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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깃꾸깃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꾸깃쿠크
작품등록일 :
2022.05.18 19:12
최근연재일 :
2022.08.28 12: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4,960
추천수 :
214
글자수 :
302,098

작성
22.05.22 19:55
조회
183
추천
7
글자
10쪽

어째서

DUMMY

“모두 도망쳐!”


백부장이 소리를 질렀다.

오거는 한쪽 팔에 커다란 몽둥이를 든 채 돌진하였고

백부방의 외침을 늦게 들은 몇 명의 병사가 오거의 공격에 맞아 날라갔다.


“검을 든 병사들은 후방으로 가서 고블린들을 상대해라!! 창을 든 병사 앞으로!!”


창을 든 병사들이 오거를 멀리서 견제하며 사방에서 오거의 빈틈을 찌르고 있었다. 오거는 다행히 큰 몸으로 인해 스피드가 느렸고 갑작스런 돌진만 조심하면 창병들이 공격으로 조금씩 데미지를 줄 수 있었다.


검을 들고 있던 나는 고블린들과 싸웠다. 징그럽게 생긴 몬스터들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이쪽 저쪽에서 나를 공격해 왔고 나는 우왕좌왕 할 뿐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고블린이 나를 향해 단검을 던졌고 옆에 있던 백부장이 나를 밀쳐내며 단검을 대신 맞았다.


“크윽”


“너! 미쳤어!! 그런식으로 어물쩍거릴거면 빠져!!”


백부장은 자신의 왼팔 어깨에 박힌 단검을 뽑아 그대로 고블린에게 던졌고 단검은 고블린의 머리에 명중했다.


나는 백부장의 지시로 후방으로 물러났다. 치열했던 전투였지만 이번 성문 앞 전투는 백부장의 훌륭한 지휘 덕분이었는지 간신히 막아 낼 수 있었다.


부서진 성문을 보강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백부장의 호출로 나는 치료소로 갔다.


백부장은 아까 전 단검을 맞은 부위를 치료 받고 있었다.


“자네 도대체 어제부터 왜 그러나? 지금은 전쟁 중이네 한 명의 멍청한 행동이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어”


백부장이 나를 꾸짖고 있었지만 변명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나는 사실 여기 사람이 아니고 얼마전까지 평화로운 곳에서 평범하게 아르바이트했었다고... 이런 전투는 처음이고 검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가는 전투로 인해 미쳤다고 생각될 것이다. 아니 몇 번이나 미칠 것 같았지만 이곳의 일은 나와는 상관없다. 게임 속 얘기일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적극적인 전투라니 무리였다.


“후우 어쩔 수 없지 자네는 후방으로 빠지게 위에는 내가 보고해두도록 하겠네”


백부장의 지시가 내려오고 나는 천막으로 이동했다. 다음날 나의 배치가 바뀌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장소로 배치가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병사들 사이에 퍼졌다. 전투 중에 방해만 되던 인물이 후방의 안전한 곳으로 빠졌으니 당연히 좋게 보는 이가 없었다.


다른 병사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치료소를 지키는 보초가 되었다.


“힘내세요 아저씨”


딘이었다.


딘은 소문을 들었는지 치료소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나를 위로해주었다. 나는 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패배감이 가득한 치료소에서 딘만큼 열심을 다해 일하는 이도 드물었다. 딘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움과 함께 정이 갔다.


“그런데 딘 너 쉬고는 있는 거니?”


“그게... 얼마전 북문에서 기습이 있어서 사제분들이 또 대거로 죽는 일이 있었어요 그래서 업무가 또 배로 늘었어요. 사제분들 모두 쉬지 않고 계셔서 시종인 저도 쉴 틈이 없네요 이럴때 제가 성력을 쓸 수 있으면 다른 분들의 일을 덜어 드릴 수 있을 텐데 도저히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사제들이?”


“네... 운이 없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어제 마침 다른 곳에서 치료를 하던 사제분들이 잠시 북문을 도우러 갔을 때 기습이 있어서 피해가 엄청나다고 하네요. 또 최근에는 적이 쏜 불화살이 식량창고 중 하나에 맞아서 식량이 부족해졌다고 해요 배급을 줄인다고 하는데 환자 분들과 사제님들이 버티실지 모르겠어요”


갈수록 안 좋아지는 전황이었다. 그런데 딘의 말에 무언가 위화감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위안하며 애써 무시하였다. 내가 전쟁이라는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나는 이 시사회가 끝나서 게임을 나가기만 하면 된다. 어차피 이곳은 현실이 아니었다.


딘이 가고 잠깐 생각에 잠겼다. 지금쯤 현실은 어떻게 됐을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지만 시사회의 운영진들은 왜 자신을 깨우지 않고 있는 것일까 어쩌면 바깥과 이곳의 시간의 흐름이 다를지도 모른다. 체감상 몇일이 지났지만 바깥은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캡슐은 자면서도 게임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밤에 캡슐룸에 들어가서 자면서 영상을 감상한다고 했던 안내가 떠올랐다. 현실세계는 아직 다음날도 안되서 운영진들 대부분이 아직 자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면 이런 끔직한 경험을 하게 된 것에 대해 항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치료소의 보초를 교대하고 숙소로 가는데 성안 사람들 모습이 보였다.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이 실제 살아있는 사람들 같았다. 한 아이가 나에게 와서 꽃을 주었다. 자신들을 위해 싸워줘서 감사하다나 그 아이의 부모로 보이는 인물이 아이를 데려가고 나는 잠시 아이가 준 꽃을 보았다. 그리고 치료소 쪽으로 가는 수상한 무리를 보았지만 나는 그냥 지나가던 행인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했다. 잠을 청하는데 갑작스럽게 치료소에서 불이 났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불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서 모두가 불을 끄기 위해 노력했고 곧 꺼질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이 가득했던 치료소의 불길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


뒤처리가 진행되고 치료소 보초를 선 병사들의 재판도 진행되었다. 성주와 기사들은 전시상황에서 보초를 불성실하게 섰던 병사들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


그때 백부장이 앞으로 나섰다.


