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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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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467
추천수 :
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3.12.31 22:29
조회
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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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글자
17쪽

하트의 반(VAN) - 2-3 아젠(3)

DUMMY

2.3 아젠(3)



기하의 족. 눈이 붉어지면 악마의 힘을 보인다고 믿어져 라곤에서는 천민으로 취급되는데다 실제로 눈이 붉어지는 자가 나오기라도 하면 그들은 대부분 몰살당했다.


셰릴은, 이런 상황에 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러운데 거기다 갑자기 붉은 눈을 가진 아이들이 나타나자 어떻게 할 지 판단을 못하고 멍해졌다.

“누구시오?”

그러고 있는데 수풀 저쪽 멀리서 다시 목소리가 날아왔다. 고개를 돌리니 웬 노인 하나가 거기 서서 자신들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과 달리 노인의 모습은 평범했다.



“촌장 할아버지.”

노인이 나타나자 꼬마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뛰어갔다.

“촌장 할아버지. 저 누나 넘어졌어요.”

다 큰 어른이 넘어지는 걸 본 게 신기했는지 눈을 반짝이며 꼬마 아이 하나가 그를 향해 말했다.

“이렇게 뛰다가... 꽝!”

양 팔을 흔들다가 아이가 몸을 앞으로 팍 숙였다. 흉내 내는 모습이 재밌었는지 그걸 보고 옆에서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그래 그래.”

아이의 말에 응수하며 노인이 두 사람 쪽으로 걸어왔다.


“누구시오?”

길이 없어서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곳에 나타난 두 사람을 보고 노인이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이런 곳에.”


셰릴은 정신을 차렸다.

“저희들은...”

노인을 뒤 따라와 뒤에 숨어서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그녀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희들은 드미에서...”

어디부터 설명해야 될지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그녀는 한 손을 머리에 댔다.

“도적들한테 잡혀 있다 빠져 나오면서 길을 잃었어요.”

자세히 얘기할 수 없어 대략적으로 그녀는 말했다.

“여기가 어딘지 알려 주실 수 있으세요?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가 없어서.”

“아이고 그런 일이.. 아젠이라오 여긴.”

도적들이란 말에 대충 상황을 짐작했는지 안쓰러운 눈으로 두 사람을 보며 노인이 대답했다.


“아젠이요?”

처음 들어보는 곳이다.

“작은 영주국이라 모를 수도 있겠구먼.”

여자들의 옷차림이 흙먼지로 이미 엉망인 것을 보며 노인은 혀를 찼다.

“어쩌다 그런 일을 겪었소? 드미면 못되도 여기서 이레 거리는 될 텐데..”


도적들에게 잡혀 있던 시간은 닷새였지만 거기에 비해 훨씬 먼 거리를 와 있는 듯 했다.


“마을로 가려면 어느 길로 가야 할까요?”

어쨌든 지금은 마을로 가서 돌아갈 방법을 알아보는 게 급했다.

“마을은 저쪽인데...”

서 있는 곳에서 팔을 뻗어 어느 한 쪽을 가리키다가 노인은 다시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가려면 한참인데다가...”

약간 걱정스러운 얼굴로 노인은 말했다.

“초행에 혼자 찾아가다간 길을 잃기 쉬운 곳이라 아가씨들끼리 가는 건 위험한데..”

그 말에 조심스럽게 셰릴은 물었다.

“마을로 가실 거 아니신가요?”

“우린 거기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오. 보다시피..”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는 아이들 쪽을 보며 노인은 말했다.

“산 어귀에서 따로 살고 있지.”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는 동안 노인의 뒤에 숨어 셰릴과 디에나를 빤히 보고 있던 아이들은 이제 경계심을 풀었는지 조금씩 앞으로 나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 사람을 보거나 아니면 서로 장난을 치고 있었다.


자신을 보는 시선에 셰릴은 잠깐 그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까는 당황했지만 지금 보니 표정이나 하는 짓은 그냥 평범한 어린 아이들이었다.

“어쩌나.”

두 사람을 도와주고 싶었는지 노인이 중얼거렸다.

“그러지 말고..”

문득 생각난 얼굴로 그가 말했다.

“우리가 사는 곳 근처에 영주님 성에서 온 기사들이 있소. 그들에게 가서 마을까지 안내를 부탁하는 건 어떻소?”

그 말에 세릴과 디에나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당연히 여기 계속 있을 순 없다. 그러나 호의로 하는 말인 건 알겠지만 갑자기 일을 당하고 보니 받아들여도 될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았다.


“아니면 내가 가서 병사들을 데려와 줄까요?”

