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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979,600
추천수 :
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3.11.28 22:15
조회
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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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글자
17쪽

하트의 반(VAN) - 2-1 헬렌(2)

DUMMY

2.1 헬렌(2)



저녁이 다 되어 해가 질 무렵 삐그덕 소리와 함께 여관 1층에 있는 식당 문이 열렸다. 가게 안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와 술청 앞에 놓여 있는 의자에 털썩 앉는 남자를 보고 여관 주인 마틸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헬렌은 부두가 있는 마을이어서 여행자들이 많았기에 오랫동안 사람들을 상대해 온 그녀는 넉넉한 덩치에 맞게 사람 다루는 데에는 도가 터있었지만 늘상 싸움만 해대는 아비크를 보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또 싸웠다면서?”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심드렁하게 아비크가 대꾸했다.

“네에..”

방금 전 재판을 받고 성에서 풀려나 돌아온 그를 향해 마틸다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참 운도 좋아. 영주 아들한테 손대고 무죄 방면되는 녀석은 세상천지 너 하나 일거다.”

“아.. 나와서도 시끄럽네.”

한심스러운 얼굴을 하는 마틸다를 향해 골치아픈 얼굴로 중얼거리며 아비크는 다시 말했다.

“적당히 하고 술이나 한 잔 줘요.”

마틸다의 얼굴이 더욱 찌푸려졌다.

“나오자마자 술타령이야?”

“목이 말라서 그래요.”

“그럼 물 마셔. 술이나 퍼마시고 또 싸우면 그 책임은 누가 져? 내가?”

긴 잔소리에 귀가 따가워 아비크가 얼굴을 한 번 쓸어 내렸다.

“마틸다.”

“너한텐 술 안 팔아. 괜히 나까지 평 안 좋아지면 어쩔건데?”

몸을 돌려 그녀는 찬장에서 컵 하나를 꺼냈다. 옆에 놓인 물통에서 찬물을 따라 그녀는 잔을 그에게 내밀었다.

“정신나게 물이나 마셔.”

목을 뒤로 꺾어 소리 없이 한 번 기함하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아비크는 잔을 들어 올렸다.


마틸다는 잔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그를 보았다. 이 지역 청년들 중에서도 준수한 외모였다. 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지 않았다면 여자들께나 따라 다녔을 것이다.

“멀쩡한 생김새로, 대체 이건 허구헛날...”

혀를 끌끌 차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왜, 반하셨수?”

농담에 마틸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말버릇 봐라. 우리 남편한테 그 잘생긴 얼굴 엉망으로 만들게 하고 싶어?”

퉁명스러운 소리에 피식하며 아비크는 다시 잔을 들어 올렸다.



그러고 있는데 등 뒤에서 가게 문이 삐그덕 소리를 내며 다시 열렸다.

“아이구. 이제들 오우?”

반색 하는 마틸다의 기색에 아비크는 힐끔 그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가게 안으로 여자 두 명이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둘 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그 중 한 명은 얼핏 봐도 이 지방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미모 아니, 어느 지방에서든 흔히 볼 수 없는 미인이었다.

“어떻게 됐수?”

서로 아는 사이였는지 좀 전에 자신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다르게 두 사람을 맞이하며 마틸다가 말했다.

“성주님이 안 계셔서 오늘은 일단 그냥 돌아 왔어요. 내일 다시 가보려고요.”

그녀를 향해 눈에 띄는 외모의 여자가 말했다.

“아직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요.”

“그렇게 말하면 안되죠.”

옆에 있던 다른 여자 한 명이 그 말에 끼어 들었다. 옅은 갈색 머리칼과 잘 어울리는 동그란 갈색의 눈동자가 다른 한 명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예쁘다는 인상을 주는 여자였다.

“집사 말로는 성주가 예전부터 염색 직물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고 집사도 보고 꽤 마음에 들어했으니까 아마 문제 없을 거에요.”

그녀가 옆 사람을 향해 덧붙였다.

“이렇게 말해야 하는 거라구요. 희망적으로.”

“아이구 그거 잘 됐네.”

낯빛을 밝히며 마틸다가 말했다.

“하루 종일 수고했수. 올라가 쉬어요. 내, 금방 저녁 준비하리다.”

