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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에구 님의 서재입니다.

천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無明에구
작품등록일 :
2013.06.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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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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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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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천군2부

DUMMY

"지금 당장 후퇴해야 합니다. 전하 ?"

"자네나 먼저 가게. 영 힘들 것 같으면 나도 뒤따라가 가겠네"

"네. 전하! 보중하소서"

라울 스투카스는 더 이상 입씨름을 하지 않고 서둘러 자신의 말에 올라탔다. 그가 말에 올라타자 주위에 있던 근위기병 수십 명이 동시에 말에 올랐다.

"이랴 ! 가자."

아무런 표식도 없는 민밋한 기병 수십기가 지휘부를 떠나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라울 스투카스가 떠난 지 얼마 후, 지그문트는 자신의 포대가 모조리 부서져버렸다는 보고와 함께 좌측방에서 압박해오던 적 선봉이 중앙 본대와 접촉했다는 보고를 접했다.

"끝인가 ?"

"서둘러야 합니다."

성령의 임하심을 기대하고 기대했던 폴란드군은 전투개시 한시간 30분만에 결판이 나고 있었다. 시메온 민스크 영주의 재촉을 흘려버린 지그문트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일방적으로 당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중앙의 적은 그리 강력한 군대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자신의 부대 좌측방이 무너져 내린 후였다.

"바르샤바로 돌아간다."

시메온이 주위의 전령들에게 서둘러 후퇴명령을 내리고 있는 사이에도 주위에서는 연신 총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적군이 지휘막사 근처까지 다다른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사방이 포위당한 폴란드군 정예병은 근위대 천여명을 빼고는 전멸을 각오해야 했다.

"탕탕탕 드드드"

지그문트의 후퇴명령은 최전선까지 전달되지도 못했다. 전령들이 후퇴명령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도망가기에 바쁜 나머지 최일선에서 대한제국군과 싸우던 폴란드군은 항복하거나 사살되었다. 민스크 대전에서 폴란드군은 칠만에 가까운 병력이 포로로 잡히거나 사살되었으며, 대한제국은 약 삼천명의 사상자와 천마 여섯대가 반파되고 무리하게 운용된 기관총 20정이 반파되는 적은 손실을 입고 민스크 주변을 장악하게 되었다. 며칠 후 1군단 병력이 리가항을 접수하면서 폴란드와 결혼을 통한 동맹관계에 있는 리투아니아공국을 사실상 해체 시켰고, 또 다른 대한제국군은 우크라이나인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키예프에 입성하게 되었다.



단기 3958년(1625) 가을 프랑스 남서부 로리앙

에드몽 영지 내에 멋들어지게 지어진 빌라봉 성은 다른 성채에 비해 성곽의 높이가 낮게 건축되었다. 포탄의 포물선 운동과 포격 각도 그리고 사정거리를 면밀히 계산해서 정해진 빌라봉 성의 성벽은 포탄 공격에 비교적 덜 노출되도록 설계되고 건축되었다.

"빌라봉이란 말이 옹달샘이라죠 ?"

"네. 스퀘델리가 그러더군요. 프랑스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만 내려가시지요"

최우석 공사와 고진영 무관이 황혼 빛이 자자 드는 성 맨 꼭대기 층인 4층에서 지하로 향하는 달팽이 계단을 천천히 내려왔다. 한적하던 빌라봉성은 요즘 들어 손님들이 부쩍 늘어 상주인원이 수백 명이 넘었지만, 밖에서 보기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듯 보였다. 빌라봉성에는 1군 특수여단 병력이 수백명 들어와 있었고, 야음을 틈타 매일 수십명씩 들어왔다 나가곤 했다. 최우석과 고진영이 촛불 서너 개가 희미하게 밝히고 있는 통로를 지나 맨 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가다가는 한 달 안에 창고가 텅텅 비겠습니다. 매일 계속해서 부식들을 사들이고 있지만 소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위 이목을 끌 수 있는 일을 벌이기도 그렇고…"

성의 안살림을 비롯한 잡일을 맞고 있는 관리인이 급격히 늘어난 상주 인원과 소모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자칫 반입물목 양을 늘리면 주위에서 이상하게 생각할지 몰랐다.

