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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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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465
추천수 :
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3.11.1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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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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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
18쪽

하트의 반(VAN) - 번외. 반 네쉬하트(3)

DUMMY

나직한 비명소리와 함께 건장한 사내 셋이 한꺼번에 2층 창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들이 화들짝 놀라 옆으로 비켜섰다. 무슨 일인가 싶어 위를 올려다 보는데 또 한 명이 바닥에서 신음하고 있는 남자들의 위로 떨어져 내렸다.





방안에 몰려 있던 자들 중 열 명 가까이 되는 남자들이 이미 창밖으로 떨어졌거나 방 여기 저기에 널부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앞에서 공격하는 자의 검을 막으며 락터드는 등 뒤에서 덤벼드는 남자의 배를 걷어 찼다. 방에서 대여섯씩 한꺼번에 그를 향해 덤벼들었지만 덤벼드는 족족 락터드의 앞에 쓰러지고 있었다.


2층에서 이 난리가 났는데도 옆방이나 아래층에서는 들리지 않는지 아니면 이 정도 소동에는 이골이 나 일이 끝날 때까지 그냥 기다리고 있는 건지 올라와 보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린 앞 방 손님만이 무슨 일인가 싶어 문을 열어 보다가 락터드에 의해 복도로 던져지는 것을 보다가 기겁을 하며 다시 문을 닫았다.






복도 밖으로 던져진 남자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덤비는 자가 없자, 여기 저기 신음하고 있는 사내들 사이에 서서 락터드는 이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남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제일 먼저 덤벼들 줄 알았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는 자리에서 꿈쩍도 않고 있었다. 마치 상황이 돌아가는 걸 지켜 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방안에 있던 남자들이 다 쓰러지고 결국 그 혼자 남게 되자 그제야 천천히 그가 입을 열었다.

“과연 수도 기사군.”

눈앞에서 부하들이 락터드에게 모조리 쓰러지는 걸 봤으면서도 그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그대가 여기 있다는 건 아직 필즈 자작과 만나지 못했단 거고 그렇다면 아직 아무 것도 확인 못 했단 뜻이겠지.”

혼자말처럼 그가 중얼거렸다.

“문제가 되는 건 자작뿐이란 거군.”

나직히 중얼거리는 소리가 끝나기 전에 락터드는 번개같이 그를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그의 손이 미치기 전 남자가 먼저 뒤로 피하며 창밖으로 뛰어 내렸다.

마침 앞마당으로 들어온 말 위에 있던 남자를 밀어뜨리며 아래로 뛰어 내린 그가 그대로 말에 올랐다.


락터드 역시 창 아래로 뛰어 내리려는데 어느새 또 일어난 남자들 둘이 다시 그에게 덤벼들었다. 두 명을 검 손잡이로 내리치고 뒤에서 목을 조르려는 남자의 배를 팔꿈치로 가격한 뒤 그대로 창 아래로 뛰어 내린 락터드가 말이 묶여 있는 쪽으로 뛰어갔을 때, 남자의 말은 이미 여관 밖으로 멀어져 있었다.


그대로 말에 오르려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 마당 앞에 몰려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을 발견하고 갑자기 락터드가 그쪽으로 갔다.

“에머리 어딥니까?”

거칠게 락터드가 물었다.

“네?”

당황스러운 얼굴로 여자가 그를 보았다.


이제 돌아갈 생각에 조금 전 여관 밖으로 나와 마구간 근처에서 네이아는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2층에서 소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갑자기 두 사람이 연이어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


마당에 있던 다른 사람들처럼 무슨 소동인가 싶어 가만 있었는데 두 번째로 뛰어내린 남자가 갑자기 자신 앞으로 걸어와 묻는 통에 그녀는 얼떨떨한 얼굴이 되고 있었다.

“저 자가 도착하기 전에 먼저 자작을 찾아야 합니다.”

다시 묻는 그를 멍하니 보다가 그녀는 그가 조금 전 유곽에서 봤던 남자라는 것을 겨우 깨달았다.

“마을로 들어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외딴 오두막이에요.”

여전히 얼떨떨한 기색으로 그녀가 대답했다.


대답을 듣자마자 락터드는 몸을 돌렸다. 그러던 그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봤다. 뛰어 가려는 그의 옷끝을 얼결에 붙잡은 네이아는 그가 돌아보자 당황한 듯 손을 놓았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물었다.

