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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에구 님의 서재입니다.

천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無明에구
작품등록일 :
2013.06.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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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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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천군2부

DUMMY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모든 지대는 적당한 지점을 골라 방어전을 수행하라는 명령이야. 1지대 병력을 모을 곳을 찾아 보라구. 리가가 좋을 것 같긴 한데. 우리는 민스크를 둥지로 사용한다. 폴란드 정예군을 눈앞에 둘 순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1군단 병력은 일단 리가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1 군단 특수 여단 병력을 프랑스에 침투시키도록."

"네 ? 여단 병력 전체를 말씀하시는 것 입니까 ?"

참모장은 사령관의 명령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1군단 특수여단 병력을 유럽에 진출 시킨다는 것은 머지않아 그림자들을 움직이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래. 어쩌면 4군 직할 여단도 함께 움직일 수도"

"너무 이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지금 상황이 그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올해 안으로 임시 비행장과 활주로를 10개 이상 건설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을 보면 말야."

참모장은 더 이상 말문을 열지 않았다. 이미 천군부는 유럽전체와의 전쟁을 상정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터키를 도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터키는 대한제국의 희생물이 될 가능성이 컸다. 유럽이 적당한 선에서 터키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터키와 유럽은 동시에 대한제국의 발아래 놓이게 될 판이었다.

"민스크 공격 작전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가능하면 섬멸전으로 작전을 변경하도록."

"알겠습니다."

민스크에는 스웨덴을 공격하기위해 모집 된 폴란드군의 대부분이 몰려 있었다. 지금 민스크는 주민보다도 군인이 더 많은 도시로 변해 있었는데 자그마치 십만에 가까운 병력이 대한제국군의 선봉인 5군단 전방에 웅집해 있었다. 참모장은 2지대의 모든 화력을 일시에 투사하기 위해 5군단에서 화력이 거의 없는 두개의 보병사단을 후방으로 빼고 2군단에서 착출한 4231 보병사단을 전방에 내세웠다. 예비로 돌려져 있던 4521 기병사단을 공격진형 우측에 배치하고 포병여단에게 포대당 300발의 포탄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대한제국군이 민스크로 조금씩 움직이자 민스크 주변에서 전투준비를 하는 폴란드군의 움직임도 활발해 졌다. 폴란드 군 총사령관인 지그문트가 바르샤바를 떠나 직접 이번 전투를 지휘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아 있었다.


단기 3958년(1625) 여름 민스크 부근 폴란드군 진영

시메온 민스크 영주와 지그문트 폴란드왕이 근위기병의 호위를 받으며 폴란드군 진영을 시찰하고 있었다. 대한제국군 공격을 막기 위해 대략 10킬로 정도 죽 늘어서 파진 참호 안에는 총병들이 들어가 있었고, 그 후미에는 기병연대 그리고 그 뒤에는 포병대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보병이나 기병들은 전투에 사용할 총알을 직접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휴대하고 있는 거푸집에 쇳물을 붇고 쇳물이 식으면 그 안에서 콩알보다 조금 큰 총알을 꺼내 표면을 맨들맨들 하도록 문질렀다. 총알을 만들고 총을 손질하는 것은 총병들의 중요한 군생활 중의 하나였다.

"이번에 밀라노에서 저희들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시메온은 공의회에서 십자군을 편성하여 폴란드를 지원한다면 자신의 영지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든 영주들이 다 그렇듯 그들은 자신의 재산과 영지를 지키고 유지할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대한제국이 그것을 보증한다면 시메온은 대한제국에게 투항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대한제국은 개인의 토지 소유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고 귀족에 대한 특권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스페인이 공격당하고 있다는데 이곳까지 오기가 쉽지는 않을 거야. 대한제국 같은 강대국보다는 터키를 상대하는 것이 더 쉽다고 생각할 수 있고, 하지만 지원군이 없어도 우리는 충분히 대한제국을 방어할 수 있다. 이곳에 10만의 병력이 모여 있어. 일찍이 대륙에서 유래가 없는 대 병력이야. 그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나. 지그문트이고"

"그렇습니다. 전하"

시메온이 맞장구를 쳤다.

