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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에구 님의 서재입니다.

천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無明에구
작품등록일 :
2013.06.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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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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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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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천군2부

DUMMY

뾰루뚱해진 크리스티나의 잔소리를 한 귀로 흘려들으며 대충 옷맵시를 매만진 영주는 서둘러 아내 뒤를 쫓아갔다. 시장기가 많이 들지는 않았지만 사는 즐거움 중 하나인 먹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싶진 않았다. 한번 놓친 아침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념을 굳게 지켜나가고 있는 그는 맛깔스러운 음식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생각을 하니 저절로 즐거워 졌다.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자리에 앉은 레오폴트는 하녀가 내온 따끈한 야채 스프를 다 마시고, 어린 송아지 뒷다리 바비큐 한 덩어리에 후추를 쳤다.

"어디 몸이 안 좋으세요 ?"

듬성 듬성 자른 고기를 입에 집어 넣으려던 레오폴트는 포크를 손에 쥔 채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좀 늦잠을 잤더니 몸이 찌뿌둥 하지만 특별이 아픈 곳은....”

왼손에 쥔 포크에 찍힌 고기 덩어리에서 소스 한방이 곧 떨어질 것처럼 매달려 있자, 레오폴트는 말을 하다 말고 서둘러 입 속에 포크를 집어 넣다 뺐다. 고기 한 점을 먹으니 없던 시장기도 생길 판이었다.

"속이 이상한테"

잘 놀리던 포크와 나이트를 양손에 쥔 레오폴트는 갑자기 속이 부글거리며 거북해지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뭔가가 목구멍으로 튀어 오를 것 같은 기분에 의자에 벌떡 일어난 그는 무슨 말을 하려는 듯 입을 쫙 벌렸다.

"펑"

작은 폭음이 들리더니 레오폴트의 복부가 터져나가며 뒤로 주르르 밀려갔다. 사방에 핏물과 내장이 흩어지며 같이 식사중이던 크리스티나를 덮쳤다. 레오폴트의 갈비뼈가 그녀를 스치듯 지나갔다.

"아아아악"

길게 비명을 질러대던 크리스티나는 그 자리에서 실신해 쓰러졌다.


바르샤바

대한제국군이 민스크를 점령하고 호시탐탐 바르샤바를 노리고 있고, 황금알을 낳던 우크라이나마저 빼앗겨 버리자, 지그문트의 입지는 점점 악화되어 갔다. 영주회의에서는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영지를 유지하기 위해 대한제국과의 협상을 종용하고 나섰다. 이런 저런 일로 심란한 지그문트는 민스크에서 돌아온 이래 도통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몰라보게 헬쓱해져 있었다.

"전하 ! 전하 !"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 영주들이 대규모로 반란이라도 일으켰답니까 ?"

지그문트의 냉소적인 반응과는 달리 헐레벌떡 들어온 재상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무슨 일이냐니까요 ? 대한제국 놈들이 쳐들어오기라도 한답니까 ?"

"라둠 영주가 죽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래요. 나이가 있으니 하지만 이렇게 빨리 하나님께서 부르실 줄은 몰랐는데"

"토른 영주도 죽었습니다."

"뭐요 ?"

별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지그문트는 재상이 계속해서 자그마치 여섯명이나 되는 대영주의 이름을 거명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힘없이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어떻게 죽은 겁니까 ?"

"시에라츠 영주를 빼고는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라둠 영주는 잠자리에 든 모습 그대로 아침에 발견되었고 토른 영주는 복상사 했습니다."

"시에라츠 영주는 ?"

"아침을 먹다가 갑자기 복부가 터져나갔답니다."

"그래요 ? 재상은 누가 그런 것 같소 ? "

비슷한 시간에 여섯명의 영주가 죽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폴란드를 와해시키기 위한 외부의 음모가 작용하고 있다면 대한제국 밖에는 없었다.

"시에라츠를 빼고는 외부 침입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내부 소행이라는 생각에 일단 당시 죽은 영주와 같이 있었던 사람들을 모두 조사하고 있습니다만, 빌뉴스 영주회의 의장를 비롯한 북부 영주들의 소행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대한제국과의 화친을 다른 영주보다 훨씬 강력하게 주장했지 않습니까 ?"

재상의 말에도 일리는 있었다. 죽은 자들은 모두 남부 영주로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영주를 내세울 때까지 영주회의는 북부 영주들에 의해서 움직이게 되어 있었다.

