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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k 님의 서재입니다.

하트의 반(VAN)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명인k
작품등록일 :
2013.02.04 17:06
최근연재일 :
2019.02.10 23:08
연재수 :
2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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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9,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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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16
글자수 :
2,269,960

작성
13.05.1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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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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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글자
13쪽

하트의 반(VAN) - 1-26.

DUMMY

늦은 밤까지 얘기하다 락터드와 엘리어트는 오두막을 나와 산길을 따라 다시 농장으로 갔다. 오히라를 바래다주기 위해 청년 역시 같이 길을 가고 있었다.


“어떻게 하실 거에요?”

옆에서 걷고 있는 락터드를 향해 엘리어트가 물었다.

“글쎄다.”

결국 조언 몇 마디하고 끝낼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라일러가 처음 지적한대로 외부인인 그가 적극적으로 나설 입장도 아니다.


락터드는 앞에 가고 있는 두 사람 쪽을 잠깐 보았다. 진작 눈치 챈 거지만 농장 아가씨와 청년은 보통 사이는 아닌 듯 했다.

농장 아가씨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건 넓은 의미로는 농장의 문제였고 농장 문제라면 데이먼이 돕길 바라니 그냥 손놓고 있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 만약 없어진 사람들에 대한 짐작이 맞다면 성주가 중죄를 지은 것이니 그냥 간과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한참을 걸어와 농장에 도착해 오히라와 라일러가 몇 마디 더 나눌 때까지 락터드는 잠자코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떻게 할겁니까?”

잠시 후 오히라와 엘리어트가 먼저 농장 안으로 들어가자 남아 있던 락터드는 안으로 들어가기 전 청년을 향해 물었다.

“말하신대로 내일 하루 더 찾아보려고요.”

라일러는 대답했다.

“하지만 별 소용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그 녀석들이 저희를 피해 달아날 이유도 없고.”

말이 나오자 다시 심각한 얼굴로 청년은 말했다.

“그렇군요.”

정황상 청년들의 불길한 짐작이 맞을 거라고 락터드도 생각하고 있었다.


“아깐...”

락터드를 향해 머쓱한 얼굴로 라일러는 입을 뗐다.

“죄송했습니다.”

사실 그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아직도 좀 얼떨떨했다. 신경 쓰지 말라는 듯 손을 들어 보이며 락터드는 다시 물었다.

“그, 성주는 어떤 사람입니까?”

“평범한 귀족입니다. 마을이 힘들 때 사람들을 위해 재물을 내놓을 줄도 알고, 크게 문제가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라일러가 봤을 때도 이상한 자는 아니었으니 그래서 더 확신하기가 힘들었다.


“만약 내일 아무 소득이 없다면 시합에 나가기 전에 성에 가서 성주와 얘기를 먼저 해봐야 할 겁니다.”

생각에 잠겨 락터드는 말했다.

“이 상황에 무작정 시합에 나간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니까요.”

그 말에 라일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역시 락터드는 라일러 일행을 따라 밖에 나갔다. 엘리어트는 농장에 남아 있었다. 같이 나갈까 했지만 락터드가 데이먼이 오면 사정 얘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오전에 농장 주변을 청소하는 오히라를 도와주고 점심때가 지나 헛간에 따라갔다. 헛간에는 산양 몇 마리가 있다. 헛간 안을 빗자루로 싹싹 쓸어낸 뒤 두 사람은 뒷곁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왔다. 손잡이가 긴 솔을 집어 들고 들통 안에 몇 번 물을 적신 뒤 바닥을 닦아 냈다.

“다들 잘 하고 있을까?”

우리를 닦으며 걱정스러운 듯 그녀가 중얼거렸다.

“너까지 오게 해서 미안해 엘리어트.”

엘리어트한테는 제대로 미안하다는 말을 못했다.

“내가 여러 사람 귀찮게 한 거 같아.”

오히라가 푸념하는 소리를 들으며 막 청소를 끝낸 칸에서 나와 긴 솔을 든 채 엘리어트는 우리의 다음 칸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보니...”

