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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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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699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4.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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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4쪽

14. 인질 정자추(3)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납치범들이 풀어준 인질들이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관제탑에 전해졌다.

그 소식에 관제탑 안에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납치된 비행기에서는 납치범들은 인질이 줄자 다른 생각을 했다.

남은 승객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감시하기에 좋다고 여긴 것이다.


정자추가 있는 일등석에서 승객들을 위협하고 있던 스튜어디스.

그녀는 모든 일등석 승객을 아래층의 일반석으로 자리를 옮기게 했다.


“자! 모두 이 근처에 앉아라! 서툰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총에 맞지 않는 방법이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이미 좌석에 앉은 인질도 앉으려는 인질도 매우 불안했다.

그 와중에도 위층의 일등석에서 온 승객들은 머리 뒤로 깍지를 낀 채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이때 납치범 중 한 명은 조종실에서 기장과 부기장을 위협하고 있었다.

다른 두 명의 납치범은 인질과 교환해 받은 군사용 폭약을 비행기의 여기저기에 붙이며 다니고 있었다.


인질이 된 승객들이 불안한 눈빛으로 그것을 보고 있었다.

일반석에서 오는 승객 중에 정자추가 있었다.


그는 앞에 선 인질을 따라 두 손을 머리 뒤로 돌리고 따라오고 있었다.

정자추의 모습은 매우 침착했다.

그것이 납치범 일당인 스튜어디스의 눈엣가시처럼 걸렸다.


“거기 가는 너! 잠깐 서 봐!”


정자추가 걸음을 멈추었다.


“가만 보니 상당히 침착한데······.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렇게 침착할 수 있지? 다른 인질들은 불안에 떠는데?”


고개를 돌리고 총을 든 스튜어디스를 바라보는 정자추.

하지만 말은 하지 않는다.


“대답해! 내가 물었잖아!”

“왜? 무슨 일이야?”


노란 넥타이의 납치범이 폭탄을 다 설치하고서 다가왔다.

납치범 일당인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이 인간이 이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침착하잖아!”


노란 넥타이의 납치범이 싱긋 웃었다.


“당신! 배짱이 두둑한 것 같군! 덩치도 나만 하고! 체력도 힘도 나 못지않은 것 같아!”


납치범이 말했음에도 아무런 반응도 없는 정자추.

그런 무표정을 바라보다 얼굴을 험악하게 구기는 납치범.


납치범의 주먹이 정자추의 얼굴을 쳤다.


[퍽!]


“왜 말이 없어?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가?”


그러나 정자추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퍼억!]


노란 넥타이의 납치범이 다시 한번 쳤다.

그런데도 정자추는 미동도 없었다.


“이, 이 녀석이!!”


반응 없는 정자추에게 분노한 납치범.


“나를 우습게 보는 거냐? 내 주먹이 약해?”


또다시 주먹을 휘두르는 노란 넥타이의 납치범.

이번 주먹에는 정자추가 의자로 넘어진다.


[털썩!!]


“얌전히 앉아있어!!”


그는 정자추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다른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수사관 양반! 인질도 풀어줬으니 이만 가줘야겠어! 당신이 여기 있는 게 부담스러우니 말이야!”

“아니?! 잠깐!”


수사관은 노란 넥타이에게 외쳤다.


“잠깐! 내 말을 우선 들으시오!”


수사관은 침을 삼키고 말했다.


“난 남은 승객들과 함께 인질로 남겠소! 내가 대신 남을 테니 다른 인질은 풀어주는 게 어떻소? 인질 숫자가 많다고 유리한 것이 아니오!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소! 감시하는 데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어떻소?”


납치범인 스튜어디스와 노란 넥타이는 수사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말을 듣고 보니 분명히 그랬다.


“그 말이 맞아.”


스튜어디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턱을 매만지는 노란 넥타이를 맨 납치범.


“그렇다면······.”


그는 일반석에 모인 인질들을 돌아보았다.

확실히 많은 수였다.

총을 가지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다.


“인질의 수를 줄이겠다! 너희한테는 행운이다! 좋아해도 된다!”


노란 넥타이는 한곳에 모인 인질인 승객들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우선 남을 인질 중 한 명은 여기에 있는 수사관이다! 자진해서 남을 자 있나!!”


노란 넥타이가 권총을 들어 올리고 험악한 눈으로 인질들을 쳐다봤다.

승객들 속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두 고개를 돌리거나 숙이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노란 넥타이가 다시 외쳤다.


“없나!!”

“내가 남겠다! ”


그는 경비업계에서 일한다는 이석구였다.

뒤이어 다른 사람들이 이어났다.


목도리를 두른 이.

학자풍의 은퇴 교수.

응급실의 의사.

그림 그리려 평양에 간다는 화가.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혀 가출했다는 아저씨.

천주교 신부.

교회 목사.

목탁을 든 스님.

북한에 교관으로 가는 소방관.


“더 없나?”


남은 승객 중에 침묵이 감돌았다.

스튜어디스가 말했다.


“좋아! 지금 일어선 자들은 위로 올라가! 단! 차례로 한 사람씩 일등석으로 가도록 해!”