"문제는 우리는 여기 있는 군대가 전부인데, 저 놈들은 반절도 보내지 않았다는 거야"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대한제국도 지금 가용 가능한 모든 병력을 투입한 거라 보시면 되옵니다. 이번 전투에서 승리하면 저들은 운신의 폭이 줄어들게 분명합니다. 너무 급작스레 팽창한 제국이 가지는 내부 모순이 우리의 승리를 계기로 밖으로 터져 나오게 될 것이고, 내부 혼란을 잠재우는데 신경을 쓰는 사이 우리는 우리의 힘을 더욱 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그래 그런 점에서 이번 전투가 중요해. 전 군이 죽을 각오로 싸워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모두들 묵주기도를 시간 있을 때마다 하라고 지시하게. 레판토 해전을 기억하면서. 이교도를 물리치시도록 성령을 내려주신 성모마리아께서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신부들이 매일 돌아다니며 묵주기도와 예배를 집도하고 계십니다."

"그래야지"

스몰렌스크 전투를 전해들은 폴란드 군들은 대한제국군을 거의 악마군과 동일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벌벌 떨던 그들이 지그문트가 묵주기도와 신부들을 대거 투입하여 마음의 동요를 안정시키자 점차 진영이 안정을 되찾았지만, 죽음이 내포한 원초적 두려움을 떨쳐버리기에는 신부들의 말이 의심스러웠다. 거기에는 한창 폴란드를 돌아다니며 이단설을 퍼트리고 있는 소치니파의 설교가 한 몫하고 있었다. 농노와 노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주들과 교회를 비판하는 내용들은, 듣는 이로 하여금 지배계급에 대한 불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심을 묵상합시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심을 묵상합시다."

왼손에는 십자가를 꼭 잡고 오른손에 묵주를 든 신부들. 묵주 알을 하나씩 돌리면서 자신들이 믿는 신의 구원을 간절히 기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령을 보내주심'이라는 말을 할 때 신부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십만에 가까운 병사들이 줄기차게 묵주기도를 올리고 있을 무렵 대한제국군의 사령부는 민스크 공격 작전을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의외로 적의 방어막이 두텁습니다. 인원도 만만치 않고, 전 전선에서 공격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따라서 적의 세력이 두터운 곳은 포병여단의 집중 포격을 실시하고, 적의 가장 약한 부분을 기계화사단이 공격하여 방어선을 뚫고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다음, 기병사단을 투입하여 적 후방을 교란하고, 보병을 투입하는 작전 계획 3안이 가장 타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동작전을 동반한 종심타격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지형입니다. 여기를 보시면 적의 주력은 이곳 슬로바다에서 스몰레비치와 고로독를 연결하는 50킬로미터 회랑에 긴 참호선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 중심 약 10킬로미터의 병력 집중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이번에 수정된 작전안은 중앙을 조공부대가 제한적으로 공략하여 적을 혼란스럽게 한 후, 좌우 중 한곳으로 병력을 집중시켜 돌파하는 작전입니다."

4군 작전참모는 각 사단장과 연대장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지도를 집어가면 작전 3안을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당초에 중앙을 돌파하여 적을 흩어지게 한 후 각계격파 한다는 작전 원안은 사령관이 단 한 번의 전투에서 적의 주력을 섬멸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자 수정이 가해졌다. 그래서 나온 제 3안을 지금 작전참모가 각 주요 지휘관들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만약에 우리 주력군이 중앙을 비운사이 적이 포화를 뚫고 돌격해 온다면 어찌 막을 생각입니까 ?"

후방으로 빠진 4532보병 사단장이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그의 말대로 적이 중앙화력을 몸으로 맞으며 돌격해 온다면 자신의 부대와 4531보병사단이 5만 이상의 적병을 상대해야 했다. 아직 개인소총이 지급되지 않은 그들로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럴 경우는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만일을 위해 기계화사단 일개 여단을 중앙에 박아 놓겠습니다. 천마 1개 여단이면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습니까 ? 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아니. 그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하네. 다른 의견 없나 ?"

사령관은 천마-3을 개량한 천마-4의 성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대명부 내전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보완한 천마-4는 총안구가 마련되어 있어서 굳이 보병들이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사격을 할 수 있었다. 움직이는 벙커라고 할 수 있는 천마-4는 환기장치가 배가되어 실내 사격시 발생하는 연기를 순식간에 밖으로 배출할 수 있었다.


