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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979,462
추천수 :
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3.08.01 20:40
조회
4,773
추천
166
글자
9쪽

하트의 반(VAN) - 1-44.

DUMMY

엿새 뒤 마차는 수도 카실에 도착했다. 수도 입구에서부터 길게 이어져 있는 널따란 대로로 들어서고 마차는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갔다. 마차 몇 대씩은 동시에 오갈 수 있는 큰 길이었다. 그 양쪽에 크고 작은 가게와 집들이 있었고 그 사이를 윌더른과 비교해도 몇 배는 되는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사람이 많아도 한산하게 느껴질 만큼 수도는 넓고 거대했다.


마차는 거기서 또 한참을 가 수도에 오면 락터드가 주로 묵는 여관 앞에서 멈춰섰다.

“주인에게 얘기하고 올테니 잠깐 기다릴래?”

마차에서 내리며 락터드가 말했다.

“네.”

대답하며 엘리어트도 마차에서 내려섰다.


락터드가 여관 안으로 들어가자 고개를 돌려 그는 마차를 타고 올라왔던 길쪽을 보았다. 거리의 규모나 지나가는 사람들 수가 윌더른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길을 따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다가 엘리어트의 시선이 이어지며 저 끝에 닿았다. 그 길 끝에 왕성이 우뚝 서 있었다. 상당히 멀리 있는 게 분명할 텐데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왕성은 거대했다.



그대로 잠시 왕성을 보고 있는데 뭔가가 엘리어트의 등에 쿵하고 부딪쳤다. 엘리어트가 돌아섰다.

“아 씨...”

부딪친 소년이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잘 좀 보고 다녀."

정확히는 소년이 뛰어오다 부딪친 거였으니 잘 보고 다녀야 할 건 그쪽이었는데도 아랑곳 않고 소년은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뭘 봐?”

엘리어트가 빤히 쳐다보자 소년이 눈을 부라렸다.

“할 말 있어?”

“유크!”

그러고 있는데 뒤에서 화가 난 목소리가 날아왔다.

"이 자식..!"

부른 게 소년의 이름이었는지 움찔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소년이 갑자기 엘리어트가 타고 온 마차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엘리어트가 내려다 보자 손을 내저으며 저리 가라는 신호를 했다.

“말하면 죽을 줄 알아.”

위협적으로 말하고는 보이지 않게 소년이 더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엘리어트의 옆으로 덩치 좋은 청년 하나가 뛰어왔다. 뭐에 단단히 화가 났는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 져서는 엘리어트의 옆에 서서 청년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찾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곧 그가 다시 길 맞은편으로 뛰어갔다.



남자가 사라지자 소년이 마차 아래에서 머리를 반쯤 내밀었다. 눈만 좌우로 굴리며 남자가 완전히 사라진 걸 확인하고는 곧 그가 마차 아래에서 기어 나왔다.

“잘 보고 다녀 좌우간.”

손바닥과 옷을 툭툭 털어내며 소년은 말했다.

“모른 척 해줬으니까 이번엔 봐준다.”

그러고 나더니 소년이 다시 길 맞은편으로 뛰어갔다. 혼자 남은 엘리어트는 소년이 뛰어간 쪽을 잠깐 보았다. 남자를 피하는 것 같았는데 소년이 뛰어간 쪽은 방금 전 남자가 사라진 쪽이었다.


“엘리어트.”

여관 안에서 락터드가 문 밖으로 몸을 반쯤 내밀었다.

“방 준비 됐다고 하니 들어가자.”

“네.”

고개를 돌리며 엘리어트가 대답했다.





주인이 안내해 준 방은 여관 2층의 구석방이었다. 구석이었지만 의외로 넓고 깨끗했다. 직접 방으로 안내해준 주인이 테이블 위에 아직 불이 켜있지 않은 작은 램프를 올려 놓았다.

“기름은 넉넉하게 넣었으니 불편하진 않으실 겁니다.”

웃으며 주인이 말했다.

“고맙습니다.”

“별말씀을요.”

서로 아는 사이였는지 락터드가 여관 주인과 얘길 나누는 사이 엘리어트는 창문 옆으로 떨어져 있는 침대 맡으로 걸어가 들고 온 짐보따리를 옆에 있는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대략 나흘 정도 여기 머물 거라고 해그 동안 필요한 간단한 물건들을 가져왔다.


엘리어트가 짐보따리를 풀어 탁자 밑 서랍에 정리해 놓는 동안 얘기를 마치고 주인이 방밖으로 나가자 락터드 역시 반대쪽에 있는 침대로 가 가져온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대충 풀었으면 식사 먼저 할까?”

짐을 서랍에 넣어 놓고 락터드가 말했다.



식당은 여느 여관처럼 1층에 있었다. 식당 한 쪽에 자리잡고 앉아 잠시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시장했는지 두 사람 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식사를 시작했다.

“바로 나가실 거에요?”

식사 하면서 엘리어트가 물었다. 오면서 들은 바로 스승은 하루 이틀은 낮 동안 누굴 만나러 간다고 했다.

“그럴 것 같다.”

락터드는, 여기 온 목적은 물론 페우스 경 때문이지만 그 전에 먼저 캘리머스와 상트를 만날 작정이었다. 두 사람 다 기사단에 있으니 페우스 경의 상황과 최근 왕성의 분위기에 대해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위에서 쉬거나 아님 구경하면서 기다리겠니?”

