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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조회수 :
979,464
추천수 :
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3.06.03 22:11
조회
6,939
추천
178
글자
17쪽

하트의 반(VAN) - 1-31.

DUMMY

오크통을 바꾼 뒤 확실히 포도주 맛에 변화가 있었는지 봄이 되고 나서 얼마지 않아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이. 둘 다 이리 좀 와봐.”

그 덕분에 조금씩 더 바빠진 락터드와 엘리어트를 어느날 아침 데이먼이 불렀다.

“왜?”

아침에 잠깐 성에 갔다 온 락터드가 목에 흘러내린 땀을 닦아 내며 데이먼이 서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엘리어트는 종마장에 갔다 막 가게에 온 참이었다.

“주문이 들어 왔는데....”

두 사람을 향해 데이먼이 말했다.

“웨번에 사는 크루라는 친구야.”

의외로 데이먼은 여러 마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한 번 다녀오는 게 어때?”

적어둔 주문량을 확인하며 그가 머리를 긁적거렸다.

"배달하러."

“웨번이라고?”

락터드의 반문에 데이먼이 끄덕였다.

“지난 번에 못 가고 그냥 왔으니 이번에 가보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락터드는 엘리어트 쪽을 보았다.

“가볼래?”

그가 말하자 잠자코 엘리어트가 끄덕였다. 사실 그로서는 그다지 선택지가 없는 질문이다.

“부지런히 가면 오늘 저녁 전에 도착할 거야.”

데이먼은 말했다.

“포도주는 큰 통 다섯 개랑 작은 거 세 통이고 대충 준비는 해 놨네.”

두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 이미 통은 실어 놨다.

“그럴 거 왜 물어?”

“어차피 싫다고 안 할 줄 알았으니 자네 편하라고 준비해 둔 거야.”

핀잔에 퉁명스럽게 데이먼이 대꾸했다.




아침 일찍이었지만 데비가 가게에 왔다. 그녀는 시간이 될 때면 일찍 가게에 놀러 오기도 했다.

“웨번에서 주문이 들어와서..”

추가로 한 통 더 실어 달라고 해서 안에서 작은 오크통을 들고 나온 엘리어트는 마차 뒤로 가 오크 통을 위로 올렸다. 데비가 서둘러 다가와 엘리어트가 마차 위로 올리고 있는 오크통을 같이 잡았다.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오크통이 마차 위로 올라갔다. 옆에 서 있는 그녀를 잠깐 보다가 곧 고개를 돌리며 그가 말했다.

“고마워.”

데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럼 저녁때는 돌아오는 거야?”

“하루 이틀은 거기 있을 거래.”

“그래?”

눈동자를 위로 치켜 뜨며 아쉽다는 듯 그녀가 중얼거렸다.

“나도 가고 싶지만 자고 오는 거면 아마 안 데려 가실거야.”

요즘은 엘리어트가 이래저래 바쁜데다가 그녀도 기버 할아버지 일로 마을에 자주 못 내려와 통 만날 기회가 없었다.


“엘리어트.”

마차 앞에 앉아 락터드가 뒤에 대고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락터드나 데이먼에게는 아까 왔다고 인사하고 잠깐 얘기를 나눴다. 저녁이 되기 전에 그쪽 마을에 도착하려면 서둘러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도 들었다.

“잘 다녀와.”

막 출발하려는 기색에 데비가 말했다.

“갔다 와서 어땠는지 얘기해줘.”

살짝 끄덕이고는 엘리어트는 마차 뒷칸을 짚고 올라섰다. 마차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자 데비가 옆으로 한 발 물러 났다.



마차 뒤에 앉은 엘리어트는 가게 앞 길가에 서 있는 그녀를 보았다. 쳐다보고 있는 걸 알았는지 이쪽을 보며 데비가 살짝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었다. 마차가 덜컹거리며 움직임에 따라 점점 멀어지는 그녀의 모습을 엘리어트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숲을 가로질러 마차는 웨번으로 향하는 길을 한참 따라 갔다. 새로 난 길로 가니 포도 농장이 있는 마을까지는 지난 번에 갔을 때 비해 반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길게 이어진 논을 지나 마차는 곧 오스티아를 빠져 나왔다.

