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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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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724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5.10 12:50
조회
486
추천
4
글자
8쪽

17. 도플갱어(1)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정오 12시.

서울 시내의 어느 4성급 호텔의 객실.


한 사내가 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보고 있다.

그의 이름은 양광배.

청부업자다.


그러나 그는 유명한 청부업자가 아니라서 들어오는 일이 없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가 지금 있는 건너편 객실에는 어느 조직의 두목이 묵고 있었다.

그를 제거하는 것이 이번 일이었다.

대금은 일이 끝난 다음 받기로 했다.


양광배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직의 두목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몇 분 후 문이 열리고 목표인 두목이 나왔다.


“자! 다들 가서 식사를······. 억!!!”


두목의 가슴에는 대검이 깊숙이 꽂혀있었다.

어디서 날아온 것일까?


“두목님!!”

“형님!!”

“사장님!!”


같이 나오던 조직원과 방문객들이 비명을 지른 두목에게 다가왔다.

건너편 방에 있는 양광배의 손이 떨렸다.


‘성공했어!! 하하!!’


두목이 호텔 복도로 쓰러지는 장면을 보며 양광배는 문을 닫았다.

그의 눈은 성공의 환희에 가득했다.


*****


다음 날 호텔에서 나온 양광배는 렌터카를 빌려 여의도 공원으로 갔다.

주차 타워에 주차하고 난 양광배는 그대로 여의도 공원의 약속된 벤치 의자에 앉았다.


그는 약속 시각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시간은 오후 1시 5분 전.


양광배에게는 지금 시각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긴장감 때문일까?

조급함인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심장의 두근거림을 확인하는 양광배.

시간이 번개처럼 지나 오후 1시를 알렸다.


바람이 불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유모차를 끌고 오는 할아버지만이 있었다.

그쪽으로 잠시 눈길을 주다가 관두는 양광배.


‘역시 수상히 여기는 건가?’


양광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유모차가 양광배의 앞에 멈춰섰다.


“당신이 정자추 씨 되십니까?”


양광배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왔다!!!


“마, 맞습니다!”


할아버지가 양광배가 앉은 벤치 의자의 옆에 앉았다.

그 할아버지는 주변을 살피고 아무도 자기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말을 시작했다.


“조직의 두목이 제거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자추 씨. 여기에 대금이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유모차에서 007가방을 꺼내 양광배에게 주었다.

007가방을 살짝 열어 안을 들여다본 양광배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가 급격히 작아졌다.


여기서 당황하면 안 된다.

나는 양광배가 아니다.

지금은 정자추다.

그처럼 해야 한다.


이것이 양광배의 생각이었다.


“흠. 대금은 맞는 것 같군요. 그럼.”

“저기 그런데 저격수가 아니셨습니까? 이번에 조직의 두목은 군용 대검에 제거되었다고 하는데······.”

“제가 하는 방법에 이의를 다시는 겁니까?”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단지 그 두목 놈이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지는 기대를 했다고 할까······.”

“암살 대상을 가장 빠르고 완벽하게 제거하는 방법으로 대검이 선택되었을 뿐입니다.”

“음······.”


할아버지는 손으로 입을 만지다가 양광배를 눈여겨보더니 말했다.


“당신 정말 정자추 씨가 맞소?”


그 말을 들은 양광배의 눈이 가늘어졌다.


“할아버지! 제가 받아들인 제 일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던 제 마음입니다. 저에게 일을 부탁한 할아버지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양광배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혹시 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

“아니야! 그건 아니야! 다만 듣던 방법과 달라서······.”

“할아버지! 목표는 제거됐습니다. 거기에 만족하셔야죠! ”

“으응······. 그렇지······. 흑! 이제 저승에 간 내 아들도 편히 눈을 감을 거야!”


양광배는 우는 할아버지가 측은하게 보였다.

그래서 할아버지를 위로하고자 물었다.


“아들이 그 조직의 두목에게 어떻게 죽었어요?”