청소를 끝낸 우리로 산양 몇 마리를 몰아 넣으며 오히라는 다시 물었다.

“그 분한테 기사 수업을 받고 있는 거야?”

“네.”

“라일러 말로는 아주 대단한 기사님이라던데..”

엘리어트를 보며 그녀는 말했다.

“그럼 너도 언젠가 그렇게 될 지도 모르겠네.”

신기하다는 듯 말하는데 헛간 밖에서 소리가 났다. 마차 소리에 엘리어트가 고개를 돌려 헛간 입구를 쳐다보았다.




농장 앞 뜰로 마차를 끌고와 마차에서 내려서며 데이먼은 농장 주변을 한 번 둘러 보았다. 엘리어트와 오히라가 그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죄송해요.”

잠시 후 엘리어트에게 대충 상황을 전해 들은 데이먼이 오히라를 쳐다보자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라일러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여기서 좋은 소리 못 듣고 있어서.. 그래서 도움을 요청할 때가 없었어요.”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했어도 도와줬을 거요.”

“죄송합니다..”

무뚝뚝한 음성에 오히라의 목소리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있었다.

"그래서 새디는 밖에 나간 거냐?"

"네."

엘리어트가 대답했다.

"그 사람들을 찾아 보러요."

"흠..."

엘리어트의 대답에 조금 눈살을 찌푸리며 데이먼이 소리없이 숨을 들이 마셨다.





데이먼이 오고 나서 한참 뒤에야 락터드와 라일러 일행이 돌아왔다. 조금 있으면 해가 진다. 예상했던대로 세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

데이먼이 물었다.

“글쎄. 먼저 성주를 찾아가서 사정해보게.”

“사람을 죽여서 숨겼을 지도 모르는 자가 사정 봐주겠어?”

“검투 시합을 즐기는 것으로 봐서 허영심이 강한 인간일 것 같으니 그 점을 자극해 보려고."

“그래?”

잘 통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지만 잠자코 데이먼은 말했다.

“어쨌든 아가씨 아버지한테 신세를 진 것도 있으니, 이왕 나선 거 잘 좀 도와주게.”

“그 덕에 나도 자네 가게에 붙어 있으니까. 열심히 하고 있네.”

락터드는 말했다.

“잘 해결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만.”





밤이 되자 말한대로 라일러는 성주의 성으로 찾아갔다. 성은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평지에 위치했다. 밤하늘에 별빛만 가득한, 나무도 별로 없는 벌판 한 가운데 이스릴 성의 반 정도 되는 크기의 성이 서 있었다.

높은 성벽으로 둘러 싸여져 내부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성벽 위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작은 초소가 세워져 있다. 불이 켜 있지 않아 초소에 누가 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사병이 대략 쉰 명이 조금 넘는 성입니다.”

성주에게 만나기를 청하고 허락이 떨어져 문이 열리자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라일러가 옆에서 무심코 말했다. 그래서 성주의 제안을 더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았다.


같이 따라온 락터드는 그 말을 들으며 경비병들이 있는 초소를 올려다 보았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초소 안에서 이쪽을 주시하는 시선이 느껴졌다. 허허벌판에 무료하게 있는 성치고는 경비가 좀 삼엄한 듯 보였다.



성의 안쪽으로 들어간 락터드는 천장이 높은 성의 중앙 복도를 걸었다. 내부가 넓은 것에 비해 장식품 하나 없이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촛대의 불빛만이 벽의 중간 중간 걸려 안을 밝히고 있었다.

성 중앙 복도 끝에 있는 접견실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있던 누군가가 걸어오는 두 사람을 저쪽에서부터 보고 있었다. 그 앞까지 걸어가자 천천히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락터드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키가 크고 비쩍 마른 체격의 노인이었다. 흰머리가 지긋하고 눈빛은 조용하다. 겉으로 보기엔, 의외로 허영심으로 싸움을 거는 자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또 무슨 일이오?”