"아니야.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폴란드를 배신할 사람들이 아니야. 너무 들여다보이는 짓을 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들도 아니고 하지만 이번 일로 북부 영주들을 핍박할 수는 있겠지. 남부 영주의 죽음에 북부가 개입했다는 이유로 영주회의를 해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주요 길목에 병사들을 배치해서 이방인들을 검문검색 하도록 하게. 만약 대한제국이 자객을 보냈다면 아직 벗어나지는 못했을 테니 단 한 놈이라도 잡아드리게"

"알겠습니다. 전하. 그리고 이번 일을 교황청에 알려 유럽에서 결성되고 있는 연합군의 도움을 요청했으면 합니다."

"그나저나 날이 풀리면 대한제국과 일전을 벌이던 화친을 하든 양자선택을 해야겠군. 연합군이라 ?"

다른 나라의 군대를 물리치기위해 또 다른 나라의 군대를 불러들인다는 것이 내키지 않은 지그문트는 잠시 생각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폴란드가 허물어지고 있는가 ? 라는 자문에 지그문트는 그렇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언제라도 철회할 수 있다면 괜찮겠지. 그리고 겨울이 가지전에 소치니 그놈을 따르는 자들을 모조리 잡아들이고 농노들을 징발하는데 주력하도록 하시오. 영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바로 알려주시고"

"네"

"그리고 왕궁 경비를 더욱 강화하시고 그만 물러가시오."

지그문트는 왜 자신에게는 자객을 보내지 않았을 까 하는 의구심에, 재상이 나가고 나서도 한참을 의자에 앉아 있었다. 점점 깊어만 가는 이마에 패인 골에 힘이 들어갔지만 수없이 많은 가능성이 그의 선택을 기다렸다.

"그 놈은 잘 있는지 ?"

대한제국이 폴란드를 침공한 이래 단 한차례의 소식도 받지 못한 둘째 아들이 불현듯 생각났지만 아버지로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대한제국이 자신을 살려둔 이유가 둘째 아들 바쟈와 관련이 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흘러갔지만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북유럽 최대의 항구인 암스테르담은 암스텔강에 만든 댐을 기준으로 거미줄 같은 수로로 이어진 부채꼴형 도시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댐 광장 앞에는 네덜란드 왕궁이 세워져 있다. 암스테르담은 70여개의 운하로 연결되는 도시에 걸맞게 벽돌로 만든 아치형 다리들이 섬과 섬 사이를 연결했다.

바타비아를 대한제국에게 빼앗긴 이래 잠시 주춤했던 암스테르담의 활기는 식민지 건설단이 정식으로 발족하고 이주민들을 모집하면서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1612년에 신대륙 동쪽 해안에 건설한 뉴암스테르담으로 가는 식민지 이주민과 물자들을 가득 채운 범선들이 열흘에 한 척 꼴로 암스테르담을 출항하고 있었고, 매일 이주선을 타기위해 유럽 전역에서 사람들이 암스테르담으로 모여들었다. 거기에 대한제국의 상품을 싣고 들어오는 스웨덴의 상선까지 합세하면서고 있어서 부채꼴의 도시 형태는 하루가 다르게 반원형으로 넓혀져 가고 있었다.

운하 하구에 자리잡은 대부분의 집에서는 암스텔 강변에 있는 풍차가 훤히 내다보였다. 일렬로 서있는 5층 건물 중 하나에서 말없이 돌아가는 풍차를 바라보던 한 동양인 사내가 중절모를 눌러쓰고 옷걸이에 걸려있는 외투를 걸쳤다. 보기만 해도 고급스러운 천연 모피 코트는 이 사내가 꽤 부유한 상인 출신이거나 귀족 출신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쿠궁"

동양인 사내가 방문을 살며시 닫고 나가자 방안은 태초의 침묵 속으로 스며들었다.



제 8 장 세느강은 굽이굽이 서쪽으로 흐른다.


단기 3959년(1626) 봄 프랑스 로리앙 동쪽 나자레 마을

4군 병력이 기나긴 겨울의 끝 자락을 붙잡고 지리한 씨름을 하고 있는 민스크와는 다르게, 남부 프랑스는 사방이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고, 물오른 나무들의 가지에는 새싹들이 터져 나와 기지개를 활짝 켰다. 싱그러운 들판에는 곤충들과 어울려 어린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대지가 선사한 축복을 마음껏 즐겼다.