그러고 나자 길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이 길게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한참을 가 정오가 될 때쯤 두 사람이 탄 마차는 웨번의 국경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국경을 통과하기 위해 마차는 검문소 근처에 천천히 멈춰섰다.


가고자 하는 곳은 웨번의 동쪽 외곽 지역인 작은 마을이었다. 마차 뒤에 앉아 있다가 중간에 마부석 옆으로 온 엘리어트는 마차가 멈춰서자 곧 웨번으로 들어가기 위해 검문소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마차들을 볼 수 있었다. 오스티아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영주국에서 온 사람들이다.


“오스티아에서 왔습니다. 포도주 배달 때문에 에센으로 갑니다.”

차례가 되어 락터드가 말하자 검문소 병사가 그와 엘리어트를 한 번씩 쳐다보았다. 들고 있던 장부에 뭐라고 표시를 하는 동안 마차 뒤를 확인하러 갔던 다른 병사가 돌아와 병사에게 이상 없음을 알렸다.

“들어 가시오.”

무뚝뚝하게 말하고 병사들이 다음 마차로 가기 위해 뒤로 걸어가자 락터드는 다시 마차를 출발시켰다.




검문소를 빠져 나와 안으로 들어서니 안에서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의 행렬을 볼 수 있었다. 검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비슷해 보였는데 들어오는 것보다 오히려 나가는 쪽 검문소 병사들이 더 많은 것을 보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별 말없이 락터드는 그대로 마차를 몰았다.


검문소를 빠져 나오자 길은 다시 여러 갈래로 나뉘어졌다. 가고자 하는 마을은 검문소에서 동쪽으로 있다. 가장 오른쪽 길로 접어 들어 마차는 계속 길을 내려 갔다. 작은 마을이어선지 검문소에서 빠져 나온 사람 중 이쪽으로 향하는 마차는 더 이상 없었다.


한적한 벌판길을 마차가 따라갔다. 오가는 이가 아무도 없는 길을 그렇게 한참 가는데 저쪽에서 길 한복판에 마차 한 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오는 방향이었는지 말머리를 이쪽으로 향한 채 서 있었고 남자 두 명이 마차에서 내려서 뒤를 살피고 있는 게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싶어 락터드는 그쪽으로 다가갔다.




“아부지. 계속 그러고 가만 있을 거에요? 오늘 안에 못 돌아가면 사단 나게 생겼는데.”

두 사람 중 젊은 청년 쪽이 바닥에 쭈그려 앉아 있는 남자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걱정한다고 해결이 되나..”

목소리 큰 청년과는 달리 바퀴 앞에 쭈그려 앉아 잎담배를 물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는 느긋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누가 도와줄 때까지 기다려 봐야지 뭐.”

그러나 이쪽 방향으로 지나가는 마차가 없어 벌써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마차만 들여다 보고 있다.

“와, 진짜 왜 그렇게 태평해요?”

답답한 얼굴로 청년은 다시 말했다.

“이러니 맨날 나만 속 터져 죽지.”

그러나 진짜 속 터져 죽을 팔자는 아니었는지 다행히 그의 뒤에서 마차가 멈춰서고 있는 중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마부석에서 이쪽을 향해 쳐다보며 락터드는 물었다.

“마차가 고장 났습니까?”

그를 보고 얼굴이 환해져서는 청년이 냉큼 락터드와 엘리어트가 타고 있는 마차 앞으로 뛰어갔다.

“뒤가 좀 부서져서요.”

청년의 말을 듣고는 락터드는 마차에서 내려섰다. 그리고는 중년 남자가 쪼그려 앉아 있는 마차 뒤쪽으로 돌아갔다.


가까이서 보니 조금 부서진 정도가 아니라 뒷바퀴 한 쪽이 연결봉채 같이 빠져 있었다. 네 개의 바퀴를 이어주는 연결봉과 걸림쇄 일부가 아예 마차 밖으로 빠져 나와 있어 이 정도면 상당히 큰 고장이었다.

