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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깃꾸깃

잠든 공주와 경계의 마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꾸깃쿠크
작품등록일 :
2022.05.18 19:12
최근연재일 :
2022.08.28 12: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5,048
추천수 :
214
글자수 :
302,098

작성
22.06.26 15:41
조회
61
추천
3
글자
10쪽

세번째 접속

DUMMY

“김현수 씨 몸은 괜찮으신가요?”


팀장이 나의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건강을 염려해서라기 보다는 으레히 하는 인사치레처럼 들렸다. 오랫동안 사회생활을 한 직장인이 원활한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하며 몸에 베어 버린 습관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았다. 그만큼 영혼과 감정이 안 느껴졌다.


“네 괜찮습니다. 조금 자고 나니 진정이 되는 것 같군요”


“다행입니다”


인사 후 몇 가지 대화를 나누면서 팀장의 말투가 사무적이고 딱딱해진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마음에 안 드는 일이라도 있는 것일까 생각하다 지난번 접속에서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싱크로율을 낮추면 위험하다는 말에도 싱크로율을 낮췄고 강제 로그아웃까지 했으니 기분이 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운이 좋았다고 할까요?, 아니면 김현수 씨의 플레이의 어떤 점이 인공지능 케이시와 맞는 걸까요? 이번에도 시나리오가 클리어 됐습니다.”


“시나리오 클리어요?”


퀘스트가 클리어 됐다는 것은 시스템 메시지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 클리어라니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였다.


“김현수 씨는 현재 두 번 연속 시나리오를 클리어하신 유일한 분이시고 저희에게 김현수 씨는 중요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후 싱크로율을 낮추는 것의 위험성을 팀장이 길게 설명을 해주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애매해지고 현실의 적응이 어려워진다. 팀장은 과거 가상현실에 빠져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호라이즌 개발과정의 여러 일들을 공개했다. 팀장이 나에게 경고하기 위해 얘기하는 것이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얘기까지 자세하게 얘기해준다는 느낌이었다. 지금 듣는 얘기는 회사의 치부와도 같았고 이런 이야기가 외부에 퍼져서 좋을리 없었다. 사무적인 말투와 다르게 팀장은 정이 많고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별로 친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는 나같은 사람까지 신경쓰니까 말이다.


“위험성은 충분히 알겠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나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몇 가지 위화감을 팀장에게 이야기하였다.


“게임을 하면서 제가 로그아웃하고 있는 동안에도 게임속 세계의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왜 그런가요?”


이어지는 팀장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처음 호라이즌은 온라인 게임이 아닌 롤플레잉 게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게임 속 캐릭터가 되어 하는 역할극이 호라이즌의 초창기 모습이었고 게임 속에서 이방인들이 호라이즌의 주민들 몸을 빌려 등장한다는 이야기는 이와 같은 롤플레잉이 적용된 결과라고 했다. 게임은 하나의 세계로서 시간이 흐르고 플레이어들은 세계를 탐험한다가 기본 컨셉이었다고 한다. 현실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호라이즌의 세계는 플레이어가 로그아웃을 하고나서도 시간이 흐른다고 한다. 그리고 팀장은 게임의 인공지능 케이시는 이러한 롤플레잉 시나리오를 끝까지 클리어하기 원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첨언했다.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가장 궁금했던 사항을 물었다.


“그럼 로그아웃하면 플레이어가 플레이 중인 캐릭터가 게임 속 세계에서 사라지는 건 확실한가요?”


“현재로서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접속한 캐릭터가 로그아웃 이후 관측된 사례는 현재까지 없었습니다.”


팀장의 말을 듣고 나는 질문을 다르게 해보았다.


“그렇다면 로그아웃하지 않는다면 시간의 변화와 함께 플레이도 가능한가요?”


“현재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왜 궁금하신가요?”


“아닙니다. 그냥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확실해지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주세페 발디니와 그림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그들은 왜?”


