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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음악

웹소설 > 작가연재 > 팬픽·패러디, 현대판타지

김현우
작품등록일 :
2015.04.16 13:27
최근연재일 :
2015.06.01 17:02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7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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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6
글자수 :
4,296,480

작성
15.04.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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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글자
10쪽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3화

DUMMY

토너먼트 배틀은 함께 팀을 이루지만 제 실력을 보이지 못하면 바로 탈락하는, 가혹하기 그지없는 조건 속에서 제 실력을 보여야 하는 자리다.

이번 토너먼트 배틀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미혼모 출신으로 파격적인 가창력을 선보였던 정미진이 그 주인공이다.

방송국이 개국을 하고, 흥행카드로 현과 라샤라는 패를 활용한 만큼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도 크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 나은 무대를 선보이고, 평가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창현을 비롯한 라샤 멤버들은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생각은 다소 달랐다. 어떻게든 방송을 멋지게 꾸미려는 창현의 생각과 다르게 참가자들에게는 자신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였다.

방송에 따라 인기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고, 상황에 따라서는 음원공개를 통해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정미진의 사례를 들더라도 인생역전에 가까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신경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음을 확실하게 기대가 되는 코너인데요, 이번 오디션을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오른 정미진 씨와 강슬기 양의 무대입니다.”

와아아아!

AA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정미진의 등장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참가자를 소개하던 MC이특은 조용히 뒤로 물러나면서 무대 위에 오르는 이들이 돋보이도록 배려를 해주었다.

“…….”

정미진과 함께 선 이십대 초반의 여인 이름은 강슬기였다.

톡톡 튀는 보이스와 음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녀는 감정 이입이 특징인 정미진과 전혀 다른 특색의 소유자였다.

서로 마주 본 둘은 고개를 끄덕인 뒤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둘이 부르는 노래는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이었다.

파워풀함이 가미되어야 하는 이 노래를 각각의 특징으로 불러야 하는 것이 이번 오디션의 포인트였다.

정미진이 먼저 나서서 앞부분을 소화했고, 강슬기가 뒤를 받치면서 감정 이입과 음색의 특이함을 조화시켰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무대였으나 클라이막스로 흘러가고, 둘이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빰빠밤빠밤 빠바밤!”

“……!”

이전까지 어우러지던 음은 사라졌고, 톡톡 튀는 강슬기의 음색이 정미진의 목소리를 잡아먹었다. 깜짝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향하는 눈길이 느껴졌지만 강슬기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노래를 이어나갔다.

처음부터 정미진에게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강슬기는 이 기회에 확실하게 눌러주겠다는 생각이었다.

‘끝났어.’

놀란 정미진을 보며 강슬기는 승리를 자신했다. 더 감정선이 흐트러진 이상 그녀가 해낼 수 있는 일은 없으리라.

하지만 다음에 이어진 정미진의 파트에서 강슬기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서로 대립하듯 이루어지던 듀엣에서 정미진이 작정하고 강슬기의 목소리를 뒷받침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감정선을 건드리며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정미진의 목소리에 강슬기는 저도 모르게 흥을 더해서 노래를 불러나갔다.

짧지만 길게 느껴졌던 무대가 끝나고, 가쁘게 숨을 몰아쉬던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언니…….”

“괜찮아, 좋은 무대였어.”

자신을 완전히 눌러버리려고 한 상대에게 이런 태도를 보일 수 있을까. 한순간의 질투에 무대를 망쳐버릴 뻔했던 자신의 경솔한 행동이 떠오르자 강슬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미안해요.”

“괜찮아.”

와아아아!

무대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잘했다며 박수를 쳐주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멋진 무대 잘 봤습니다.”

마이크를 든 창현이 심사평을 위해 둘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의미심장한 빛이 서려 있었는데, 정상급 가수인 그가 미묘한 변화를 눈치 못챌 리 없었기에 강슬기는 찔끔한 모습을 보였다.

창현은 굳이 그녀의 실수를 언급하지 않고 방금 느꼈던 무대에 대한 총평을 해주었다.

“이번 토너먼트 배틀은 함께 무대를 꾸미는 상대가 적으로 등장하는, 매우 잔인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면도 있는데요,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 훌륭한 무대를 꾸민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짝짝짝!

지켜보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박수를 치는 가운데, 창현의 시선이 정미진에게 향했다.

“상대의 음색을 돋보이도록 만든 행동은 웬만한 희생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행동인데, 어떻게 그럴 생각을 하셨나요?”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슬기와 노래를 부르면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 훌륭한 음색을 돋보이게 만드는 무대를 만들면 어떨까? 그동안 사람들이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도전을 하게 되었고 성공을 하게 되었네요.”

“멋진 판단이네요. 가수가 아니라 프로듀서를 하셔도 될 것 같네요.”

짝짝짝!

다시 한 번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사이, 자신의 인터뷰 차례가 온 걸 알아차린 강슬기가 마이크를 들었다.

