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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無明에구
작품등록일 :
2013.06.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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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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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천군2부

DUMMY

그것 역시 불안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여서 '단군'을 만드는 명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양 조직 중 한 조직에서 맡는다면 다른 조직에게 명령이 이행되지 않을 우려도 있었다.

"일단 고려해 보도록 하지요. 천군부 장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했으니 그만 술이다 듭시다. 조만간에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서 만나도록 하죠. 단군이라는 상위 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지금 당장 무슨 결론을 내기위해서 온 것은 아니었기에 신기철도 그 이후로는 잡다한 이야기를 대화의 소재로 삼았다.

"내년에 뭐 할지 생각해 두신 거라도 있으십니까 ?"

신기철이 조심스럽게 정현우를 떠보았다.

"신시로 가서 이로쿼이 연맹의 발전을 위해 미약한 힘이나마 보탤 생각입니다. 이곳에 남아 있으면 괜히 부담만 주지 뭐 도움이 되겠습니까 ? 요즘 들어서는 왜 초대 단장님이 말년에 겉돌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세월이 사람을 가르친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습니다."

몇 잔 마신 술에 취기가 오르자 신기철은 슬그머니 속내를 내비쳤다.

"그렇죠. 좋으신 계획이십니다. 저는 아직 생각을 해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조준옥 장관님처럼 어디 촌구석에 쳐 박혀야 겠네요. 올해부터는 이곳 저곳을 방문하면서 좋은 곳을 물색해 볼 생각입니다."

"너무 이르다고 생각 안 드십니까 ? 그건 그렇고 4군을 올해 안에 움직이실 생각입니까 ?"

"보급로 확보계획만 세워지면 그럴 생각입니다. 크레타기지가 운용되고 있고, 발틱에 있는 조선소에서 함정을 건조 중입니다. 터키군이 움직이는 것과 때를 같이해서 4군병력 중 일부를 이동시킬 생각입니다. 전략군 사령부에는 이미 병력이동 명령을 내렸습니다"

전략군이라는 말에 정현우는 눈이 동그래졌다. 전략군이라면 단기 3946년이래 십년 동안 해군과 육군의 발전을 중단하고 키워온 천군부 제일의 부대로 20만의 해상상륙군과, 수송선 100척, 수송 호위함 20척, 잠수함 5척으로 구성한 해병함대 그리고 항공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제주도 전체가 이 전략군의 기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부분의 병력이 제주도에 주둔하고 있었고, 그들은 명령접수 후 12시간 안에 제주도를 떠날 수 있도록 훈련되어 있으며 그에 걸맞은 장비가 지급되었다.

"얼마나 움직입니까 ?"

"더 자세한 것은 내일아침이면 보고서가 올라갈 겁니다만, 파나마에 3만, 크레타기지에 5만입니다.

한동안 제주도가 텅 비겠습니다."

천인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곳, 제주도는 곳곳이 천인단과 천군부를 위한 시설로 가득 차 있었다. 더군다나 지난 10년 동안 전략 기동군이 제주도에 자리를 잡으면서 제주도는 이제 섬 전체가 군사기지화 되어 가고 있었다.

"제주함대가 모처럼 기를 피겠군요 ?"

제주함대 사령관과 약간의 친분이 있던 정현우는 가끔씩 전화로 투덜대던 제주 함대 사령관이 떠올랐다. 그는 해군성에 수 차례 전략군 기지 이전을 요청했다가 다 퇴짜를 받았다고 하소연을 하곤 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하니 그럴 만도 했지만 해군성은 천군부의 하부기관이라 요청서만 올릴 뿐 적극적인 요청을 할 처지가 아니어서 제주함대 사령관의 의견은 번번이 묵살되곤 했다.


단기 3958년(1625) 봄 로마 바티칸

우르바누스8세 교황 초상화가 걸려있는 교황 접견실에 놓여있는 의자는 금칠이 된 화려한 비단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자신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의자에 앉아있는 교황의 손이 심하게 떨려왔다. 갈릴레이가 출판한 책을 왼손에 잡고 언성을 높이던 벨라르미노 추기경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느라 심호흡을 해댔다.

