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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번 님의 서재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음악

웹소설 > 작가연재 > 팬픽·패러디, 현대판타지

김현우
작품등록일 :
2015.04.16 13:27
최근연재일 :
2015.06.01 17:02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70,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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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6
글자수 :
4,296,480

작성
15.05.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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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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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
10쪽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9화

DUMMY

“하아.”

가볍게 숨을 몰아쉰 지영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널찍한 대기실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마치 홀로 동떨어져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외로워.’

오디션에 참가하고, 현의 동생이라는 타이틀을 꿰찼지만 그것은 결코 편안하지 않았다.

아무리 잘해도 현의 동생이라면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었고, 한 번 부진할 때면 날카로운 비판이 연이어 쏟아졌다.

수많은 사람이 주변에 있으며,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해줬지만 지영은 모든 것이 허상처럼 느껴졌다. 뒤이어 덮쳐온 것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오빠 말이 맞아.’

창현이 왜 자신에게 가수의 길을 말렸는지 어렴풋 눈치 챌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지영을 휘감았지만 그럴수록 의지를 다졌다.

자신은 창현에게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되지 않는 축복받은 환경에서 실력을 길러왔다.

‘슬기 언니, 그리고 미진 이모.’

대기실 구석에 앉아 있는 강슬기는 톡톡 튀는 보이스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최종 오디션에 올랐다. 학자금을 대출받아 힘겹게 가수의 꿈을 연명하던 그녀는 회가 거듭할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디션으로 일약 스타가 된 정미진.

미혼모로서 창현의 곡을 받아 앨범 차트를 휩쓴 그녀의 실력을 진짜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며, 아줌마의 굵은 신경도 지니고 있어 상대하기 벅찼다.

‘나는?’

그에 비해 자신은 무엇인가 생각이 많았다.

창현의 동생이라는 것 외에 별다른 스토리도 보이지 않았다. 비슷한 실력이라면 누가 더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생역전의 이야기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자신에게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다.

방법이 있다면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줄 수밖에.

‘난 포기하지 않아.’

약해지려는 의지를 다잡으며 지영은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지금 재생되는 곡은 창현의 신곡인 <괴리>였다.

지영, 그는 지독한 괴리감에 휩싸여 있었다.


***


최종 오디션은 장충 체육관에서 열렸다.

와아아아!

삼천 명이 넘는 관객이 유료 방문을 하였다. 순전히 이번 오디션의 결과를 두 눈으로 직접보기 위함이었다.

심사위원은 창현, 그 혼자였다. 중간까지 라샤를 비롯한 다른 가수가 도움을 주었지만 오늘 최종 오디션의 결정권은 온전히 그에게 주어졌다.

이는 AA엔터테인먼트에 커다란 영향을 반영할 수 있고, 곡의 주인인 그만이 온전히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석규의 결정 때문이다.

시청자 투표가 30% 비율로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창현의 생각이었다.

오디션의 시작은 지영이었다.

남은 세 후보 중 가장 약체로 평가받는 그녀가 받은 곡은 <나 홀로 당당히>란 제목이었다. 곡부터 가이드 라인을 정한 건 창현이지만 제목부터 가사는 모두 지영이 참여했다.

함성 소리가 울려 퍼지는 체육관 중앙에 선 지영은 담담하게 노래를 불렀다.

고음을 넘나드는 그녀의 특기는 감춰졌다. 그저 담담히 자신이 걸어온 길, 느꼈던 감정을 털어놓으며 감정이 팽배하는 순간 폭발적인 고음을 터뜨리며 지켜보던 관객의 함성이 터지게 만들었다.

“…….”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지영은 땀을 훔치며 창현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이제 이 정도로 성장했다고 선언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표정은 드러나지 않았다.

“제 동생으로 참여해서 모두가 기대한 수준의 실력을 보여주었고, 무난하게 이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욕을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특별한 점을 보여주지 못한 게 본인의 약점으로 작용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에요. 판단은 지켜보는 분들에게 맡기겠어요.”