라일러를 알아본 성주가 입을 뗐다.

“지난 번에 할 말은 다 한 것 같은데.”

외양과 비슷하게 차분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차분한 성주에 비해 일단 말을 꺼내자 라일러는 조금 울컥하는 것 같았다.

“정말 여기서 나간 거 맞습니까? 거짓말 하는 거 아닙니까?”

성격이 급한 건 오히려 이쪽이었다. 흥분한 청년에 비해 성주의 눈빛은 흔들리는 게 없었다.

“말했지만 이 성에서는 돌아갔소.”

목소리가 건조했다.

“나가서 어디로 갔는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니 그 얘기는 더 이상 듣지 않겠소.”

“사람들이 없어졌습니다.”

락터드가 입을 열었다.

“여기 왔다가 발생한 일이고 책임이 없다고 해도 도의적으로 무작정 모른 척 할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성주의 고요한 눈동자가 청년에서 그에게로 옮겨갔다.

“게다가 오스티아는 사사롭게 검투 시합에서 목숨을 빼앗는 걸 금하고 있으니 사라진 사람이 있는 이상 이 사실을 영주님께 고한다면 얼마든지 문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쉽게 흥분하는 청년과 달리 이번에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는 침착했다.

“그러길 원하십니까?”

노인은 물끄러미 남자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잠시 있다가 느릿하게 다시 말했다.


“내게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런 말을 꺼내는 거요?”

락터드의 의중을 꿰고 있다는 눈빛이었다.

“이 사람들과 맺은 계약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곧장 락터드는 말했다.

“그 계약서를 돌려 주십시오.”

그 말에 라일러가 락터드를 쳐다 보았다. 갑자기 너무 무턱대고 하는 요구였다.


“계약서를 돌려 달라...”

황당하거나 좀 기분 나쁠 만도 한데 의외로 성주는 별로 동요하지 않았다.

“내가 왜 그러겠소? 나는 이미 댓가를 지불했소.”

목이 컬컬했는지 그가 기침을 몇 번 했다.

“뜨내기들이니 갑자기 또 어디로 떠돌아 다니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지. 외갓 여자한테 빠져 어느 치마폭에서 허우적대고 있을지도 모르고.”

성주는 말을 이었다.

“영주님께 고하길 원한다면 그리 하시오. 애초에 계약서 대로 행한 일이니 나는 거리낄게 없고 행여 영주님이 책임을 지라시면 그렇게 하겠소.”

“검투 시합에 흥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할 말 다했다는 듯 몸을 돌리려는 성주를 향해 락터드가 다시 말했다.

“강도가 센 병사 훈련이 필요하신 것 같은데 여러 번 시합에서 별 재미를 못 보았다면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돌아서려다 말고 성주가 다시 그를 빤히 응시했다.

“경기의 승패는 한 쪽이 백기를 들 때까지 또는 상대가 목숨을 잃을 때까지로, 해드리겠습니다.”

락터드는 말을 이었다.

“양 쪽 다 사력을 다하면 훨씬 재밌는 시합이 나올테니 쓸데없는 시합을 몇 번 씩 하는 것보다 이득이지 않겠습니까?”

성주의 시선에 그는 덧붙였다.

“계약을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원하신다면 이 조건도 공증해 드리겠습니다. 나중에 뒷말이 나오지 않게.”


거기까지 말하고 락터드는 입을 다물었다. 아까부터 그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성주는 아직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못보던 얼굴인데, 이 사람들과 어떤 관계요?”

잠시 있다가 천천히 성주가 물었다.

“그냥 좀 아는 사이입니다.”

“좀 아는 사이라... 그 정도 사이에 목숨을 걸어주겠다고 하는 거요?”

성주의 눈빛이 처음으로 조금 생기를 띄었다.

“재밌는 사내구려. 몇 년 만에 보는..”

혼자말처럼 중얼거리고는 성주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 짧은 침묵이 지나갔다.


“역시 내게는 별 이득이 없는 제안이오.”