팀장의 얼굴에 당혹감이 들었다.


나는 게임을 접속했을 때 내가 꾸었던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 만났던 그림과 발디니에 대해 얘기했다.


“아까 전 말씀드렸다시피 초창기 호라이즌은 롤플레잉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메인 시나리오는 르하임 제국의 게이트 랜드 통일 전쟁과 반 르하임 연합을 결성한 루스펠란 왕국의 주요인물들 얘기입니다만”


“만?”


“네 이것은 초반까지의 이야기고 르하임 제국의 뒤에서 전쟁을 종용한 인물이 밝혀집니다. 그는 리치킹으로 그가 모든 일의 흑막이었습니다. 리치킹의 언데든 군단은 후에 게이트 랜드를 공격합니다. 리치킹은 게이트랜드의 침공을 위해 인간들의 세력을 약화시키고자 전쟁을 일삼았던 것이죠. 리치킹에 의해 제국이 무너지고 인류는 언데드들을 상대로 한 생존 전쟁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다섯 영웅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롤플레잉 게임의 흔한 스토리였다.


“그럼 그들이?”


“네 맞습니다. 다섯 영웅은 전장의 대상인, 축복의 대사제, 골방의 대현자, 자유의 기사, 여신의 전달자입니다. 이 다섯 영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따라 정해지도록 되어 있으며 이전 회차에서 전장의 대상인과 축복의 대사제는 방금 말씀하신 그림과 주세페 발디니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영웅이면서 리치킹에게 붙은 배신자이기도 합니다.”


“배신자요?”


“네 그들은 지난번 배신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릅니다. 아까 전 김현수 씨 이전의 테스터들이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렸었죠. 인공지능 케이시가 모든 권한에 락을 건 후 저희는 테스터들의 플레이를 지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테스터 중 한 명이 게임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했고 게임에서 나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때 저희는 게임에 대한 일부 권한을 회복할 수 있었고요. 그가 플레이했을 당시 전장의 대상인은 그림이었고 축복의 대사제는 주세페 발디니였습니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따라 이들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김현수 씨의 플레이에서도 그들이 동일 인물일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저도 그들을 조심해야 한다고만 언질을 드렸을 뿐입니다. 잘못하면 선입견을 심어드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분의 플레이 당시 자유의 기사는 휴라는 인물이었습니다만 저희는 김현수 씨와 다른 테스터 분들이 플레이하는 이번 회차에서의 자유의 기사는 앤 설린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행보가 이명에 적합하더군요”


“앤 설린이요?”


“네 김현수 씨가 로그아웃한 지금도 호라이즌의 시간은 흐르고 있으니까요. 그녀는 자유의 기사라는 이명을 받을 만한 많은 일들을 했고 자세한 내용은 김현수 씨가 직접 게임에 접속해 보고 들으시는 편이 나을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어쨌든 정해진 것도 없고 알고 계신바도 없으시다는 거군요”


“네 유감입니다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전 회차에서 전장의 대상인과 축복의 대사제가 왜 배신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알려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에 미안해 하던 팀장은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했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 참참 이들 외에 변방의 성녀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변방의 성녀?”


“네 그녀는 죽은 자도 되살릴 수 있다는 신성력을 지닌 인물로 그녀의 등장에 전세가 바뀌었다고 알고 있어요”


“대단하네요 그런데 그런 인물이 왜 다섯 영웅이 아닌 거죠?”


“그녀는 신성력을 다 소모해 자신의 생명력까지 사용했고 전쟁의 후반부에는 죽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명을 가질 정도로 뛰어난 업적과 유명세를 갖고 있었지만 다섯 영웅에는 포함되지 못했던 거죠”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다시 묻겠습니다. 그런데 깨어났다는 테스터 분은 어디에 계신가요? 만나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분은 지금 치료 중에 있습니다. 뵙고 싶으시면 만남을 주선해 볼까요?”


그때였다.


