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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깃꾸깃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꾸깃쿠크
작품등록일 :
2022.05.18 19:12
최근연재일 :
2022.08.28 12: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4,970
추천수 :
214
글자수 :
30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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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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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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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0쪽

병원에서

DUMMY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병원에 도착한 채현은 현수의 어머니 병실 근처에 서 있었다.


다시 면회를 요청할까도 생각했지만 무턱대고 들이댄다고 무언가를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특히, 너무 튀는 행동을 하면 자신의 애기가 도린에게 전달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면회가 금지된 테스터들을 만나 볼 수도 없었다.


채현이 그렇게 잠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끙끙”


휠체어를 탄 소녀가 데스크에 있는 호출 버튼을 누르려고 끙끙 대고 있었다.


“간호사 언니를 불러야 하니?”


채현이 물었지만 소녀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채현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통 한 명쯤은 데스크에 상주해 있을 법도 한데 아무도 없었다.


채현이 호출버튼을 눌렀다.


“버튼 눌렀으니까 곧 간호사 언니가 올거야”


그런데 채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녀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채현이 빠르게 멀어지는 소녀를 보고 있는데 호출 소리를 듣고 온 간호사 채현에게 말했다.


“저 무슨 일이신가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채현이 간호사에게 대답했다.


보통사람이라면 황당해하며 소녀를 놓쳤겠지만 채현은 그러지 않았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채현은 도망치는 소녀를 바로 뒤 쫓았다. 휠체어를 탄 소녀는 그렇게 빠르지 않았고 채현에게 곧 붙잡혔다.


“아줌마 빠르네”


붙잡힌 소녀가 말했다.


***


“난 버튼 눌러달라고 한 적 없다 뭐”


채현이 버튼을 눌러주니까 왜 도망가냐고 묻자 소녀가 대답했다.


채현과 소녀는 병원 앞에 있는 정원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소녀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었다. 이제 고등학생 쯤 되보이는 소녀는 그 나이때 청소년들이 대게 그러듯이 사회에 불만이 많은 듯 시종일관 까칠하고 퉁명스럽게 굴었고 조금이나마 소녀의 마음을 달래보고자 채현이 사준 것이었다.


소녀의 태도에 약간 화가 난 채현이었지만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그럼 버튼은 왜 누르려고 한건대?”


“그냥 심심해서. 설사 이유가 있었다고해도 아줌마가 알 필요는 없잖아”


소녀는 대답하기 싫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직 어린 학생에게 화를 내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았지만 아까부터 한 마디가 거슬렸다. 채현은 올라오는 분노를 누르며 말했다.


“알겠어 그럼 너 병실이 어디니? 언.니.가 친절하게 병실까지 같이 가줄게”


채현이 힘주어 말했다.


“혼자 갈 수 있으니까 도와 줄 필요 없어. 아. 줌. 마. 휠체어 타고 있는 걸 보면 당연하다는 듯이 도우려고 하는 것도 실례야? 알어?”


지지 않으려는 듯 소녀도 힘주어 말했다.


여전히 쌀쌀맞은 태도였다.


“흐음... 나는 너 휠체어를 밀어준다고 안 했는데? 나는 너의 병실이 어딘지가 궁금해서 물어 본거야.”


채현은 소녀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위해 일부러 소녀의 생각이 틀렸다는 뉘앙스로 얘기했다.


“그게 그 말 아니야? 아줌마가 내 병실이 궁금할 이유가 없잖아? 그리고 같이 가면서 휠체어도 안 밀어주려고 했어?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는거니까 괜히 아닌 척 하지마 아.줌.마.”


걸려들었다.


작전이 성공했고 소녀는 채현의 말에 바로 반응했다.


아줌마라고 말할 때마다 힘주어 말하는게 짜증이 났지만 채현은 차분하게 말했다.


“봐 너도 휠체어를 밀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그러면 내가 잘못 생각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채현의 말에 자신이 한 말을 되집어 보던 소녀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분해했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너의 병실이 궁금한데? 너 호라이즌의 테스터지?”


분해하는 소녀를 보며 채현이 말했다. 방금까지 소녀와 말싸움하던 사람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전혀 다른 사람이 온 것처럼 진지해진 표정으로 채현이 묻고 있었다.


소녀가 놀란 눈으로 채현을 바라봤다.


