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시스템으로의 접속이 감지되었습니다]
[권한을 확인합니다]
[...]
[플레이어 김현수의 접속을 확인합니다]
[시나리오 영상을 플레이합니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르고 하나의 영상이 상영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난번 시사회 때와 마찬가지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디만 약간은 달랐다.
지난번에는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 되었다면 이번에는 3인칭의 시점에서 나는 이야기를 보고 있었다.
물론 통증도 없었다.
진짜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 나는 상영되는 영상을 보앗다.
영상은 마치 누군가의 기억을 보는 듯했고
어딘지 모를 곳에서 그 사람은 동료들을 위해 남기를 자처하고 있었다.
몰려오는 적들을 향해 남는 그 남자는 죽음을 각오한 듯 했고
동료들은 그를 말렸으나 소용없었다.
혼자 남은 남자는 언데드의 무리와 장시간에 걸친 전투를 하다
어느성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성에는 사제 한 명과 도적 한 명이 있었다.
그들은 배신자였고 남자는 배신자의 이름을 불렀다.
그 이름은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주세페 발디니...”
팀장이 말한 직접 경험해 보라는 것이 이런 이야기였었나...
하지만 이름만 같을 뿐 생김새가 너무나 달랐다.
아니 애초에 나이가 달랐다.
딘이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아 보였다.
남자가 죽는 것을 끝으로 영상이 종료되었고 다시금 검은 화면이 펼쳐지는 가운데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
주변을 살펴보자 어느새 주변은 하나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었고
나는 사람이 없는 좁은 골목에 서있었다
골목의 출구 쪽에서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시작 지점이 최악은 아닌 듯 했다.
시작하기에 앞서 본 영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몰랐지만 팀장이 말한 대로 일단은 마음에 담아 두기로 하였다.
이 게임이 불친절했던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고 클리어에 필요한 것이라면 언젠가 알 수 있으리라
“상태창”
나는 사전에 설명을 들었던대로 상태창이라고 작게 말하였다.
그러자 눈앞에 푸른색의 반투명한 창이 생성되더니 나의 정보를 보여주었다.
이름 : 김현수
플레이 캐릭터 : 장
칭호(이명) : 베라딘 성의 구원자
직업 : 신전기사
레벨 : 17
체력 300/300 마나 25/25
힘 : 20
민첩 :25
지식 : 8
지혜 : 5
운 : 10
상태창을 보니 이제 조금 게임 다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나는 장의 몸에 들어와 있는 듯 했다.
그 외에 눈에 띄는 점은 베라딘성의 구원자라는 창의 칭호였다.
베라딘 성에서 최후까지 남아 있던 영향이었을까
나는 베라딘 성의 구원자라는 칭호를 눌러 보았다.
- 베라딘 성의 구원자 -
베라딘 성은 드래곤의 공격으로 몰락하였습니다. 무수히 많은 몬스터들의 공격에 성주와 기사들은 성을 버렸고 베라딘 성의 주민들은 절망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그들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방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주민들을 위해 싸웠고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생존한 주민들로부터 퍼져 나갔고 사람들은 그들을 베라딘 성의 구원자라고 칭송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이 칭호를 갖고 있는 사람은 베라딘 성 및 루스펠란 왕국 출신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습니다.
지난 번 베라딘 성에서의 전투가 생각났다. 게임은 확실히 지난번의 전투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스킬창과 인벤토리 등이 있었고 나는 이것들도 하나하나 확인해보았다.
스킬창은 괴력이라는 스킬과 루스펠란 왕가의 검법이라는 두 가지가 있었다.
괴력 스킬은 하급이었지만 루스펠란 왕가의 검법 스킬은 고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괴력 스킬은 이름 그대로 힘을 일시적으로 강하게 해주는 스킬인 듯했다.
다음으로 루스펠란 왕가의 검법을 눌러보자 설명이 나왔다.
루스펠란 왕가는 게이트랜드의 북쪽에서 오랜 기간 존재해왔습니다. 왕가는 그 역사만큼은 많은 유산들을 전승해 왔고 북쪽 숲의 몬스터들과 싸우면서 발전돼온 검술은 왕가의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 본 스킬은 페시브 스킬로서 별도의 발동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장은 공주의 호위기사 중 하나라고 했던 게 생각났다.
다음으로 아이템 창을 살펴보자 아이템 창은 20칸 정도가 활성화 되어 있었고 한 칸에 아이템 하나를 넣을 수 있는 듯 하였다.
