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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깃꾸깃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꾸깃쿠크
작품등록일 :
2022.05.18 19:12
최근연재일 :
2022.08.28 12: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5,025
추천수 :
214
글자수 :
302,098

작성
22.06.02 18:13
조회
105
추천
4
글자
10쪽

회귀의 정체

DUMMY

“김현수씨의 싱크로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김현수씨 외에 ‘플레이’에 성공한 사람들이 다수 생겼습니다.”


모니터룸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이들은 최초의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


여러날을 밤세웠고

숱한 난관에 부딪쳤다.


어떨때는 밤샘을 위한 체력이 필요했으며

어떨때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으며

어떨때는 기적이라 불릴 정도의 천재성을 요구받았다.


모두 자기 분야의 전문가였고 스페셜리스트였지만

때로는 자신의 삶마저 희생해가며 개발에 몰두해야 했다.


그리고 가상현실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들은 숱한 난관에 부딪쳤고 두 명의 천재들의 지휘 아래 여기까지 왔다.


뇌의 지시·명령체계가 몸으로 어떻게 전달되는지 밝혀냈고

그것을 프로그래밍하는데 성공했다.


두 체계에 혼란이 생겨 게임 플레이 동안 현실의 몸도 움직이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뇌의 전기신호를 조정하는데도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두 연구의 부산물이었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지만

가상현실 게임을 운영할 인공지능 ‘케이시’를 만드는 것마저 성공했다.


그리고 테스터를 모아 테스트까지 진행했었다....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오픈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시스템에 락이 걸린 것이다.


인공지능 케이시는 어떤 응답도 받지 않았고 게임은 외부의 어떤 접속도 거부하고 있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 ‘일’이 있고나서 일부 권한을 되찾아 ‘플레이’는 불가능해도 접속은 가능해졌고,


이번 시사회가 기획되었다.


지연되는 오픈으로 인해 마음이 조급해진 투자자들과 윗선의 지시로 인해 진행한 시사회였지만 개발진들은 혹시, 이번 시사회를 통해 시스템의 권한 일부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플레이에 성공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성공했고 이제는 전투까지 하고 있었다.


모두가 현수의 행동을 집중해서 보고 있었고 채현도 마찬가지였다. 바라던 순간이 눈앞에서 조금씩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채현은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했다.


“순조롭네요... 아직 상영시간도 남았고 잘하면 에피소드 클리어까지 갈 수 있을지도...”


채현의 옆에 있던 여성이 나지막히 말했다.


“클리어... 네... 클리어 되면 좋겠네요”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아닙니다.”


모두가 흥분하고 있음에도 혼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채현에게 여성이 의문을 표시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채현 자신도 지금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이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었다.


채현은 도린을 보았다.


예전부터 속을 잘 알 수 없는 인물이었지만...


도린은 이렇게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일까


채현은 머리를 저었다. 도린을 본지 벌써 십년이 넘었다.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었지만 세월만큼의 신뢰가 있었다.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팀장으로서 자신도 알아야 할 사항은 있었다. 게임을 개발하는 내내 도린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의 불편함은 도린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김현수라는 인물때문이었다. 그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불편함이 생겼다. 아직은 이 불편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채현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지금은 중요한 순간이었다. 갑작스런 시스템 락으로 개발이 멈춘지 몇 개월만에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었다. 팀장으로서 적절한 지시를 내려야 할 때였다.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지금부터 가능성이 보이는 분들을 잘 기록해주세요. 이 분들은 이번 시사회가 끝나고 꼭 테스터로 섭외해야 합니다.”


채현의 지시에 넋을 놓고 보고 있던 팀원들이 정신을 차렸다. 각자가 담당한 사람들의 플레이를 보며 테스터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듯 했다.


채현은 도린을 한번 보았다. 도린은 아무것도 안하고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순간 도린은 채현의 시선을 느꼈는지 채현을 보며 엄지를 척 들며 웃어보였다.