"자작님이 왜.."

"좋은 일은 아닙니다."

락터드는 대답했다.

"좌우간 자작님이 위험해지기 전에 찾아야.."

그러면서 다시 말쪽으로 가려는 그를 향해 네이아가 목소리를 높였다.

“가, 같이 가요.”

락터드가 돌아봤다.

“제가 같이 가는 게 빠를 거에요.”

당황한 것 같았지만 자작에게 무슨 일이 생겼단 뜻인 걸 느낌으로 알았는지 걱정과 불안이 섞인 눈으로 그를 보며 그녀가 말했다.






마을에서 곧게 뻗은 길을 락터드의 말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갔다. 몇 번 구불구불한 길로 들어서자 남자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남자는 검문소가 있는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니었다.

“알드린 사람이면서 왜 그 술집에 있었습니까?”

말을 달리며 뒤에 대고 락터드가 물었다.

“네?”

귀를 가르는 바람 소리 때문에 제대로 듣지 못하고 그녀가 되물었다.

“미안합니다만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의심할 수밖에 없어서.”

바람을 가르며 락터드가 목소리를 높여 다시 말했다.

“알드린이 아니라 전 오스티아 인이에요.”

말이 달리는 속도가 어마어마해 그의 등 뒤에서 떨어지지 않게 허리께 옷을 조금 더 움켜 쥐며 그녀는 대답했다.

“필즈 자작님께는 도움 받은 일이 많아서..”

말을 하기가 힘들었는지 목소리가 간간히 끊겼다.

“술집에 상인들이 많이 오니까 필요한 게 있어서 사러 나오거고. 그런 김에 부탁을 받은 거고요.”

거짓말은 아닐 거란 느낌을 받으며 락터드는 끄덕였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에서 나온 갈림길을 보고 락터드가 물었다.

“어느 쪽입니까?”

이곳을 돌아다닌 게 짧은 기간은 아니었는지 여자는 근처 길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밖으로 고개를 조금 내밀어 네이아가 말했다.

“왼쪽이에요."

그녀가 알려준 방향으로 락터드는 말을 틀었다.

“미안하지만 좀 서두르겠습니다.”

거세지는 바람에 뒤에서 움찔하는 기색을 느끼며 락터드는 더욱 말에 박차를 가했다.








자작이 있는 곳은 에머리로 들어서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홀로 있는 오두막이었다. 자작이 있는 곳을 정확히 알고 있었는지 남자는 오두막 앞마당으로 막 들어서고 있었다.

“여기 있으십시오.”

네이아에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말에서 뛰어 내리며 락터드는 오두막 안으로 들어가려는 남자를 뒤쫓았다.



마당에서 나는 소란스러운 기색에 밖으로 나가려던 데이먼은 문이 부서지며 거의 동시에 두 사람이 안으로 들이 닥치자 반사적으로 자작의 앞을 가로 막았다. 무자비한 기색으로 안으로 들어온 남자가 락터드보다 조금 더 빨랐다.

그대로 자작을 향해 돌진해 오며 데이먼을 향해 덤벼드는데 그 짧은 순간 어떻게 더 속도를 냈는지 락터드의 검이 먼저 데이먼을 향해 내리 치려는 남자의 검을 막아냈다.

몸을 돌려 남자가 락터드를 향해 달려 들었다. 두 사람의 검이 부딪치자 검기로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좁은 방안에서 두 사람의 검이 춤을 추었다.

“나가야겠습니다.”

락터드가 남자를 상대하고 있는 동안 자작을 대피시킬 셈으로 말하며 데이먼이 몸을 돌리자 자작이 따라 나섰다. 그러나 락터드의 공격을 막아내며 남자가 데이먼을 향해 검을 다시 휘둘렀다. 이 작은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검을 다루는 게 꽤 뛰어난 자라는 걸 짐작케 했다. 그러나 데이먼 역시 보통 이상의 실력자였으니 남자의 검에 순순히 당할 리는 없었다.


좁은 방안에서 몇 번이고 계속해서 검기가 튀었고 동시에 날아들어오는 락터드와 데이먼의 검을 중간에서 남자가 동시에 막아냈다. 두 사람을 상대하면서도 밀리지 않는 힘이었다. 그러나 역시 2대 1은 불리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양 쪽에서 움직임을 봉쇄하자 두 사람을 주시한 채 남자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포기해.”