"갈릴레이가 나를 배신하고, 자신의 약속을 배신하고 그런 책을 냈단 말인가 ?"

'두 우주 체계 - 프톨레마이오스와 코페르니쿠스 의 대화'란 갈릴레이의 저서가 올 봄 피렌체에서 출판되자 그의 명성에 걸맞게 판매량이 만권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유럽 최초로 목성의 위성을 관측하여 메디치가의 네 명의 아들 이름을 따 명명하면서 천문학자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이번 저서로 이제 명실 공히 유럽 최고의 천문학자로서 자리 매김을 하고 있었다.

목성 위성을 메디치가에 헌납하면서 갈릴레이는 메디치공에게 철학자의 칭호를 받음과 동시에 메디차가의 든든한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메디치가는 유럽의 합스부르그 왕가와 더불어 많은 왕비와 왕을 배출한,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 중 하나로 교황과 추기경도 대여섯 명 배출하여 바티칸과도 막역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갈릴레이가 진정 그런 내용의 책을 냈단 말인가 ?"

교황은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기에 벨라르미노 추기경의 말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추기경이 책을 펼치고 문제되는 부분들을 낭독하자 교황의 안색은 점점 굳어져갔다. 갈릴레이는 명백히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을 정당화 시키고, 공의회에서 공인한 지구 중심 우주관을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 근거는 뭔가 ?"

교황은 분명이 갈릴레이에게 증명할 수 없는 추측이나 가설로 기존의 권위와 정당성에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를 했기에 자신의 경고를 어떻게 무시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금성과 목성입니다. 갈릴레이가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관찰한 목성 위성의 위치 변화와 금성의 모양변화 그리고 금성의 크기 변화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추기경은 태양을 중심에 두고 그려진 원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태양계를 교황에게 보여주었다. 내행성의 시운동에게 관한 복잡한 수식과 도형으로 가득 찬 기하학적 그림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교황의 눈에는 단지 원 중심에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 놓여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교황에게는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그의 피조물이 생활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것은 비단 교황이 아니라도 모든 기독교도들에게는 일천이 백 년 동안 당연시 되어왔던 것이다. 지구가 우주 중심에 없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물이 기껏해야 우주의 변두리에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을 의미했고, 이는 하나님에 대한 명백한 불경죄에 해당했다.

"우주라는 책은 책을 구성하고 있는 언어 즉 삼각형, 원, 기하학 등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면 깜깜한 미로 속에서 헤매는 봉사에 불과해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우주는 얻으려는 자에게는 언제나 열려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는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당시 유럽의 천체연구는 신학과 밀접한 학문으로 신의 영역을 탐구하는 자들의 전유물, 즉 교회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었다. 천국에 대한 끝없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교회에서는 천체연구를 계속해 왔다. 일천이백 년 동안 공인된 지구 중심주의 천체관은 우주관의 발전보다는 교회의 정당성을 지키는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갈릴레이는 그것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메디치 대공 어머니께 갈릴레이가 보낸 편지입니다. 대공 어머니께서는 갈릴레이에게 성서에 기록된 것이 거짓일리가 없다는 의문을 제기하셨는데, 갈릴레이는 답장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성서는 신성불가침 한 것으로 절대적인 진리이지만, 그 해석을 하는 인간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만약 과학과 성서가 불일치한다면 그것은 과학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성서의 해석에 오류가 있는 것이다.'"

교황의 권위와 공의회의 권위를 전면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이었다. 갈릴레이는 한 때 성직자의 길을 걷기를 희망한 독실한 신자로서 신성 모독이나 성서의 절대적인 신성불가침을 모욕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추기경은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낭독하고 있었다.