순위를 초월해서 자신의 노래에 자부심을 느끼는 지영을 보며 창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봤을 때 천방지축으로 굴던 소녀는 자신의 길을 걷기 위해 시작점에 서 있었다. 피가 섞이지 않은 오빠라고 해도 가족인 이상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싶었다.

“작곡을 한 건 저지만 제목이나 가사를 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수고했다, 지영아.”

와아아아!

끝까지 사무적으로 말하던 창현의 따뜻한 격려에 관객은 함성을 터뜨렸고, 깜짝 놀란 지영은 복받치는 감정을 참아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


성대하게 끝난 AA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은 많은 것을 남겼다.

최종 우승은 첫 방송부터 부각되던 정미진이었다. 그리고 2위는 마지막에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 지영, 3위는 강슬기였다.

모두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기에 음원 차트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러니하게 그들에게 곡을 준 현의 아성에 가로막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괜찮아요, 언니?”

“아니, 괜찮을 리가 없지. 지영이가 저렇게 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현의 물음에 윤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창현의 문제라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던 소녀가 이제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무엇보다 지영이 보여준 뛰어난 가창력은 소녀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싸워왔는지, 끝까지 견뎌내고 자신의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며 많은 걸 깨닫게 되었다.

“노래 더 연습할까봐.”

“괜찮겠어요?”

회사에서는 장기적으로 노래가 아닌 연기로 나아가길 원하고 있었다. 그건 윤아도 주현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괜찮아. 내 휴식을 반납하고 연습을 하려는 거니까.”

“저도요. 지영이를 보니 이대로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지? 연습 많이 하자.”

“네.”

서로 마주보며 미소 지은 둘은 연습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이대로 방심하면 뒤처지겠어.”

소녀시대 메인보컬, 태연 또한 지영의 실력에 많은 것을 느꼈다.

마냥 걸리적거리던 꼬맹이가 이제 턱 끝까지 도달해서 도약을 준비하고 이었다.

“무엇보다 저 키 뭐여! 요즘 애들은 무슨 발육이 저리 좋아!”

태연의 눈에 가장 거슬린 건 다름 아닌 지영의 키였다. 예리한 눈썰미에 걸려든 바에 의하면 이미 160cm를 돌파해서 더 클 기미를 보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자신과 다른 공기층을 마시면서 우월함을 만끽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내라인이 느낀 것과 전혀 다른 종류의 초조함이 태연을 덮쳤다.

“그러니 편식하지 말고 잘 먹었어야지, 태연아.”

미영의 말에 태연이 버럭했다.

“편식 안했어! 원래 우리집 유전자가 그런 거여!”

“오빠는 키가 크던데…….”

“으으으!”

강하게 한 방 먹은 태연은 뭐라고 말도 하지 못한 채 앓는 소리만 흘렸다.

“그나저나 유리, 어떻게 할 거야?”

지영에 대한 문제를 접어두더라도 현재 드러난 점만 해도 심각했다. 유리의 독주 체제는 쫓을 수 없는 영역으로 파고들 여지가 존재했다.

나레이션 랩으로 앨범 참여뿐만 아니라 스캔들까지 나지 않았던가. 게다가 M본부 <쇼! 음악중심>의 MC를 보면서 일주일에 한 번 만날 기회까지 갖고 있다.

수영과 주현이 견제를 하겠지만 사마율의 사특한 두뇌는 이미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고 태연은 결정을 내렸다.

“막을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미영아.”

간절함을 담아 말을 했지만 미영에게 돌아온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지금 유리는 막아서는 좋지 않아.”

“……그게 무슨 의미야?”

“간단해.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여러 수작을 부려봤자 유리의 목을 옭아매는 결과를 만들 거야.”

“왜?”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때가…… 아냐?”

