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재회
이름 : 김현수
플레이 캐릭터 : 장
칭호(이명) : 베라딘 성의 구원자/자유 기사의 친구
직업 : 자유기사
레벨 : 25
체력 500/800 마나 100/100
힘 : 30
민첩 :45
지식 : 15
지혜 : 12
운 : 16
엘프 순찰대와 함께 동행하며 여유가 생긴 나는 잠들기 전 상태창을 확인해 보았다. 퀘스트의 보상 덕분에 레벨이 꽤 올라 있었다. 특이할 점으로는 자유 기사의 친구라는 칭호가 생겼다는 점이었다. 칭호를 눌러보았다.
자유 기사의 친구
당신은 들모아에서 기사의 연인이 되어 축제의 전야제를 함께했습니다. 당신은 한 명의 불쌍한 영혼을 위해 행동했고 당신의 행동으로 인해 방황하던 한 영혼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뜻과 행동은 새롭게 나아가는 기사를 통해 전해질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당신의 작은 선행은 당신의 도움을 받은 기사를 통해 앞으로 많은 기사들에게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당신의 행동에 감명 받은 자유의 여신 이네아가 당신을 축복합니다.
효과
이네아 여신이 바라는 기사도에 부합하는 행동시 작은 기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사들과 동행시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단, 반대의 행동을 할 경우 여신에 의해 패널티가 발생 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에피소드를 클리어 한 혜택인 것 같았다. 다만, 기적이 발생할 수 있다는 효과가 상당히 애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발생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감을 위한 조정인지 확실하고 강한 보상을 주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다. 다음은 아이템을 보았다. 롱소드, 기사 갑옷(기본), 초보적인 장비들이 보였다.
장이 앤 설린을 만나러 갈 때 탈리스 피어를 공주에게 주고 갔던 것이 떠올랐다. 아마도 탈리스 피어에 깃들어 있는 데카메론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연인과 데이트 할 때 다른 존재가 계속 동행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계속 잠만 자고 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데카메론이 계속 잠들어 있는 것은 장의 마력이 부족하기 때문일거라고 공주가 얘기했던 것이 떠올랐다. 레벨과 능력치가 오른 지금이라면 어떨지 모르지만 마력이 많이 오르지 않기도 했고 있어도 데카메론을 깨우기는 부족했을 것이다. 데카메론의 능력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날이 잘 든 검을 하나 잃은 정도 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능력치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피아가 말을 걸어왔다.
“아저씨, 허공에 손짓하며 그렇게 유심히 보고 있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봐요”
피아를 바라보았다.
“상태창이라도 보고 있으신가봐요? 그래도 지금 엘프들이 당신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돼요 아저씨. 상태창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으니까요. 베라딘 성에서는 전투 중에 딴 생각을 하질 않나 은근히 신경 써줘야 하는 아저씨네”
피아는 마치 나를 혼내고 있는 것 같았다.
“어... 알았어”
피아는 어린아이를 대하듯이 나를 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못 미더운 것 같았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세요”
“능력치 때문에... 능력치가 오르긴 하는데 효과를 잘 모르겠어서”
“능력치요?, 그건 신경쓰지 않으셔도 돼요. 이 게임은 개발 단계여서인건지 현실감을 주기 위해서인건지 전투에서는 능력치 보다 기술과 경험이 더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능력치는 아이템을 사용할 때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 인 것 같아요 이 아이템을 사용하려면 힘이 몇 필요하다 민첩이 몇 필요하다 그런정도요. 현실에서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어린아이의 칼에 죽을 수도 있는 거처럼 이 게임은 능력치가 아무리 높아도 현실감을 위해 어느 정도 조절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베라딘 성에서의 전투가 떠올랐다. 기사로서의 장의 경험은 강해 보이는 적을 몇 차례나 물리쳤었다. 그리고 마력이 부족해 잠만 자고 있다고 생각되던 데카메론이 떠올랐다. 피아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다만,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체력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직은 남은 체력이 더 많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듯 했지만 체력은 익숙하지 않은 숲속에서의 이동과 가끔씩 발생하는 전투로 인해 떨어지고 있다고 하기에는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게다가 쉬고 있어도 체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었다. 내가 피아에게 체력에 대해 물어보려고 할 때였다.
“김현수 씨라고 했나요?”
피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순찰대의 대장이 우리에게 다가 왔다.
“저는 엘프 이담이라고 합니다. 지금 이 순찰대의 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담은 나에게 악수를 권했다. 엘프가 악수를 권한다는 것이 특이하다고 생각하며 이담의 손을 잡았을 때였다.
