘관을 노렸던 때도 머릿속에서 스쳐 갔다.

지금은 추억일 뿐이지만 지금 내 앞에는 현실인 사람이 있다.


*****


내 방으로 돌아와 빗물을 닦아냈다.

수건이 빠르게 젖어 갔다.


비는 아직도 내리고 있었다.

굉장히 많이 내렸다.


거리에 물구덩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자동차가 물구덩이 바퀴를 담그면 분수처럼 빗물이 몇 미터나 위로 솟구쳤다.


그때였다.

내 눈에 그 장면이 보인 것은.


오토바이 택배가 온 것이다.

꽃을 들고 왔는데 소서라의 방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내 눈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스마트폰의 도청수신 앱을 켜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창문 건너의 소서라가 문 앞에서 오토바이 택배원을 맞이하고 있었다.


“누구세요?”

“소서라 씨입니까?”

“맞아요. 저예요.”

“꽃 배달 왔습니다.”

“저한테요?”


뜻 밖이었는지 놀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네. 여기 꽃다발 받으세요. 사인해주시고.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다시 애용해주세요.”


소서라가 꽃다발을 받아들고 방문을 닫았다.

꽃다발을 안은 소서라가 탁자가 있는 곳으로 가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잠시 꽃다발을 살피던 소서라는 쪽지를 하나 꺼냈다.

계산서인 줄 알았는지 별 기대를 하지 않던 표정이 급변했다.


“헉!!”


소서라가 놀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창문으로 보이는 모습도 놀라는 표정 그 자체였다.


그녀의 눈이 떨리기 시작했다.

눈물이 눈망울에 걸쳐 곧 떨어질 것 같았다.


“흑흑······.”


그녀가 울기 시작했다.

쪽지를 가슴에 꼭 껴안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직감했다.

주시민이 보낸 쪽지다!


한동안 소서라를 감시했다.

사령관의 참모에게도 문자로 연락을 해주었다.


나는 K-14에서 탄창과 다른 부분을 분리하고 내 가방에 넣어 두었다.

아무래도 쪽지를 보낸 것으로 보아 소서라의 방으로는 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 눈에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소서라의 손이 보였다.

그리고 기쁨의 눈물도······.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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