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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722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5.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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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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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9. 귀족(2)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보름달이 뜨는 깊은 밤.

검은 구름이 구 평양 시가지의 폐허를 비추고 있었다.

주변은 고요했다.


쥐들이 찍찍거리는 소리를 내며 폐허 속을 달렸다.

정자추를 만나기 위해 하상범이 약속된 장소로 이동했다.


여러 곳에 숨겨진 감시 카메라가 하상범의 모습을 전성수와 최대인이 있는 곳으로 전송했다.

부서진 건축물에 도착한 하상범.


그는 그곳에서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정자추가 선전과 함께 온 나라에 알려질 때 자기는 땅을 파고 그 안에 숨어 적을 노리고 있었다.


그 덕분에 저격수 실적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진 선전물에 있는 정자추의 모습을 볼 때 감정이 좋지 못했다.


뭔가 억울하고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이러다가 내가 존재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쉴 수 있는 시간이 와도 쉬지를 못했다.

그렇게 전쟁 속에서 살았다.


다행인 건 전쟁이 빨리 끝났다는 것이다.

1년도 못 돼서 전쟁이 끝나자 환호성을 울린 하상범.


그러나 환호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1위였던 실적이 어느 순간 누구도 아닌 선전물에 나온 정자추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몰려오는 공허.

어떻게 선전물을 찍기에 바쁜 녀석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걸까?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집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가족과 생활하기에는 형편이 좋지 못했다.


군을 제대한 그로서도 마땅한 생활수단이 없었다.

하루하루 일용직으로 돌아다니는 하상범.


그러던 어느 날 그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하상범의 저격수로서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상범은 몹시 기뻤다.

자기를 알아주는 것 같았다.


하상범은 그의 기대에 부응했다.

반복되는 모든 일을 완수하고 청부업자로서 우뚝 선 것.


그리고 오늘.

이곳에서 정자추를 만나게 된다.


바람이 차가운 기운을 몰아왔다.

잠시 바람을 맞이하던 그때 저쪽에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이 하상범의 눈에 띄었다.


하상범은 눈을 크게 떴다.

정자추였다.


정자추는 하상범을 발견하자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걸어왔다.


“왔군.”


보름달의 빛을 등 뒤에 둔 정자추.

그 모습이 무척 거대하게 보였다.


천천히 하상범에게 다가오는 정자추.

하상범이 똑바로 다가오는 정자추를 바라보고 있다.


‘이 자가 정자추인가? 실물은 처음이군.’


하상범은 자신이 떨리는 느낌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대단하기는 하군. 나에게 별로 밀리지 않겠어!’


정자추가 멈춰섰다.

하상범과의 거리는 7미터 정도.

어둠이 정자추가 있는 곳을 덮었다.


하상범이 말했다.


“잘 찾아오셨군요. 정자추 씨!”


정자추는 말없이 하상범을 말을 듣고 있었다.

그로서는 하상범이 부탁할 일을 듣기 위해 온 것이기 때문.


폐허 속에 감춰진 두 사람의 만남을 감시 카메라가 촬영하여 숨어있는 전성수와 최대인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저자가 정자추인가?”

“나는 어두워서 잘 안 보이는데······.”


기술자가 적외선 장치를 가동했다.

화면이 밝아졌다.


“오! 감시 카메라에 이런 기능이 있다니! 이제 잘 보이네!”


최대인이 감탄했다.

그들은 자기들을 제거하려는 정자추를 앞에 두고 긴장감을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흥미 소재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스산한 바람이 불었다.

정자추를 똑바로 보는 하상범.


“당신이 내 부탁을 들어준다는 건가?”

“그렇다.”

“체격이 건장하군.”

“용건을 말해라.”

“내가 누군지 모르겠나?”

“······. 모른다.”

“나도 한때 통일전쟁에 참전해서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었어. 실적 1위도 했었지. 그런데 제대를 할 때 알게 되었는데······. 자네가 내 자리를 차지하고 있더라고! 무슨 소린지 알겠지?”

“······. 용건을 말해라.”


하상범이 눈가가 떨렸다.


“뭐 좋아! 내가 할 부탁은 당신이 내 도전을 받아주는 거야. 그것도 순순히!”

“그건 부탁이 아니다. 돌아가겠다.”

“난 자네를 이기면 15억을 받게 돼 있다.”

“······.”

“그 돈은 나에게 매우 큰 액수의 돈이다.”

“······.”

“그러니 이 자리에서 내 도전을 받아주어야겠어!!”

“······.”


하상범의 말에도 정자추는 말이 없었다.

자신의 옆에 있는 부서진 기둥 옆의 스포츠가방을 가리키는 하상범.


“저 안에 15억 원이 들어있다. 내가 이기면 내가 당신이 이기면 당신이 가져가도 된다.”

“이유는?”

“이유는 지금까지 말했잖나?”

“10억 원이 넘든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당신을 고용한 자들에 관해 묻는 거다.”