검으로 남자를 누르며 락터드는 말했다.

“투항하면 목숨은 살려주지.”

검날 너머로 남자의 시선이 뚫어지게 이쪽을 향했다.


그러던 중 엄청난 힘으로 두 사람의 검을 밀어내며 그 사이를 뚫고 남자가 갑자기 오두막 한가운데 나 있는 창쪽으로 몸을 날렸다. 남자를 쫓아가던 락터드는 그가 마당 한 쪽에 서서 어쩔 줄 몰라 서성이고 있는 네이아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걸 보고 번개같이 그녀의 앞으로 뛰어 들었다. 그리고 한 발 늦게 남자가 던진 세 개의 단검을 검으로 튕겨냈다.

단검을 던지면서 동시에 남자는 오두막 뒤에 있던 커다란 나무로 올라가고 있었다. 오두막 뒤로 길게 숲이 이어진다.

“괜찮습니까?”

그녀가 끄덕이자 락터드도 곧 남자를 쫓아 나무 위로 뛰어 올라갔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두 사람으로 엉망이 된 오두막 안에서 두 사람이 사라지자 조금 놀란 기색으로 자작은 숨을 내쉬고 있었다.

“저 자는 뭐요?”

“알드린 영주가 보낸 자 같습니다. 자작님의 입을 막으려고.”

그 말에 살짝 안색이 변하며 자작이 낮게 신음했다.

"자작님."

락터드가 사라지고 오두막 안으로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온 네이아가 그를 불렀다.

"이네스 양."

그녀를 보고 자작이 놀란 얼굴을 했다.

"다시 왔소?"

"걱정 되서요."

자작이 걱정되서 쫓아온 그녀는 심하게 엉망이 된 방안을 보고 얼굴이 굳어졌다.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걱정할 거 없소."

걱정스런 기색에 자작이 대꾸했다.





잠시 후 락터드가 돌아왔다.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여기로 곧장 온 걸 보니 알드린 영주 쪽에서 보낸 자들이 분명해."

락터드가 말했다.

"확인도 해보기 전에 죄가 있다고 자백하러 온 꼴이구만."

코웃음치며 데이먼이 말했다.

“도망쳤지만 이대로 다시 병사들이라도 끌고 올지 모르지.”

“그렇겠지."

대꾸하는 소리를 들으며 데이먼은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는 자작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서신이 있는 곳을 알려 주십시오.”

그는 말했다.

“여기 계속 있는 건 위험합니다. 서신을 찾고 페우스 경이 오실 때까지 안전한 곳에 숨어 있는 편이 낫겠습니다.”

막상 자객들이 오는 걸 보니 더 토를 다는 것보다 순순히 따르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작은 문서가 있는 곳을 두 사람에게 설명했다.


오두막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락터드가 말을 준비하는 동안 데이먼은 마당 한 쪽에 앉아있는 자작에게 갔다.

“어쩌시겠습니까?”

그가 물었다.

“여기 계속 있을 수도 없고, 어쨌든 오스티아 쪽으로 가는 게 그나마 안전합니다.”

거기서도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지만 일단 알드린 내에 있는 것보다 나았다.

“가세요 자작님.”

지금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네이아가 옆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버지께서도 돕고 싶어 하실 거에요.”

“그렇지만..”

여전히 망설이는 자작을 향해 여자가 더 말하려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지 데이먼이 한 발 물러났다.




“누구야?”

여전히 자작과 얘기를 하고 있는 여자를 보며 락터드의 옆에서 데이먼이 물었다.

“나도 몰라.”

“같이 왔잖아.”

“그건 어쩌다 보니까..”

말을 대충 확인하고 락터드는 데이먼을 향해 다시 말했다.

“라시프에는 내가 갔다 오겠네. 한 번 싸워봤으니 비슷한 녀석들이 나타나면 알아 보기 쉬울 거야.”

데이먼이 끄덕였다.

“자작이 결심하면 난 오스티아로 가지. 어느 성인지는 가서 매를 보내겠네.”

“그래.”

락터드는 말에 올랐다.

“가는 길에 페우스 경께 상황을 알리고 바로 기사단을 보내달라고 하게.”

“그러지.”

끄덕이는 데이먼을 보다가 자작과 여자가 있는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락터드는 말머리를 돌렸다.