“당시 보초를 서지 않고 숙소에 있던 이들에게까지 사형을 내리시는 것은 너무 가혹합니다.”


백부장이 전공이 있다고 하나 귀족들의 결정에 반발한 것은 목숨을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백부장은 나를 위해 열심히 변호하였고 나는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귀족들의 미움을 산 백부장은 성문 밖으로 적들을 유인하는 부대에 배치되었다. 원군을 요청하러 갈 전령을 위한 미끼 부대로 살 확률이 지극히 낮은 곳이었다. 나는 백부장과 같은 부대에 배치되었다.


찝찜했다.


백부장이 내 목숨을 또 한번 구해주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도 그렇고 고블린의 단검이 날라왔을 때도 그렇고 이번 재판에서도 백부장은 자꾸만 나를 구해 주었다. 아니 백부장 뿐만 아니라 딘도 나를 구해주었고 나를 구하다 죽은 사제도 있었다. 어차피 나는 죽지 않기 때문에 구해주었다는 표현이 정확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 이들은 선의로 나를 구해주었다. 자꾸만 마음에 무언가 걸렸다.


“괜찮다, 시간만 끌면 된다. 무엇보다 적의 시선을 끌기 위해 기사 중 한 분인 가란 경이 우리와 함께 출정하신다. 이제까지의 전투와는 비교도 안되는 정예들이 함께 할 것이다”


백부장은 나를 위로 하는 듯 했다. 나는 마음에 무언가 걸렸지만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다음날 가란 경이 말을 탄 채 검을 높게 들었고 적을 향해 돌진하였다. 나와 백부장도 성을 포위하고 있는 적을 향해 돌진하였고 동시에 영주의 아들을 포함한 전령이 몰래 출발하였다.


적의 본거지에는 무수히 많으 오크들이 있었고 오크의 화살에 앞서가던 기병들이 하나 둘 쓰러졌다. 우리쪽 마법사가 준비한 주문을 날리고 큰 마법에 공격받은 오크들의 부대가 잠시 흩어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병들은 궁수들 사이를 휘저었고 보병들이 기병들이 휩쓸고 간자리에 남은 병사들을 공격했다.


이미 수 차레 전투를 경험하고 난 후였다. 나는 백부장의 지휘아래 적들을 죽였고 그때였다




나는 발을 헛디뎠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순간이었다. 눈 앞의 오크는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을 보자 바로 달려들었고 나를 공격하기 위해 자신의 무기를 높이 들었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눈을 감았고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다. 다만 축축한 액체가 눈가에 부딪칠 뿐이었다.


내가 살며시 눈을 뜨자 백부장이 오크의 공격을 대신 맞고 버티고 있었다. 백부장은 오크의 검을 붙잡고 놓치 않은채 오크를 뒤로 밀어 붙였고 백부장의 기세에 밀린 오크는 무기를 놓쳤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백부장은 자신의 무기로 오크를 죽였다.


왜!!!


나는 백부장에게 다가갔고 백부장은 피를 토하며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짜식 무사하냐”


“어째서 그러신거에요?”


“어째서... 쿨럭 라니... 쿨럭 나는... 쿨럭 적을 죽였을 뿐이다. 쿨럭 그리고 쿨럭 쿨럭 나같은 아저씨 보다는 쿨럭 너같은 젊은 녀석이 살아야 하는게 쿨럭 당연한 거 아니냐... 쿨럭”


백부장은 피를 토하고 있었다. 죽어가는 백부장의 모습에 손이 떨렸다.


어째서!!


왜!!!


이곳의 주민들은 자꾸 나를 구해주는 것인가 나는 죽지 않는다. 구해주지 않아도 된다. 이런 행동은 마음의 짐만 될 뿐이다. 어차피 게임이다. 살아있지도 않은 게임 캐릭터일 뿐인데 신경이 쓰인다.


백부장의 눈 빛이 흐려져 가는 가운데 나는 백부장을 업었다.


성안까지 가면 치료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살지도 모른다. 이곳은 판타지 세계가 아닌가 사제의 치료를 받으면 살수도 있다. 나는 아군이 진격하는 반대로 걸었고 성안에 도착했다. 성에 간신히 도착했을 때 창병들의 창이 나를 향했다. 나는 명령 불복종에 전투 현장 이탈로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내 등에 업힌 백부장은 죽었다고 한다.


그냥 시간만 때우다 나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대로 끝내면 마음이 개운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찜찜함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상영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전쟁을, 이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방법은 있었다.


나는 회귀할 수 있다.


나는 보초를 불렀다.


그리고 보초가 다가오자 그의 단검을 빼앗아 스스로를 찔렀다.


다시 눈 앞이 캄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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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흔들다리 효과 +2 22.07.19 3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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