요한은 리다지방에서 끌려와 달랑 창 한 자루를 들고 참호선에 들어와 있었다. 그의 임무는 그의 상관인 잘스 마틴이 화승총 장전하는 것을 보조하고 적의 기병이나 보병으로부터 마틴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정말로 대한제국 놈들이 악마입니까 ?"

"낸들 아나. 신부님이 그러니 그러겠지. 신부님께서 언제 거짓말 하는 것 보았나 ?"

"물론 그렇지만"

괜한 것을 물었다는 생각에 요한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신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그의 이웃를 화형시킨 것도 그 잘난 신부였다. 그의 친한 이웃은 베드로 신부라고 불리는 자가 내린 이상한 명령 때문에 화형을 당했다. 요한의 옆집에 살았던 그는, 악마의 종자가 아니라는 증거를 대라며, 뱀의 목을 자르라는 신부의 명령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기소되고 화형에 처해졌다. 닭 한 마리 잡지 못하던 그 친구는 결국 뱀의 머리를 자르긴 했지만 베드로가 그를 악마로 지목하자 바로 화형을 당했다. 그것이 불과 삼년전의 일이었다.

"기도를 열심히 하게. 성령께서 임하시여 성령의 빛을 우리들 머리 위에 비추시면 악마의 형상을 한 대한제국군은 눈 녹듯 녹아내려 어둠의 저편으로 물러날거야."

"마리아님이 예수님을 낳으심을 묵상합시다."

다시 기도의 시간이 되었는지 까만 고깔 모자를 쓴 신부들이 요한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신부들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던 요한은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초속 900미터의 속도로 대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다.

"새애애애애액"

곧이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던 기도소리가 시끄러운 폭음소리에 묻혔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이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던 요한은 마틴이 고래고래 소리를 치자 고개를 무릎사이에 박고 참호 벽에 바짝 기댔다. 근처에 포탄이 떨어졌는지 흙더미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옆드려! 옆드려!"

"꽈꽝 꽈과과과과광"

"으악아아악"

생전 처음 들어보는 굉음에 뒤섞여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고함소리들이 사방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요한은 신부들의 행렬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차마 고개를 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나님이 보살피시는 사제들이 악마의 손에 죽을 리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솟아오르는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의 마음속에서 호기심과 두려움의 싸움이 한창일 때 일순 포탄 터지는 소리가 멈췄다. 빼꼼이 고개를 들어 신부들이 있던 곳을 바라보던 요한의 눈과 입이 동시에 커졌다. 포탄을 정통으로 맞았는지 그들이 있던 곳에는 깊게 패인 구덩이와 아무렇게 내팽개치진 십자가들이 나뒹굴었다. 사람들의 찢겨진 사지에서 흘러나온 피로 주변이 새빨갛게 물들어 갔다. 신부 뒤를 따르던 수사들 역시 무사하진 못 했다. 순간의 정적 찾아들었지만 곧 이어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처참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신음소리와 고함소리 그리고 울부짖는 소리들이 가득 찰 무렵 외성이 들렸다.

"적이다."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요한의 눈에도 대한제국군의 군대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녹색 물결을 이루는 대한제국군은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참호선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밀려드는 녹색 벽을 바라보던 요한은 다시 한번 악마의 소리가 들리자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적의 포탄이 다시 날아왔다. 이번에는 포탄이 하늘에서 터져나가 수많은 자탄을 흩뿌려 무개호에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있는 폴란드 병사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적의 대규모 포격입니다. 일선의 참호선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중앙을 순회하던 대주교님 행렬이 포탄에 맞아 순교했습니다. 적 보병이 전면에 나타나 돌격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전령의 보고를 듣고 있던 지그문트는 손을 바지에 문지르며 땀을 닦아냈다. 대한제국군은 폴란드군이 가지고 있는 대포의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왔다가 포격을 받고 부랴부랴 뒤로 물러난 이후로는 더 이상 진격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자신의 군대는 적의 포병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었다.

"후위의 포병대를 500야드 앞으로 전진 배치시키고 기병대는 돌격준비. 다른 쪽에서 들어온 소식은 없나 ?"