입 모양으로 역시라고 말하는 듯했다.


저런 행동이라도 안 하면 나을 텐데... 여전히 얄미운 캐릭터였다.


누가 대표고 상사인건지...


그런 채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린은 다시 모니터에 집중했다.


채현은 도린이 완전히 집중하는 듯하자 눈치 못채게 옆에 있던 여성을 살짝 밖으로 불렀다.


“김현수씨에 대해 조사해주시겠어요? 가족관계, 성격, 하는일, 사소한 거라도 좋아요. 이유는 묻지 말아주시고요. 그리고 이건에 대해서는 사장님께 비밀로 부탁드려요”


갑작스런 지시에 여성은 잠시 의문을 갖는 듯 했지만 팀원들 모두가 도린보다는 채현을 믿고 있었다. 여성은 채현에게 반문하지 않았다.


-----


앞에 딘의 시체가 있었다.


백부장과 딘,


이 세계를 구원... 아니 구원은 너무 거창하다


이 세계를 위해 무언가를 해보자고 마음먹었을 때를 떠올렸다.


두 사람이 계기였다.


그리고 둘 모두가 죽었다.


“어째서??”


공주를 보았지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전투가 시작되고 사제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신전으로 갔고 그곳에는 수많은 사제들의 시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사제의 방앞에는 보시다시피 딘의 시체가 있었고요”


“대사제는?”


“모르겠습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마치 자신의 악행이 밝혀지자 도망친 것처럼 사라졌어요. 지금은 대사제에 대한 의혹만 있을 뿐입니다.”


공주가 딘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하고 딘의 시체를 유심히 보았다.


딘은 무언가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사후경직으로 꽉 쥐여진 손을 억지로 펴보았다. 그의 손에는 반지와 종이가 하나 있었다.


“사제를 모두 죽이고 증거를 없애라 그리고 몸을 피해라!”


짧은 한마디가 적혀있는 종이는 눈 앞의 상황을 설명해주는 듯했다.


딘은 무언가 알아 서는 안되는 비밀을 안 것이다. 그래서 죽었고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사실을 알리기 위해 종이를 쥐고 있던 것이다. 공주가 딘이 쥐고 있는 반지가 대사제의 반지라고 얘기 해주었다.


“딘...”


나는 공주 옆에 서 있던 병사의 칼을 뽑았다. 그리고 스스로를 찌르려던 순간이었다.


“안돼요!!”


마법사가 나를 밀치며 말렸다.


“놔!!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어. 어차피 회귀할 뿐이잖아!”


“그 회귀! 정말 회귀가 맞나요?”


“뭐?”


“그 회귀! 정말 회귀가 맞나고요. 저도 처음에는 제가 회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여기 있는 모두가 회귀한다면 한 명이 죽을 때 우리 모두가 회귀하는 걸까요? 아니요 그건 불가능해요. 우리는 지금 이 모든 상황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만 회귀했다면 기억이 공유되면 안되고 다같이 회귀했다면 한 명의 죽음이 우리 모두의 회귀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이거는 회귀가 아닙니다.”


“회귀가 아니라면 뭐지? 나는 분명 죽은 후 같은 상황을 여러 번 경험했어!!”


“아직은 추측입니다만 잊으셨나요? 우리가 ‘게임’에 들어와 있다는 걸”


“온라인 게임을 해보신 적 있으신 겁니다. 특히 예전이 인기있던 게임 중에 마*노기라는 게임이 있었죠 그 게임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친분을 쌓았던 NPC들이 우리를 처음 보는 것처럼 행동했었죠 마치 시간이 되돌려진 것처럼요”


“그러면...”


“네 맞아요 우리가 회귀한게 아니라 이 세상이 초기화된 겁니다. 이곳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초기화되고 있는 거에요. 제 추측은 이곳에 제한시간이 존재하고 제한시간 내 클리어를 못하면 같은 순간을 반복하고 있던 겁니다”


“그렇다해도 결과는 같잖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내가 다시 칼을 집어 들었다.