"그래도 오신 손님을 굶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 무리를 해서라도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상황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눈치 볼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로마에서 범 기독교세력의 통합을 공포하고 나선 마당에 언제 이곳이 공격당할지 모릅니다."

빌라봉성을 책임지고 있는 고진영 소령이 관리인에게 상관 없다는 투로 이야기 했다. 유럽의 전초기지인 빌라봉은 모든 유럽의 정세를 파악하고 특수부대의 보급을 책임지며 유사시 군사기지로 활용되도록 운영되고 있었으며, 지하에는 60미리 박격포 10여문과 12.5미리 기관총이 숨겨져 있었다.

빌라봉에서는 모스크바에서 오는 정보를 유럽 각지에 퍼져있는 세포들에게 전달하고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기위해 주변 지부장들을 불러 모았다. 몽블랑을 통해서 확보한 거점들은 작은 것 까지 합치면 대략 43개가 되었고 그 중 25명의 거점 책임자들이 빌라봉에 모였다.

"루이 13세나 리슐리외 추기경은 대한제국에게 우호적인 인물입니다. 이번 공의회에서도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속내는 어쩐지 모르겠지만 이곳을 공격하는 데는 반대할 수 있습니다."

최우석은 그동안 자신이 만들어 놓은 대한제국과 프랑스간의 우호적인 관계가 이번 일로 깨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아니 공든 탑이 무너질 거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

"공사께서는 미련을 버리시기가 아쉬운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미 그림자 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최종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모든 것을 감안해서 방안을 수립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최대 2개월의 고립을 각오해야 합니다. "

이번에 투입된 4군 1군단 4161 특수여단장인 이길주 준장은 군인답게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있었고, 최우석에게도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몽블랑을 폐쇄해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언제 연락망이 끊어질지 모릅니다. 제 부하들은 그런 훈련이 되어 있지만 외교부 직원들은 어렵지 않겠습니까 ?"

"그렇긴 합니다만, 전 일단 파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한 번 더 살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외부부에서도 이럴 때를 대비해서 준비한 것들이 있습니다."

"그건 편하실 대로 하십시오. 하지만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주시길 바랍니다. 비상 탈출로를 확보해 놓는 것과 저희 부대원들의 호출부호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대한제국이 준비해왔던 유럽 침공을 시작했다는 설레임과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일 지도 모를 불안감이 혼재되어 있는 빌라봉 지하 회의실은 회의가 진행될수록 흥분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더해갔다.


"그럴 수는 없소 ! 이건 귀국이 나설 일이 아니오. 그런 이야기라면 당장 물러가시오 공사 !"

루브르 궁에 있는 루이 13세의 접견실에서 프랑스 황제의 단호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폐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길 간언 드립니다. 터키와 전쟁을 하는 것은 얻을 것 없는 복마전에 귀중한 국고를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언제부터 최 공사께서 프랑스의 국고까지 신경 쓰셨습니까 ? 더군다나 그대의 나라는 터키제국과 동맹을 맺고 있고 또 폴란드를 침공하지 않았소 ?"

루이 13세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최공사를 조롱하는 듯 한 어감을 지우지는 않았다. 루이 13세를 알현하고 있는 최우석이 프랑스가 이번 동맹에서 빠지길 요구하고 있었지만, 루이 13세는 내정간섭이라며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었다.

"본국이 터키와 동맹을 맺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방어적인 동맹이지 둘이 힘을 합쳐 다른 나라를 공격하고자 한 것이 아닙니다. 상호 협력조항이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외부로부터 침공을 받았을 때에 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국이 폴란드에 군대를 보낸 것은, 10년전에 있었던 전쟁에서 폴란드가 대한제국의 영토를 무단으로 병합하였기 때문입니다. 수차례 지그문트에게 반환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고, 스몰렌스크와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고 있는 본국민들을 악랄하게 착취하고 탄압했습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본국이 군대를 보낸 것입니다. 이는 당연한 권리입니다."