“고칠 만한 도구가 없어서 이러고 있습니다.”

락터드가 걸어오자 그제야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말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게 있긴 합니다만..”

락터드는 말했다.

“하지만 이걸 고치려면 마차를 옆으로 돌려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런가요?”

태평이 대꾸하는 소리에 긴이 머리를 문질렀다.

“아 진짜 자꾸 남 얘기 하듯 할 거에요?”

아버지가 지나치게 느긋하니 아들이 성질이 급해진 듯 했다.

“여벌 바퀴도 챙겨두라고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그럼 네가 챙기지 그랬냐.”

“안 챙긴 줄 알면 그랬죠. 출발할 때 대답은 왜 했대 그럼?!”



기가 막혔는지 점점 목소리가 높아지는 청년의 옆에서 락터드는 마차의 짐칸 쪽을 보았다. 좌우간 고치려면 일단 뒤에 실은 짐을 내려야 했다. 실랑이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내버려 둔 채 락터드는 뒤로 돌아가 보았다.

곡물 행상을 하고 있었는지 마차 뒤에는 제법 많은 양의 곡물 가마니들이 있었다. 거기에 아직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등이 구부정하고 비쩍 마른 노인이 안에 있는 것을 보고 락터드는 공손히 말했다.

“잠깐 내리셔야 겠습니다. 마차를 고치려면.”

“그래요?”

힘없이 마차에서 내려 서려는 것을 락터드가 잡아 주자 그 손에 의지 해 노인이 밖으로 내려 섰다.

“아이고.. 고맙소.”

노인이 내려서자 락터드는 마차 뒤에 쌓여 있는 곡물 가마니를 보았다.

“장사를 나가시나 봅니다.”

그가 말했다.

“에휴... 아니오.”

긴 한숨을 내쉬며 노인이 중얼댔다.

“전부 영주님께 갈 세금이라오. 올해 흉작이라 부족한 양을 친분있는 다른 마을에서 빌려 오는 중이라오.”

락터드는 차곡 차곡 쌓여 있는 가마니를 보았다.

“매달 곡물 스무 가마니 입니까?”

오스티아에서 한 마을 당 곡물 열 가마를 받는 것을 생각할 때 그 두 배라는 건 굉장한 양의 세금이었다.

“다 주어진 대로 사는 거지요 뭐.”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남자가 락터드의 시선이 향해 있는 가마니들을 보며 말했다. 그 목소리가 느긋했다. 당사자가 받아들이는 걸 다른 사람이 함부로 판단하는 건 실례였으니 락터드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한 손으로 마차를 짚으며 그는 말했다.

“일단 짐을 내려 놔야 겠습니다.”

“그럽시다.”

주객이 전도되어 락터드의 말에 여전히 남 일처럼 동의하며 남자가 짐칸 안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마차에 실려 있던 것을 길가에 전부 내려 놓고는 락터드와 긴, 긴의 아버지 그리고 엘리어트 네 사람이 힘을 합쳐 마차를 옆으로 뉘였다. 옆으로 돌려 놓고 보니 걸림쇄 역할을 하는 나무 봉 한 쪽이 완전히 깨져 나가 있었다.

“어디다 심하게 부딪쳤나 봅니다.”

락터드가 말하자 짚이는 데가 있었는지 긴이 옆에서 인상을 썼다.

“그러니까 살살 좀 몰랬잖아요. 평소엔 그렇게 느긋하면서 왜 마차만 몰면 사람이 변해요?”

“그럴 수도 있지 뭘..”

“안 그러는 게 좋다고요 그러니까.”

긴이 소리치는 동안 락터드는 나무 봉을 확인했다. 바퀴의 움직임을 버틸 수 있어야하니 이 정도면 고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나무로 대충이라도 다시 걸림쇄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저희 마차에 쓸만한 게 있으니 가져오겠습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그 말에 좀 고맙기는 했는지 남자가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세 사람이 마차를 수리하는 동안 엘리어트는 노인과 함께 곡물 가마니를 쌓아 둔 한 쪽에 서 있었다.

