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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깃꾸깃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꾸깃쿠크
작품등록일 :
2022.05.18 19:12
최근연재일 :
2022.08.28 1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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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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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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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피오드 숲 신전2

DUMMY

“드디어 도착했네요. 원래는 이렇게 오래 걸릴 곳이 아닌데 숲에 언데드 들이 많아서 지체됐네요”


이담이 신전을 보며 얘기했다.


“신전 앞이 소란스러운 것 같은데 왜 그런 거야?”


앤 설린이 물었다.


“신전 앞에 약간의 몬스터들이 있어요. 신전 바로 앞에 있어서 돌파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아요”


내 눈에는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만 보였지만 이담에게는 더 자세하게 보이는 듯했다.


“또, 전투야? 전투는 피했으면 좋겠는데”


그림씨가 불평했다.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그림씨”


살짝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딘이 말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했던가? 딘의 표정을 본 그림 씨는 뭐라 말하려다가 마는 듯했다.


“에휴, 내가 어쩌다 저런 녀석과 엮여서는... 알았다. 알겠으니까 그런 표정 짓지 마라 나만 나쁜 놈 되는 것 같잖아.”


“감사해요 그림 씨”


“그럼 더 이상 불만은 없는 건가? 전투 진형을 짜고 싶은데······.”


“나! 나! 할 말 있어”


피아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나는 장 아저씨가 비전투원들의 호위를 맡았으면 하는데 어때?”


“음 좋은 생각이야. 현재 이방인의 검술 실력은 선두에 나서서 전투할 정도는 안 되니까 후방에서 비전투원에게 접근하는 녀석들을 상대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앤 설린이 대답했다.


“저기 그럼 나는 비전투원인 거지? 전부터 살짝 느꼈는데 내가 전투할 때 선두에 서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야”


그림 씨가 앤 설린에게 물었다.


“어?? 그림 씨는 당연히 전투원 아니셨나요?”


공주가 순수한 얼굴로 되물었다. 모두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듯했다. 그림씨의 말에 일행 모두가 놀랐다는 얼굴로 그림씨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봐, 내가 한때 도적질을 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상인이라고 전투는 못해”


그림 씨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니에요 지난번 보여주신 모습 정도만 보여주셔도 여기 있는 이방인보다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에 대한 앤 설린의 실망이 꽤 큰 듯했다. 앤 설린의 말에 그림 씨가 나를 쳐다보았다.


“에잇 빨리 이놈의 일행에서 빠지든가 해야지 나이 든 아저씨를 너무 막 대하는 거 아니야? 하여간 원하는 대로 협조할 테니까 엘프 들과의 동맹 체결 후 군수 물자에 관한 건 잊지 마!!”


무언가 체념한 듯 그림 씨가 거칠게 말을 내뱉었다. 표현이 거칠고 대놓고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행간이 읽히는 듯 했다. 아마 너무나도 약한 나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그림 씨 성격에 불평할 법도 한데 솔직히 얘기하기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그림 씨도 마냥 나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마친 그림 씨가 공주와 딘을 보았다.


“그 부분은 걱정 마세요. 저희 엘프들이 숲 밖으로 나가게 되면 당연히 지원이 필요할 것이고 엘프들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 거래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담 때의 모습과 저와 함께 모험하신 여러분의 말이라면 장로님들도 받아들이실 거에요.”


이담이 말했다.


“다만, 인간 쪽의 문제는 인간들이 해결해야 하겠지만요. 하지만 저희가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에요”


이담이 공주를 쳐다보았다.


“바깥의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은 맡겨주세요”


공주가 대답했다.


“자 그럼 이제 진짜 정리된 거지? 출발하자. 선두는 나, 그림 씨, 이담 중간에 피아와 셔스 마지막에 공주, 딘, 이방인이야. 하아 그리고 다음에는 일행에 탱커를 한 명 정도 더 추가해줬음 좋겠어”


마지막 말을 하던 앤 설린이 다시 한번 나를 보며 한 숨을 쉬었다. 앤 설린에게 살짝 미안해졌다. 지금의 진형은 앤 설린이 혼자 선두에 서고 있었고 그만큼 위험이 앤 설린에게 집중되고 있었다. 원래라면 같은 기사인 내가 선두에 서야 했지만 그러기에는 내 실력이 너무 부족했다.


“자 가자”


진형에 맞춰 자리를 이동하는데 피아가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아저씨, 이런 사소한 거에 너무 고마워하지는 말고 앞으로도 기대해 줘”


그런거였나?


작전회의만 하면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듣기만 하던 피아가 웬일로 의견을 제시했나 했는데 아무래도 나를 밀어주려고 그랬나 보다.


이거, 약간 부담스러운데....


앤 설린을 필두로 나는 딘, 공주와 함께 걷게 되었다.


“잘 부탁할게요 장!”


공주가 특유의 순수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그리고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짧게 대답하고 앞을 보았다.


“네”


공주는 내 행동에 무안해하는 듯했다.