루이 13세의 얼굴표정이 수시로 변했다. 잠시 말문을 닫은 최우석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무엇보다도 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범유럽과 터키제국간의 전쟁이 자칫 대한 제국과의 충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프랑스와의 우호관계도 심각한 금이 가지 않겠습니까 ? 이는 폐하께서 원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

최공사의 말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이며 곰곰이 생각을 하던 루이 13세는 그래도 힘들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 경우는 없어야 해야겠지요. 하지만 공사도 알다시피 터키제국은 기독교도의 땅을 침공했으니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 아시고 그만 돌아가시오."

프랑스가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에 따라 스페인과 터키국경에 병력을 파견하겠다던 당초 계획을 확인만 하고, 최우석이 루브르궁 황제 집무실을 나갔다. 최우석이 나가길 기다렸던 리슐리외경이 붉은 색 휘장을 들썩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최공사에게 은혜를 입었던 그로서는 요즘 최공사를 슬슬 피해 다니고 있었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말이요. 만약에 유럽이 대한제국과 싸우면, 경은 누가 이길 것 같소 ?"

"쉽지는 않겠지만 유럽이 이길 것입니다."

"저들은 우수한 무기와 전선을 가지고 있는데도 말이요 ?"

"그렇습니다. 문제는 사람입니다. 대한제국은 이곳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먹는 것도 다르고 입는 것도 다른 그들로서는 모든 것을 본국에서 가져와야 합니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수십 만명을 먹여 살리기에는 수송에 한계가 있습니다."

적어도 리슐리외가 생각하기에는 그랬다. 대한제국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어도 그건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가 ? 이번 제2차 십자군 결성은 우리 프랑스에게 기회임에 틀림없소. 잘만 되면 회교도자체가 붕괴될 수 있지 않겠소 ? 그렇게 되면 동방무역의 숨통이 트이고…"

루이 13세는 어머니와의 긴 내전을 통해 곤궁해진 궁정 창고를 채우기 위해 상인들에게 많은 후원금을 받고 있었고, 그를 후원하고 있는 상인들은 터키제국에 의해 독점되고 있는 동방무역의 길을 열기 위해 이번 십자군 결성에 참여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로리앙을 제외한 많은 영주들도 장미빛 환상에 사로잡혀 십자군에 참여하길 바라고 있었다. 유럽연합함대가 대한제국함대에게 무참히 깨지고 동남아 거점을 잃어 버린 지 10년이 지난 유럽은 향신료 폭등과 무역 침체로 인해 상인들의 생존이 심각히 위협 받고 있었다.

"폐하 ?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도 아네. 대한제국이 남지. 하지만 싸우던가 협상을 하던 가는 나중 문제가 아닌가 ? 일단은 터키문제에 집중해야겠지 ? 그러면서 대한제국에 대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되겠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남부에 몰려있는 위그너들을 처리해야 합니다. 바티칸이 의도적으로 그들에게 서한을 보내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공의회에 참석하지 않은 교단이나 교파는 무조건 이단으로 처벌한다는 합의에 따라 분명 로리앙을 치려 할 것입니다. 거기에 영국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놈들은 한때 그 지방을 통치하지 않았습니까 ?"

리슐리외는 루이 13세가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상기시켜 주었다. 위그너는 그에게나 그의 아버지인 앙리 4세에게나 골칫거리임에 틀림없었지만 그렇다고 영국놈들을 프랑스 왕국에 들여놓을 수는 없었다.

"로리앙 영주에게 강력한 경고 서한을 보내시오. 더 이상 이단자들을 옹호하고 나서지 말라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영지를 박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시오. 물론 영국놈들이 심상치 않다는 것도 알려주시고. 그런데 에드몽이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야. 그의 아버지는 독실한 구교도였는데…. 뭔가 이상해. 재상이 이번 일을 철저히 알아보시구려"

"알겠습니다. 폐하"


루부르 궁을 나와 대한제국 공사 건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최공사는 황제의 말이나 표정에서 당장 대한제국민에 대한 적대행위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걱정거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공사 건물을 경비하고 있는 프랑스 군인들이 그에게 경례를 했지만 최공사는 고개를 숙인 체 열려진 출입문을 지나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단기 3958년(1625) 가을 모스크바 남서쪽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져있는 벌판에 홀로 세워진 러시아부 경찰학교에서 제 1기 경찰 생도의 졸업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일선 경찰서에 배치될 500명의 생도들은 대부분이 군대를 제대하고 마땅한 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었지만, 개중에는 슬라브인들도 끼어 있었다.

