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림은 궁수자리 왜소은하, 대마젤란은하에 동시 존재하는 종족이다.
리림은 겉모습부터 그 사고방식까지 식물과 흡사하다. 가변적인 식물처럼 생긴 리림은 필요에 따라 다리, 날개, 더듬이와 같은 기관을 만들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리림은 다른 종족과 외교로 수입한 기계 장치를 신체 기관의 연장선으로 이용하는 편이다.
리림 종족은 특별한 구조물, 시설, 도구, 물건도 없이 유지되는 식물의 군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리림은 동족이나 타 종족과 복잡한 대화를 할 때 특유의 호르몬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리림의 언어가 번역될 때는 문장의 구성이 제대로 성립하지 않고 '나'라는 1인칭 표현이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 리림은 특별히 지도자라고 할 것도 없이 모든 리림이 그 종족의 구성원인 것이다. 모든 감정, 경험, 생각을 공유하며 설령 그것이 실시간 공유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구성원의 판단을 집단 전체의 판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리림을 모르는 종족이 리림이 번성한 행성을 보면, 그냥 녹색의 숲이 무성한 행성처럼 보일 것이다. 리림은 자신들이 번성한 행성을 매우 빠르게 테라포밍하고 독창적인 생태계까지 만들어 그야말로 '자연'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리림의 사고방식은 거대하고, 집단적이며, 매우 여유롭다. 대다수의 종족은 1초라는 시간을 매우 짧게 여기지만 리림에게 있어 1초란 1시간, 혹은 그 이상의 긴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어느 종족에게 수천 년이라는 시간은 매우 길게 느껴지겠지만 리림에게 있어 그러한 시간적 단위는 무의미할 수도 있다.
얼핏보면 아오오아와 같이 온순한 종족처럼 보이지만 리림은 나름의 독자적인 무기와 전쟁 체계가 있다. 자신들이 만든 생태계에서 생명체들이 리림의 몸을 뜯어먹는 것은 그냥 자연의 일부로 보고 넘어가지만, 일부 세력이나 생물종 집단이 자신들의 군집 전체를 해치려는 의도를 보이면 아무 경고도 없이 '수 세기'에 걸친 조용한 전쟁을 시작한다.
리림에게 당한 종족은 어느 세기부터 갑자기 기형아를 낳고, 정신병을 앓고, 기기의 오작동이 발생하고, 행성의 기후가 조금씩 변화한다. 조용하고도 거대한 변화에 끝내 패배한 종족은 모든 행성&위성&거주 구조물의 환경이 숲처럼 변하고, 조금씩 조금씩 멸종하거나 원시 문명의 상태로 퇴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리림이 전쟁을 하는 방식은 아직도 미궁에 있다고 한다.
일부 리림은 타 종족으로부터 수입한 함선 및 우주선을 이용하고 있지만, 리림은 그러한 수입이 있기 이전부터 여러 행성에 군집을 펼친 종족이다. 따라서 리림은 현대의 기술력으로 관측할 수 없는 어떠한 초소형의 씨앗을 국부은하군에 뿌리고 있다는 것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대다수의 종족은 식물 같은 리림을 두고 우호적으로 평가한다. 우주 문명을 이룩한 종족들 중에 자연환경의 중요성에 대해서 모르는 지적 생명체는 거의 없으며, 그러한 자연환경을 우주적 규모로 조작하고 통제할 수 있는 리림을 '생명의 씨앗' 같은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기억해주길 바람. 어느 천체의 표면을 녹색의 생명으로 뒤덮고 그곳에 온전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 종족. 우리 리림 종족이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 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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