녹색 눈동자의 여자가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이 몸을 돌려 2층으로 통하는 계단으로 올라섰다 계단이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사라지자 아비크가 그쪽으로 턱짓을 했다.

“누구에요?”

“오스티아에서 온 아가씨들이야."

저녁을 뭘 대접할까 생각하는 얼굴로 마틸다가 대꾸했다.

"너 잡혀 갔을 때 오셨지.”


“보아하니 귀족 같은데..”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사라지는 것을 들으며 그가 무심히 물었다.

“여긴 무슨 일로?”

“포목점 일 때문에.”

헬렌은 오스티아에서 생산하는 직물 거래를 같이 하고 있다.

대꾸하던 그녀가 문득 생각난 얼굴로 덧붙였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아비크, 괜히 저 아가씨들한테 행패 부리거나 말 함부로 할 생각은 말어.”

그 말에 아비크가 으쓱했다.

“그 말 들으니까 괜히 그러고 싶어지네.”

“뭐야?”

“근데 진짜 무슨 생각으로 여기 와 있는 거래요. 그런 일에 굳이 신경쓸 얼굴들이 아닌 것 같은데.”

탁자 위에 팔을 올리며 상체를 앞으로 숙여 아비크는 몸을 기댔다.

“선심이라도 베풀어서 존경이라도 받으려고 오신 건가..”

“아비크.”

마틸다의 큰 목소리에 그는 다시 어깨를 으쓱했다.

“네. 네. 입 다뭅죠.”

말을 멈추며 그가 다시 잔에 입을 댔다.





계단을 오른 셰릴과 디에나는 복도 왼편 끝에 있는 방문을 열고 안으로 걸어들어 갔다.

“아침부터 움직였더니 배고파....”

외투를 벗어 벽에 걸자마자 침대에 털썩 주저앉으며 디에나가 중얼거렸다.

“그러게 나 혼자 간다고 했잖아요.”

뒤따라 들어온 셰릴이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건 싫네요. 나도 일 돌아가는 상황은 알고 싶다구요. 억지로 쫓아왔는데 빈둥거리면서 천덕꾸러기 되는 것도 싫고.”

“아무 것도 안한다고 천덕꾸러기라고 생각 안 해요.”

대꾸하며 셰릴은 걸어가 창밖을 살짝 내다보았다. 좀 전에 타고 온 마차가 아직 가지 않고 자리에 있다.


“잠깐 혼자 있을 수 있어요?”

털썩 드러 누웠던 디에나가 침대를 짚으며 몸을 반쯤 일으켜 그녀 쪽을 보았다.

“왜요? 어디, 또 가게요?”

보니까 그녀는 외투를 벗지 않은 상태였다.

“숙모님 댁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여전히 창밖으로 시선을 둔 채 셰릴은 대답했다.

“여기 있다는 기별을 했지만 역시 걱정하실 것 같아서요.”


아버지와 막역한 친구였기에 원래대로면 헬렌 영주의 성에 머물러야 했지만 이번에 거래를 틀 생각인 곳과 거리가 멀어서 아무래도 왕래가 불편할 것 같아 그녀는 영주에게 이곳에 머물겠다고 청했다. 헬렌 영주에게는 요즘 골치 아픈 개인적 문제가 있어서, 그래서인지 더 권하지 않고 영주도 그녀의 뜻대로 하게 해주었다.

며칠 전 숙모에게 그런 상황을 얘기했는데 아무래도 걱정하고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그녀는 디에나에게 시선을 주었다.

“아니면 같이 갈래요?”

디에나가 한 손을 반쯤 흔들어 보였다.

“힘들어서 그냥 있을래요.”

마차를 확인하고 창가에서 한 발 물러나 셰릴은 침대옆으로 걸어왔다. 좀 망설이는 얼굴로 그녀는 다시 디에나를 쳐다봤다.

“괜찮겠어요?”

“나 애 아니에요.”

셰릴은 잠시 생각했다.

“내일이면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진짜 괜찮아요."

디에나는 말을 이었다.

"혹처럼 달려 있을 거면 셰릴 쫓아오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정말 피곤하기도 하구요.”

잠깐 망설이던 셰릴은 굳이 안 가겠다는 그녀를 억지로 데려갈 수도 없어서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심히 있어요.”