“네 맞아요 하지만 말씀드려다시피 추측입니다. 우리는 지금 더 많은 정보와 확인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것은 많은 분들이 살아남을수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난 번 잠깐 다른 분들과 얘기했을 때 몇 가지 사실을 알았습니다.”


“죽으면 다시 시작할 때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해요. 어둠 속에 있죠 그리고 아실지 모르겠지만 이전의 기억이 흐릿해집니다. 하지만 살아서 다음을 맞는다면? 어쩌면 모든 기억을 간직할 수 있을지도... 아니 무언가를 계승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게임처럼요!”


계승!!!


만약 정말로 계승이 가능하다면 회차를 거듭할수록 클리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니 일단은 죽지 말아야 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들 중 누구도 2주가 넘는 시간을 경험하지 못했었어요. 일단은 그 수간을 넘겨야 합니다. 적의 총공격이 있는 순간이요! 지금으로치면 이틀 후입니다. 그때 살아남아야 합니다.”


나는 칼을 내려 놓았다.


“알겠어요”


나는 차분하게 다시 존대를 하였고 마법사는 나의 말투가 바뀌자 안심하는 듯했다.


“아마 이 소년이 당신에게 중요한 인물이었던 모양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도 짧지만 여러번을 반복하면서 정을 쌓은 분들이 있어요. 마음 아프겠지만 일단 살아서 이곳의 결말을 보도록 해요”


마법사는 나를 달래고 있었다. 처음. 머뭇거리던 모습에 소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할때는 이렇게 강단 있게 말할 수 인물이었다. 그리고 똑똑한 인물이었다.


“ ‘회귀?’ ‘초기화?’ 여러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부디 이곳을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우리의 말을 듣던 공주가 나를 쳐다보았다. 10살 남직한 꼬마의 눈동자는 불안으로 흔들리는 듯했다. 점잖고 예의바른 행동, 성숙한 사고에 잠깐 잊었지만 공주는 10살쯤 되는 꼬마에 불과했다. 불안할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다른 꼬마를 보았다. 그 꼬마는 죽어서 누워있었다.


어쩌면 이 10살짜리 꼬마 숙녀가...


다른 어른들 모두가 도망쳤음에도 이곳에 남은 아이가

죽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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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장 그랜시아2 +4 22.07.16 4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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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엘프 순찰대와의 만남 +2 22.06.28 53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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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의문 +6 22.06.16 6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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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들모아 +4 22.06.15 61 3 9쪽
23 새로운 시작 +4 22.06.12 66 3 10쪽
22 정비 +2 22.06.12 66 2 10쪽
21 부러움 +1 22.06.12 73 2 10쪽
20 호라이즌 +2 22.06.11 78 2 10쪽
19 작별 +4 22.06.11 87 3 12쪽
18 새끼 드래곤 +2 22.06.11 79 2 11쪽
17 결계 +2 22.06.05 86 2 9쪽
16 또 하나의 현실 +2 22.06.04 88 3 11쪽
15 신전으로 가야한다 +6 22.06.04 90 4 10쪽
14 베라딘 성 최후의 전투 +2 22.06.03 92 3 10쪽
13 또 하나의 삶 +2 22.06.02 97 3 11쪽
» 회귀의 정체 +4 22.06.02 106 4 10쪽
11 성벽위 전투 +2 22.06.01 116 3 10쪽
10 설득 +4 22.06.01 129 3 11쪽
9 도적의 정보 +2 22.05.29 131 2 9쪽
8 드디어 진행되는 이야기 +4 22.05.29 148 4 10쪽
7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4 22.05.28 165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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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플레이 +6 22.05.22 196 9 12쪽
3 움직여라! +6 22.05.21 225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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