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툴라는 본래 타란툴라의 유전자를 조상으로 재설계된 키메라즈였다.
오늘날 키메라즈의 군체 의식으로 흡수된 트라이툴라의 유전 설계도는 다시금 재설계었다. 공기 호흡을 필요로하지 않고 진공상태에서도 버틸 수 있으며, 뼈송곳 사출의 정확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다. 기존 트라이툴라를 조상으로 삼은 현재의 트라이툴라는 이름까지 그대로 계승하였다.
전차 크기의 거미 같은 형태에 삼족보행으로 기동하는 트라이툴라는 움직임이 굼뜨다. 트라이툴라가 기동성이 떨어지는 신체구조를 갖춘 이유는 꽁무니에서 뼈송곳을 생산하기 위한 자원을 무겁게 축적하고, 가슴부터 머리까지 이어지는 체내 기관이 오로지 폭발적 압력을 버티기 위한 두꺼운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트라이툴라가 체내에서 일으키는 화학의 강력한 폭발과 독액의 수압은 수십 발의 뼈송곳을 산탄처럼 사출하기에 최적화되었다. 독액이 묻은 뼈송곳을 살갗에 맞은 생명체는 반드시 치명적인 피해를 입으며, 무생명체라도 약 280m/s로 날아드는 뾰족한 발사체를 쉽사리 무시할 수는 없다.
트라이툴라는 예상보다 유전 설계가 단순하다. 덕분에 끈적한 알 무더기(혹은 알집)에서 성체로 부화하여 즉각 전장에 투입될 수 있으며 군락 규모가 있다면 적지 않은 머릿수를 보여줄 수도 있다. 굼뜬 움직임이지만 나름의 원거리 공격 수단을 갖춘 트라이툴라는 군체 의식에서 원거리 중형 지원군으로, 위험도는 네크로급으로 분류된다.
적들의 공격에 노출되기를 싫어하는 트라이툴라는 대체로 무리를 지을 때 다른 종의 키메라즈와 함께 다닌다. 다른 종의 키메라즈들을 전열로 앞세우고 자기들은 후방에서 꽃처럼 벌어지는 입으로 뼈송곳을 사출하여 화력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제 무게가 너무 커진 탓에 거미처럼 벽을 오르거나 천장에 붙는 능력은 퇴화되었다고 한다.
「어차피 얘는 다리 하나만 날리면 병신 됨.」
「↑근데 다리 하나 날리려면 앞에서 날뛰는 개새끼들 수백 마리부터 죽여야지.」
- 대키메라즈 야전교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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