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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그라이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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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나이™
작품등록일 :
2017.03.02 11:28
최근연재일 :
2017.05.25 12:50
연재수 :
68 회
조회수 :
56,703
추천수 :
482
글자수 :
307,554

작성
17.04.04 12:50
조회
477
추천
4
글자
7쪽

10. 천당의 진리 교(2)

이 글의 인물과 장소는 픽션입니다.




DUMMY

나는 그의 인사말을 듣고 침묵했다.

아직 그 어떤 요구도 주고받은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침묵에 그는 악수를 위해 내민 손을 어색해하며 거두어들였다.

그는 손에 쥔 명함을 만지작거렸다.


나는 전철 안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다음 전동차는 그렇지 않았다.

4명 정도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중 한 명에게라도 나와 경찰인 이 사람이 아는 사이처럼 보이면 안 된다.

그 장면 하나로 유추가 되고 일이 시도도 하기 전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말해라. 옆 전동차의 안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

“어······!”


그는 옆 전동차로 고개가 돌아가는 것을 참으며 나의 말대로 했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전동차의 바닥을 보며 시작하는 그의 말.


“천당의 진리 교의 교주 마공석을 제거해주시오.”


그는 조용히 요구 사항을 말한다.

나는 마공석이 누구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TV 방송이 하나 생각났다.


“전쟁이 끝난 지 몇 년 됐습니다! 그리고 그 혼란한 틈으로 사이비 종교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천당의 진리 교는 교주가 임사체험을 통해 천당과 천사를 봤다고 주장하며 신도를 모으고 있습니다!”


화면에는 장백의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 보였다.

중앙에 한 사람이 서 있었는데 깨끗한 얼굴에 살이 오른 모양새였다.


그 앞에 신도들이 교주 만세를 부르며 두 팔을 올리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방송 카메라가 비춘 신도들의 모습은 교주와 달랐다.

대체로 마른 얼굴들.


전쟁도 끝나고 배급도 이젠 하지 않을 정도로 경제가 회복됐다고 하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중앙에 있는 분이 우리 교주님이십니다!”


신도가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화면에는 신도가 가리킨 장백의를 입은 교주 마공석을 비췄다.

깨끗한 얼굴에 살이 많이 오른 얼굴이었다.


다시 화면이 바뀌고 방송 기자가 나왔다.


“이렇듯 요즘 사이비 종교 즉 유사 종교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모두가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아나운서가 뉴스를 끝마무리했다.

내가 방송 내용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가 사진을 한 장 내밀었다.


“그자가 마공석입니다.”


사진에는 방송에서 본 사람이 있었다.


‘내가 방송에서 본 그 사람이 맞는군.’


나는 옆 전동차를 보았다.

아무도 여기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지하시장에서 나를 알아본 자를 보았다.

그는 나에게 부탁을 하고자 지금 내 앞에 앉아 있다.


이름은 신인석.

직업은 경찰.

현재 경력 2년 차의 형사.


신 형사가 잠깐 나를 보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제가 당신을 알게 된 것은 남북통일전쟁 때의 포스터 때문이었습니다. 벽에 붙은 포스터에는 조준경에 눈을 대고 있는 당신의 옆모습 사진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부모님이 그 포스터를 보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이 나라가 지켜지고 있다고 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아마 그 영향으로 경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신 형사는 나를 보고 침을 삼키며 말했다.


“제 소개를 하겠······.”

“신인석. 경찰. 2년 차 형사.”

“!!!”


눈이 커졌다가 작아지는 신인석 형사.


“아셨습니까?”

“이 나라에는 뇌물이라는 마법의 돌이 있다.”

“네······.”


그는 고개를 숙였다.

주먹을 꼭 쥐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무엇 때문에 지하시장에서 나를 찾아다녔지?”

“같이 경찰에 들어온 제 애인이 교주 마공석에게 죽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말을 이었다.


“제 애인 통일전쟁 시에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왔습니다. 그 후 마공석의 천당의 진리 교에 자주 갔습니다. 교주인 마공석이 천사를 통해 죽은 가족이 천국에 잘 있다는 말을 듣고 서는 매일 천당의 진리 교의 집회에 갔습니다. 제가 말렸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습니다.”


한숨을 푹 내쉰 신인석 형사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더군요. 헌금해야 한다며. 아마도 천당의 진리 교에 갔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 후 애인과 결혼식 날을 잡으러 갔더니 우편함에는 은행의 독촉장이 가득 차 있고······. 초인종을 울려도 안 나와서 전화를 해보니······.”


신 형사의 말로는 애인은 전화를 받지 않고 미리 녹음해놓은 휴대폰의 소리샘으로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미안해. 내가 인생을 잘못 살았어. 이미 돌이킬 수 없어. 죽은 가족만 생각하는 게 아닌데······. 오빠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모든 책임은 내가 가지고 가. 잘 살아. 오빠······.]


“그때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당장 권총을 꺼내 문손잡이를 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애인의 목매단 시체를 봤습니다! 흐흐흑!!”


신 형사는 울었다.

전철의 소음 때문에 근처에만 들렸다.

다른 전동차 안을 보니 이제는 아무도 없었다.


“제가 애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각종 독촉장을 봤습니다. 은행 것도 있고 고리대금업자의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봤을 때는······.”


신 형사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분노에 몸을 내맡긴 것 같았다.


“그것은 천당의 진리 교에서 온 엽서였습니다.”


[당신의 헌금이 적어 지금 천당에 있는 당신 가족이 지옥으로 가게 생겼다. 천사와 연결된 교주님이 당신의 신심이 떨어졌다며 걱정하신다. 어서 헌금을 더 납부하라!]


“애인은 그 내용대로 천당의 진리 교에 헌금했습니다. 이 사실은 애인의 계좌를 조사해서 알게 된 것입니다. 송금을 받은 계좌가 천당의 진리 교의 계좌더군요.”


신 형사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에 눈물 자국이 있었다.


“그럼 그것을 이유로 조사하면 해결되지 않겠나?”

“이미 해봤습니다. 하지만 천당의 진리 교와 교주 마공석은 견고했습니다. 어디다 그렇게 뇌물을 먹여놨는지 같은 경찰 선배가 제 애인에 대한 수사를 그만두라고 압력 아닌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는지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화가 난 것이다.


“그리고 그때 당신을 만난 날 저는 전근조치를 당했습니다! 천당의 진리 교와 멀리 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

“제가 조사한 바로는 경찰이나 국회의원들이 교주 마공석에게 넘어가 있습니다. 지금도 교주 마공석은 세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 자금은 제 애인 같은 신도들에게 갈취한 것입니다!”

“대금은?”

“제가 마련하겠습니다. 이 일을 승낙하신다면 비밀 금고의 계좌를 알려주시면 됩니다!”


나는 계좌번호가 쓰인 쪽지를 내밀었다.

신인석 형사가 그것을 받았다.

그는 계좌번호가 쓰인 쪽지를 꼭 쥐고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양복 안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어 그 안에 쪽지를 접어서 넣은 신인석 형사.

전동차 내부로 다음 역을 알리는 안내음이 들려온다.


“다음 역은······.”


신인석 형사는 천천히 열린 문으로 향했다.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부탁합니다. 정자추 씨. 부디 내 애인과 같은 사람이 이제는 나오지 않도록······. 당신만은 믿겠습니다······.”


전철의 문이 닫혔다.





선작-칭찬-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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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 천당의 진리 교(3) 17.04.05 443 5 9쪽
» 10. 천당의 진리 교(2) 17.04.04 478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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