"아직 없습니다. 소수의 기병대가 슬로보다와 고로독에 나타났다가 물러났다는 보고 이후로는 별다른 징후는 없습니다만 중앙에 적 기병대가 관측되지 않는 것을 보면 둘 중 한곳은 기병대가 치고 올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양쪽으로 기병 연대를 증원시키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지그문트는 라울 스투카스 부관을 바라보았다. 만일의 경우 자신의 아들을 책임지는 임무를 맡고 있는 그의 최측근인 스투카스의 말에 모여 있는 모든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의견이다. 기병연대를 하나씩 보내라 그리고 돌격 기병대의 선두에 베르나르딘 여단을 세운다. 적의 돌격과 함께 베르나르딘 여단은 적의 예봉을 꺽어 주시오"

"감사합니다. 전하. 불명예를 말끔히 씻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사령관의 명령을 전달하기위한 전령과 베르나르딘이 서둘러 지휘막사를 나갔다. 그들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지그문트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밖으로 나가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어"

연속적으로 들려오는 포성은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은은하게 들려왔다. 지그문트는 자신의 포대를 생각하며 대한제국이 포유한 포를 가지지 못한 것이 아쉽고 두렵기까지 했다. 베르나르딘의 경험담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쉴새 없이 뿌려대는 포탄은 생각도 못했다. 밖으로 나와서 길다란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펴본 지그문트는 최선방의 상황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심각하다는 걸 확인했다.

"후방에 2차 참호선을 오늘 안으로, 가능한 빨리 마련하라고 전해라"

그는 어쩌면 부대를 뒤로 물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부하들을 살상하고 있었지만 자신은 정작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었다.


천마-4로 무장한 4544 기계화사단 1여단 병력 삼천명이 적 참호선 10킬로미터 근방에서 돌격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위에는 기병사단 병력 대부분이 대기하고 있었고 보병사단도 적당한 곳에 은폐되어 있었다. 명령이 떨어지면 대략 이만명의 병력이 순차적으로 이동해 적 후방 깊숙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모든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1여단장 역시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손목에 찬 시계의 초침이 공격시간을 향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중지 명령이 없는 한 약속된 시간에 전 전선에 크고 작은 공격이 시작되게 되어있었다.

"사단장이다. 공격시간이 임박했다. 앞으로 특별한 명령은 없을 것이다. 각자 도착해야 될 지점에 예정된 시간에 도착해서 포위망을 형성하고 적을 섬멸하기 바란다. 항복하는 자는 죽이지 마라. 정확히 1분 후 공격을 시작한다. 이상."

사단장의 공격명령이 내려오자 여단장은 부대 모든 천마와 연결된 통신망을 개방하고 마지막 명령을 부대원들에게 전파했다.

"공격선 대기. 항복자는 죽이지 마라. 1대대부터 진격한다. 차간 좌우 50미터 전후 30미터를 유지하며 참호선 돌파 후 바로 우회하여 적 후방을 친다. 공격"

여단장의 명령에 골로독 부근에 있던 1여단 소속 천마들이 앞으로 서서히 움직였다. 거친 기계음을 내며 초목을 깔아 뭉게고 가속하던 천마 수십대가 일정한 대형을 유지하며 질풍처럼 앞으로 튕겨나갔다. 1여단 병력이 전부 집결지를 빠져 나와 기병사단 주둔지를 지나쳐가자 잠시 후 4521기병사단의 병력이 대대 단위로 그 뒤를 속보로 따라갔다.

"우와. 대단하다. 난 천마 처음 본다."

여기 저기 숨어 있던 보병들이 머리를 삐쭉삐쭉 내밀고는 탄성을 질러댔다. 끝도 없을 것 같은 천마의 행렬을 바라보던 소중사는 분대원들이 바라보는 것도 잊은 체 감탄사를 연발했다. 보병들이 천마를 구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다 있는 보전 합동훈련에 참가하지 않고는 불가능했지만 보전 훈련에 참가하는 보병부대는 그리 많지 않았다.

"분대장님. 소대장님 호출입니다."

"분대장님 ?"

"왜 ?"

소중사는 선임병장이 몸을 흔들자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물었다.

"소대장님 호출입니다. 지금 바로 오라는 데요 !"

"알았어."

좀더 구경을 하려던 소중사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몸을 일으켰다. 전선으로 이동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그전에 소대장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소중사가 마지막으로 도착하자 소대장은 눈을 한번 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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