"미셀 ! 애들을 불러 모으련 ? 점심 먹을 시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초원에 나온 소피아 선생님은 주변 마을에 있는 아이들을 모아 학교를 열고 있었다. 물론 에드몽의 재정적인 지원과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다. 따뜻한 봄날을 만끽하기 위해 들판으로 나왔던 소피아와 아이들이 흩어져 뛰놀고 있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즐거운 마음이 생기게 했다. 선생님의 말에 10살 된 미셀이 들고 있던 종을 힘껏 내리치자 청아한 종소리가 들판으로 울려 퍼졌다.

"땡땡땡"

주변에서 뛰놀던 고만 고만한 아이들이 종소리를 듣고 하나 둘씩 선생님 주변으로 올망졸망 모여들었다.

"소피아 선생님. 정말로 서울은 천국 같나요 ?"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올려다보는 미셀을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던 소피아는 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를 잠시 생각했다.

"글쎄다. 선생님도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구나.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니 ?"

"교회에서요. 일전에 신부님께서 낯선 사람을 소개 시켜 주셨는데 그분이 그러던데요. 동쪽 끝에 있는 태양의 고향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있데요. 그리고 그 나라에 있는 가장 아름다운 도시, 서울은 배고파 우는 아이도 없고, 때리는 귀족도 없다고요. 모든 사람이 하늘아래 평등과 자유를 느끼며 살고 있대요. 아! 참 그리고 겨울에는 함박눈이 엄청 온데요. 그런 곳이 천국이 아닌가요 ? 전 그곳에서 살고 싶어요."

"그러니 ? 그곳에서 살면 미셀은 참 좋겠구나. 그럴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단다. 그리고 좀 더 커야 돼. 서울은 이곳에서 엄청 멀단다. 어린애가 갈 수 없을 정도로"

"그렇게 뭔가요 ?"

"그럼 ! 얼마나 가야할 지 모를 정도로 멀단다."

선생님의 말에 시무룩해진 미셀이었지만 금세 밝은 얼굴로 돌아왔다.

"괜찮아요. 지구는 둥그니까 해 뜨는 곳으로 계속해서 걸어가면 언젠가는 도착하겠죠."

"그렇구나. 미셀은 참 똑똑하구나. 선생님은 배고픈 걸. 점심을 어서 먹자"

주위에는 어느새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선생님과 미셀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피아는 서둘러 점심 보따리를 풀어놓고 아이들에게 빵과 고기, 우유 등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재잘되던 아이들이 입 속에 빵을 한입 물자 주변이 조금은 조용해졌다.

"그런데 르보르뉴는 어디 갔니 ?"

또래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르보르뉴는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 보다 혼자 사색하는 걸 더 좋아했고, 독서에도 열심이어서 학교에 비치되어 있던 작은 문고를 다 읽은 유일한 아이였다. 미셀이 친 종소리를 듣지 못 할 만큼 먼 곳으로 갔거나 아니면 어디선 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 했다.

"동쪽으로 혼자 걸어가던데요 ?"

"또 ? 르보르뉴는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사라지는 구나. 조금 있으면 돌아오겠지."

의당 그래왔던 것처럼 모두들 르보르뉴가 사라진 것을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은 아이들에게 눈을 감고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훤한 곳으로 길을 잃어버릴 위험도 없었고, 맹수 같은 위험도 없었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슬슬 르보르뉴를 찾으러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소피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동쪽 들판을 바라보았다. 햇빛의 열기를 받아 아지랑이가 소록소록 올라오는지 지평선 부근이 아른거렸다. 흔들거리는 대기속으로 흐릿한 사람의 형체가 자신에게로 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소피아는 르보르뉴가 돌아오는 것이려니 생각하고는 아이들에게 짐을 챙기게끔 했다.

"여러분. 이제 그만 돌아갈 시간이예요. 모두들 짐을 챙기세요. 저기 달려오는 르보르뉴가 오면 바로 출발하겠어요. 미셀은 동생들 잘 챙기고 흘리거나 잊어먹고 가는 것 없게 해주세요 ?"