“우리도 이제 냉정하게 생각할 때야, 태연아. 창현이는 세계 최고의 스타고, 우리는 이제 최고로 도약하고 있어. 아직 곁에 머물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유리가 창현에게 다가가기 위해 골몰했다면 미영은 다른 방향으로 고민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신들이 창현의 곁에 설 수 있는 대등한 위치였다.

“어려워.”

“간단해. 우리가 더 인지도를 쌓고 당당해질 수 있으면 돼. 지금 접근은 비약적인 성과를 낼 수 있어도 일정 수준 안으로 들어설 수 없어. 창현이는 아직 어리잖아?”

“……!”

묘한 미소를 짓는 미영을 보며 태연의 머릿속에 번개가 내리쳤다.

창현이 아직 사랑을 모른다는 게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그건 나만 가지고 있는 비밀이었는데?’

미영이 어떻게 알고 있는가 싶어 바라보았지만 예의 순진무구한 미소만 지어보일 뿐이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이 유리의 전진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지만 미영은 창현의 상태를 파악하고 한 발 물러서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도둑 고양이들이 온갖 수작을 부리며 달려드는 형국에 이와 같이 냉정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어쩌면 유리보다 미영이가 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유리와 확실한 성공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미영의 참을성.

그 가운데 있는 자신은 저들이 부리는 체스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왜 그래, 태연아?”

심각하게 굳은 태연을 보며 미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저 속에는 늙은 구렁이 수십 마리가 도사리고 있었다. 자신의 속내가 들킬까 싶어 태연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 아까 나한테 편식한다고 했지? 나 다 잘 먹어! 이 핑크 마녀야!”

“핑크 마녀 아니야! 그냥 핑크를 좋아할 뿐인데!”

“됐어!”

화제를 돌리는데 성공한 태연은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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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10화 +21 15.05.06 3,749 8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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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8화 +17 15.05.02 4,031 9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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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4화 +7 15.04.24 3,979 89 10쪽
40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3화 +6 15.04.22 4,427 82 10쪽
39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2화 +9 15.04.20 4,517 91 11쪽
38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1화 +10 15.04.17 7,376 95 10쪽
37 ▲▲▲▲▲시즌2 시작!▲▲▲▲▲ +5 15.04.17 5,425 65 1쪽
36 마음을 울리는 음악 106장-108장 +8 15.04.16 6,414 106 230쪽
35 마음을 울리는 음악 103장-105장 +1 15.04.16 4,245 82 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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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음을 울리는 음악 88장-90장 +1 15.04.16 4,929 98 332쪽
29 마음을 울리는 음악 85장-87장 +1 15.04.16 4,712 83 270쪽
28 마음을 울리는 음악 82장-84장 +2 15.04.16 4,914 85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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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마음을 울리는 음악 40장-42장 +3 15.04.16 8,909 183 320쪽
13 마음을 울리는 음악 37장-39장 +2 15.04.16 9,615 224 397쪽
12 마음을 울리는 음악 34장-36장 +8 15.04.16 9,524 189 322쪽
11 마음을 울리는 음악 31장-33장 +8 15.04.16 10,355 261 345쪽
10 마음을 울리는 음악 28장-30장 +5 15.04.16 10,660 260 277쪽
9 마음을 울리는 음악 25장-27장 +7 15.04.16 11,040 267 233쪽
8 마음을 울리는 음악 22장-24장 +4 15.04.16 10,924 261 198쪽
7 마음을 울리는 음악 19장-21장 +4 15.04.16 11,492 270 216쪽
6 마음을 울리는 음악 16장-18장 +5 15.04.16 11,544 242 163쪽
5 마음을 울리는 음악 13장-15장 +5 15.04.16 14,536 297 237쪽
4 마음을 울리는 음악 10장-12장 +8 15.04.16 13,738 352 171쪽
3 마음을 울리는 음악 7장-9장 +10 15.04.16 14,556 362 142쪽
2 마음을 울리는 음악 4장-6장 +11 15.04.16 16,843 421 1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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