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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번 님의 서재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음악

웹소설 > 작가연재 > 팬픽·패러디, 현대판타지

김현우
작품등록일 :
2015.04.16 13:27
최근연재일 :
2015.06.01 17:02
연재수 :
5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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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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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6
글자수 :
4,296,480

작성
15.04.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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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마음을 울리는 음악 시즌2 제4화

DUMMY

“응.”

대답을 하는 주현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이렇게 불러서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창현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녀의 기대와 완전히 어긋난 것이었다.

“아버지를 챙겨줘서 고맙다고요.”

“으응?”

“얼마 전에 아버지가 누나한테 선물을 받았다고 하시던 걸요? 굉장히 고마워하시던데.”

“……그걸 말한 거야?”

“네! 사실 스케줄이 바쁘다보니 이리저리 챙겨드리지 못하는 게 많아서요. 어머니가 계시지만 주현 누나가 선물을 줬다고 하니 고맙네요.”

“아니야, 나도 아버…… 사장님한테 신세를 많이 끼쳤는걸. 많이 배우고 있으니까 그 정도는 상관없어.”

무심코 아버님이라고 할 뻔한 주현은 재빨리 말을 바꿔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자칫 실수를 하다가는 자신이 창현의 마음을 파고들기 전, 일을 그르칠 뻔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네요. 사실 그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려고 누나를 불렀어요. 별 일이 아닌데 불러서 괜한 일을 한 거려나?”

“아니야, 난 괜찮아. 오히려 시간을 내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그렇죠? 요즘 잘나가고 있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이네요.”

‘하아! 다행이다.’

웃음을 짓는 창현을 보면서 주현은 한결 안도했다. 사소한 일에도 자신을 부를 정도라면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가 되었다.

‘힘내자, 서주현.’

아직도 멀었다고, 아버님의 지원에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내심 자책하던 주현은 희망이 남아있음을 깨닫고 전의를 다졌다.

그러나 다음에 이어진 준성의 말은 그녀의 환상을 깨버리기에 충분했다.

“그나저나 얼마 전에 아버지가 힘내라면서 장어즙을 주시던데 갑자기 웬 장어즙인지. 혹시 누나가 선물한 게 장어는 아니죠?”

“그, 그럴 리가! 내가 왜 사장님에게 장어를 선물해?”

“그렇죠? 누나를 만나러 간다니까 나한테 장어즙을 주면서 힘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어린애같이 장난을 좋아해서는 회사가 어떻게 굴러갈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

석규를 험담하는 창현을 보면서 장어를 선물한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죽을 때까지 숨겨야겠다고 다짐하는 주현이었다.


***


앨범 발매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유리는 시간이 나면 종종 AA엔터테인먼트 사옥에 찾아오곤 했다.

창현의 컴백 무대에서 나레이션을 맡아주기로 약속했기에 그걸 핑계로 들려서 창현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럼 다 됐다. 수고했어요, 유리 누나.”

“나야 감정이입해서 나레이션만 하면 되는데, 뭘. 수고는 창현이가 했지.”

“하하! 저야 뭐 컴백을 앞두고 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우리 활동하고 겹치면 안 되는 거 알지? 그럼 너무 가혹하잖아.”

“안 그럴 거예요. SM과의 관계 선도 있으니까요. 아마 9월 말이나 10월 초쯤에 컴백할 것 같은데 회사 간에 교감이 있을 거예요.”

“그렇지? 안 그래도 요즘 말이 나온다고. 창현이가 누나들 강제 휴가 주려고 컴백하는 게 아니냐고.”

“그럴 리가요. 제가 언제부터 그렇게 악독했다고.”

“다른 애들이 그렇게 말한다는 거지, 난 안 그래.”

“그렇죠? 워스트 맘 건은 미안해요. 방송이고 그게 가장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혹시나 워스트 맘 선정 건으로 기분이 나쁠까 싶어 창현의 말은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유리는 그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난 전혀 기분 나쁘지 않은 걸? 오히려 내가 워스트 맘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만약 시카가 워스트 맘이 또 됐으면 부끄러워서 너 앞에 나타나지도 못했을 걸?”

“설마요, 그렇게 아기를 좋아하던데.”

“말이 그렇다는 거야. 좋아하면서 다가가지 못하는 것 있잖아? 시카가 그렇더라고.”

“하긴,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 보이는데 하는 행동은 완전 아기잖아?”

“그치? 경산이가 울면 어쩔 줄 몰라서 눈이 흔들린다니까.”

둘은 수연의 이야기를 하면서 킥킥 웃었다. 그만큼 서로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유리에게는 이 모든 것이 계산된 바였다.

‘이렇게 친해지면서 천천히 기회를 노리는 거야.’

물론 이 시간도 싫은 건 아니었다. 창현이 자신을 편안하게 느끼게 만들고 그 다음은 천천히 의지하도록 만든다. 그 다음 조금씩 누나의 매력을 보여준다면 홀라당 넘어오는 건 시간 문제였다.

자신도 즐거우면서 창현의 호감을 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그것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같은 분위기가 길어지는 것도 좋지 않았다. 분위기를 바꾸고자 꺼내든 화제는 얼마 전 끝난 오디션 무대였다.