자청해서 인질이 되어 남기로 한 승객들은 한 사람씩 계단을 이용해 위에 있는 일등석으로 올라갔다.


숫자를 세는 노란 넥타이.

뭔가 부족한 듯 남은 승객에게 외쳤다.


“인질이 더 필요하다! 어서 나서라! 아니면 내가 지목하겠다!”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더욱 숙이고 딴청을 피우는 승객들.

그때 스튜어디스의 위협에 자리에서 일어나 일등석으로 올라가려던 이석구가 조용히 앉아있는 정자추를 발견했다.


경비업계에 몸담은 지 20년이 되는 자신의 경험으로 정자추는 단단한 체구와 체력을 가진 사람으로 보였다.


하지만 정자추가 아무 말도 없어서 말을 건네지 못했다.

그때 노란 넥타이가 다시 말했다.


“나오지 않았으니 내가 지목하겠다!”


이석구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정자추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말하기 힘든 말이지만 당신의 체구와 체력이 대단히 좋은 것 같군요.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인질이 돼주시겠습니까?”


아무 말 없는 상대방.

이석구가 다시 말했다.


“제가 경비업에 오래 몸담고 있어서 이런 상황을 압니다. 지금 인질로 남더라도 진행 상황을 보면 곧 풀려날 것입니다.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러니 다른 승객들을 구하기 위해 인질로 남아 주시지 않겠습니까?”


정자추는 눈을 감고 생각했다.

그 모습이 이석구에게는 거절로 보였다.

하지만······.


정자추가 일어났다.

그는 노란 넥타이에게 말했다.


“내가 남겠다.”

“좋아! 장하군!”


노란 넥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자추는 일어나 위의 일등석으로 다시 올라갔다.

그 뒤를 이석구와 수사관이 따라갔다.


*****


인질로 남은 승객들이 일등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정자추가 앉자 그 양옆으로 이석구와 수사관이 자리를 잡았다.


비행기 밖으로 인질이 되지 않은 승객들이 나가는 것이 보였다.

모두 자신의 행운에 감격해 하는 것 같았다.


이석구가 말했다.


“당신 덕분에 모두가 안전해졌습니다.”

“······.”

“제 경우에 직업의식 때문에 남은 겁니다. 후회는커녕 좋은 경험을 쌓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석구는 정자추가 말이 없자 그가 심한 걱정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때 정자추의 옆에 앉은 수사관이 속삭였다.

“당신이 정자추 씨입니까?”

“!!!”


정자추가 눈을 뜨고 고개를 수사관에게 돌렸다.

수사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통합수사본부의 수사관입니다. 한종학 본부장님의 메모를 가지고 왔습니다.”


건네지는 메모지.

정자추는 그것을 보고 곧바로 정령 마법으로 태워버렸다.


“그런 마술도 하실 줄 아십니까?”


수사관이 놀란 얼굴로 말했다.


“숨겨진 기술일 뿐이다.”

“아!”


감탄하는 수사관.

그가 양복 안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냈다.

그리고 납치범들의 눈을 피해 볼펜과 함께 수첩을 내밀었다.


“당신 팬입니다. 사인을 해주시면······.”


정자추는 말없이 사인을 해주었다.

옆에 있는 이석구가 눈을 크게 떴다.


“정자추?! 정자추면 그 저격수?!”

“누구냐? 크게 떠드는 게!”


이석구의 목소리가 컸는지 납치범인 스튜어디스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일등석에 있는 인질들의 귀로 울려 퍼졌다.


그때 급유가 끝났다는 무전이 기장에게 왔다.

줄무늬 넥타이를 한 납치범이 이륙을 지시했다.


자청해서 인질이 된 승객들과 납치범들을 태우고 비행기는 이륙했다.


*****


정자추는 한종학 본부장이 보낸 메모를 생각했다.


[정자추 당신에게 모든 걸 맡기겠소. 승객들을 구해주시오. 보수는 5억 원. 당신의 비밀 계좌로 입금하겠소.]


‘한종학. 이자는 내가 한가해 보이나?’


정자추는 대기하고 있는 특수부대의 돌입을 기다릴 작정이었다.

그런데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정자추는 자신에게 바통이 온 것을 알았다.

더구나 팬을 자청하는 자도 옆에 있었다.

꼼짝없이 활약을 보여줘야 했다.


다른 옆에 앉은 경비업에 오래 있었다는 사람은 눈을 창밖을 보고 있었다.

내 이름을 듣고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저격수라는 것을 아는 것을 보니 통일전쟁 때의 선전물을 본 것 같다.

그는 아까 납치범의 호통에 지금은 조용히 있다.


옆에 있는 수사관만 나에게 반짝이는 눈을 보여주고 있다.


‘아하! 기대가 큰 모양이군! 하지만 5억 원이라······. 나는 나라에 고용된 공무원이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납치범들도 뜻밖에 허술했다.

수사관의 몸을 검사하지 않았다니.

검사를 했으면 메모지를 찾았을 텐데.

이 수사관의 운이 좋은 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검은 넥타이와 줄무늬 넥타이, 스튜어디스가 총을 들고 인질들 앞에 섰다.