“흐음. 그래. 이야기해주지. 자네를 고용해서 자기들을 제거하려는 자를 알고 싶어 하는 것 같더군. 누군지 그 이야기를 해주면 이 상황이 타계 되지. 내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것도 오랜만이군. 하하!”


정자추가 하상범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하상범이 물었다.


“그럼 대답은?”

“자기 고용주가 누군지 말하지 않는 것은 청부업계에서는 철칙이다.”

“대답은 잘 들었다. 언제든지 덤벼라!! 정자추!”


하상범의 손이 허리춤으로 올라갔다.

감시 카메라를 보는 전성수와 최대인도 이제 시작되려는 싸움에 눈을 부릅떴다.


“자! 결정적인 순간은 어떤 장면으로 나타날 거냐!”

“결과야 알지만 그래도 흥미롭군.”

“정자추를 쓰러뜨리면 누가 우리를 제거하라고 했는지 그걸 모르게 된다는 게 아쉽네.”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순간을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흐흐흐! 그렇지!”


전성수와 최대인이 무척 흥미로워하면서 감시 카메라에서 전해오는 화면을 보았다.

정자추와 하상범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장면.


한참 동안 그 상태는 지속이 되었다.

최대인이 못 참고 말했다.


“뭐지?! 왜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 거야?!”

“아니야.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함부로 행동할 수 없어서야. 서로 실력을 눈치챈 것 같아. 이 승부의 결과는 한순간에 결정이 나게 될 거야.”

“그, 그런가?! 오!!”


검은 구름이 보름달을 가렸다.

폐허 사이사이로 부는 바람.


구 북한의 선전 문구가 인쇄되어있는 종이가 두 사람의 사이로 날아다닌다.

아직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


그때 검은 구름이

보름달이 검은 구름에 완전히 가려진 순간!


정자추와 하상범 두 사람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허리춤에 숨겨두었던 권총이 불을 뿜었다.


[탕! 타탕! 탕! 탕!]

[탕! 탕! 타타탕!]


총성이 멈췄다.

정적이 검은 구름이 만들어 낸 그림자가 덮은 폐허를 감쌌다.


적외선 카메라에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누구냐? 누가 살아남은 거냐?”

“결과는 어떻게 된 거냐?”

“모두 빗나갔나? 왜 아무도 쓰러지지 않지?”


광산업자 전성수와 IT 회사 사장인 최대인은 결과를 보고자 했다.

이들은 이미 자기들의 목숨이 걸렸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화면을 크게 해! 두 사람의 얼굴이 보일 정도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전성수가 기술자들에게 외쳤다.

두 사람이 있던 장소는 곧 클로즈업되어 화면에 비추어졌다.


비춰진 장면은······.

정자추의 권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


그리고 정자추의 자세.

그는 서 있지를 않고 바짝 엎드려 있었다.


아마도 총을 뽑자마자 포복 자세를 하고 하상범에게 사격을 한 것 같았다.

다른 화면에는 서 있는 하상범의 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이었다.


화면을 보는 전성수와 최대인의 얼굴이 괴이하게 변했다.

그것은 화면에 비추어진 하상범이 총에 맞아 대량의 출혈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


하상범이 폐허로 남은 건물 벽에 기대어 천천히 내려앉았다.

정자추의 승리였다.


하상범에게 다가가는 정자추.

그가 하상범을 바라보았다.


“괜찮나?”

“청부업자답게 끝을 내게. 하지만 아마도 총탄이 없겠지.”

“맞다. 남은 총탄이 없다.”

“저격수의 경험대로라면 총탄은 남겨둬야 하는데······. 나도 남기지 못했어······.”

“멋졌다. 과연 실적 1위의 실력이었다.”

“이제······. 와서······. 그런 칭찬은······.”


출혈이 심한 하상범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나도 너를 안다. 너를 목표로 저격을 성공시켰지.”

“저격수의 모든 정보는 1급 군사기밀이야. 그런데 어떻게······.”

“부대 사령관이 상위권의 이름을 전선에 나가 있는 다른 저격수들에게 알려주었다. 아마도 실적을 독려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격부대원 전부가 너를 안다.”

“허어! 하하하! 그럼 나 혼자만 그 사실을 몰랐다는 건가? 혼자서 허무와 외로움에 넘어갔다고······. 하! 하하하!!”


하상범은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욱!!!”


피를 토하는 하상범.


“약속대로 저 가방의 돈은 당신 거야. 당신은 헛수고한 게 아니야······. 우욱!!”


하상범이 다시 피를 토했다.

그는 다시 정자추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라이 아이라는 별칭에 어울리는 사람과의 좋은 승부였다······.”


하상범의 고개는 다시 들리지 않았다.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폐허 속에 숨겨진 감시 카메라를 바라보는 정자추.


정자추의 눈이 감시 카메라를 통해 전성수와 최대인에게 보였다.

두 사람은 얼굴에서 핏기가 없어졌다.

전성수가 비명을 지르듯이 외쳤다.


“어서 도망가야 해!!!”

“으아아아!!!”


도망가는 전성수의 말과 함께 최대인도 비명을 지르며 함께 평양을 떠났다.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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