“참 좋은 분이시구나.”

곡물 가마니 위에 앉아서 아들과 함께 마차 고치는데 열중하고 있는 락터드를 보며 노인은 말했다.

“저렇게 열심히 남을 돕는 사람은 드문데 말이다.”

노인이 하는 말을 들으며 엘리어트는 잠자코 있었다.

“그나저나 아버지 도우려고 따라온 거니?”

대견하다는 얼굴로 노인은 엘리어트를 향해 말했다.

“아직 어린데 기특하구나.”

그 말에 엘리어트는 노인을 보았다. 그리고는 말했다.

“아버지 아니에요.”

노인이 의아한 얼굴을 했다.

“응? 아버지가 아니시냐?”

노인이 잠깐 어리둥절해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락터드가 그를 불렀다.

“엘리어트.”


엘리어트가 그쪽으로 가자 락터드는 바닥에 놓여 있는 바퀴를 가리켰다.

“이것 좀 손 봐줄래?”

내려다 보니 바퀴 한 쪽이 살짝 깨져 나가 있었다.

잠깐 바퀴를 살펴보고 엘리어트는 타고 온 마차 뒤로 갔다. 간단한 도구를 담은 상자는 마차에 싣고 다녔다. 상자를 열어 그 안에서 몇 가지 필요한 걸 꺼내 들고 그는 다시 마차에서 내려왔다.


락터드가 마차를 마저 수리하는 동안 엘리어트는 자리에서 바퀴의 부서진 부분을 고쳤다. 뾰족하게 깨져 나간 부위를 칼로 다듬어 모서리를 둥글게 하고 나무를 다듬어 깨져 나간 부위와 모양을 비슷하게 맞추었다. 그리고 나서 아교를 바른 뒤 깨진 부위에 끼워 넣었다. 모양을 잘 맞춘 덕에 잘 맞아 들어가자 아교가 굳을 때까지 잠깐 기다렸다가 그 부위에 다시 한 번 아교질을 하고 잘 꼬인 줄을 그 부위에 칭칭 감아 아교로 다시 붙였다. 두께가 달라 돌아갈 때 좀 걸리긴 해도 굴러가긴 할 것이다.

“버틸 수 있을까? 우리 마차 생각보다 무거운데.”

옆에서 엘리어트가 바퀴 고치는 것을 보고 있던 긴이 얼떨떨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반원으로 된 걸림쇄 부위를 새로 만들어 마차 앞 뒤로 새로 끼워 넣고 뒷바퀴가 연결된 봉을 다시 밀어 넣자 정교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맞아 들어가며 딸깍 소리를 냈다.

“되네요.”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남자가 락터드가 걸림쇄를 연결하는 걸 보고 신기하다는 듯 말을 했다. 지나치게 태평한 기색에 긴의 심정이 이해가 됐는지 난감한 듯 조금 웃고는 락터드는 엘리어트 쪽을 보았다.


“이야~ 정말 되네.”

그쪽도 끝났는지 바퀴를 세워 위에서 몇 번 눌러보며 긴이 엘리어트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너 제법이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대충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며 락터드가 물었다.

“아렌입니다. 남쪽 검문소로.”

아렌이라면 오스티아와 웨번에서 가까운 영주국이었다. 넉넉잡고 하루면 도착하니 잘하면 마차가 버텨 줄 수 있을 것이다.

“조심히 움직이면 버틸 것 같기도 한데요.”

고친 바퀴를 가지고 엘리어트와 긴이 옆으로 오자 락터드가 그것을 마차에 끼워 넣었다.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가면 되겠지요.”

그 모습을 보며 다시 남자가 말하자 옆에서 긴이 인상을 썼다.

"제일 도움 안됐으면서 말은 잘하신다니까 정말."



마차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네 사람이 짐을 전부 다시 실었다.

“할아버지 다 고쳤어요.”