“여기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걱정 붙들어 매요.”

그렇게 대꾸하며 디에나는 무심히 손을 흔들어 보였다.

“잘 갔다 와요 그럼.”

잠깐 다시 그녀를 보다가 셰릴은 끄덕였다.

“가급적 빨리 올게요.”

“네.”

길게 대답하는 디에나를 다시 보다가 곧 그녀가 문손잡이에 손을 댔다.








여관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말 두 필이 이끄는 마차가 마을을 잇는 다리를 건너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갔다. 마차 안에 앉아 있던 셰릴은 창밖을 내다보며 저 멀리 보이는 바다에 시선을 주었다. 바닷물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여 눈이 부시자 살짝 눈을 찡그렸지만 마차가 가는 동안 그녀는 계속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로안에 있는 숙부의 성은 장미로 아름답게 치장된 성벽으로 둘러 싸인 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철문이 열리자 마차가 그 안으로 들어갔다.

녹색 드레스를 입은 화려해 보이는 여자가 마차가 성 안으로 들어오자 중앙의 넓은 계단 위에 서 있다가 마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반색을 하며 아래로 내려왔다.

“데비...!”

마차에서 내리던 셰릴은 앞으로 걸어오는 숙모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숙모님.”

마차에서 내려와 그녀는 서둘러 숙모를 향해 걸어갔다.

“언제 오나 했다.”

애정 어린 눈으로 조카를 보며 노라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기다리셨던 거에요? 죄송해요.”

“그래, 너무 하는구나.”

사촌 앤의 모친인 그녀가 서운하다는 듯 셰릴의 어깨를 다시금 다독였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자.”

“네.”

숙모의 호위를 받으며 셰릴은 곧 성 안으로 통하는 계단에 발을 올렸다.





“대체 헬렌은 왜 들른 거니? 왔으면 곧장 이리로 오지 않구.”

셰릴은 코트를 벗어 들었다. 봄이지만 날은 아직 좀 쌀쌀하다. 옆에 서 있던 하녀 아이가 익숙한 몸놀림으로 그녀의 코트를 받아 주었다.

“고마워요.”

그녀의 말에 하녀 아이가 상냥히 미소를 지었다.

“장사꾼들이 판을 치는 곳이야. 정신이 없어서 원...”

가져다 준 따듯한 차에 손을 대며 노라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재밌는 것도 많아요.”

“재미는..”

이해할 수 없는 얼굴로 대꾸하며 노라는 그녀를 향해 손짓했다.

“와서 마시고 몸 좀 녹이렴.”

그 말에 셰릴은 그녀 옆으로 걸어갔다.


“그런 데 가지 말고, 여기나 좀 자주자주 와주면 안되겠니.”

지난 번에 로안에 왔을 때부터 반 년이 지나 있었지만 1년에 두 번은 로안을 방문하고 있었다. 그래도 숙모는 더 자주 그녀를 보고 싶어 했다.

“너라도 와 줘야 내가 그나마...”

걸어와 찻잔에 손을 대는 그녀를 보고 있다가 한숨을 섞어 노라는 말했다.

“남편과 수도로 간 다음부터 앤은 아예 볼 수도 없으니 말야.”

따듯한 차를 마시자 몸에 온기가 도는 것을 느끼며 셰릴은 말했다.

“지난번에 수도에 갔을 때 앤 언니를 만났어요.”

“그랬니?”

그 말에 오히려 시름이 깊어진 얼굴로 한숨처럼 대꾸하는 숙모를 그녀는 가만히 보았다.


사촌 앤이 수도로 간 건 3년 전이었다. 그 전에도 친정인 로안에 자주 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수도로 간 다음부터는 지금껏 한 번도 오지 못했다. 그 점을 딸에 대한 애정이 깊은 숙모가 서운해하고 있다는 것을 셰릴도 알고 있었다.


걸어가 숙모의 옆에 무릎을 굽혀 앉으며 위로하듯 셰릴은 그녀의 팔에 다정하게 손을 얹었다.

“형부는 이제 왕실 기사단에서도 아주 높은 위치에 있으세요. 그 정도로 출세하는 건 어렵다고들 하는데 기쁘지 않으세요?”

“나는 잘 모르겠다.”