“내 아들은······. 그놈 회사에서 매일 야근에 시달리다가 집에도 못 돌아오고 순직했어. 그런데 그놈이 순직이 아니라며 보상금도 주지 않으려고 하지 않나! 그래서 자네에게 부탁한 거야!”


할아버지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양광배를 돌아보았다.


“자네 정말 정자추 맞지?”

“맞아요! 저 정자추예요! 그건 믿으셔도 돼요!”

“그라이 아이도 맞지?”

“그라이 아이? 그게 뭔······. 맞아요! 이제 됐죠?”

“그래! 고마워! 이제 산재보험에서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어! 고마워!”


할아버지는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일어섰다.

그리고 유모차를 끌고는 자리를 떠났다.


양광배는 그런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일어섰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007가방.


양광배의 입가에 웃음기가 생겼다.


*****


시내의 어느 3성급 호텔.

샤워를 마친 양광배가 할아버지에게 받은 007가방을 열어보았다.


무려 3억이다!!!

양광배는 이렇게 많은 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


단지 그의 이름으로 일을 맡았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돈이 생기다니! 하하하!

역시 세상은 살아보고 판단해야 하는구나!!


새로 나온 10만 원권 지폐를 세어보는 양광배.

10만 원권 지폐에 있는 인물은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

오늘따라 김구 선생이 반갑다.


떨리는 손으로 돈 세기를 마친 양광배.


“하하하! 이게 이제 내 돈이야!! 하하하!!!”


그는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웠다.

돈뭉치를 보며 행복한 생각에 잠긴다.


‘내 운이 이제 트이는군!! 하하하!! 미국 그랜드 캐니언에 가볼까? 아니면 동남아시아? 어디가 좋을까?’


행복한 상상을 하는 양광배.

이후에도 양광배는 여러 일을 정자추의 이름으로 중계받아 처리했다.


그가 받는 대금의 액수는 점점 높아져 10억 원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다른 생각은 하지 못했다.


*****


정자추.

그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누군가 내 이름으로 일을 하고 있군.’


오랜만에 지하시장에 가니 여기저기서 자신의 이름을 대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악명 높은 쓰리 엑스 파의 두목이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는군.”

“도망친 사기꾼이 죽었어. 어제 피해자 모두가 가서 확인했지.”

“비리가 많은 국회의원이 어제 비명횡사를 했다더군.”

“누구한테 부탁하면 돼?”

“중계상인한테 말하면 소개해준대.”

“그 중계상인은 어느 청부업자를 소개해주는데?”

“청부업자의 이름이 정자추라고 하더군.”

“정자추? 그게 누군데?”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유명한 사람인데 모르나?”


나는 놀랐다.

이런 식으로 내 이름이 알려질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정보중계상인을 찾아가 정보를 알아내었다.

그는 어떤 사람이 정자추라는 이름을 대고 일을 받아 갔다고만 이야기했다.


누군가 자기의 유명세를 이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자주 오지는 않지만 내 일을 가로채 간 형태가 되었다.


실제로 어제 일을 맡을 때 의뢰인이 어떤 일을 대면서 그 일을 했냐고 물었다.

그래서 이곳 지하시장에 와 본 것이다.


오늘 지하시장에 나와보니 내가 했다는 일이 소문으로까지 퍼져있었다.

이러다 상대가 엉뚱한 일을 벌이면 내가 했다고 잘못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

하지만.


‘후~ 알아서 되겠지. 음······. 일단은 오랜만에 왔으니 지하시장 구경이나 하자.’


*****


양광배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인물인 정자추를 조사했다.

그리고 그가 거물인 것을 알아냈다.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거물이군. 나는 이제 10억짜리 의뢰가 몇 건 있을 뿐인데 이자는 30억도 받잖아!!”


양광배는 수준 차이를 느꼈다.

자신이 사용하고 정자추의 이름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통일전쟁에도 참여한 전쟁영웅이었다.

그를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정체가 밝혀질 것이다.


갑자기 걱정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일을 처리해 자신감을 얻었다.


“정자추가 없어지면······. 내가 진짜가 되는 거야!”


양광배가 쓸데없는 기대를 품었다.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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