두 사람이 곤란해한다고 생각했는지 노인이 다시 말했다.

“아, 아니에요.”

어쨌든 도와주고 싶어 하는데 예의가 아니란 생각에 서둘러 셰릴은 말했다.

“저희가 갈께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녀가 디에나를 보았다. 그 시선에 알겠다는 듯 디에나도 살짝 끄덕였다.

“갑시다 그럼.”

그 대답에 다행이라는 듯 말하며 노인은 옆에서 바지 한 쪽을 붙잡고 서서 손가락을 빨고 있는 아이의 손을 잡았다.

“가자.”


몸을 돌리며 노인이 먼저 걸음을 떼자 셰릴과 디에나도 곧 그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도적들에게 벗어나 산속을 헤맬 때만 해도 해가 중천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산속이라 그런지 해가 생각보다 일찍 떨어졌다.

노인의 말처럼 인가가 가까운 곳이 아니었는지 한참을 걸어 이미 조금씩 어둑해지기 시작하는데도 마을은 전혀 나타날 생각을 안했다.


걸어가면서 셰릴은 앞을 보았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신기한 건지 그냥 자신들이 신기한 건지 그녀들의 앞에서 걸으며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자신들 쪽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한동안 그러다가 싫증이 났는지 조금 전부터는 다들 이제 앞만 보고 걷고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이 정도면 애들이 걷기엔 힘든 거리일 거리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할아버지. 다리 아퍼.”

그 생각이 적절했는지 앞서 가고 있던 아이 중 제일 어려 보이는 아이가 노인을 향해 채근하듯 말했다.

“안아 줘.”


“나도 힘들어.”

“나도, 나도 다리 아퍼. 안아줘.”

그 말이 신호가 됐는지 아이들 몇이 같이 노인을 보챘다.

“아이구.. 할에빈 팔이 두 개라..”

제일 가까이 있던 아이를 안아 들며 노인이 난감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곤란해 하는 노인을 보고 있다가 그 옆으로 다가가 셰릴은 꼬마 아이 한 명을 들어 올렸다.

“할아버지 대신 내가 안아줘도 될까?”

어리둥절해하는 아이를 향해 그녀가 상냥히 말했다.

다리 아픈데 굳이 사람을 가릴 건 아니었는지 잠깐 빤히 보다가 별 반항 없이 아이가 이내 그녀의 목을 끌어 안았다.

계속 긴장하고 있던 탓일까. 아무 의심 없이 순진하게 꼭 안기는 아이의 기색에 셰릴의 마음 한 곳에서 며칠 만에 처음으로 안심이 되는 기분이 밀려왔다.


“으.. 무거워.”

다른 아이 한 명을 들어 올리며 디에나가 옆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은 비슷했는지 그녀 역시 표정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이미 하루 종일 걸어 다리가 퉁퉁 부었지만 내색 없이 아이를 안은 채 두 사람은 노인을 따라 그대로 산 어귀에 있는 기하 족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라고 하기도 뭐한 열 서너 채 남짓 오두막이 모여 있는 빈촌이었다.

“병사들은 여기서 좀 떨어진 산 입구 근처에 있다오.”

뒷길로 들어와 제일 가까운 오두막 옆을 지나면서 노인이 말했다.


“내려줘.”

마을로 들어오자 이제 볼 일은 끝났는지 목에 매달려 있던 아이가 셰릴을 향해 천진하게 다시 말했다.

“바로 가시겠소? 안내 하리다.”

바닥에 내려주자 좋아라 다른 애들과 뛰어가는 아이를 보고 있는 셰릴을 향해 노인이 물었다.

"죄송하지만 부탁드려요."

아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고개를 돌려 노인을 쳐다보며 그녀가 대답했다.








병사들이 있는 막사는 산 어귀에서 나 있는 길을 따라 꽤 한참을 가자 있었다.


“잠깐 기다려 보시오.”

저쪽 막사 앞에 모닥불을 켜 놓은 채 빙 둘러 앉아 있는 대 여섯 명의 기사들을 발견하고는 노인이 셰릴과 디에나를 향해 말했다.


좀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은 노인이 기사들을 향해 말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뭐라고 말을 하는지 기사들의 시선이 곧 힐끔 이쪽을 향했다. 잠시 후 기사 한 명이 두 사람을 향해 손을 한 번 까닥하며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다.

두 사람이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어디서 왔소?”

기사들 중 제일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가 다가온 두 사람을 향해 묵직한 기색으로 물었다.

“드미, 아니 로안에서요.”

일단 그렇게 얘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셰릴은 기사를 향해 말했다.