길게 한숨을 내쉬며 기운 없이 노라가 대꾸했다.

“사람은 그저 원하는 곳에서 보고 싶은 사람 보면서 마음 편히 사는 게 제일이야.”

어쩐지 늙어 버린 듯 한숨짓는 숙모를 보고 셰릴은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

“생각하기 나름이에요.”

조카딸의 위로에 노라는 조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나저나 데비.”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그녀가 의자에서 등을 떼며 셰릴이 있는 쪽으로 얼굴을 디밀었다.

“너도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되지 않니?”

그녀는 말했다.


“실은 에스코바 가에서 너한테 혼담이 들어왔단다.”

방금 전과는 사뭇 딴 판으로 목소리에 생기가 돌고 있었다.

“작은 아들이 어디서 널 봤는지 매파가 나한테 찾아 왔어. 네가 오면 얘기해 주려고 진작 벼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분이 좋아 졌는지 노라는 웃음 지었다.

“에스코바 가는 왕의 사촌이기도 하지. 좋은 기회 아니겠니?”

“기분을 망치긴 싫지만요 숙모님.”

난감한 듯 미소 지으며 셰릴은 말했다.

“죄송해요. 그건 거절해 주세요.”

노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째서? 혹시 정해둔 사람이라도 있는 거니?”

“그런 거 아니에요.”

어깨를 움츠리며 다시 난감히 미소지어 보이는 것을 보고 노라는 기가 막힌 얼굴을 했다.

“그럼 왜?”

그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앤 봐라. 그 애도 스물 둘에 결혼하지 않았니. 혼인하기에 이미 이른 나이가 아니야 너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는 숙모를 향해 어쩔 수 없이 셰릴은 다시 웃어 보였다.

“죄송해요.”

뜻을 거스르는 게 조심스러웠는지 공손히 말하는 조카딸을 보고 노라는 답답한 얼굴이 되었다.

“대체 무슨 생각이니?”

이렇게 된 데는 딸자식 시집 보내는데 도통 관심이 없는 시숙 어른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목소리를 높였다.

“언제까지 풀이나 키우면서 살게? 여자는 그저 좋은 남자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게 제일이야.”

숙모는 이제 앤 언니의 일은 머리속에서 떠난 듯 보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셰릴은 미소 지었다.

“아직도 저를 데비라고 부르시면서요.”

“그야 나한테야 늘 귀여운 데비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너를 옆에 둘 수야 없지 않니.”

달래듯 그녀를 향해 노라는 다시 말했다.

“한 번 더 생각 해 보렴. 이 숙모를 위해서.”

그 말에 어쩔 수 없는 기색으로 셰릴은 다시 미소지었다.

“네. 그럴게요.”

그대로 상냥히 대꾸하며 그녀는 다시 숙모의 팔에 손을 얹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식당 문이 다시 열렸다.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아침 첫손님을 보고 마틸다가 활짝 웃어 보였다.

“어서 와요. 일찍 일어났네.”

앞으로 걸어와 디에나는 그녀가 서 있는 술청 앞으로 걸어갔다.


“왜 혼자요? 다른 한 분은...”

잔을 행주로 닦으며 마틸다가 물었다.

“친척 집에 갔어요.”

디에나는 카운터 앞에 몸을 기대 서며 중얼거렸다.

“귀족은 이래서 안 된다니까요. 한시도 가족 품을 못 벗어나요.”

“아이구.. 아가씬 귀족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구랴.”

“저야 다르죠.”

마틸다가 내려 놓는 물잔을 손에 들며 그녀는 잔을 손가락으로 빙빙 돌렸다.

“전 누구처럼 품안의 새가 아니거든요.”

물을 다 마시고 난 뒤 디에나는 고개를 들었다.

“셰릴이 없으니까 오늘 포목 손질은 저 혼자 도와드릴께요.”

“굳이 안 도와줘도 되는데...”

미안한 듯 마틸다가 말하자 디에나는 으쓱했다.

“숙박비도 안 받으시잖아요. 이 정도는 해야 염치가 있죠.”

그 말에 쿡 웃으며 마틸다가 기운차게 말했다.

“식사 금방 되니 먹고 바로 갑시다 그럼.”

“도와드려요?”

“이것까지 도와달라는 건 내가 염치가 없는 거니...”