긴이 뛰어가 길 한 쪽에 앉아 있던 노인을 향해 말했다.

“늦지 않게 돌아갈 수 있겠어요.”

신이 나서 말하는 긴을 보며 노인이 웃음을 지었다.

“다행이구나.”


“완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 정도면 검문소를 넘어 갈 때까지는 버틸겁니다.”

같이 옆으로 온 락터드가 노인을 향해 말했다.

“늦기 전에 이제 출발하시죠.”

“아휴, 그래요. 고마우이.”

긴의 손을 붙잡고 일어나 노인이 비틀거리며 마차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아저씨 덕분에 영주한테 잡혀가지 않아도 되요.”

마차 뒤에서 양 손을 흔들어 보이며 긴이 큰소리로 두 사람을 향해 소리쳤다.

“잘 가라 엘리어트! 혹시 아렌에 오면 만나러 와!”

덜컹거리며 마차는 조금 전 두 사람이 왔던 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그만 갈까?”

손을 흔들고 있는 긴의 모습을 잠깐 보고 있다가 말하며 락터드가 마차 쪽으로 걸어가자 엘리어트도 발을 돌렸다.


마차 고치는 걸 도와주고 나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났다. 아까 긴 일행에게 들은 바로는 조금 더 가다가 길에서 빠져 들판을 향하면 거기에 안 쓰는 집 몇 채가 있다고 했다. 지금은 안 쓰는 비어 있는 집들이었는데 여행자들이나 행상인들이 가끔 쉬어가거나 또 밤이 되면 하루쯤 묵어 가는데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고 했다.


마차를 몰아 한참을 가니 들판이 나왔는데 거기서 보니 길에서 벗어난 좀 떨어진 곳에 들은대로 집들이 몰려 있는 게 보였다.

“잠깐 쉬었다 갈까?”

포도주를 주문한 마을까지는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점심 시간을 훌쩍 넘긴데다 마차 고치는데 힘을 쓰느라 출출하기도 해서 일단 잠깐 쉬었다 갈 생각에 락터드는 그 쪽으로 말을 몰았다. 길은 아니어도 편평한 지형이라 마차를 그리로 끌고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몰려 있는 서너 채의 집들 중 한 곳으로 들어가려던 그는 조금 떨어진 벌판 한 쪽에 말을 탄 기사들 두 명이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런 곳에 왠 기사들인가 싶었지만 이쪽으로 다가오려는 기색이 없어 보였기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그는 말 고삐를 집 앞에 있는 나무 한 쪽에 묶었다.

가져온 여물통을 말 앞에 내려 놓고는 말이 쉬는 동안 그늘진 곳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락터드는 옆에서 말을 쓰다듬고 있는 엘리어트를 향해 말했다.

“우리도 잠깐 쉬자꾸나.”