정답이었다. 그게 뭐냐고 되물어야 했지만 이 소녀는 그러지 않았다. 이 소녀는 지금의 표정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숨길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린에 비하면 부족했지만 채현 또한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의 길을 걸었던 수재였다. 자신이 드림픽쳐스에 오기전 테스트에 참여했던 1차 테스터의 명단은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특히, 지금처럼 과거의 일을 조사하러 오면서 그정도는 당연히 해왔었다. 눈 앞의 소녀는 테스터 원 이후로 테스트에 참여했던 1차 테스터 중 한 명이었다. 채현은 자신에게 접근한 소녀의 의도가 궁금해 모른 척하고 있었지만 협조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소녀의 모습에 태도를 바꿔 직접적으로 자신이 그녀를 알고 있음을 밝혔다.


“헤에 대단하네 아.줌.마 다시 봐야겠어”


소녀 또한 방금까지 장난스럽게 굴던 태도를 바꿔 사악한 얼굴로 채현을 바라보았다.


지금 시기에 자신에게 접근하는 테스터라. 역시 뭔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줌.마 왜 계속 여기에 오는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그러지 않는게 좋을 거야 이거는 경고야”


소녀는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표정을 지으려고 하는 것 같았지만 어설픈 표정에 무섭지가 않았다. 진지하지 않은 태도에 흑막처럼 보이려고 애 쓰는 것까지 소녀는 지금의 상황을 단순한 호기심과 장난으로 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경고??? 그런 모습으로 경고해봤자 하나도 안 무서운데?”


채현이 휠체어를 가리켰다.


“아줌마 예의가 없구나. 휠체어 탄 사람한테 상처가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해? 그리고 당연히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헉”


자신의 말 실수를 깨달은 소녀가 입을 닫았다.


“그렇구나 너는 혼자 움직이는게 아니구나. 누구니? 너의 뒤에 있는 건?”


채현은 이겼다는 표정으로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꼬마를 상대로 할 짓은 아니지만 아까부터 신경쓰이는 한 마디에 자연스럽게 표정이 지어졌다. 그래 이거는 불가항력이다. 채현은 생각했다.


“아 몰라. 어쨓든 난 경고했어”


소녀는 휠체어를 돌려 병원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현은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아 정말!!! 따라오지마!!!”


“따라간다니? 나는 그냥 내 갈길을 가는거야. 그보다 조금만 더 빨리 가줄 수 없니? 하품이 나오려고 하네 아니면 내가 밀어줄까?”


“정말!!!”


소녀는 채현과 대화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에는 반박하지 않고 열심히 휠체어 바퀴를 밀기 시작했다. 느리다고 한 것이 신경 쓰였었나보다 아니면 밀어줄까라고 말한 부분이었을까? 소녀는 애먼 바퀴에 화풀이하며 힘을 쏟고 있었다.


열심히 휠체어 바퀴를 미는 소녀를 보며 채현은 꼬마를 상대로 자신이 조금 심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흑막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설픈 흑막이었다.


본인은 악당을 연기하려고 했던 듯 싶지만 연기력도 모자르고 전반적으로 허술했다.


채현은 조용히 소녀의 뒤를 쫓았다.


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소녀와 채현 사이를 가로막았다. 정장을 입은 여성이 소녀의 휠체어를 뒤에서 붙잡았고 남성들이 채현을 가로막았다. 소녀는 채현이 저지당하자 고소하다는 표정을 한번 짓더니 그대로 멀어졌다. 채현은 양복 입은 남성들을 밀치고 소녀를 쫓아가려고 했으나 그들은 채현을 저지했다.


“아가씨게 볼 일이 있으시면 나중에 약속을 잡고 다시 오시죠”


정장을 입은 남성 중 한 명이 말했다.


남성들을 힘으로 이길 수 없던 채현은 하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이. 수. 연.


채현이 봤던 기록에 있던 소녀의 이름이었다. 고등학생쯤 되보이는 나이에 보디가드가 있을 정도의 재력. 그리고 비공개로 진행됐던 테스트에 참여했다는 것은 드림픽쳐스 혹은 병원 관계자일 가능성이 컸다. 이 정도면 힌트가 충분했다. 강화된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업무와 관련 없다는 이유에서 1차 테스터들의 정보를 간단한 신상정보밖에 얻지 못 했었지만 목표를 정해놓고 정보를 수집하려고 하면 못할 것도 없었다.