사람 좋은 얼굴로 마틸다는 말했다.

“그냥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요.”

식사를 내오기 위해 몸을 돌리는 그녀를 보다가 디에나가 간단히 대꾸했다.

“그럼 사양 않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자리에 앉았다.



딸랑 소리와 함께 식당 문이 다시 열렸다.

“아이구. 웬 일이야? 이 시간에.”

주방으로 나 있는 작은 덧문쪽에서 반색하는 마틸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에요..? 지붕 고쳐 놓으라고 잔소리 한 게 누군데.”

반색하는 음성에 대꾸하며 남자는 잠이 덜 깬 듯 손으로 머리를 쓱쓱 문질렀다.

“기억 못 할 줄 알았으면 잠이나 더 잘 걸 그랬네.”

문득 생각이 난 듯 그는 물었다.

“이런 일엔 왜 맨날 날 불러요? 아저씬 어쩌고.”

“그 이야 장사 다니느라 바빠서 이런 일까지 시키는 건 미안해서.”

웃으며 넉살 좋게 하는 소리에 그가 투덜댔다.

“잔소리는 있는대로 하면서 너무 부려먹는 거 아니에요?”

“대신 우리 집에서 끼니 해결하게 해 주잖아.”

그를 달래며 사람 좋은 얼굴로 그녀는 말했다.

“들어가 앉아서 잠깐 기다려.”


그 말에 귀찮은 얼굴로 미간을 찌푸리며 아비크는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테이블 쪽으로 걸어간 그는 안에 있는 유일한 사람쪽을 무심히 한 번 쳐다보았다.

주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얼굴로 턱을 괸 채 앉아 있는 디에나의 옆을 지나쳐 그 역시 그녀와 하나 정도 떨어진 테이블 앞에 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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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2

  • 작성자
    Lv.59 李神
    작성일
    13.11.29 04:19
    No. 1

    번외올라올 때쯤부터 느끼던 건데, 내용 이해가 잘 안되요. ㅠㅠ
    처음부터 다시 보기는 엄두가 안 나는데, 후기나 댓글에라도 줄거리 요약 한 번만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3.11.29 07:34
    No. 2

    두어달 쉬어서.. 죄송합니다. ㅡㅜ
    시간내서 댓글이나 후기에 줄거리 요약 남겨 놓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3.11.29 12:58
    No. 3

    아... 그런데 어느 부분이 이해가 안되시는지... 배경 말하시는 거죠?

    헬렌은 오스티아 영주가 오래전부터 작물 거래를 하고 있던 곳이며 데비의 숙부 내외가 있고 어머니가 오래 요양했던 로안의 근처에 있는 영주국입니다.

    제가 줄거리를 써보려고 했는데 이게 뒤에 다 설명할 거라서 어찌보면 스포가 되서요.. 큰 줄거리는 아실테고 아마 세부 배경을 잊으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감이 잘 안잡히네요. 차라리 질문을 하시면 적어드리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3.11.29 13:01
    No. 4

    아 그리고 번외편은 젊은 시절 락터드의 얘기로 아직 북쪽 지방으로 가기 전 오스티아를 처음 방문하게 된 때의 이야기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3.11.29 13:03
    No. 5

    2-0화에서 배경이 되는 엘소성은 센볼린에 있는 곳으로 센볼린은 네바렌 상단이 11년 전 거래를 시작한 곳이며 1부 마지막에 엘리어트와 키욘이 싸웠던 곳이기도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1 nuga
    작성일
    13.12.02 14:04
    No. 6

    언니가 된 데비다! 셰릴이라니... 데비는 아명이였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3.12.02 17:58
    No. 7

    네. 다음편 쯤 설명하려고 했습니다만 제가 매번 설명을 늦게 붙이는 것 같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李神
    작성일
    13.12.03 04:05
    No. 8

    아;; 중간에 두달정도 쉬시다가 갑자기 번외편이 나와서 더 헷갈렸나봅니다. 다른것보단 지금 등장인물이 너무 낯설었어서 그랬습니다. 에고, 재차 댓글달아주신 줄은 몰랐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3.12.03 07:59
    No. 9
  • 작성자
    Lv.42 김집사
    작성일
    13.12.19 00:25
    No. 10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누들스
    작성일
    14.01.12 17:29
    No. 11