“로안이라...”

잠깐 생각하는 얼굴로 중얼거리며 기사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 보았다. 수상한 사람은 아닌지 확인하는 눈초리였다.

“부탁을 받고 드미에 약을 전해주러 갔다가 도적들한테 잡혀서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 시선을 느끼며 셰릴은 말했다.

“수상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로안까지 다시 돌아갈 방법을 알 수 있을까 해요.”


찬찬히 그녀를 보고 있다가 곧 기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정도면 엿새 이상 걸리는 길인데 호위병도 없이 아가씨들 둘이 거기까지 말을 달리는 건 불가능할 거요. 그렇다고 우리가 쫓아갈 수도 없고.”

기사는 말을 이었다.

“로안에 혹 연고가 있소?”

셰릴은 끄덕였다.

“그럼 차라리 기별을 하고 거기서 데리러 오는 동안 마을에서 며칠 묵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 말에 대답을 못하고 셰릴은 망설였다.


연락을 하면 아마 혼비백산해서 숙모님이 사람을 보낼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데 엿새면 엿새 뒤 오스티아까지 돌아가는데는 또 열흘이 넘게 걸린다. 아버지인 오니트 남작이 걱정할 것이다.

“어차피 늦었으니 오늘은 마을에서 지내야 할 거요.”

그녀가 망설이는 걸 알았는지 조용히 기사가 다시 말했다.

“결정을 못하겠으면 내일 아침까지 다시 생각해 보시오.”

기사의 말에 잠시 있다가 셰릴은 끄덕였다.

"네."

어쨌든 오늘 밤은 여기서 보낼 수 밖엥 없으니 그 말대로 내일 날이 새고 난 뒤 생각해 보자. 어차피 피곤해서 지금은 판단이 잘 되지도 않고.


“마을까지는 데려다 드리지.”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그녀를 향해 말하며 기사가 턱짓을 하자 옆에 있던 다른 기사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근처 마을로 데려다 줄 거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시를 받은 기사가 굳이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 바로 성큼 걸음을 옮기자 그녀는 노인을 쳐다보았다.

“잘들 돌아가시오 그럼.”

그 시선에 노인이 말했다.

“감사했어요.”

서둘러 그를 향해 말하고는 몸을 돌려 그녀는 디에나와 함께 기사를 따라 걸음을 뗐다.











마을은 기사들이 야영을 하고 있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마을 한 쪽에 있는 여관 근처까지 데려다 준 기사가 도착하자마자 두 사람을 향해 목례를 한 번 해보이고 이내 사라지자 셰릴과 디에나는 그대로 여관으로 들어갔다.


쫓기고 있던 중이어선지 아니면 아들을 치료해준 여자들까지 털 마음은 그래도 없었는지 두 사람 다 가지고 있던 돈은 수중에 그대로 였다. 방을 잡고 안으로 들어와 셰릴과 디에나는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이게 무슨 난리래요?”

맞은편 침대에 누워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또 그나마 이제 안심이 되는 듯 숨을 토해내며 디에나가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침대에 누운 채 마찬가지로 이 상황을 실감하며 셰릴은 말했다.

“나 때문에 디에나까지..”

“그런 소리 들으려고 한 말 아닌데요?”

누운 채로 고개만 쳐든 채 그녀를 향해 말하고는 디에나는 다시 머리를 침대에 댔다.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됐죠 뭐.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기는 또 쉬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을 열지 않으며 그대로 침대에 몸을 묻은 채 셰릴은 천장을 잠시 물끄러미 보았다.








다음 날 아침, 침대에 누워 죽은 듯이 잠에 빠져 있던 셰릴이 조금씩 눈을 떴다. 창을 통해 안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눈이 부셔 살짝 찡그리며 그녀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피곤이 덜 풀려 몸은 어디서 두드려 맞은 것처럼 여기저기 욱신거렸다. 그대로 그녀는 옆을 보았다. 옆 침대에 어제 누운 그대로 디에나도 여전히 잠이 들어 있었다. 깊이 잠들었는지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려 왔다.


잡혀 있는 동안 제대로 잠이 올 리 만무했으니 두 사람 다 닷새 동안 잠은 자는 둥 마는 둥이었다. 아직 덜 깬 잠을 쫓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몇 번 흔들고는 그녀는 바닥으로 내려섰다. 잠시 후 디에나를 깨우지 않게 조용히 그녀는 방 밖으로 나왔다.




“로안이나 헬렌에 연락을 할 방법이 있을까요?”

여관 1층으로 내려와 어제 방을 잡을 때 만났던 여관 주인을 찾아가 그녀가 물었다.