자작을 설득해 오두막을 빠져 나온 뒤 세 사람은 네이아의 안내로 오스티아 내 이네스 경의 성으로 왔다. 그리고 밤이 되자, 락터드가 성으로 돌아왔다.


그의 손에 들린 서신을 보고 그래도 걱정하고 있던 자작이 한시름 놓았다는 얼굴이 되었다.

“페우스 경께 연락이 갔을 테니 이제 기사단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될 겁니다.”

서신을 그에게 넘기며 락터드는 말했다.


“알드린 영주는 이대로 둬도 되겠소?”

“당장 뭘 어쩌지는 못할 겁니다.”

“하지만 사람을 보내 우리를 해하려고 했으니 도망치려 들 수도 있고 아니면 또 다시 이쪽에 사람을 보낼 수도 있지 않소.”

“어차피 그 자가 알드린 영주가 보낸 자라는 증거는 없으니까요. 영주가 도망쳐서 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도망치는 건 죄를 인정하는 거니 그럴 수도 없을 거고요.”

그렇게 말해도 자작은 아직도 망설이는 듯 보였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 게 그다지 마음이 편치 않은 것 같았다.

“서신은 확보했지만 서명이 없으니 이 일은 수도에서 페우스 경이 오셔야 판단을 명백히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페우스 경이 오시면 문서 뿐 아니라 자작님의 증언이 중요한 역할을 할 테니 그 때까지 안전히 계시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고요.”

덧붙이는 소리에 잠깐 생각을 정리하다가 이윽고 자작이 끄덕였다.

“알겠소.”

그는 말했다.

“두 사람 말대로 그렇다면 일단 기다리도록 하지.”

그러다가 옆에 있는 네이아를 향해 양해를 구하듯 덧붙였다.

“이네스 경께 폐가 안된다면 말이오.”

그 말에 네이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을 구하는데 도움을 주셔서 아버지께서 늘 고마워 하셨어요. 자작님을 돕지 않는다면 오히려 저를 혼내실 거에요.”

“그렇게 말해준다면 나야 고맙소.”

그렇게 말해도 여전히 마음에 걸렸는지 좀 어두운 기색으로 덧붙이고는 그가 입을 다물었다.







“수도에서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건가.”

“그럴 것 같은데.”

자작이 성 안의 네이아가 마련해 준 숙소로 가고 남은 두 사람은 성벽 아래 서서 얘길 나누고 있었다. 벽에 기대 서 있다가 락터드는 살짝 등을 뗐다.

“혹시 여기로 또 엉뚱한 자를 보낼지도 모르니 오늘 밤에는 그것만 주의하면 되겠지.”

“그래.”

대꾸하며 데이먼은 사각의 성벽 위를 잠깐 확인했다. 이곳의 성벽은 보통의 성벽보다 조금 더 낮았다.

“올라가서 밖이나 확인해 봐야겠네.”

말하며 데이먼이 몸을 돌렸다.



데이먼이 성벽 위로 올라가고 혼자 남은 락터드는 다시 벽에 등을 기댔다. 오늘 하루 변화 무쌍하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지금도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때는 아니어서 성벽 한 쪽에 주저 앉으며 한숨 돌릴 생각으로 락터드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 마셨다.

그렇게 잠깐 앞을 보고 있는데 성벽 안쪽 뜰에 특이하게 지어져 있는 별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목재로 지어진 작은 오두막이었는데 급하게 지어졌는지 엉성해 보였다. 그런 곳에 누가 있는지 밖으로 조금씩 새어 나오는 불빛과 함께 인기척이 조금 느껴졌다. 무심코 그쪽을 보고 있는데 오두막 문을 열고 여자가 밖으로 걸어 나왔다.

길이 그의 앞으로 나 있어 여자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거기 누가 있습니까?”

락터드가 있는 걸 보고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는 네이아를 향해 별 생각없이 그가 말을 건냈다.

“이 마을 사람들이에요. 치료를 받을 곳이 마땅치 않으면 여기 오는 분들이 있어서.”

자리에서 일어서며 락터드는 손을 툭툭 털었다.

“좋은 일을 하시는 군요.”

“제가 아니라 아버지가요. 전 그냥 조금 도와드리는 거고..”

말하는 그녀를 보다가 문득 그녀의 이마에 붉어진 곳을 발견하고 그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가리켰다.