이윽고 성주가 말했다.

“하지만 당신이 말한대로 도의적인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오랜만에 내게 찾아온 재밌는 사내의 제안이라는 뜻에서 어디 한 번 그렇게 해보리다. 사실 당신 말대로 불필요한 시합을 여러 번 하느니 한 번으로 끝내는 게 나을 수도 있고.”

락터드를 향해 성주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시합에서 이기면 계약서는 돌려 주겠소. 하지만 목숨을 건 만큼 이전 시합과는 다를 거라는 걸 명심하길 바라리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끝까지 갈 시합이니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진행하겠소.”

“뜻대로 하십시오.”

락터드가 대답했다.



밖으로 나오자 마자 라일러가 그의 팔을 잡았다.

“정말 그러실 겁니까?”

말하는 동안에는 가만히 있었지만 결국 목숨 걸고 싸울 수 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시도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락터드는 말했다.

“시합을 해서 이기거나 세 사람을 찾거나. 시합 동안 둘 중 하나는 해야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목숨을 담보로입니다. 성주가 경고까지 했으니 말한대로 더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거고요.”

“그 정도 각오는 하고 혼자 오겠다고 한 거 아닙니까?”

가볍게 응수하는 그를 라일러는 잠시 쳐다보았다. 물론 자신은 그럴 각오로 올 생각이었지만 거기에 락터드의 목숨까지 걸게 될 줄은 몰랐다. 영웅으로 칭송받는 기사지만 그래도 사람 셋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자를 이길 수 있을까.


“공개 시합이니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동안 잘하면 성안을 확인해 볼 수도 있을 겁니다.”

락터드는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가서 의논해 봅시다.”

약간 긴장된 얼굴로 라일러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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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하트의 반(VAN) - 1-23. +7 13.05.03 10,464 289 25쪽
23 하트의 반(VAN) - 1-22. +9 13.04.29 9,083 201 21쪽
22 하트의 반(VAN) - 1-21. +1 13.04.25 8,406 209 12쪽
21 하트의 반(VAN) - 1-20. +9 13.04.21 9,478 215 21쪽
20 하트의 반(VAN) - 1-19. +29 13.04.07 9,109 242 19쪽
19 하트의 반(VAN) - 1-18. +10 13.04.04 8,447 220 24쪽
18 하트의 반(VAN) - 1-17. +7 13.04.02 8,158 209 21쪽
17 하트의 반(VAN) - 1-16. +7 13.03.28 9,018 197 15쪽
16 하트의 반(VAN) - 1-15. +6 13.03.25 10,205 200 15쪽
15 하트의 반(VAN) - 1-14. +6 13.03.21 8,954 223 24쪽
14 하트의 반(VAN) - 1-13. +7 13.03.17 9,494 228 12쪽
13 하트의 반(VAN) - 1-12. +8 13.03.11 9,217 222 16쪽
12 하트의 반(VAN) - 1-11. +6 13.03.07 9,542 230 16쪽
11 하트의 반(VAN) - 1-10. +6 13.03.04 10,136 251 18쪽
10 하트의 반(VAN) - 1-9. +2 13.02.28 10,107 235 19쪽
9 하트의 반(VAN) - 1-8. +6 13.02.26 10,645 256 14쪽
8 하트의 반(VAN) - 1-7. +6 13.02.25 11,243 271 15쪽
7 하트의 반(VAN) - 1-6. +19 13.02.21 11,296 282 16쪽
6 하트의 반(VAN) - 1-5. +14 13.02.19 13,170 277 20쪽
5 하트의 반(VAN) - 1-4. +13 13.02.17 14,300 330 15쪽
4 하트의 반(VAN) - 1-3. +9 13.02.17 15,197 327 13쪽
3 하트의 반(VAN) - 1-2. +15 13.02.11 16,471 350 13쪽
2 하트의 반(VAN) - 1-1. +15 13.02.10 21,876 403 12쪽
1 하트의 반(VAN) - 0. +15 13.02.04 29,032 4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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