“네 그럴게요.”

이미 다른 마을에서도 혼자 시간을 보낸 적이 있어서 별달리 개의치 않는 얼굴로 엘리어트가 대답했다.

“그래.”

끄덕이며 락터드는 다시 음식을 입에 넣었다.







식사를 마치고 방에 잠깐 돌아왔다가 이내 락터드가 여관에서 나갔다. 혼자 남은 엘리어트는 방에서 잠깐 쉬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엘리어트는 잠깐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러면서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수도에는 처음이고 여관까지 오는 길만 봐도 규모가 상당해 보였으니 시장에 가면 아마 구경할 것도 제법 많을 것이다.

그런데 며칠 간의 여정에 좀 피곤 했던데다 거기다 배도 불러 누워 있으니 잠이 조금씩 쏟아졌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엘리어트는 잠깐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채 있다 잠깐 잠 들었다 깨니 정오가 좀 지나 있었다. 잠깐 눈을 붙인 거였지만 피곤은 풀려 몸이 꽤 가벼워져 있었다. 그러고나자 훨씬 의욕이 생겨 잠도 깰 겸 길게 기지개를 켜며 방 밖으로 나와 엘리어트는 2층 계단을 내려왔다.



여관 밖으로 나오자 햇볕이 쨍쨍한 거리를 마차 여러 대가 양 쪽에서 교차해 지나가는 게 보였다. 마차 서너 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여관 앞도 길이 넓었다.



길 옆에 서서 어디로 가볼까 엘리어트는 잠깐 생각했다. 그러고 있는데 아까 도착하자마자 봤던 소년이 뒤뚱거리며 여관 뒤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손에 여물통 하나를 들고 여관에 딸린 헛간 쪽으로 걸어가는 걸 보아 아마 여관에서 허드렛일 하는 것 같았다.

“형아.”

소년이 나오자마자 여관 뒤에서 왠 꼬마애도 쪼르르 따라 나오고 있었다. 부르는 소리에 소년이 돌아 보았다.

“라이.”

이쪽으로 뛰어오는 꼬마를 보고 소년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나오지 말라니까. 눈에 띄면 괜히 혼난다고 했잖아.”

누구 보는 사람은 없는지 좌우를 살피며 소년이 말하자 꼬마가 천진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심심해서.”

다행히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그가 앞으로 뛰어온 동생을 향해 다시 말했다.

“메이는?”

“자.”

골방에 있는 동생들이 나와서 돌아다니는 걸 같이 일하는 청년들이 보기라도 하면 또 뭐라고 해댈 것이다.

“형. 나 배고파.”

그런 눈치를 모르는 꼬마가 그를 잡아당기며 칭얼댔다.

“들어가서 기다려. 이것만 다 하고 형이 먹을 것 좀 받아 올 테니까.”

“정말?”

“응. 그러니까 들어가 있어.”

“알았어. 들어가 있을게.”

꼬마가 말했다.

“맛있는 거 많이 얻어와.”

신이 난 얼굴로 순순히 몸을 돌려 꼬마가 왔던 쪽으로 돌아갔다.



동생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좀 안심하던 유크는 그제서야 이쪽을 보고 있는 엘리어트를 발견했다.

“뭘 봐?”

기분 나쁜 얼굴로 소년이 엘리어트를 향해 말했다. 가만히 소년을 보다가 엘리어트는 그의 한 쪽 얼굴이 아까와 달리 벌겋게 부어 있는 걸 알았다. 그 사이 어디 부딪친 게 아니면 얼굴을 저렇게 만든 건 십중팔구 아까 그를 찾던 청년 일 것이다.

“이 여관에 묵냐?”

그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년이 물었다. 엘리어트가 끄덕였다.

“어디서 왔냐?”

“오스티아.”

“오스티아?”

행색을 확인하듯 위아래로 엘리어트를 훑어 보고는 그는 알만하다는 얼굴이 되었다.

“엄청 시골에서 왔구만.”

소년이 여물통을 옆에 내려 놓았다.

“촌뜨기. 보아하니 장사치들 쫓아다니면서 심부름이나 하는 것 같은데 수도에서 그렇게 넋 놓고 있다간 다 털리고 몸뚱이만 남을 거다.”

뻐기듯 그가 말했다.

“천진하게 돌아다니다가 일 치룰 것 같아서 해주는 충고야. 새겨들어.”


“유크!”

헛간 안에 누가 있었는지 큰 목소리가 날아왔다.

“들통 가져 왔으면 빨리 빨리 안 오냐? 농땡이 피우라고 딸린 혹들이랑 여기 있게 해주는 줄 알아?!”

“아, 간다고요.”

그쪽을 향해 버럭 대꾸하며 유크는 찡그렸다.

“여관이 지들 꺼라도 되나. 자기네들 일까지 나한테 떠넘기면서 큰 소리는..”

투덜거리며 이내 헛간 안으로 들어가는 그를 뒤에 남은 엘리어트가 가만히 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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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트의 반(VAN) - 1-2. +15 13.02.11 16,470 350 13쪽
2 하트의 반(VAN) - 1-1. +15 13.02.10 21,873 40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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