갈릴레이에 대한 배신감이 난로에 올려 진 냄비에서 잘잘 끓어오르는 물처럼 가슴 밑바닥부터 올라오고 있을 때, 추기경은 거기에 기름을 붓는 회심의 일 타를 가했다.

"캄파넬리가 연금가택을 벗어나 프랑스로 도망갔습니다."

갈릴레이가 보증을 서서 감옥에서 풀려난 미치광이가 또다시 교회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게 사실이요. 이이이....."

"당장 갈릴레이를 종교재판에 회부하시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교황은 추기경에게 마침내 갈릴레이를 붙잡아 종교재판에 회부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벨라르미노 추기경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시원해졌다. 오만하게도 교황청과 자신의 경고를 계속해서 무시하고 추기경회의에서 그 논의를 금지시킨 지동설을 유포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갈릴레이를 처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예전에 부르노 신부를 화형 시킨 것 처럼, 이번에야 말로 갈릴레이를 화형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프치히

발렌슈타인의 요청으로 모스크바에서 돌아온 케플러는 천문학보다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무기들의 성능향상에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고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발렌슈타인의 점성술사로 알려져 있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대부분의 시간을 모토르 연구와 화승총 개량에 쏟아 붇고 있었다.

"큰일났군 !"

갈릴레이가 쓴 책을 구해 읽은 케플러는 갈릴레이가 걱정이 되어 밤이면 밤하늘을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갈릴레이는 천체연구의 최고자리에 있다는 우월감과 오만함으로 케플러가 발견한 법칙이나 그가 편지로 알려준 공전의 증거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불완전한 증거들로 코페르니쿠스를 옹호에 나갔다. 심지어 그는 마법적이라는 이유로 중력이나 만유인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을 무시하기까지 했다.

"금성의 모양변화는 탁월한 관측 기록이지만 궤도를 완전한 원으로 상정하게 되면 실제 타원형 궤도와 차이가 생기게 되고 갈릴레이가 제시한 증거는 실제와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왜 연주시차나 광행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거지. 심지어 중력이나 만유인력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도 하지 않았군."

완변한 증거를 제시하더라도 아집을 고수할 바티칸이 이런 불완전한 증거로 갈릴레이를 가만둘 리 만무했다.

"격발장치는 다 만들어졌나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케플러는 발렌슈타인이 들어오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구스타프에게 사용할 한방을 준비하고 있던 발렌슈타인은 케플러가 개발하고 있는 바퀴식 격발장치에 관심이 많았다.

"네. 다 되었습니다. 가시지요. 10정을 만들어서 지금 실험할 생각이었습니다."

"야포는 ?"

"그것도 거의 끝나 갑니다. 구스타프가 가지고 있다는 야포보다는 성능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 입니다. 그보다는 야포 운용방법에 대한 전술 개발이 중요합니다."

"그런가 ? 그건 그렇고 대한제국의 군대가 그렇게 강한가 ? 아님 과장된 소문인가 ?"

"직접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단하긴 할 거라 짐작은 갑니다. 믿을 수 없는, 터무니 없는 것들로만 여겨지는 것들이 현실로 나타날 때면 대한제국은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바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이 그렇다는 건가 ?"

궁금증이 가득 찬 눈을 하고 있던 발렌슈타인이 케플러의 눈을 바라보며 어서 다음 이야기를 하도록 종용하고 있었다.

"한번은 제가 다녔던 학교 선생님께서 물과 공기만을 가지고도 대포를 만들 수 있다고 하더군요. 물대포라는 것이었는데 특별반 누구도 그게 가능하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능하더라구요. 거기에 약간의 도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거의 50야드를 날아갑니다. 그리고 또 뭐가 있나 ? 이건 실험을 하진 않았지만 물을 끓여서 생기는 수증기의 힘으로도 엄청난 기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발렌슈타인은 케플러가 말하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지만 두 눈으로 보고 왔다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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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천군2부 +3 15.06.22 3,829 8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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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천군2부 +6 15.06.10 4,276 8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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