    재밌네여 키욘은 언제 재등장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명인k
    작성일
    14.01.12 23:01
    No. 12

    음, 그건..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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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8) +12 13.12.22 3,893 115 13쪽
86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7) +7 13.12.20 4,358 124 20쪽
85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6) +3 13.12.19 4,086 124 19쪽
84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5) +8 13.12.15 4,224 126 17쪽
83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4) +1 13.12.12 3,849 130 12쪽
82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3) +1 13.12.10 4,050 124 18쪽
81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2) +5 13.12.08 4,211 126 11쪽
80 하트의 반(VAN) - 2-2 이에넨(1) +10 13.12.05 4,355 120 20쪽
79 하트의 반(VAN) - 2-1 헬렌(4) +9 13.12.03 4,321 118 15쪽
78 하트의 반(VAN) - 2-1 헬렌(3) +3 13.12.01 3,578 118 20쪽
» 하트의 반(VAN) - 2-1 헬렌(2) +12 13.11.28 3,832 111 17쪽
76 하트의 반(VAN) - 2-1 헬렌(1) +3 13.11.26 4,018 120 9쪽
75 하트의 반(VAN) - 2-0 엘소(2) +8 13.11.26 4,066 137 11쪽
74 하트의 반(VAN) - 2-0 엘소(1) +15 13.11.24 4,194 140 14쪽
73 하트의 반(VAN) - 번외. 반 네쉬하트(5) +10 13.11.21 3,222 96 19쪽
72 하트의 반(VAN) - 번외. 반 네쉬하트(4) +9 13.11.20 3,186 91 26쪽
71 하트의 반(VAN) - 번외. 반 네쉬하트(3) +3 13.11.17 2,961 92 18쪽
70 하트의 반(VAN) - 번외. 반 네쉬하트(2) +3 13.11.15 3,407 97 14쪽
69 하트의 반(VAN) - 번외. 반 네쉬하트(1) +11 13.11.11 4,060 101 14쪽
68 하트의 반(VAN) - 1-67. +19 13.09.18 5,306 162 16쪽
67 하트의 반(VAN) - 1-66. +11 13.09.17 6,937 154 22쪽
66 하트의 반(VAN) - 1-65. +4 13.09.16 4,120 154 10쪽
65 하트의 반(VAN) - 1-64. +3 13.09.14 5,764 157 13쪽
64 하트의 반(VAN) - 1-63. +2 13.09.12 4,048 138 10쪽
63 하트의 반(VAN) - 1-62. +16 13.09.09 6,178 155 15쪽
62 하트의 반(VAN) - 1-61. +7 13.09.06 4,361 157 14쪽
61 하트의 반(VAN) - 1-60. +2 13.09.04 4,287 170 17쪽
60 하트의 반(VAN) - 1-59. +17 13.09.02 7,252 160 23쪽
59 하트의 반(VAN) - 1-58. +21 13.08.30 4,647 158 21쪽
58 하트의 반(VAN) - 1-57. +9 13.08.28 4,058 150 12쪽
57 하트의 반(VAN) - 1-56. +33 13.08.26 4,737 153 17쪽
56 하트의 반(VAN) - 1-55. +13 13.08.23 5,020 168 16쪽
55 하트의 반(VAN) - 1-54. +10 13.08.21 7,902 168 19쪽
54 하트의 반(VAN) - 1-53. +7 13.08.19 5,245 160 11쪽
53 하트의 반(VAN) - 1-52. +5 13.08.16 6,038 157 10쪽
52 하트의 반(VAN) - 1-51. +5 13.08.15 5,375 165 16쪽
51 하트의 반(VAN) - 1-50. +16 13.08.12 6,528 179 15쪽
50 하트의 반(VAN) - 1-49. +7 13.08.10 6,230 168 18쪽
49 하트의 반(VAN) - 1-48. +4 13.08.08 5,734 165 22쪽