“그런데 오디션은 어떻게 되는 거야?”

“음! 그건 비밀이에요. 회사에서 함구령이 떨어졌거든요.”

“힌트를 아주 조금도 줄 수 없어?”

“주고 싶기야 한데, 사실 구체적인 기획은 모르고 있어서요. 아마 곡을 선정해서 경연하는 방식으로 갈 것 같아요.”

“그렇구나, 아쉽네. 요즘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궁금했는데.”

“알게 되면 누나한테 가장 먼저 알려드릴게요.”

“정말? 고마워! 그런데 그 정미진이라는 분 있잖아. 노래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

“재능도 굉장해요. 조금만 트레이닝을 받으면 아마 대단한 실력을 선보일 거예요.”

기교면에서 부족한 정미진이 사람들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건 미혼모로 살아오면서 쌓인 감정이 그대로 목소리에 녹아들어서였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에 실력이 덧입혀지면 그 다음은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다.

“그치? 세상에 능력 있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 오디션 끝날 때마다 창현이랑 포옹하는 게 부럽기도 하고…….”

“부럽다고요?”

“으응? 내, 내가 그랬나?”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리던 유리는 자신의 속내가 낱낱이 밝혀지자 깜짝 놀라며 허둥지둥거렸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창현과 포옹하면서 나쁜 손(?)을 보다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 표현이 밖으로 나온 것이다.

나도 포옹하고 싶은데.

딸까지 있는 아줌마는 대놓고 농익은 손놀림을 보이니 부러움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누나도 포옹해드릴까요?”

“저, 정말?”

두 눈이 커진 유리가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더듬으며 물었고, 창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야 어렵지 않죠. 제게 많은 도움을 주는 누나인데요.”

자리에서 일어난 창현이 양팔을 펼쳐들자,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간 유리가 그의 품에 폭 안겼다. 따스한 느낌과 함께 형용할 수 없는 감격이 그녀의 가슴속에서 퍼져 나갔다.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시간은 야속했다. 부스럭거리는 느낌과 함께 몸을 떼어놓으려고 하자, 유리는 힘을 줘서 더 세게 안았다.

“……누나?”

“한 번이잖아. 조금 더 만끽할래.”

간절함이 깃든 목소리는 남자라면 절대 뿌리칠 수 없는 마력이 담겨 있었다.

멈칫한 창현은 있는 힘을 다 동원하고 있는 유리를 보다가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

약간 쑥스러웠다.


***


앨범 발매를 앞두고 오디션 심사위원과 예능 출연, 그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정리하면서 창현은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특히 얼마 전 윤종신의 프로듀싱을 겪어보고 오디션에서 심사위원을 지내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자신이 지니지 못한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프로듀싱을 해온 윤종신과 자신의 한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정미진, 둘의 경험은 창현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이전까지는 자신이 키워드를 끼워넣어 듣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경험이 부족했기에, 그 이상 해낼 수 없다고 여겼기에 그것만이 최선이라 여겼다.

그걸로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언제까지 이 경험이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었다.

앞으로 더 나은 음악을 하고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려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그들을 이끌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을 새겨 넣어야 하고 간접적으로 겪은 걸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것도 괜찮을 것 같고, 저것도 괜찮을 것 같고.”

그러면서 자신이 예전에 기초 작업을 다져놓은 곡을 살펴보는 시간도 가졌다. 곡을 들으면서 빼곡하게 적혀 있는 메모는 당시의 감정을 되살리게 만들어주었다.

당시의 감정도 공존하지만 현재의 감정과 조화되면 전혀 다른 새로운 창조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 채 급격하게 속노를 붙이면 전혀 뜻밖의 물건이 나오기도 한다.

“어떤 것 같아요?”

“……이게 진짜 네가 만든 곡이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놀란 석규의 표정을 보고 창현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기존의 음악과 궤를 달리하는 장르였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예전에 만든 샘플로 재구성을 해봤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내용물은 지금 보는 것처럼 전혀 새로운 녀석이 나왔죠.”

“장르 구분도 못하겠군. 분명 팝인데 클래식 느낌도 나고. 팝클래식이라고 해야 하나? 분명 새로운 종류의 음악이군.”

“괜찮나요?”

“다른 가수가 들고 나왔다면 뜬금없다는 말이 나오겠지만 네가 하면 대박이 나겠지. 처음에는 생소해도 뭔가 알 수 없는 신비함이 느껴진다. 이걸 부르면 그 느낌은 더 강해지겠지.”

“그럼 이걸 6집으로 하는 거냐?”

“예?”

갑자기 여기에서 6집 이야기가 왜 나온단 말인가? 하지만 석규는 창현의 반문에 아랑곳하지 않고 방금 전 질문을 반복했다.

“6집으로 쓰려고 내게 보여준 게 아니고?”

“아니, 그게 그러니까…….”

다음 앨범에 넣으려고 만든 것이긴 하니 6집 앨범 예정이긴 했다.

하지만…….

‘아직 5집 앨범 발매도 되지 않았어요.’

뭐라고 말을 하면 7집도 준비하자고 할 것 같아 석규가 무섭게 보이는 창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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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시즌2 시작!▲▲▲▲▲ +5 15.04.17 5,425 6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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