채현은 핸드폰을 들어 병수에게 연락했다.


일정 금액의 사례를 약속하며 병수에게 회사 외부에 있는 소녀의 정보를 얻어달라고 부탁했다. 병수는 이름과 입원해 있는 병원을 알고 있으니 쉬울 거라고 하였다. 물론 남의 뒷조사를 하는 것이 윤리적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비밀로 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병수는 자신은 언제나 배가 부르면 정직해 진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채현은 비밀 유지를 위한 추가금을 약속했다.


병수와의 통화를 끝내고 채현은 이미 사라져버린 소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소녀의 접근은 채현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인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누구일까? 도린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도린이 손을 썼다기에는 소녀의 태도가 너무 허술했다. 그런면에서 하영도 마찬가지였다. 도린, 하영 이 두 사람은 일에 있어서 채현이 인정하는 사람들이었다. 애초에 하영에 대한 의심이 든 것이 허술한 김현수 씨의 조사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도린, 하영 외에 제 3의 인물이 이 일에 개입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인물을 통해 어떤 정보를 얻거나 운이 좋으면 그 인물이 자신을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채현은 자신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으면서 이 일에 개입할 수 있는 인물들을 추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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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에필로그 +2 22.08.28 49 4 3쪽
62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2) +2 22.08.28 47 3 12쪽
61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1) +2 22.08.27 33 2 13쪽
60 잠든 공주와 왕자 (4) +3 22.08.25 35 2 12쪽
59 잠든 공주와 왕자 (3) +3 22.08.23 33 2 12쪽
58 잠든 공주와 왕자 (2) +2 22.08.20 32 2 12쪽
57 잠든 공주와 왕자 (1) +4 22.08.18 37 3 11쪽
56 못난 아저씨 (2) +6 22.08.16 39 3 12쪽
55 못난 아저씨 (1) +6 22.08.13 41 3 12쪽
54 실패 (2) +2 22.08.06 37 2 14쪽
53 실패 (1) +3 22.08.04 34 2 13쪽
52 이수연 (2) +4 22.07.31 41 3 11쪽
51 이수연 (1) +2 22.07.30 39 2 13쪽
50 죄악감 +2 22.07.24 33 2 11쪽
49 여왕거미 +4 22.07.23 47 3 12쪽
48 외출 +4 22.07.21 42 2 13쪽
47 흔들다리 효과 +2 22.07.19 38 2 12쪽
46 장 그랜시아3 +2 22.07.17 35 2 9쪽
45 장 그랜시아2 +4 22.07.16 46 3 10쪽
» 병원에서 +4 22.07.14 50 4 10쪽
43 피오드 숲 신전2 +2 22.07.12 41 2 11쪽
42 피오드 숲 신전1 +4 22.07.10 47 3 10쪽
41 빠져들다 +2 22.07.08 43 3 10쪽
40 엘프들과의 회담 +2 22.07.08 45 3 12쪽
39 피오드 숲의 엘프 +4 22.07.07 45 3 10쪽
38 판도라의 상자 +2 22.07.05 46 3 11쪽
37 의심의 시작 +8 22.07.03 51 3 10쪽
36 숲속의 재회 +4 22.07.02 50 2 9쪽
35 언데드들의 등장 +4 22.06.30 53 3 13쪽
34 엘프 순찰대와의 만남 +2 22.06.28 52 3 10쪽
33 세번째 접속 +4 22.06.26 6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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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장 그랜시아 +7 22.06.18 64 3 10쪽
29 비극 +4 22.06.16 65 3 12쪽
28 의문 +6 22.06.16 6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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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들모아(2) +4 22.06.16 63 3 9쪽
24 들모아 +4 22.06.15 61 3 9쪽
23 새로운 시작 +4 22.06.12 65 3 10쪽
22 정비 +2 22.06.12 66 2 10쪽
21 부러움 +1 22.06.12 72 2 10쪽
20 호라이즌 +2 22.06.11 7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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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결계 +2 22.06.05 86 2 9쪽
16 또 하나의 현실 +2 22.06.04 8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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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성벽위 전투 +2 22.06.01 116 3 10쪽
10 설득 +4 22.06.01 12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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