“자 그럼 모두에게 축복을 걸어 드릴게요.”


딘의 축복을 받고 우리는 신전을 향했다.


***


[스킬 ‘내려치기’가 발동합니다.]


앤 설린으로 배운 내려치기로 몬스터를 베었다. 몬스터가 두 동강이 났다. 내려치기의 위력도 위력이었지만 딘의 축복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신체의 능력이 대폭 향상되었고 스킬의 위력이 더해지니 몬스터를 두동강 내버린 것이다.


“그럼, 베라딘 성 전투 후에 수도에서 머문 게 아니라 바로 전투지로 간 거야?”


“네, 그때까지만 해도 루스펠란의 귀족들의 성은 뒤에 붙인다는 걸 몰랐으니까요. 전투지에서 사람들에게 주세페 발디니라고 제 소개를 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버렸어요. 게다가 수도가 무너진 이후에는 주세페 가문도 와해 돼서 굳이 정정할 필요가 없기도 했고요. 그때 저를 양자로 받아주신 기사분도 수도가 함락될 때 돌아가셨고요”


수도 함락 얘기에 슬쩍 공주의 눈치를 보았다.


“괜찮아요 장. 루스펠란은 다시 재건될 거니까요”


공주가 웃어 보였다.


나타나는 몬스터의 대부분은 선두의 전투원들이 처리해 주고 있었고 후방에 있던 나는 두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공주와는 아직 어색했지만 단 둘이 아니었기에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게임을 접속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처음인 듯했다. 항상 일하거나 다른 사람을 챙기는 딘이 너무 바쁘기도 했고 나도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게임 상황에 적응하기 바쁘다 보니 딘을 찾아가 이야기할 생각을 못 했었다. 게임에 접속하고 나서 딘과 동행하며 딘이 성직자라는 직업에 걸맞은 인물이 됐음이 느껴졌다. 헌신과 봉사, 성품 모든 면이 성직자 다웠다.


그런데 이런 딘이 배신자가 될 수 있다니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딘이 다시 한번 일행에게 축복을 걸어주었다. 사제들은 신앙심에 따라 쓰는 스킬의 강도와 횟수가 정해진다고 한다. 깊은 신앙심에 기반을 둔 끊임없는 신성력이 딘의 장점 중 하나라고 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축복을 걸어주고 있었다.


그래,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따라서 미래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공주와 함께 일행을 보조하고 있는 딘을 보며 딘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해”


앤 설린이 말했다.


“네 이상해요”


이담이 말했다.


선두의 전투원들이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듯했다.


“뭐가 이상한가요?”


내가 물었다.


“여기의 몬스터들은 언데드가 아닌데 이상하게 행동이 단조로워. 우리들이 모두 덤벼들어도 상대하기 어려운 거대한 야수종도 등장하고 있는데 행동이 단순해서 견습기사들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야”


나는 아까 전 상대했던 거대 늑대를 떠올렸다. 늑대는 단순 돌진만 반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검을 든 상대에게는 조금 피해서 돌진할 법도 한데 늑대는 우리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고 딘의 축복을 받은 앤 설린은 돌진한 야수의 무게를 정면에서 견뎌내었다. 늑대는 자신이 달려오던 힘 때문에 검에 몸이 꿰뚤렸었다.


“아까 전 늑대는 앤이 자신의 무게를 견뎌 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거 아닐까요?”


“씨! 씨 붙이는 거 잊지마.”


“넵”


앤 설린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아니, 야수라고 해도 검에 찔릴 걸 뻔히 알면서 돌진하지는 않아. 아까 늑대는 검을 향해 돌진했었어. 그리고 늑대의 공격이 너무 직선적이고 단순했어. 그리고 이방인 씨도 느끼지 않아? 아까 전 당신이 내려친 공격에 몬스터가 두 동강 났었으니까”


그러고보니 너무 쉽게 두 동강 났다는 느낌이었다.


의문이 가득했지만, 일행은 계속해서 전진했고 나는 몬스터들에게 집중해 보았다. 그러자 몬스터들의 느낌이 어디선가 경험한 것 같았다.


“딘, 혹시, 베라딘 성 신전에서의 일 기억하니?”


“네 아저씨, 기억해요”


딘도 내가 생각한 것을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대사제... 여기의 몬스터들 대사제 님과 비슷해요”


나는 멀리서 봤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았지만 딘은 가까이서 경험했었으니 더 정확할 것이었다.


분명히 말하고 행동하고 있지만 무언가 비어 있는 껍데기 같은 모습.


베라딘 성 신전에서의 대사제의 모습이 이곳 몬스터들한테서 보이고 있었다.


“저기 갑작스럽겠지만 루스펠란 왕국의 시조라는 아이작 루스펠란은 어떤 사람이야?”


분명 신전을 세운 사람은 아이작 루스펠란이라고 했었다. 그가 세운 신전 주변에 등장하는 이상한 몬스터들 아이작 루스펠란이 궁금해졌다.