“김현수 씨”


드림픽쳐스의 사장 도린이 나와 팀장이 있는 방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타이밍이 공교롭다고 할까 더 이상의 대화를 끊기 위해서 들어온 느낌이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타이밍이었다.


“신도린 씨 오랜만입니다.”


나는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었다.


“저로서는 김현수 씨의 플레이를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 오랜만이라고 하기 애매하군요. 어쨌든 김현수 씨의 훌륭한 플레이에 언제나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다시 플레이를 해주셨으면 하고 있구요”


내가 내민 손이 무안하게 도린은 악수에 응하지 않았다. 정중한 말투와는 다르게 차가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네. 안 그래도 다시 플레이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럼 잘됐군요. 대화는 여기까지 하고 지금 다시 플레이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정중한 말투와 대비되는 강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 도린이 말하고 있었다, 마치 사장이 부하직원에게 업무를 독촉하는 느낌이었다.


“네 그러도록 하죠.”

어쩌면 기분 나쁜 태도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익숙한 편이었다,. 이제와서 기분 나쁠 것도 없었기에 나는 순순히 그의 말에 응했다. 무언가 말하고 싶어하는 팀장을 뒤로한 채 나는 도린과 함께 캡슐룸으로 향했고 바로 세 번 째 플레이에 돌입했다,


짹 짹 잭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린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흙기운과 풀내음을 맡으면서 나는 눈을 떴다.


“여기는······.


나는 어딘가의 숲 속 한 가운데 있었고 사방은 나무와 풀들만이 가득했다.


이번 접속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54 남해검객
    작성일
    22.08.05 16:08
    No. 1

    건필하세요 꾹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꾸깃쿠크
    작성일
    22.08.05 16:10
    No. 2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남해검객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뾰족이언니
    작성일
    22.08.23 00:41
    No. 3

    옥의 티를 찾았습니다. 똑같은 두 개! '어쨓든 →어쨌든'
    게임 속에 가상으로 들어 가는 것의 위험성이 보였습니다. 쥔공에게 그런 일이 없길 바라며...ㅠㅠ)!!
    오늘도 재미있게 읽고 ㅊ.ㅊ)!!쿵쿵! 굿밤 되셔요. 좋은 꿈 꾸시구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꾸깃쿠크
    작성일
    22.08.23 19:42
    No. 4

    말씀하신 부분 수정했습니다^^ 항상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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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판도라의 상자 +2 22.07.05 46 3 11쪽
37 의심의 시작 +8 22.07.03 52 3 10쪽
36 숲속의 재회 +4 22.07.02 52 2 9쪽
35 언데드들의 등장 +4 22.06.30 54 3 13쪽
34 엘프 순찰대와의 만남 +2 22.06.28 54 3 10쪽
» 세번째 접속 +4 22.06.26 62 3 10쪽
32 두 번째 클리어 +2 22.06.25 58 2 11쪽
31 전야제의 밤 +4 22.06.18 64 3 12쪽
30 장 그랜시아 +7 22.06.18 66 3 10쪽
29 비극 +4 22.06.16 66 3 12쪽
28 의문 +6 22.06.16 67 3 10쪽
27 데카메론 +2 22.06.16 60 2 10쪽
26 루스펠란 반란군 +3 22.06.16 58 2 11쪽
25 들모아(2) +4 22.06.16 64 3 9쪽
24 들모아 +4 22.06.15 61 3 9쪽
23 새로운 시작 +4 22.06.12 66 3 10쪽
22 정비 +2 22.06.12 66 2 10쪽
21 부러움 +1 22.06.12 73 2 10쪽
20 호라이즌 +2 22.06.11 79 2 10쪽
19 작별 +4 22.06.11 87 3 12쪽
18 새끼 드래곤 +2 22.06.11 79 2 11쪽
17 결계 +2 22.06.05 86 2 9쪽
16 또 하나의 현실 +2 22.06.04 88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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