48 하트의 반(VAN) - 1-47. +15 13.08.06 5,212 161 16쪽
47 하트의 반(VAN) - 1-46. +8 13.08.05 4,831 168 12쪽
46 하트의 반(VAN) - 1-45. +7 13.08.02 5,132 172 11쪽
45 하트의 반(VAN) - 1-44. +6 13.08.01 4,774 166 9쪽
44 하트의 반(VAN) - 1-43. +9 13.07.29 5,468 169 15쪽
43 하트의 반(VAN) - 1-42. +8 13.07.25 5,012 179 12쪽
42 하트의 반(VAN) - 1-41. +11 13.07.22 4,802 171 16쪽
41 하트의 반(VAN) - 1-40. +6 13.07.18 5,177 180 18쪽
40 하트의 반(VAN) - 1-39. +4 13.07.15 4,726 186 22쪽
39 하트의 반(VAN) - 1-38. +9 13.07.11 6,738 166 13쪽
38 하트의 반(VAN) - 1-37. +13 13.07.08 5,225 165 19쪽
37 하트의 반(VAN) - 1-36. +2 13.07.05 6,458 170 24쪽
36 하트의 반(VAN) - 1-35. +6 13.07.01 6,041 164 17쪽
35 하트의 반(VAN) - 1-34. +25 13.06.13 5,893 181 11쪽
34 하트의 반(VAN) - 1-33. +5 13.06.10 8,205 191 21쪽
33 하트의 반(VAN) - 1-32. +9 13.06.06 6,924 166 17쪽
32 하트의 반(VAN) - 1-31. +3 13.06.03 6,941 178 17쪽
31 하트의 반(VAN) - 1-30. +13 13.05.31 8,835 188 26쪽
30 하트의 반(VAN) - 1-29. +17 13.05.27 7,428 196 19쪽
29 하트의 반(VAN) - 1-28. +7 13.05.23 7,359 181 12쪽
28 하트의 반(VAN) - 1-27. +10 13.05.20 8,234 176 19쪽
27 하트의 반(VAN) - 1-26. +3 13.05.16 8,544 181 13쪽
26 하트의 반(VAN) - 1-25. +3 13.05.14 8,319 184 27쪽
25 하트의 반(VAN) - 1-24. +15 13.05.09 8,367 232 24쪽
24 하트의 반(VAN) - 1-23. +7 13.05.03 10,464 289 25쪽
23 하트의 반(VAN) - 1-22. +9 13.04.29 9,083 201 21쪽
22 하트의 반(VAN) - 1-21. +1 13.04.25 8,406 209 12쪽
21 하트의 반(VAN) - 1-20. +9 13.04.21 9,478 215 21쪽
20 하트의 반(VAN) - 1-19. +29 13.04.07 9,110 242 19쪽
19 하트의 반(VAN) - 1-18. +10 13.04.04 8,448 220 24쪽
18 하트의 반(VAN) - 1-17. +7 13.04.02 8,159 209 21쪽
17 하트의 반(VAN) - 1-16. +7 13.03.28 9,019 197 15쪽
16 하트의 반(VAN) - 1-15. +6 13.03.25 10,205 200 15쪽
15 하트의 반(VAN) - 1-14. +6 13.03.21 8,955 223 24쪽
14 하트의 반(VAN) - 1-13. +7 13.03.17 9,495 228 12쪽
13 하트의 반(VAN) - 1-12. +8 13.03.11 9,218 222 16쪽
12 하트의 반(VAN) - 1-11. +6 13.03.07 9,542 230 16쪽
11 하트의 반(VAN) - 1-10. +6 13.03.04 10,136 251 18쪽
10 하트의 반(VAN) - 1-9. +2 13.02.28 10,107 235 19쪽
9 하트의 반(VAN) - 1-8. +6 13.02.26 10,646 256 14쪽
8 하트의 반(VAN) - 1-7. +6 13.02.25 11,244 271 15쪽
7 하트의 반(VAN) - 1-6. +19 13.02.21 11,296 282 16쪽
6 하트의 반(VAN) - 1-5. +14 13.02.19 13,170 277 20쪽
5 하트의 반(VAN) - 1-4. +13 13.02.17 14,300 330 15쪽
4 하트의 반(VAN) - 1-3. +9 13.02.17 15,197 327 13쪽
3 하트의 반(VAN) - 1-2. +15 13.02.11 16,471 350 13쪽
2 하트의 반(VAN) - 1-1. +15 13.02.10 21,877 403 12쪽
1 하트의 반(VAN) - 0. +15 13.02.04 29,032 4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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