엘리어트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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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하트의 반(VAN) - 1-54. +10 13.08.21 7,901 168 19쪽
54 하트의 반(VAN) - 1-53. +7 13.08.19 5,245 160 11쪽
53 하트의 반(VAN) - 1-52. +5 13.08.16 6,038 157 10쪽
52 하트의 반(VAN) - 1-51. +5 13.08.15 5,375 165 16쪽
51 하트의 반(VAN) - 1-50. +16 13.08.12 6,527 179 15쪽
50 하트의 반(VAN) - 1-49. +7 13.08.10 6,228 168 18쪽
49 하트의 반(VAN) - 1-48. +4 13.08.08 5,734 165 22쪽
48 하트의 반(VAN) - 1-47. +15 13.08.06 5,212 161 16쪽
47 하트의 반(VAN) - 1-46. +8 13.08.05 4,830 168 12쪽
46 하트의 반(VAN) - 1-45. +7 13.08.02 5,132 172 11쪽
45 하트의 반(VAN) - 1-44. +6 13.08.01 4,774 166 9쪽
44 하트의 반(VAN) - 1-43. +9 13.07.29 5,468 169 15쪽
43 하트의 반(VAN) - 1-42. +8 13.07.25 5,012 179 12쪽
42 하트의 반(VAN) - 1-41. +11 13.07.22 4,801 171 16쪽
41 하트의 반(VAN) - 1-40. +6 13.07.18 5,175 180 18쪽
40 하트의 반(VAN) - 1-39. +4 13.07.15 4,726 186 22쪽
39 하트의 반(VAN) - 1-38. +9 13.07.11 6,738 166 13쪽
38 하트의 반(VAN) - 1-37. +13 13.07.08 5,223 165 19쪽
37 하트의 반(VAN) - 1-36. +2 13.07.05 6,458 170 24쪽
36 하트의 반(VAN) - 1-35. +6 13.07.01 6,039 164 17쪽
35 하트의 반(VAN) - 1-34. +25 13.06.13 5,892 181 11쪽
34 하트의 반(VAN) - 1-33. +5 13.06.10 8,205 191 21쪽
33 하트의 반(VAN) - 1-32. +9 13.06.06 6,924 166 17쪽
» 하트의 반(VAN) - 1-31. +3 13.06.03 6,940 178 17쪽
31 하트의 반(VAN) - 1-30. +13 13.05.31 8,834 188 26쪽
30 하트의 반(VAN) - 1-29. +17 13.05.27 7,425 196 19쪽
29 하트의 반(VAN) - 1-28. +7 13.05.23 7,359 181 12쪽
28 하트의 반(VAN) - 1-27. +10 13.05.20 8,232 176 19쪽
27 하트의 반(VAN) - 1-26. +3 13.05.16 8,543 181 13쪽
26 하트의 반(VAN) - 1-25. +3 13.05.14 8,319 184 27쪽
25 하트의 반(VAN) - 1-24. +15 13.05.09 8,367 232 24쪽
24 하트의 반(VAN) - 1-23. +7 13.05.03 10,464 289 25쪽
23 하트의 반(VAN) - 1-22. +9 13.04.29 9,083 201 21쪽
22 하트의 반(VAN) - 1-21. +1 13.04.25 8,406 209 12쪽
21 하트의 반(VAN) - 1-20. +9 13.04.21 9,478 215 21쪽
20 하트의 반(VAN) - 1-19. +29 13.04.07 9,109 242 19쪽
19 하트의 반(VAN) - 1-18. +10 13.04.04 8,447 220 24쪽
18 하트의 반(VAN) - 1-17. +7 13.04.02 8,157 209 21쪽
17 하트의 반(VAN) - 1-16. +7 13.03.28 9,018 197 15쪽
16 하트의 반(VAN) - 1-15. +6 13.03.25 10,205 200 15쪽
15 하트의 반(VAN) - 1-14. +6 13.03.21 8,954 223 24쪽
14 하트의 반(VAN) - 1-13. +7 13.03.17 9,494 228 12쪽
13 하트의 반(VAN) - 1-12. +8 13.03.11 9,217 222 16쪽
12 하트의 반(VAN) - 1-11. +6 13.03.07 9,541 230 16쪽
11 하트의 반(VAN) - 1-10. +6 13.03.04 10,136 251 18쪽
10 하트의 반(VAN) - 1-9. +2 13.02.28 10,105 235 19쪽
9 하트의 반(VAN) - 1-8. +6 13.02.26 10,644 256 14쪽
8 하트의 반(VAN) - 1-7. +6 13.02.25 11,241 271 15쪽
7 하트의 반(VAN) - 1-6. +19 13.02.21 11,296 282 16쪽
6 하트의 반(VAN) - 1-5. +14 13.02.19 13,169 277 20쪽
5 하트의 반(VAN) - 1-4. +13 13.02.17 14,299 330 15쪽
4 하트의 반(VAN) - 1-3. +9 13.02.17 15,196 327 13쪽
3 하트의 반(VAN) - 1-2. +15 13.02.11 16,470 350 13쪽
2 하트의 반(VAN) - 1-1. +15 13.02.10 21,873 403 12쪽
1 하트의 반(VAN) - 0. +15 13.02.04 29,030 4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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