“시조님은 출생부터 많은 것들이 베일에 싸여 있는 분이세요. 알려진 것은 건국 과정에서 있던 몇 개의 에피소드와 그분의 능력 정도... 하지만 저기 지금 자는 데카메론도 그렇고 여기 신전도 그렇고 엘프와의 관계 등 평범한 인간을 뛰어넘는 분이었다는 것은 분명해요”


공주의 말에 데카메론을 보았다. 데카메론이 깨어 있으면 이곳과 아이작 루스펠란에 대해 물어보기 좋았을 텐데 데카메론은 오늘 종일 자고 있었다. 앤 설린이 수차례 깨워 보았지만 일어나지 않았다.


“도착했다. 신전이야”


앤 설린이 말했다.


신전은 숲 속 한가운데 돌출된 절벽에 있었다. 인공적인 기둥과 부조들이 이곳을 신전이라고 알려주고 있기에 알 수 있지 이런 외딴 곳에 신전이 있을 거라고는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위치였다.


신전 앞에서 생긴 의문을 뒤로 한 채 우리 일행은 신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신전에 입장하는 순간 흰 빛이 우리를 덮쳤다.


“장!”


공주가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나는 나는 그 손을 잡지 못했고


시야가 멀어져 가는 가운데 일행 중 한 명이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웃음의 의미는 뭐야?


갑작스런 상황에 혼란스런 가운데 어느새 나는 아무것도 백색 공간에 혼자 서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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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2) +2 22.08.28 49 3 12쪽
61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1) +2 22.08.27 35 2 13쪽
60 잠든 공주와 왕자 (4) +3 22.08.25 36 2 12쪽
59 잠든 공주와 왕자 (3) +3 22.08.23 33 2 12쪽
58 잠든 공주와 왕자 (2) +2 22.08.20 33 2 12쪽
57 잠든 공주와 왕자 (1) +4 22.08.18 3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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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실패 (1) +3 22.08.04 35 2 13쪽
52 이수연 (2) +4 22.07.31 42 3 11쪽
51 이수연 (1) +2 22.07.30 40 2 13쪽
50 죄악감 +2 22.07.24 33 2 11쪽
49 여왕거미 +4 22.07.23 48 3 12쪽
48 외출 +4 22.07.21 43 2 13쪽
47 흔들다리 효과 +2 22.07.19 40 2 12쪽
46 장 그랜시아3 +2 22.07.17 37 2 9쪽
45 장 그랜시아2 +4 22.07.16 46 3 10쪽
44 병원에서 +4 22.07.14 50 4 10쪽
» 피오드 숲 신전2 +2 22.07.12 42 2 11쪽
42 피오드 숲 신전1 +4 22.07.10 47 3 10쪽
41 빠져들다 +2 22.07.08 43 3 10쪽
40 엘프들과의 회담 +2 22.07.08 46 3 12쪽
39 피오드 숲의 엘프 +4 22.07.07 47 3 10쪽
38 판도라의 상자 +2 22.07.05 46 3 11쪽
37 의심의 시작 +8 22.07.03 52 3 10쪽
36 숲속의 재회 +4 22.07.02 51 2 9쪽
35 언데드들의 등장 +4 22.06.30 54 3 13쪽
34 엘프 순찰대와의 만남 +2 22.06.28 53 3 10쪽
33 세번째 접속 +4 22.06.26 61 3 10쪽
32 두 번째 클리어 +2 22.06.25 57 2 11쪽
31 전야제의 밤 +4 22.06.18 63 3 12쪽
30 장 그랜시아 +7 22.06.18 66 3 10쪽
29 비극 +4 22.06.16 65 3 12쪽
28 의문 +6 22.06.16 67 3 10쪽
27 데카메론 +2 22.06.16 60 2 10쪽
26 루스펠란 반란군 +3 22.06.16 58 2 11쪽
25 들모아(2) +4 22.06.16 64 3 9쪽
24 들모아 +4 22.06.15 61 3 9쪽
23 새로운 시작 +4 22.06.12 66 3 10쪽
22 정비 +2 22.06.12 66 2 10쪽
21 부러움 +1 22.06.12 73 2 10쪽
20 호라이즌 +2 22.06.11 78 2 10쪽
19 작별 +4 22.06.11 87 3 12쪽
18 새끼 드래곤 +2 22.06.11 79 2 11쪽
17 결계 +2 22.06.05 86 2 9쪽
16 또 하나의 현실 +2 22.06.04 88 3 11쪽
15 신전으로 가야한다 +6 22.06.04 90 4 10쪽
14 베라딘 성 최후의 전투 +2 22.06.03 91 3 10쪽
13 또 하나의 삶 +2 22.06.02 97 3 11쪽
12 회귀의 정체 +4 22.06.02 105 4 10쪽
11 성벽위 전투 +2 22.06.01 116 3 10쪽
10 설득 +4 22.06.01 129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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