“저는…….”

“잠시만요. 제 이야기를 먼저 하겠습니다.”

자신이 욕심 부린 것을 말하려던 강슬기였지만 창현에게 제지당했다. 이대로 모든 사실을 밝힌다면 방송을 위해서도 그리 좋지 못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번 토너먼트 배틀에는 한 가지 사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우선 회사의 역사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제 아버지이자 사장님이신 강석규 사장님께서는 저와 라샤 누님들을 뽑아먹어서 사옥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와하하하!

창현의 너스레에 다시 한 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한 만큼 믿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고자 했고, 이번 토너먼트 배틀도 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

창현의 시선이 마주친 강슬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이번 미션은 서로를 얼마나 더 돋보이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 상대 팀원을 믿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시험하는 자리였습니다. 그 기준에서 자신의 매력을 살려낸 강슬기 씨와 기꺼이 희생을 한 정미진 씨 모두 합격입니다.”

“저, 정말인가요? 하지만 저는…….”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을 고백하려던 강슬기였지만 미소를 지어보인 창현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자세한 사정은 인터뷰에서 말씀해주시길. 제가 다 말하면 PD님한테 혼나요.”

와아아!

관객들의 함성이 터져 나오자 말할 타이밍을 놓친 강슬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자신만 생각했던 부끄러움과 온전히 매력을 살려낼 수 있었던 순간은 잊을 수 없었다.

“축하드립니다.”

“고마워요!”

자칫 어색해질 수 있었던 상황을 훌륭하게 마무리한 창현을 보며 환하게 미소를 지은 정미진이 창현에게 다가갔다.

“거기까지!”

하지만 창현은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저번에 오디션 합격을 하고 포옹을 하던 당시 느꼈던 아줌마의 엉큼한 손길(?)이 떠올랐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착각한 것이 있었으나, 아줌마의 의지는 소년이 막아낼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뭐 어때요!”

그리고 이어진 포옹. 창현의 몸을 꼭 끌어안은 정미진의 양손이 뱀처럼 스멀스멀 그의 등을 누볐다.

와아아아!

“으으……!”

“후후후!”

다시 한 번 당해버린 창현과 웃음을 흘리며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정미진.

아줌마는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


여러 차례 이어진 토너먼트 배틀 촬영이 끝난 뒤, 방송을 타면서 다시 한 번 크게 화제가 되었다.

뒷자리 인터뷰에서 강슬기는 정미진을 누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자신의 실수를 보듬어주었다는 말을 듣고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정미진에 대한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창현의 두 번째 굴욕(?)이 따라다닌 것은 덤이었다.

어찌됐든 모두가 훈훈해하는 가운데, 한 차례 촬영은 즐겁게 마무리가 되었다. 5집 정규앨범 출시를 앞둔 가운데 창현은 약속을 잡고 커피숍에서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일찍 왔나.”

약속 시간은 오후 3시였지만 현재 시간은 2시 30분이었다. 상대가 일찍 다닌다는 걸 알고 미리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볼 무렵, 어느새 도착한 상대가 창현의 맞은편에 서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 미안해.”

“별로요. 누나가 일찍 다니는 걸 알고 있어서 미리 온 건데요. 전혀 죄송할 것 없어요, 주현 누나.”

창현이 만나고자 한 것은 다름 아닌 주현이었다. 오랜만에 본 그의 얼굴에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주현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탁자 위에 올려놓은 벨이 울렸다. 어리둥절한 그녀를 보고 창현이 말했다.

“고구마 스무디 미리 주문해놨어요. 누나가 도착하면 달라고 했는데 빠르네요.”

“으응.”

“잠시만요.”

자리에서 일어난 창현은 고구마 스무디를 가지고 와서 주현에게 건넸다. 매너 넘치는 행동에 주현은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받아들며 조심스럽게 그의 얼굴을 살폈다.

‘대체 뭘까?’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건 다름 아닌 그였다. 무슨 이유로 자신을 청한 건지 알 수 없었기에 가슴에 거세게 두근거리고 있었다.

“바쁠 텐데 불러서 미안해요. 요즘 가장 잘 나가는 게 소녀시대인데.”

“그래도 쉴 땐 쉬고 있어. 잠을 많이 줄여야 하는 게 아쉽지만.”

피부 세포 재생시간을 지키는 것이 버거워서 요즘은 트러블이 종종 생기기도 했다. 입술을 삐죽이며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에 창현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제가 누나를 보려고 한 이유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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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4화 +7 15.04.24 3,979 89 10쪽
»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3화 +6 15.04.22 4,427 82 10쪽
39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2화 +9 15.04.20 4,516 91 11쪽
38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1화 +10 15.04.17 7,376 95 10쪽
37 ▲▲▲▲▲시즌2 시작!▲▲▲▲▲ +5 15.04.17 5,425 6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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