"짧다고 할 수 없는 6개월간의 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대한제국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여러분들이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일선에서 근무하다 보면 여러분 자신이 자신의 위치에 대한 회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점을 명심해 주십시오. '우리의 임무는 국민의 안위에 있다. 나는 용의자를 검거할 뿐 처벌은 법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범죄자도 우리의 국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범죄자들을 선량한 국민들에게서 격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선량한 국민으로 되돌리는 데 있습니다. 그럼 이상 마치겠습니다."

"와아"

교장의 긴 연설이 끝나자 생도들이 쓰고 있던 빨간색 모자를 하늘높이 날리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공식적인 행사가 끝이 나자 생도들과 가족들이 얼싸안으며 6개월동안 못 만난 정을 나누느라 학교 운동장은 시끌벅적 했다.

"자네는 어디로 발령 받았나 ?"

"난 스몰렌스크, 자네는 ?"

"운 좋게도 모스크바"

찾아올 가족이 없었던 빅토르와 방문수는 서로의 근무지를 확인 하면서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른 동기들이 같이 식사하자고 불러댔지만, 다른 가족 틈에 끼어 눈치 밥을 먹기 싫었던 그들은 학교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 문을 열었다.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 주방장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왜 ? 점심먹게 ?"

"네."

대충 상황을 짐작한 주방장은 벽에 걸려있는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으로 들어가며 한 소리 했다.

"뭐 먹고 싶은 것 있나 ? 그 동안 부실한 찬거리로 때우느라 고생했을 텐데 오늘은 특별히 주문을 받지."

빅토르와 방문수는 서로의 눈빛을 교환하더니 합창을 해댔다.

"갈비 구이"

그들이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맛있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갈비구이가 으뜸이었다. 언제나 개나 돼지에게 줘도 먹을 것 같지 않은 3찬에 밥을 먹어오던 생도들에게 열흘에 한번 있는 특식 날에 나오는 갈비구이는 식당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곤 했었다. 한 점이라도 더 먹으려는 생도와 그걸 막으려는 생도사이에 밀고 밀리는 신경전은 종종 싸움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좋지. 조금만 기다리게"

빙그레 웃음지으며 둘의 식사를 준비하던 주방장은 식당문이 열리며 서너 명의 생도들이 더 들어오자 갈비가 동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칼이 들려진 오른손은 더욱더 빠르게 움직였다.


이스탄불 터키제국 황궁

타라한 황태후가 기거하고 있는 황궁 깊숙한 안채에는 연신 황태후의 웃음소리와 무할라비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가끔 간드러지게 웃는 교성이 안채를 넘어 들리기까지 했다.

"호호호호호. 그라나다에 축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셨습니까 재상 ?"

"네. 폐하. 황태후폐하와 황제폐하의 홍복이시옵니다."

"아무렴요. 알라신이 하시는 일입니다. 잘못될 리가 없지요. 이렇게 기쁠 수가 없습니다. 호호호호"

타라한은 자신의 함대가 스페인함대를 대파하고 그라나다에 수만 명의 인원을 상륙 시켜 말라가 항구를 점령하고 그라나다 지역을 회복했다는 소식으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대한제국에서 들여온 물건으로 안전한 운우지락을 곁 드리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이교도 놈들이 연합을 한다는 소식인데, 병사를 더 모집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렇지 않아도 각 지역에 모병관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행해지고 있으니 심려 놓으십시오. 그리고 황제폐하를 이제 그만 모셔오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 황태후 폐하 ?"

"아니요. 몇 년은 더 모스크바에 두는 게 좋습니다. 이교도 놈들과의 전쟁을 마무리한 연후가 좋습니다. 더군다나 황제께서 오시면 재상 얼굴 보기가 더 힘들어질 것 아닙니까 ?"

"하지만…."

"그 일은 그만 하시지요 재상. 어디 증기선 제작 이야기나 들어봅시다."

반대파들을 무자비하게 처단하던 냉혹한 면을 소유한 황태후는 자식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황태후는 지금 당장 황제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녀의 그런 마음은 재상에게 딴 생각을 먹게 하고 있었지만, 황태후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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