아이템 창에는 소유하고 있는 돈도 표시되었는데 나는 1골드 10실버를 가지고 있었다.
이곳의 화폐가치를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돈이 적은 건지 큰 건지 알 수 없었다.
<이계의 연구원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창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데 눈 앞에 시스템 메시지와는 다른 창이 떴다.
지난번 플레이 이후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운영진은 보이는 것 처럼 플레이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게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아직 완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게 아니었고 게임 시스템의 일부를 활용한 편법이라고 한다
이 게임 속 세계관에서는 성좌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있는데 그들은 특수한 업적을 남겨 세계로부터 칭호를 얻고 인간을 초월한 자들이다. 성좌들은 사람들을 후원하고 지켜보고 있으며 방금 본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들은 판타지 세계에서의 신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금 한 말은 게임 속 세계관에서의 이야기였다. 그들은 사실 일종의 방청객들로 게임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을 후원하고 컨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드림픽쳐스에서 도입한 시스템이었다.
이 후원 시스템을 이용해 운영진은 제한적으로 플레이어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 방법은 특정 장소에서는 메시지가 안 보내지기도 하지만 운영진과의 플레이어들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이계의 연구원이라는 닉네임은 게임에 들어오기 전 팀장으로부터 들었던 팀장의 닉네임이었다.
대충 확인해야 할 것들은 다 확인한 듯했다. 그리고 그것을 느꼈는지 메시지가 떴다.
<이계의 연구원이 당신의 행보를 궁금해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물어보는 건가
“일단 주점으로 가볼까”
주변에 아무도 없었지만 일부러 혼잣말을 하였다. 운영진들에게 내 행보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주점으로 가기 위해 골목을 나서자 여러 물건을 팔고있는 시장통이 나왔다.
생선
과일
무기
방어구 등
각종 노점상들이 물건을 팔고 있던 그때였다.
뿔 소리가 나며 저 멀리서 성문이 열렸고 한 무리의 병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지쳐보였고 군데군데 부상병들이 섞여 있는 것이 보였다.
어디선가 전투를 마치고 막 복귀한 듯했다.
마치 패잔병과도 같은 그들을 뒤로한 채 나는 주점으로 향했다.
***
“여기 맥주 한잔 주게”
나는 주점에 있던 바텐더에게 맥주를 주문했다
“맥주요?”
바텐더는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 맥주 모르시나요? 노란색에 거품있고”
내가 맥주에 대해서 막 설명하고 있을 때 메시지가 왔다.
<이계의 연구원이 맥주는 그곳에서 파는 술이 아니라고 얘기합니다>
나는 내 실수를 깨달았다.
술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바텐더는 무언가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에일을 말씀하시는 건가 보군요. 여기 있습니다”
바텐더 분이 눈치가 빠른 사람이어서 다행이었다.
“20쿠퍼 주시면 되겠습니다”
술은 선금이었고 나는 바텐더에게 1골드를 내밀었다.
그러자 바텐더는 깜작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1골드를 거슬러줄만큼의 현금이 없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1골드는 큰 금액인 듯했다. 나는 다시 1실버를 바텐더에게 내밀었고 바텐더는 80쿠퍼를 내게 주었다. 1실버는 100쿠퍼에 해당하는 듯 했다.
바텐더로부터 에일을 받은 나는 혼자 술을 마시면서 조용히 주변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확실히 술은 경계심을 낮추게 하는 것인지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고 맘껏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가만히 술을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루스펠란 왕국이 멸망했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하마터면 먹던 에일을 뿜을 뻔 했다.
공주는?
딘은?
모두의 생사가 궁금하였다.
드래곤이 베라딘 성을 점령하고 나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몬스터들의 남하는 계속되었고 지속되는 몬스터들과의 전투로 루스펠란 왕국은 국력이 많이 쇠퇴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를 틈타 르하임 제국이 루스펠란 왕국을 공격했고 왕성이 함락된게 벌써 몇 년 전이라고 하였다. 루스펠란 왕국의 생존자들이 왕국의 재건을 위해 게릴라 활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망은 없어 보인다고 하였다.
<이계의 연구원이 주변을 둘러보라고 조언합니다>
팀장의 메시지에 나는 주변을 보앗고 아까부터 나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는 불량스러워 보이는 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피곤한데 이만 쉬러 가볼까”
나는 숙소로 가기 위해 주점을 나섰고 뒤에서 아까의 수상한 무리가 쫓아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일부러 이곳저곳을 돌았고 그들은 나를 놓칠까봐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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