“그쪽으로 가는 행상인들한테 부탁하면 될 것 같은데요.”

여관 주인이 친절하게 대답했다.

“로안은 몰라도 헬렌으로 가는 행상인들은 자주 있으니까.”

로안은 타 지역과 교류가 많은 곳이 아니지만 항구를 끼고 있는 헬렌은 교역이 활발한 곳이니 여기서도 그곳까지 가서 물품을 거래 하는 상인들이 꽤 됐다. 그 점을 염두하고 묻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셰릴은 다시 말했다.

“행상인들은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마침 우리 여관에 묵고 있는 상인들이 좀 있어요.”

예의 친절한 투로 여주인이 말했다.

“연락 보낼 일 있으면 연결해 드릴까?”

끄덕이는 그녀를 보고 잠깐 생각하는 얼굴로 여주인이 중얼거렸다.

“있어봐요 그럼. 아직 일러서 일어났나 좀 보고.”


상인들을 확인하기 위해 여주인이 계단으로 향하는 것을 뒤에 남아 셰릴은 잠시 동안 응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어제 생각한데로 로안에서 데리러 오길 기다리면 시간을 너무 지체하게 된다. 차라리 행상인들을 따라 같이 움직일까. 그러나 자신은 괜찮더라도 디에나는..

더 이상 그녀를 위험에 노출되게 할 수는 없다. 사실 지금까지 일만으로도 수도에 돌아가면 자신은 문책을 받을 지도 모른다.

‘아니야. 일단 기다리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제부터는 안전하게 움직이는 쪽을 택하자고 그녀는 결심을 굳혔다.




여관 여주인이 연결해준 이 여관에 자주 들러 믿을만하다는 행상인에게 헬렌에 전할 서신과 돈을 쥐어주고 셰릴은 다시 한 번 그에게 당부했다.

“걱정 마시오.”

사기꾼 같지 않은 인상으로 그래도 믿을만해 보이는 행상인이 맡겨두라는 듯 그 당부에 응수했다.

잠시 후 아침 일찍 여관을 나서는 상인 일행에 섞여 그가 밖으로 나갔다. 셰릴은 상인들 일행이 여관 밖으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뒤에서 그들을 지켜 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뭐에요?”

그제야 일어났는지 2층에서 내려오는 계단에 서서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길게 하품하며 디에나가 물었다.

“일어났어요?”

“어떻게 하기로 한 거에요?”

“어제 기사님이 말한대로 로안에서 데리러 올 때까지 기다리려고요.”

“그래요?”

걸어가 셰릴은 그녀가 서 있는 계단을 올라갔다.

“그럼 그 때까지 여기 있는 거에요?”

“그래야죠.”


“그냥 영주를 찾아가는 건 어때요?”

문득 생각난 듯 디에나는 말했다.

“나는 몰라도 셰릴이 오스티아 영주님의 딸이란 걸 알면 도와줄지도 모르는데.”

몇 년 동안 오스티아도 많은 성장을 했다. 내실 있고 부유한 오스티아는 이제 라곤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우리 말을 믿겠어요?”

신분을 증명할 만한 건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처음 보는 여자가 찾아와 대뜸 오스티아 영주 딸이라고 해봤자 그 말을 믿어줄 영주가 있을 리 만무했다.


괜히 나섰다가 오히려 수상한 사람으로 의심받느니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을 거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어차피 사람을 보내 연통을 넣는 거면 영주든 행상인든 마찬가지 일 거고.

“그럼 며칠 조용히 쉬고 있다 데리러 오면 가는 걸로 결정하는 거에요?”

아직도 잠이 덜 깼는지 길게 하품하며 디에나는 입을 살짝 가렸다.

“난 가서 잠이나 더 잘래요 그럼.”

어제까지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이렇게 되니 긴장은 그새 다 풀렸는지 태평하게 말하며 디에나는 몸을 돌렸다.