“어디다 부딪친 것 같은데요.”

성벽 여기저기에 걸려 있는 횃불로 안뜰은 밝았지만 그래도 밤에 잘 보일 정도로 이마의 혹은 볼록했다. 그 정도로 크게 부어올랐는데도 몰랐는지 그제야 그녀가 손을 댔다.

“다른 사람 아픈 건 신경 쓰면서 자기 몸 아픈 건 별로 관심 없나 봅니다.”

가볍게 그가 덧붙였다.

“이마 부딪쳤다고 죽는 사람은 없는 걸요.”

머쓱한 얼굴로 그녀가 말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경 써서 한 소리 아닌데요.”

“네. 그래도..”

예의상 한 소리에 락터드가 짓궂게 응수하자 살짝 난감해 하며 그녀가 말을 흐렸다. 피식하고는 락터드는 다시 물었다.


“아까 술집에서, 날 도운 겁니까?”

네이아가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단 얼굴에 락터드는 덧붙였다.

"쟁반을 떨어뜨려서 주의를 돌려줬지 않습니까."

"아..."

그녀는 그제야 생각난 얼굴이었다.

"난 줄 몰랐군요."

기색에 락터드가 말했다.

"전 그냥 그 분 느낌이 별로 안 좋아 보여서요."

누가 숨는 것 같았지만 제대로 보지 못했고 복도에 있던 남자가 무서운 기색으로 다가가길래 분위기가 왠지 위험해보여서 도움이 될까 싶어 잠깐 용기를 냈던 것뿐이었다.


"앞으론 그런 짓 하지 마십시오."

선의로 그랬단 사실에 오히려 염려된다는 듯 락터드는 말했다.

"어떤 놈일 줄 알고."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그녀는 말했다.

“참견이었다면 죄송해요.”

“나 말고 앞으로 말입니다."

너무 시기 적절하게 나타나 도와준 것때문에 사실 그녀도 무슨 연관이 있나 싶어 의심했다.

“그것 때문에 의심했습니다.”

이제보니 순전히 우연이었지만.

무슨 의심이라는 건지 영문을 모르겠는 기색이 살짝 지나갔지만 거기에 대해서는 굳이 더 묻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아가씨.”

오두막 안에서 부르는 소리가 날아왔다. 자작이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짓을 하는 것을 보고 네이아는 락터드를 향해 무릎을 살짝 굽혔다 폈다.

“그럼..”