“모두 잘 들어라! 서툰 짓을 하면 폭탄을 터트리겠다! 그러니 얌전히 있어라!”


스튜어디스가 이 말을 하고 줄무늬 넥타이와 함께 조종실로 들어갔다.

조종실에는 노란 넥타이가 기장과 부기장을 감시하고 있었다.


[쿵!]


조종실의 문이 소리를 내며 닫혔다.

남은 것은 검은 넥타이.


나는 조용히 일어났다.

액수가 얼마 안 되는 이 일을 정리하고 다른 일을 해야 했기에.

그리고 나를 봐주는 듯한 한종학 본부장의 얼굴을 봐서.


“뭐야! 왜 일어서?”

“화장실에 가려고 한다.”

“화장실? 음. 가야겠군.”


검은 넥타이가 권총으로 빨리 가라는 시늉을 했다.

나는 검은 넥타이를 지나쳐 갔다.


지금 검은 넥타이를 제압할 수 있지만 다른 승객이 다칠 수도 있었다.

나는 화장실이 있는 곳까지 갔다.


검은 넥타이가 내 뒤를 바짝 뒤쫓아 왔다.

화장실의 문이 열렸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검은 넥타이가 말했다.


“문을 열고 일을 봐라! 어서!”

“알았다.”


나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에 들어가니 화장실 탈취제의 냄새가 몹시 났다.


원래 있던 스튜어디스가 화장실 탈취제를 비행 중에 갈아 끼운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워낙 자극적이어서 승객들이 들어올 때마다 재채기했다.


그리고 지금도 검은 넥타이가 재채기하려고 하고 있다.


“이, 이런 왜 이러지? 애~ 애~ 애취!!”


기회가 생겼다.

나는 검은 넥타이의 권총을 잡은 손을 비틀어 힘을 못 쓰게 하고 다른 팔로 목을 졸랐다.


검은 넥타이가 캑캑거렸다.

그리고.


[우드득.]


목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다.

검은 넥타이가 화장실 안으로 쓰러졌다.


그때 조종실의 문이 열리며 줄무늬 넥타이가 나왔다.

그는 나에게 총을 겨누었다.


“넌 뭐야? 왜 여기 있어?”

“화장실에 일 보러 왔다.”

“그럼 들어가지 왜······.”

“앞에 먼저 들어간 사람이 있다.”

“뭐? 몇 명이나 있기에. 저리 비켜!”


줄무늬 넥타이가 나를 밀치고 화장실을 들여다보았다.


“빨리 일보지 않고 뭐해! 아니?! 저건!”


줄무늬 넥타이가 나를 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내가 먼저였다.


[퍽!!!]


그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기절하여 쓰러지는 줄무늬 넥타이.


이쪽을 보고 있던 승객들이 놀랐다.

나는 쓰러진 납치범들의 총을 집어 들었다.


“나에게도 총을 주시오. 나도 총을 쏠 줄 압니다!”


이석구가 통로로 나오며 나에게 말했다.

나는 말없이 조종실로 향했다.


뒤에서 이석구가 따라오려 했지만, 수사관이 그를 붙잡았다.


“자리에 앉으시오. 당신도 저 사람이 누군지 아시잖소.”


수사관의 말에 이석구가 자리에 앉았다.

모두의 시선이 정자추에게 향했다.


나는 조종실로 갔다.

문이 열려 있어 조종실 안을 볼 수 있었다.


안에는 기장과 부기장이 앉아있었고 스튜어디스와 노란 넥타이가 그들을 총으로 위협하고 있었다.


인질에 대한 총의 위협이 있지만 그건 내게 제한 사항이 되지 못한다.


“여기가 화장실인가?”

“뭐???”

“누구야???”


스튜어디스와 노란 넥타이의 권총이 기장과 부기장의 머리에서 다른 곳을 향했다.


[타탕!!]


내가 가진 총에서 불이 뿜어졌다.

이들은 조종실 문을 열고 자신들의 뒤를 아무에게나 보이는 실수를 했기에 이렇게 끝난 것이다.


두 명의 납치범들이 조종실 바닥에 쓰러졌다.


*****


비행기는 서울공항으로 다시 돌아가 무사히 착륙했다.

서울공항에는 마지막까지 인질이 된 이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로 붐볐다.


모두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와 자식을 만나며 기뻐했다.

이석구도 가족을 만나고 눈물을 흘렸다.


인질이었던 승객들은 서로 손을 맞잡으며 오늘을 기념일로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모두 좋다고 했고 다음에 만날 때 회합의 이름을 정하자고 약속했다.


이석구와 수사관도 서로 다음 회합의 이야기를 했다.

그런 수사관의 눈에 정자추가 보였다.

이석구도 정자추를 눈치챘다.


둘은 정자추에게 다가갔다.

수사관이 말을 꺼냈다.


“정자추 씨! 당신의 용감한 행동으로 인질이 된 승객들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통합수사본부를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자추는 조용한 어조로 답했다.


“일이었다.”


그 말에 당황하는 이석구와 수사관.

둘은 서로 축하하는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 가는 정자추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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