계단 한 쪽에 서서 셰릴은 그대로 위로 올라가는 그녀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방으로 돌아가 조금 더 쉴까 생각했지만 더 이상 잠이 올 것 같지는 않았다. 잠시 있다가 몸을 돌려 그녀는 곧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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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하트의 반(VAN) - 1-51. +5 13.08.15 5,375 165 16쪽
51 하트의 반(VAN) - 1-50. +16 13.08.12 6,527 179 15쪽
50 하트의 반(VAN) - 1-49. +7 13.08.10 6,228 168 18쪽
49 하트의 반(VAN) - 1-48. +4 13.08.08 5,734 165 22쪽
48 하트의 반(VAN) - 1-47. +15 13.08.06 5,212 161 16쪽
47 하트의 반(VAN) - 1-46. +8 13.08.05 4,830 168 12쪽
46 하트의 반(VAN) - 1-45. +7 13.08.02 5,132 172 11쪽
45 하트의 반(VAN) - 1-44. +6 13.08.01 4,774 166 9쪽
44 하트의 반(VAN) - 1-43. +9 13.07.29 5,468 169 15쪽
43 하트의 반(VAN) - 1-42. +8 13.07.25 5,012 179 12쪽
42 하트의 반(VAN) - 1-41. +11 13.07.22 4,801 171 16쪽
41 하트의 반(VAN) - 1-40. +6 13.07.18 5,175 180 18쪽
40 하트의 반(VAN) - 1-39. +4 13.07.15 4,726 186 22쪽
39 하트의 반(VAN) - 1-38. +9 13.07.11 6,738 166 13쪽
38 하트의 반(VAN) - 1-37. +13 13.07.08 5,223 165 19쪽
37 하트의 반(VAN) - 1-36. +2 13.07.05 6,458 170 24쪽
36 하트의 반(VAN) - 1-35. +6 13.07.01 6,039 164 17쪽
35 하트의 반(VAN) - 1-34. +25 13.06.13 5,892 181 11쪽
34 하트의 반(VAN) - 1-33. +5 13.06.10 8,205 191 21쪽
33 하트의 반(VAN) - 1-32. +9 13.06.06 6,924 166 17쪽
32 하트의 반(VAN) - 1-31. +3 13.06.03 6,940 178 17쪽
31 하트의 반(VAN) - 1-30. +13 13.05.31 8,834 188 26쪽
30 하트의 반(VAN) - 1-29. +17 13.05.27 7,425 196 19쪽
29 하트의 반(VAN) - 1-28. +7 13.05.23 7,359 181 12쪽
28 하트의 반(VAN) - 1-27. +10 13.05.20 8,232 176 19쪽
27 하트의 반(VAN) - 1-26. +3 13.05.16 8,543 181 13쪽
26 하트의 반(VAN) - 1-25. +3 13.05.14 8,319 184 27쪽
25 하트의 반(VAN) - 1-24. +15 13.05.09 8,367 232 24쪽
24 하트의 반(VAN) - 1-23. +7 13.05.03 10,464 289 25쪽
23 하트의 반(VAN) - 1-22. +9 13.04.29 9,083 201 21쪽
22 하트의 반(VAN) - 1-21. +1 13.04.25 8,406 209 12쪽
21 하트의 반(VAN) - 1-20. +9 13.04.21 9,478 215 21쪽
20 하트의 반(VAN) - 1-19. +29 13.04.07 9,109 242 19쪽
19 하트의 반(VAN) - 1-18. +10 13.04.04 8,447 220 24쪽
18 하트의 반(VAN) - 1-17. +7 13.04.02 8,157 209 21쪽
17 하트의 반(VAN) - 1-16. +7 13.03.28 9,018 197 15쪽
16 하트의 반(VAN) - 1-15. +6 13.03.25 10,205 200 15쪽
15 하트의 반(VAN) - 1-14. +6 13.03.21 8,954 223 24쪽
14 하트의 반(VAN) - 1-13. +7 13.03.17 9,494 228 12쪽
13 하트의 반(VAN) - 1-12. +8 13.03.11 9,217 222 16쪽
12 하트의 반(VAN) - 1-11. +6 13.03.07 9,541 230 16쪽
11 하트의 반(VAN) - 1-10. +6 13.03.04 10,136 251 18쪽
10 하트의 반(VAN) - 1-9. +2 13.02.28 10,105 235 19쪽
9 하트의 반(VAN) - 1-8. +6 13.02.26 10,644 256 14쪽
8 하트의 반(VAN) - 1-7. +6 13.02.25 11,241 271 15쪽
7 하트의 반(VAN) - 1-6. +19 13.02.21 11,296 282 16쪽
6 하트의 반(VAN) - 1-5. +14 13.02.19 13,169 277 20쪽
5 하트의 반(VAN) - 1-4. +13 13.02.17 14,299 330 15쪽
4 하트의 반(VAN) - 1-3. +9 13.02.17 15,196 327 13쪽
3 하트의 반(VAN) - 1-2. +15 13.02.11 16,470 350 13쪽
2 하트의 반(VAN) - 1-1. +15 13.02.10 21,873 403 12쪽
1 하트의 반(VAN) - 0. +15 13.02.04 29,030 4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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