락터드 역시 고개를 살짝 끄덕해 보였다. 발을 돌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는 그녀를 보고 있다가 어쩐지 좀 김새는 기분을 느끼며 락터드는 한 손으로 머리를 살짝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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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하트의 반(VAN) - 1-62. +16 13.09.09 6,178 155 15쪽
62 하트의 반(VAN) - 1-61. +7 13.09.06 4,360 157 14쪽
61 하트의 반(VAN) - 1-60. +2 13.09.04 4,286 170 17쪽
60 하트의 반(VAN) - 1-59. +17 13.09.02 7,251 160 23쪽
59 하트의 반(VAN) - 1-58. +21 13.08.30 4,646 158 21쪽
58 하트의 반(VAN) - 1-57. +9 13.08.28 4,058 150 12쪽
57 하트의 반(VAN) - 1-56. +33 13.08.26 4,737 153 17쪽
56 하트의 반(VAN) - 1-55. +13 13.08.23 5,020 168 16쪽
55 하트의 반(VAN) - 1-54. +10 13.08.21 7,901 168 19쪽
54 하트의 반(VAN) - 1-53. +7 13.08.19 5,245 160 11쪽
53 하트의 반(VAN) - 1-52. +5 13.08.16 6,038 157 10쪽
52 하트의 반(VAN) - 1-51. +5 13.08.15 5,375 165 16쪽
51 하트의 반(VAN) - 1-50. +16 13.08.12 6,527 179 15쪽
50 하트의 반(VAN) - 1-49. +7 13.08.10 6,228 168 18쪽
49 하트의 반(VAN) - 1-48. +4 13.08.08 5,734 165 22쪽
48 하트의 반(VAN) - 1-47. +15 13.08.06 5,212 161 16쪽
47 하트의 반(VAN) - 1-46. +8 13.08.05 4,830 168 12쪽
46 하트의 반(VAN) - 1-45. +7 13.08.02 5,132 172 11쪽
45 하트의 반(VAN) - 1-44. +6 13.08.01 4,774 166 9쪽
44 하트의 반(VAN) - 1-43. +9 13.07.29 5,468 169 15쪽
43 하트의 반(VAN) - 1-42. +8 13.07.25 5,012 179 12쪽
42 하트의 반(VAN) - 1-41. +11 13.07.22 4,801 171 16쪽
41 하트의 반(VAN) - 1-40. +6 13.07.18 5,175 180 18쪽
40 하트의 반(VAN) - 1-39. +4 13.07.15 4,726 186 22쪽
39 하트의 반(VAN) - 1-38. +9 13.07.11 6,738 166 13쪽
38 하트의 반(VAN) - 1-37. +13 13.07.08 5,223 165 19쪽
37 하트의 반(VAN) - 1-36. +2 13.07.05 6,458 170 24쪽
36 하트의 반(VAN) - 1-35. +6 13.07.01 6,039 164 17쪽
35 하트의 반(VAN) - 1-34. +25 13.06.13 5,892 181 11쪽
34 하트의 반(VAN) - 1-33. +5 13.06.10 8,205 191 21쪽
33 하트의 반(VAN) - 1-32. +9 13.06.06 6,924 166 17쪽
32 하트의 반(VAN) - 1-31. +3 13.06.03 6,940 178 17쪽
31 하트의 반(VAN) - 1-30. +13 13.05.31 8,834 188 26쪽
30 하트의 반(VAN) - 1-29. +17 13.05.27 7,425 196 19쪽
29 하트의 반(VAN) - 1-28. +7 13.05.23 7,359 181 12쪽
28 하트의 반(VAN) - 1-27. +10 13.05.20 8,232 176 19쪽
27 하트의 반(VAN) - 1-26. +3 13.05.16 8,543 181 13쪽
26 하트의 반(VAN) - 1-25. +3 13.05.14 8,319 184 27쪽
25 하트의 반(VAN) - 1-24. +15 13.05.09 8,367 232 24쪽
24 하트의 반(VAN) - 1-23. +7 13.05.03 10,464 289 25쪽
23 하트의 반(VAN) - 1-22. +9 13.04.29 9,083 201 21쪽
22 하트의 반(VAN) - 1-21. +1 13.04.25 8,406 209 12쪽
21 하트의 반(VAN) - 1-20. +9 13.04.21 9,478 215 21쪽
20 하트의 반(VAN) - 1-19. +29 13.04.07 9,109 242 19쪽
19 하트의 반(VAN) - 1-18. +10 13.04.04 8,447 220 24쪽
18 하트의 반(VAN) - 1-17. +7 13.04.02 8,157 209 21쪽
17 하트의 반(VAN) - 1-16. +7 13.03.28 9,018 197 15쪽
16 하트의 반(VAN) - 1-15. +6 13.03.25 10,205 200 15쪽
15 하트의 반(VAN) - 1-14. +6 13.03.21 8,954 223 24쪽
14 하트의 반(VAN) - 1-13. +7 13.03.17 9,494 228 12쪽
13 하트의 반(VAN) - 1-12. +8 13.03.11 9,217 222 16쪽
12 하트의 반(VAN) - 1-11. +6 13.03.07 9,541 230 16쪽
11 하트의 반(VAN) - 1-10. +6 13.03.04 10,136 251 18쪽
10 하트의 반(VAN) - 1-9. +2 13.02.28 10,105 235 19쪽
9 하트의 반(VAN) - 1-8. +6 13.02.26 10,644 256 14쪽
8 하트의 반(VAN) - 1-7. +6 13.02.25 11,241 271 15쪽
7 하트의 반(VAN) - 1-6. +19 13.02.21 11,296 282 16쪽
6 하트의 반(VAN) - 1-5. +14 13.02.19 13,169 277 20쪽
5 하트의 반(VAN) - 1-4. +13 13.02.17 14,299 330 15쪽
4 하트의 반(VAN) - 1-3. +9 13.02.17 15,196 327 13쪽
3 하트의 반(VAN) - 1-2. +15 13.02.11 16,470 350 13쪽
2 하트의 반(VAN) - 1-1. +15 13.02.10 21,873 403 12쪽
1 하트의 반(VAN) - 0. +15 13.02.04 29,030 4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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