"선생님."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주의사항을 애기 하던 소피아는 뒤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르보르뉴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점점 또렷해지는 목소리에는 알 수 없는 공포감이 깃들어 있었다. 전력질주를 하며 달려오는지 그의 모습이 빠르게 형체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선생님. 빨리 도망가세요"

"헉헉헉"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던 르보르뉴가 소피아 앞에서 연신 숨을 헉헉 거렸다. 얼마나 힘들게 달려 왔는지 숨이 턱까지 치밀어 올랐고 얼굴을 벌겋게 달아올랐다.

"선생님. 숨어야 되요. 군대가. 어서요"

"알았다. 자. 우선 이걸 마시거라 그리고 천천히 말해보렴."

소피아는 밑도 끝도 없이 단어를 늘어놓던 르보르뉴를 우선 진정시키기 위해 물 한잔을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르보르뉴가 차근차근 말하길 기다렸다.

"왕가 문장을 들고 있는 군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서둘러야 되요 ?"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그만 가려 했다. 애들아 가자"

에드몽이 파리의 루이 13세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주변 사람이라면 애들도 다 알고 있는 일이었다. 그런 곳에 루이 13세의 명령을 받는 군대가 나타났다는 것은 십중팔구는 좋지 않은 일이고 자칫 주변을 얼쩡거렸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 몰랐다.


"이런 조그만 지방을 혼내주는데 부대 전부를 동원하라니 어찌 되었든 두어 달 실컷 놀다 가면 되겠지. 그 에드몽이란 젊은 놈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주고"

마지노 장군은 루이13세의 명령을 받고 파리 근교 주둔지를 벗어나 남부 촌 동네까지 오게 된 것이 영 내키지 않았다. 이런 촌구석은 자신과 같은 유능한 장군이 아니더라도 갈 사람이 많았는데, 루이 13세는 유독 자기를 고집했다. 어쩔 수 없이 파리를 떠나온 그는 하루빨리 에드몽을 붙잡고 나서 여흥을 즐길 생각이었다. 변두리 영주에게 겁도 없이 파리의 명령을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할 참인 마지노 장군은 전초병의 보고에 귀를 기울이며 눈을 감고 있었다.

"전방에 애들이 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를 발견한 것 같습니다."

"나자레 마을에서 나온 애들이겠지. 모두 잡아드려."

어차피 나자레 마을은 지상에서 살아질 것 이지만 그래도 자신의 부대가 온다는 것을 광고할 필요는 없었다. 마지노 장군의 명령에 수십 기의 기병들이 앞으로 내달렸다. 기병들이 자신을 쫓는 것을 알아챈 아이들과 소피아가 사방으로 흩어지며 죽어라 도망갔지만, 말과 어린아이의 발걸음은 천지차이만큼 커서 금세 모두들 붙들려 마지노 앞으로 질질 끌려왔다.

"너희들은 누구냐 ?"

"나리. 저희들은 나자레 주민입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소피아는 마지노 앞에 끌려가자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기부터 했다. 행여 장군의 심기를 건드려 어린 아이들이 다치지나 않을 까 걱정된 소피아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

"무엇을 ? 네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아느냐 ?"

마지노의 말에 일순 소피아의 눈썹이 파르르 떨려왔다. 따지고 보면 그녀가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기병대에 눈에 띈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다.

"고귀하신 장군님의 앞길을 어지럽혔으니 죽어 마땅합니다만, 보시다시피 모두 철없는 어린 아이들입니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신다면 하나님의 축복이 장군님께 충만하실 것입니다.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오돌오돌 떨고 있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르보르뉴는 무릎 꿇은 체 똑바로 마지노의 얼굴을 바라보며 소피아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의 눈이 마지노의 눈과 마주치자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처다 보았다.

"아니 그럼. 내가 용서해 주지 않으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지 못한다는 말이냐 ?

꼬마아이의 강렬한 눈빛을 스치듯 지나친 마지노는 갑자기 시골 나부랭이 그것도 여자와 서너 번이나 말을 섞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마음이 불쾌해진 마지노는 그만 이 일을 여기서 처리하고 싶어졌다. 소피아가 뭐라고 말하기 전에 마지노는 소피아와 아이들과 소피아에 대한 처분을 내리고는 본대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부관 ! 저 여자와 어린애들을 병사들에게 나눠줘라. 서둘러 가자"


에드몽과 고진영 소령 그리고 이길주 4161 특수 여단장은 마지노 부대가 시시각각 다가옴에 따라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이길주 여단장을 비롯한 특수여단 장교들은 전투 준비를 서둘렀고 주변 마을에는 대피명령을 내려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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