휙
이담은 내 몸을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겼고 그대로 내 목에 단검이 겨눠졌다.
서늘했다.
“엘프들은 인간을 적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신뢰하지도 않으니 조심하시길”
단검의 차가움이 목을 따라 전해졌다. 내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이담은 목에 겨눈 단검을 거두었다.
“계시는 동안 무슨 일이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최근 인간 세상에서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숲에 언데드들도 나타나고 있고요. 피아의 지인 분이라는 얘기에 동행을 허락해 드렸습니다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도 하고 무조적으로 환대해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방금 약간 실례를 했습니다. 머무시는 동안 저희의 지시에 잘 따라주신다면 안전은 지켜드리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이담은 나에게 칼을 겨누었을 때와는 다른 얼굴로 살짝 미소 짓고 떠났다.
“언니가 살짝 강하게 경고하긴 했지만 심성은 착한 사람이야 지금 행동도 아저씨가 걱정되서 한 걸거야. 지금 언데드의 일로 일행 모두 바싹 긴장한 상태인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간이 무리에 들어왔으니 순찰대 사이에 경계심이 생기는 것 같아. 그런데 방금처럼 상대방이 악수를 건넨다고 바로 응하고 그러면 안돼. 엘프들은 악수를 하지 않거든 언니가 안전은 지켜주겠지만 아저씨 스스로도 조심해 주면 좋을 것 같아. 아저씨한테도 약간의 경계심이 필요할 것 같아 검을 겨눈 것 같아”
“처음보는 나를 그렇게 까지 걱정해준다고? 보통은 자신의 무리부터 생각하지 않아?”
“다 내 덕분으로 알라고 내가 언니한테 많이 사랑받거든”
피아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귀엽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올랐다.
이후 하는 피아와 조금 더 대화를 나눴고 시간이 늦어지자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도 마을로의 이동이 지속되었다.
계속해서 이동하던 중 선두로 가던 엘프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담에게 보고하였다.
이담은 나에게 다가왔다.
“이곳에 다른 일행과 함께 오지 않은 게 확실하신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부터 체력이 너무 심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어느새 체력은 300이 되어 있었고 나는 숨이 차기 시작했다. 이동할 때 중간 중간 이담의 부축을 받아야만 엘프들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도 숨이 차 말이 나오지 않아 고개만 움직였다.
엘프들이 무언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이담을 쳐다보았다.
“인간들의 흔적이 발견됐대 그것도 상당한 인원이 이동한 흔적이”
“인간?”
“응, 이 숲은 인간들이 잘 오지 않는 곳이라 다들 경계하는 것 같아”
내 등장에도 경계를 하던 엘프들이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숲에 있다고 하면 더 경계할 것이었다.
엘프들은 잠시 이담과 무언가 얘기하더니 3명이 일행에서 이탈해 다른 방향으로 갔다.
“인간들이 이곳에 무슨 목적으로 온 건지 확인하려나봐”
우리는 엘프들의 보고를 기다리며 원래 가던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그들과 합류하고 마을로 가기 위해 이동은 천천히 이루어졌고 얼마 안 가 숙박을 위한 야영지를 설치했다.
쾅
잠들어 있는데 폭발하는 소리가 났다.
모두가 잠이 깨서 폭발이 난 방향을 바라보니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인간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던 방향이었다. 일행 모두가 폭발이 난 방향으로 달려갔고 나도 서둘러서 가려고 하는데 숨이 차서 갈 수 가 없었다. 체력이 더 떨어지고 있었다.
일행에서 뒤쳐져서 가고 있는데 멀리서 한 그림자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데자뷰
언젠가 본 것 같은 로브로 얼굴을 뒤집어 쓴 사람이 말의 고삐를 잡고 나타났다. 수상한 그림자에 경계해야 했지만 숨이 찬 것을 넘어서 몸에 열이나기 시작했고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검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렵사리 몸을 움직이고 있는데 상대방 쪽에서 나를 눈치 챘다. 서로 바라보고 있던 상황에서 나는 뽑던 검을 놓쳤고 순간 검이 달빛을 반사해 내 얼굴을 비췄다.
로브를 뒤집어 쓴 사람이 내게 달려왔고 검을 서둘러 다시 집으려는데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웠다. 나는 검을 다시 집지 못했고 그대로 나에게 달려온 사람에 부딪쳐 뒤로 넘어 졌다. 넘어진 내 위에 앉은 여성은 로브가 벗겨져 얼굴이 그대로 보이고 있었다. 그녀는 무척이나 기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장!!!”
“공주?”
[이계의 공주와 재회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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